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에너지 대란에 옵션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국제유가가 올해 배럴당 100달러 이상까지 오를 것이라는데 베팅하는 콜옵션 거래가 급증한 것은 물론 200달러 이상에 베팅하는 투자자도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82.44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0.16달러(0.19%) 상승했다. 지난 2014년 10월 21일 이후 최고치다.
WTI 가격은 이달 들어서만 10% 상승했고, 연초 대비 상승폭은 70%에 달한다.
글로벌 에너지 대란 우려로 옵션 시장은 이미 과열됐다.
세계 최대 선물거래소인 CME그룹 데이터에 따르면 이달 WTI 옵션 거래량은 일 평균 16만7000개로 유가가 급락한 작년 3월 이후 최대치다.
데이터 제공업체 퀵스트라이크 통계에 따르면 현재 WTI 옵션 가운데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것은 행사가 100달러의 콜옵션이다.
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계약당사자가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살 수 있는 권리는 콜옵션, 팔 수 있는 권리는 풋옵션이다.
행사가 100달러 콜옵션은 WTI를 배럴당 100달러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게 된다. 만기 이전에 WTI 가격이 100달러를 웃돌면 이익, 100달러를 밑돌면 손해다. 현재 유가 수준을 감안하면 평균 변동폭을 훨씬 넘어서는 지금과 같은 베팅은 이례적인 상황이다. 지난 2014년 유가가 급락한 이후 WTI 가격은 100달러를 넘은 적이 없다.
지난 14일 기준 WTI 가격이 100달러 이상 상승할 것으로 보는 콜옵션 거래는 14만1500건에 달했다. 이는 물량으로 보면 세계 원유 생산량보다 많은 1억4100만배럴에 해당한다.
투기성 거래도 늘었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주에는 WTI 콜옵션 행사가 180달러에 투자자들이 몰렸으며, 유럽에서 일부 옵션 트레이더들은 브렌트유가 내년 말까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데 베팅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톤X그룹 마크 베니그노 에너지 트레이딩 부문 공동대표는 "이렇게 공격적인 베팅은 오랜만에 본다"며 "시장은 국제유가가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며, 급등한 에너지 가격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월스트리트는 현재 치솟는 에너지 가격이 미국 기업의 실적을 약화시킬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델타항공은 지난주 투자자들에게 유가 급등으로 4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경고했다.
국제 유가가 더 이상 오르긴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JP모건 체이스앤코는 브렌트유가 올해 말까지 배럴당 84달러 안팎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건은 보고서를 통해 "국제유가가 계절적 요인과 투기 수요로 가격이 더 오를 수도 있지만 실제 수요는 크게 늘지 않고 있다"며 "국제유가 가격의 하방 위험이 과소 평가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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