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시장의 돈줄이 막히면서 연쇄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가 커졌다.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차입 비용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14일 FT중문망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기업이 발행한 정크본드(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이 발행한 고위험·고수익 채권)는 투매 위기를 겪었고, 차입 비용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8월 부동산 개발업자의 대출를 제한하는 '3대 마지노선' 정책을 내놓았다. 순자산 대비 부채비율, 순부채비율, 단기 부채 대비 현금보유비율 등 3가지 지표가 기준을 충족하지 않을 경우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은행 부채에 의존해 사업을 확장하던 대부분의 부동산 개발업체들 입장에서 보면 추가 자금조달 창구가 아예 막히고 말았다. 대규모 투자로 몸집을 키우던 헝다그룹이 위기에 빠진 것도 이런 고강도 규제가 시행되면서다.
중국 부동산 기업이 발행한 달러채권 시장의 변동성은 헝다나 신리홀딩스, 화양년홀딩스 등 대형사들의 연이은 채권 연체와 맞물려 큰 폭으로 확대됐다. 중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이달 들어서만 10bp 확대됐고, 하이일드 채권의 약세는 투자등급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글로벌 투자사인 애버딘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기업부채 담당자는 "중국 부동산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은 대규모 유동성 위기의 결과다"라며 "이런 환경에서 외부 자금 조달이든 내부 현금이든 장기적으로 버텨야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중국 부동산 업계에서 차입규모가 가장 컸던 곳 중 하나인 자자오예그룹(카이사 홀딩스) 역시 디폴트 위험에 놓였다. 자자오예는 지난주 초 유동성 부족으로 일부 투자상품에 대해 상환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며, 역외 채권의 만기도 다가오고 있다.
부동산 경기 둔화에 기업들의 자체 현금흐름 창출력도 악화되면서 중국 정부가 나서지 않을 시 추가 디폴트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맥쿼리의 중국 수석이코노미스트 래리 후는 "앞으로 더 많은 채무 불이행 사태가 발생할 수 있고, 유동성 위기는 다른 부동산 개발자들에게 확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중국 부동산 기업의 채권 규모는 1040억달러다. 중국 부동산 기업 중 50% 이상이 신용등급 B등급 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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