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의 투자 중단에도 중국에 대한 글로벌 투자금은 여전히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프트뱅크의 행보가 글로벌 투자자들의 심리를 악화시킨 것은 맞지만 실질적인 영향은 크지 않았다는 얘기다.
오히려 중국 내부에서는 소프트뱅크의 투자 방식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막대한 자금으로 투자기업을 독점적인 위치에 올려놓고 높은 수익을 내는 방식은 반독점 규제가 없는 후진국에나 통할 뿐 중국에선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비판이다.
16일 중국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복수의 미국계 투자금 관계자들은 현재도 중국 프로젝트에 대한 기존 투자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은 지난 11일 "중국 투자와 관련해 새로운 규제조치가 속속 나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며 "(중국 당국의)규제 유형과 규제 범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두고 보고 싶다"고 말했다.
손 회장의 이 같은 언급은 소프트뱅크가 중국 투자를 일시 중단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고, 글로벌 투자업계 '큰 손'의 행보에 따라 다른 글로벌 투자금 역시 중국 투자를 꺼릴 것으로 예측됐다. 중국 내부에서조차 '하나의 돌이 천 개의 파도를 일으켰다'고 일컬을 정도였다.
우려와 달리 시장의 반응은 크지 않았다. 소프트뱅크 역시 중국 투자에 대한 하나의 입장 뿐이며, 글로벌 투자자들은 투자금 성격에 따라 향후 투자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다.
21세기경제보도는 한 미국계 사모펀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번 주에도 두 개의 프로젝트에 대한 지분투자 협상을 마치고 투자의향서 계약을 체결했다"며 "투자흐름은 이어지고 있지만 규제 리스크를 감안해 빅테크 등에 대한 투자는 대폭 줄이고, 인공지능(AI)이나 바이오의약품, 신소재에 대한 투자비중을 늘렸다"고 전했다.
소프트뱅크의 중국 투자 중단은 그만의 특수성도 영향을 미쳤다. 소프트뱅크가 거액을 투자했던 중국판 우버서비스 디디와 화물운송 플랫폼 만방, 온라인 교육 플랫폼 줘예방, 알리바바 등까지 모두 이번 규제강화의 표적이 된 탓이다.
투자기업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소프트뱅크 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소프트뱅크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6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9% 급감했다. 순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5개 분기 만에 처음이다.
이와 함께 소프트뱅크의 투자전략도 중국에서 추가 투자를 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소프트뱅크의 중국 투자 중단은 투자 스타일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유력 업체에 거액을 투자해 높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기업공개(IPO)로 수익을 얻는 상당히 공격적인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면 소프트뱅크는 디디가 중국 1위 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도록 1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그는 "신흥산업에 대한 반독점 규제정책이 없던 과거에는 이런 과격한 투자전략이 수익모델이 됐지만 이제 모든 국가에서 반독점 감독을 강화한 상황에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소프트뱅크가 새로운 투자전략을 마련하기 전에는 중국 투자를 보류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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