작년 엔·파운드 제치고 글로벌 3위 기록
중국 위안화가 엔화와 파운드화를 제치고 달러와 유로화에 이어 국제 통화 3위로 올라섰다. 작년에 나라 간 위안화로 결제한 금액은 전년보다 12% 이상 증가했다.
27일 증권시보가 인용한 중국 인민대학교 국제통화연구소의 '2021 위안화 국제화 보고서'에 따르면 위안화 국제화지수는 지난해 말 5.02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와 함께 엔과 파운드의 국제화지수인 4.91, 4.15에 앞서며 더 많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화지수 1위는 달러로 51.27, 2위는 유로로 26.17로 조사됐다.
지난해 위안화의 부상은 국제 무역 거래는 물론 금융시장에서도 사용이 늘어난 덕분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경상수지의 국가 간 거래에서 위안화 결제금액은 6조7700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12.09% 증가했다. 중국 전체 대외 상품 및 서비스 수출입액의 18.44%를 차지하는 규모며, 전 세계적으로 국제 무역에서 위안화 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2.91%로 전년 대비 18.40% 늘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위안화 직접투자 규모는 3조8100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37.05% 증가했다. 직접 투자와 국제 신용, 국제 채권 및 어음 등을 종합한 위안화의 국제 금융거래 비중은 9.89%에 달하며 국제화 지수를 높이는 요인이 됐다.
국제준비금으로서의 기능도 부각됐다.
중국의 은행간 채권시장에는 70개 이상의 외국 중앙은행들이 진입했고, 75개 이상의 국가와 지역의 통화당국이 위안화를 외환에 포함시켰다. 지난해 4분기 글로벌 공식 외환보유고에서 위안화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25%며, 특별인출권(SDR)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상대적인 비중도 10.83%로 높아졌다.
다만 위안화가 실질적인 국제통화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먼저 미국 달러와 유로화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보고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의 패닉과 글로벌 공급망 붕괴는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를 더 선호하게 했다"며 "달러 지수는 4년여 만에 다시 103까지 올라 위안화 사용을 일부 제한했다"고 지적했다. 유로화 역시 국제통화로서의 지위를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자본시장의 개방 수준도 아직은 미진하다. 국제결제은행(BIS)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위안화 표시 국제채권 잔액은 2015년 고점 대비 약 30% 감소했다.
보고서는 "위안화의 국제화는 국가 간 무역 결제에 주로 치우쳐 있다"며 "통화 국제화가 반드시 자본 계정의 자유태환(주요 통화와 자유롭게 교환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를 보면 금융 거래는 위안화 국제화의 주요 원동력이 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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