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중국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문을 연 지 불과 4년 밖에 안된 인터넷은행이 시가총액 기준 한국에서 최대 은행으로 성장한 점을 들며 중국의 시중 은행들 역시 카카오뱅크 모델을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22일 FT중문망(中文網)에 따르면 탕즈셴 중국공상은행 서울지점 무역금융 헤드는 "카카오뱅크는 국내 은행산업의 경쟁이 치열하고 성장이 전반적으로 둔화되는 시기에 등장했지만 단기간에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며 "중국 시중은행들 역시 카카오뱅크의 발전과 상장 과정을 보며 빅데이터 등 새로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야 은행업무를 재편하고 보다 비용효율적인 구조를 만들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FT중문망은 '빅데이터 시대에 은행은 어디로 갈 것인가'에 대한 기획기사를 시작하며 대표 사례로 한국의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를 꼽았다.
탕즈셴 헤드는 "중국 시중은행을 보면 핀테크와 디지털 혁신, 클라우드 기술 등이 이미 많은 업무에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카카오뱅크에서 효율성과 다른 부분들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17년 7월 영업을 시작했다. 오픈 4년 만에 고객 수는 1600만명을 넘어섰다. 전 국민 가운데 3분의 1이 카카오뱅크를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FT중문망은 "(카카오뱅크가 상장한) 6일은 한국 금융산업의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한국에서는 최초로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인터넷은행이며, 전 세계에서도 몇 안되는 상장 인터넷은행 중 하나가 됐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상장날 종가 기준 공모가 대비 78.97% 급등했다. 시가총액은 약 290억 달러로 국내 시중은행들을 모두 제쳤다.
FT중문망은 "카카오뱅크는 고객수와 여수신 규모 등이 급증했으며, 실적은 더 눈길을 끈다"며 "올해 1분기 기준 당기순이익이 150% 이상 증가했으며, 기존 시중은행들의 실적를 감안하면 결코 쉽지 않았을 성과"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의 성장은 눈부시지만 한국 은행업의 판도 자체를 바꾸기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봤다.
먼저 인터넷은행의 서비스가 본질적으로 기존 시중은행들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카카오뱅크 역시 개인 예대 업무를 주로 하며, 이자수익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최신 기술을 활용해 기존 은행업무를 좀 더 편리하게 했을뿐 획기적인 변화는 없었다.
이와 함께 모든 인터넷은행이 카카오뱅크와 같은 성공을 거두기도 힘들다.
FT중문망은 "카카오뱅크의 경우 모기업인 카카오 덕분에 단기간에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리스크 관리를 할 수 있었다"며 "모든 인터넷은행이 카카오뱅크와 같은 모회사를 갖고 있지 않고, 대부분의 인터넷은행들은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 등도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또 "카카오뱅크와 비슷한 시기에 설립된 케이뱅크의 경우 고객 수와 성장 속도 면에서 뒤쳐질 뿐 아니라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다른 국가나 지역의 상당수 인터넷은행들은 케이뱅크와 같은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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