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이 다시 시작됐다. 중국의 자동차 공유 플랫폼 디디추싱의 뉴욕 증시 상장에 따른 규제강화로 사실상 상장길이 막힌지 약 넉달여 만이다.
2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리안바이오가 지난 1일(현지 시각)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첫 날 14.38% 하락해 호된 신고식을 치뤘지만 상장은 무사히 마무리됐다. 이번 기업공개(IPO)로 조달한 자금은 약 3억2500만달러다.
FT중문망은 "1년 전만 해도 리안바이오의 미국 증시 상장은 큰 관심을 끌지 못했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디디추싱 이후 중국 기업들의 미국 상장이 돌연 중단된 이후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증시 상장을 앞둔 다른 한 곳은 호텔 운영업체인 야둬(Atour Lifestyle Holdings)다. 야둬가 IPO 신청서를 제출한 것은 지난 6월이지만 그간 진전이 없었다.
야둬는 지난 9월 말께 업데이트된 투자설명서를 다시 제출했고, 자금 조달 규모는 최대 3억5000만달러다.
디디추싱 상장 이후 중국 당국이 규제에 나선 것은 물론 미국 증권 당국도 중국 기업에 대한 IPO 심사를 강화했다.
리안바이오와 야둬는 중국과 미국 당국의 지적사항을 최대한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두 기업 모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위험 요인으로 지목한 가변이익실체(VIE) 구조를 포기했다.
VIE는 중국 정부의 외국인 투자제한을 피하기 위해 조세피난처 등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방식이다. 알리바바와 니오, 디디추싱 등이 모두 VIE를 적용하고 있다.
야둬는 6월 투자설명서와 비교하면 중국 규제 당국의 요구에 맞춰 데이터 보안 관련 부분이 새로 추가됐다.
차이나타임즈에 따르면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리안바이오의 상장 승인은 미국 증시에서 중국 기업 IPO 다시 재개됐음을 의미한다"며 미국 상장과 자금조달을 기대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에게 희소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리안바이오는 지난 2019년에 설립됐으며,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1억62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연구 개발 파이프라인에는 심혈관 질환과 암 치료 등을 위한 9가지 약물이 포함됐다.
야둬의 재정 상황은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654개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으며, 다른 많은 여행 관련 회사와 마찬가지로 작년 상반기에는 팬데믹으로 최악의 시기를 보냈지만 빠르게 회복 중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9억9000만위안(1억5500만달러)으로 전년 대비 83% 증가했다. 이익은 7070만위안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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