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자들의 중국 주식과 채권 보유규모가 1조 달러(1179조원)를 넘어섰다. 증가규모로 보면 큰 폭으로 확대됐던 작년에는 못 미치지만 규제 불확실성과 헝다 사태 등에도 중국 자산에 대한 수요는 여전한 셈이다.
10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해외 투자자가 보유한 위안화 표시 주식 및 채권은 7조5000억 위안(미화 약 1조1000억 달러)다. 전년 말과 비교하면 7600억 위안(미화 약 1200억 달러) 가량 늘었다.
FT는 "투자자들이 뉴욕, 홍콩과 같은 글로벌 금융 시장에 상장된 금융 상품을 통하지 않고 중국 본토 시장에 직접 진입하고 있다"며 "해외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격동의 한 해를 보냈고, 헝다 사태로 중국 하이일드 달러 채권은 헐값에 투매하는 일이 벌어졌지만 글로벌 자본은 자산 다각화와 더 큰 수익을 위해 중국 금융과 더 밀접하게 연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인민은행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9월 말까지 자본 유입으로 위안화 표시 채권의 해외 보유액은 3조9000억 위안을 넘어섰고, 외국인 주식 보유규모는 3조6000억 위안에 육박했다. 모두 각각 전년 대비 30% 가량 증가한 수치다.
투자자들은 그간 중국에 대한 투자는 알리바바나 텐센트 등과 같이 뉴욕과 홍콩 증시에 상장된 기업에 크게 의존했다. 중국 내 상장기업 대비 상대적으로 규제 확실성이 더 컸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상황은 역전됐다. 중국이 해외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대해 규제에 나섰고, 미국 증권 당국 역시 중국 기업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했다.
한 대형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홍콩펀드 운용사는 "이제 규제 상황이 역전됐다"며 "정책 불확실성으로 해외에 상장된 중국기업의 투자성이 예전 만큼 좋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 국채의 경우 글로벌 채권 지수 편입의 수혜를 입었다. 글로벌 3대 채권 지수 제공자 가운데 하나인 FTSE 러셀은 지난해 말 세계 국제 지수에 중국 국채를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중국 당국은 증시의 변동성을 낮추는 측면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를 환영한다. 투자은행(IB) 차이나르네상스의 추산에 따르면 중국 주식시장의 발행주식에서 개인투자자의 비율은 지난 10년간 66%에서 약 30%로 떨어졌고, 외국인투자자의 비율은 6%로 높아졌다.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대기업 9곳은 외국인 지분율이 상한선인 30%에 거의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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