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기관투자자들이 중국에 대한 투자비중을 줄이고 있다. 중국 정부가 규제 강화에 나선데다 헝다그룹 사태로 채권시장 역시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앞서 일본 공적 연금은 중국 국채에 투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4일 FT중문망에 따르면 인베스코가 지난 6, 7월에 연기금과 보험사 등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2%가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중국 비중을 줄이겠다고 답했다. 지난 2019년 대비 3배나 높은 수준이다.
중국은 올해 들어 빅테크 기업들을 시작으로 사교육과 부동산, 게임업계까지 산업을 불문하고 규제 정책을 강화했으며, 기업들의 해외 상장에 제동을 걸었다. 규제 충격에 주요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고, 세계 경제 대국 2위의 미래에 대해 찬반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조지 소로스, 캐시 우드 등은 중국 자산 보유규모를 줄인 반면 블랙록이나 브리지워터 등은 중국 경제에 대해 여전히 낙관론을 고수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상장 기업의 6분의 1 가량이 규제 불확실성에 직면했으며,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그룹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국 채권에 대한 리스크도 커졌다고 지적했다.
앞서 일본 공적연금은 중국 국채가 세계 주요 채권 지수에 편입되더라도 투자하지 않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본 연금적립금관리운용 독립행정법인(GPIF)은 지난 7월 열린 이사회에서 GPIF 같은 대형 기관이 중국 국채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FTSE는 이달 글로벌채권지수(WGBI)에 중국 국채를 편입시킨 바 있다. FTSE 러셀은 중국 채권이 WGBI에 포함되면 미화 1300억~1580억달러의 자금이 중국 국채 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86%에 달한다.
GPIF 이사회 의사록에 따르면 미야조노 마사타카 이사장은 중국 국채는 국제 결제 시스템에 포함되지 않았고, 유동성이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점 등을 이유로 밝혔다. 이와 함께 헝다그룹이 채권 이자를 제대로 지급하지 못한 것도 GPIF 위원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이 자본시장 개방에 나서면서 지난 몇 년간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중국 투자 비중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중국은 지난 2019년에는 외국인 기관투자자에 대한 쿼터 제한을 없앴고,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외국 자산운용사와 투자은행이 중국에 100% 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인베스코 설문조사에 따르면 2019년에는 응답자의 96%가 중국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고 답했으며, 올해 상반기까지도 86%의 기관투자자들이 중국 투자를 늘렸거나 유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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