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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서

[주말은 책과 함께] 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

진중권 지음/휴머니스트

 

올해 5월 서울문화재단이 발표한 '2020년 서울시민 문화향유 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지난해 서울시민의 하루 평균 여가시간은 평일 3.6시간, 주말 6.5시간으로 2018년과 비교해 각각 12%(0.4시간), 8%(0.5시간) 증가했다. 여가시간이 늘어 사람들은 행복해졌을까? 동 조사에서 문화관심 집단의 문화예술 활동 만족도(26.6%)와 행복정도(6.4점)는 2018년 대비 각각 10.8%, 0.4점 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간 문화예술 관람활동이 불만족스러웠다고 답한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제한적인 상황'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이는 여가시간의 양보다 질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운다.

 

박물관, 미술관, 영화관이나 넷플릭스, 유튜브도 없던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사람들은 어떤 놀이를 하며 여가시간을 보냈을까? '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은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주는 책이다.

 

책은 문자의 배열을 바꿔 암호화하는 '애너그램'을 비롯해 '주사위', '체스', '카드' 같은 게임과 '종이접기', '마술' 등 인류가 예부터 즐겨온 20가지 놀이를 소개한다. 책에 따르면 주사위 놀이가 본격적으로 행해진 것은 고대 로마 시대부터이다. 기원전 49년 '주사위는 던져졌다'는 말을 남긴 로마의 황제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주사위를 던져 운명과 한판 대결을 벌였고, 18세기 모차르트는 주사위 두 개로 작곡한 '음악의 주사위 놀이'라는 작품을 세상에 내놨다.

 

책은 '주사위 놀이처럼 완전히 우연적인 예술이 있을까?'라는 질문을 독자에게 던진다. 미국의 추상화가 잭슨 폴록은 바닥에 캔버스를 펴고 막대에 공업용 페인트를 묻힌 뒤 이를 화포에 떨어뜨리는 '드리핑' 기법으로 그림을 그렸다. 마르셀 뒤샹은 1m 길이의 실 3개를 떨어뜨린 작품 '세 개의 실로 된 무늬'를 선보이기도 했다. 작품 가치가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에 달하는 이 예술가들의 창작물을 본 사람들은 '대체 이게 왜 그렇게 비싼 거야? 이 정돈 나도 하겠다'며 코웃음 친다.

 

책은 우연히 발생한 여러 경우 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것이 예술의 과제이기 때문에 철저히 우연의 산물인 예술은 없다고 단언한다. 저자는 "합리성에 미쳐버린 현대 사회를 심판하기 위해 예술은 어리석어진다"며 "합리성의 추구가 광기로 치닫는 사회 속에서 현명해지려면 예술처럼 어리석어져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373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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