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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이수준의 서민들의 부동산] 집값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이수준 로이에아시아컨설턴트 대표

한반도의 부동산, 특히 수도 서울의 부동산은 저렴할 수 없다. 중국에 비해 집약적이고, 러시아보다 온화하며, 일본에 비해 안전해 이들 사이에 지리적 거점이 되어왔다. 싱가포르, 홍콩, 타이페이보다 인프라가 뒤지지 않고 산업화도 떨어지지 않는다. 분단국가라는 오랜 악재는 시간이 지나면서 '상시 리스크'가 됐다. 인구가 줄고 있지만 1인가구는 늘어나고 있으며, 중국인 등의 국내 주택투자는 시국을 개의치 않고 있다.

 

이전 정권 탄핵 이후 새 정부가 집권한 뒤 상당수의 무주택자들은 내집 마련계획을 유보했고, 다주택자들은 보유주택을 처분하는 것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당시 다주택자들로부터 나온 매물은 시장경제이론과는 결이 달랐다. 필요에 의한 현금화가 아니라 마지못해 정리하는 형국이니 언제까지 정리해야 한다는 데드라인이 없었다. 당연히 욕심껏 호가를 높여서 불렀다. 거래가 있든 없든 주변의 호가가 높아지면 나 역시 덩달아 높여서 부르게 마련이다. 그 중 단 한건의 합의만 이루어지면, 시장은 이를 저점으로 새로 호가를 생성했다.

 

다급해진 정부가 몇 주 간격으로 내놓은 규제들은 그나마 있던 매물을 줄이고, 호가를 더욱 높였다. 새로운 규제들이 예고될 때마다 무주태자들은 마지막 기회로 여겨 달려들었고, 다주택자들은 가격을 더 높일 기회로 삼았다.

 

세금이 올라가면 오른만큼 호가를 더 높이면 그만이었다. '선의의 무지'가 세수확대로 돌아오고, 그 와중에 다주택을 처분하지 않은 채 퇴임한 공직자들은 인생의 승리자가 되었다. 정부는 실수요자들이 그나마 살수 있을 때 오히려 집 사는 것을 뜯어 말렸던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하지 않는다. 지금의 정부 노력 또한 급격한 하락으로 인한 시장 붕괴가 아닌 집값 유지, 혹은 완만한 우하향을 통해 안정세를 도모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다수의 전문가가 말하듯이 현재의 집값을 인정시켜야 시장이 안정된다는 것이다. 즉 보유세는 인정을 하더라도 집을 팔아서 번 돈만큼은 정당한 소득으로 인정해야 한다. 양도를 가로막는 각종 규제를 없앤다고 한꺼번에 수만채의 집들이 최고가로 팔려서 수십억의 현금부자들이 양산될까. 그것은 다수의 경제학 이론을 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내리막길 역시 오르막길처럼 단 한채의 집들이 간헐적으로 팔리기 시작할 것이다. 신축 주택공급을 위한 노력과는 별개로, 양도가 활성화되면 매수자 우위의 시장이 된다. 수요를 억지로 줄이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공급을 늘리는 방법이 오직 생산경제에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현행 서울시 주택 중개보수 시행규칙 및 개정안도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어느 매매계약에서 매도인과 매수인, 양측의 중개사 총 4명이 거래에 관계한다면, 거래가격이 내려갔을 때 좋아할 사람은 오직 매수인 혼자뿐이다. 1대 3의 싸움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 즉, 거래금액의 구간에 따라 보수요율이 비례해서 증가하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가령 9억원짜리 거래를 보수 상한요율 0.5%로 계산했을때 450만원의 중개보수가 책정이 된다면, 8억9999만원짜리 거래는 상한요율 0.4%로 약 360만원으로 책정되어 버린다.

 

어느 중개사가 단돈 만원이라도 집값을 깎아서 중개를 하고싶 겠는가. 차라리 전체 중개보수를 올리더라도 거래가액 구간의 상승에 중개보수요율을 반비례하도록 하여, 공인중개사들이 집값안정에 기여하도록 하는 편이 낫겠지만 공조직으로서는 이러한 발상을 끌어내기에도 제약이 있다.

 

집값이 올라갈지 내려갈지 묻는 질문을 요즘 참 많이 듣지만, 금리상승 등의 요인에도 집값의 하락의견을 선뜻 제시하기 어렵다. 다만 어떤 정책의 패배를 시인하고 그 기조를 바꾸는 일은 그 정책의 관리주체가 바뀌었을 때에야 비로소 부담이 덜 하기 마련이므로, 길지 않은 시간을 두고 지켜볼 것을 권하고 싶다. /이수준 ㈜로이에아시아컨설턴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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