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시작된 에너지 쇼크가 세계 경제를 끌어 내리고 있다. 전력난이 미처 해소되기도 전에 중국의 주요 석탄생산지가 최악의 홍수로 물에 잠겼고, 석탄 선물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도 들썩이면서 글로벌 에너지 대란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12일 FT중문망에 따르면 정저우 상품거래소에서 석탄 선물 가격은 전일 톤당 1408.20위안($218.74)으로 11.6% 급등했다. 상하이와 선전에 상장된 주요 광산업체를 추적하는 CSI 석탄 지수는 2.1% 상승했다.
석탄 가격이 급등한 것은 산시성 홍수때문이다. 산시성에는 지난 2일부터 닷새간 최대 200㎜가 넘는 폭우가 내렸다. 이번 홍수로 약 12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60개의 탄광이 강제 폐쇄됐다.
중국에서 석탄의 대부분은 산시성과 그 인근, 내몽골 지역에서 생산된다. 석탄 산업에 대한 반부패 캠페인과 국가 차원에서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광산 패쇄 등도 중국의 전력난을 부추겼다.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아시아태평양 최고신용책임자(CCO) 마이클 테일러는 "전력 중단과 그에 따른 생산 차질은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만약 장기간 지속된다면 그 악영향은 중국 전체는 물론 세계 경제에까지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전력난을 이유로 중국의 경제성장률 예측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2021년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8.2%에서 7.8%로 하향 조정했다. 전력 부족에 따른 심각한 산업생산 감소가 이유다.
노무라는 올해 3, 4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각각 5.1%, 4.7%에서 4.4%, 3.0%로 하향 조정했다.
FT중문망은 "지난 주말 산시성의 홍수는 중국의 에너지 위기를 확산시키고 경제회복을 저해할 수 있다"며 "세계 에너지 시장의 혼란으로 국가들이 점점 더 높은 비용으로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가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은 모두 급등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섰다. WTI 가격은 올해 들어 60%가 넘게 올랐다.
천연가스의 가격도 6개월 만에 두 배로 뛰었고, 난방용 기름은 올해 들어 68%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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