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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푸드

[메트로가 만난 기업人]"건강에 끝내줘유"…'고향의 맛' 간편식으로 만든 하늘채푸드 표복열 대표

시래기, 아욱, 시금치 등 활용한 가정 간편식 제품 출시

 

국, 죽, 쌈밥 등 30여종 완성…온·오프라인서 본격 판매

 

"농촌 소득도 올리고, 일자리 창출하는게 가장 큰 목표"

 

네이버에선 '표복열쉐프'로 입소문…추후 해외도 공략

 

하늘채푸드 표복열 대표가 자신의 이름이 담긴 '가마솥 시래기국' 등 제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승호 기자.

어머니가 해주시던 고향의 맛을 재현해 손쉽게 먹을 수 있도록 가정간편식(HMR) 제품을 개발해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이가 있다.

 

시래기, 시금치, 아욱 등을 이용한 국은 누구나 수월하게 끓일 수 있지만 엄두가 나지 않는 음식중 하나다. 특히 시래기는 식감을 살리기 위해 껍질을 벗기는 게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자연이 주는 이들 식재료는 최근 들어 건강을 생각하는 이들이 늘면서 찾는 이도 증가하고 있다.

 

하늘채푸드를 운영하고 있는 쉐프 겸 창업자 표복열 대표(사진)는 여기서 답을 찾았다.

 

"건강식을 찾는 트렌드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오랜 기간 음식을 만들며 수 많은 식재료를 접해왔고, 음식 프랜차이즈 등도 운영한 경험을 살려 최대한 먹기좋고 간편한 건강식을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사업을 언젠간 반드시 하고 싶었다."

 

표 대표가 이런 꿈을 갖고 2년 가량 공들여 선보인 것이 시래기된장국, 가마솥시래기국, 가마솥시금치국, 가마솥아욱국 등이다.

 

이들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은 편리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1인용이나 2~3인용을 위한 소포장용기에 시래기, 아욱, 시금치 등과 함께 된장 등 양념을 곁들여 제조·판매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물만 부워 끓이면 밥 한공기는 뚝딱이다. 시래기는 된장국 뿐만 아니라 우렁을 넣은 죽과 쌈밥으로도 탄생했다.

 

"한때는 시래기를 먹지 않고 버리던 시절이 있었다. 농사지은 배추를 팔지 못해 갈아엎던 풍경도 자주 접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활용해 제품을 만들어 팔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다."

 

90개에 가까운 대패삼겹살 전문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던 표 대표가 식품 제조업에 뛰어든 것은 바로 이때문이다.

 

농촌에서 노인들이 어렵게 키운 농산물이 제값도 받지 못하고 버려지는 게 안타까워 자신이 직접 사업을 해보자고 마음먹고 일을 벌인 것이다.

 

오랫동안 보관할 수 없는 채소 등 식재료가 그냥 버려지면 쓰레기가 되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면 우리에게 맛있고 건강한 음식으로 탄생한다는 믿음이 강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는 '독'을 '약'으로 바꿀 자신감이 있었다.

 

특히 회사 규모가 커질수록 농촌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그는 판단했다.

 

그래서 표 대표는 자신의 고향인 충남 홍성에 가공공장부터 만들어 지역 주민들을 채용(사진)했다.

 

하늘채푸드 공장에서 직원들이 식재료를 담고 있다. /하늘채푸드

특정 계절엔 구하기 쉽지 않은 시래기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냉풍건조기법을 본인이 직접 착안해 공장에서 적용하고 있다.

 

표 대표가 HMR 시장을 겨냥하기 위해 만든 제품은 '○○○국' 뿐만 아니라 시래기를 활용한 추어탕, 장어탕 그리고 한돈불고기, 고추장불고기 등 종류만 30여 가지에 이른다.

 

이를 중심으로 국내 온라인·오프라인을 통해 다양하게 선보일 계획이다.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에선 '표복열쉐프'라는 이름으로 올라간 다양한 음식 콘텐츠도 이미 만날 수 있다. 동남아시아 등 해외 진출도 꿈이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그의 인생은 우리네 먹거리와 늘 가까이 있었다.

 

20대 초반엔 대학 재수를 하며 용돈을 벌기위해 사촌형을 따라 야채장사도 했다. 군대에선 주특기가 장병들의 먹거리 담당이었다. "군대를 제대하고나서 예비군 훈련을 갔는데 총을 못쐈다. 군대에서 총을 잡아본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칼질만은 정말 잘 했다." 표 대표가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자연스럽게 그의 발걸음도 '음식'으로 옮겨갔다.

 

IMF 직후 경기 고양에 감자탕집을 차렸다. 돌이켜보면 쉴새 없이 손님이 오가면서 장사도 잘 됐다.

 

그런데 문상을 갔다오다 차가 전복돼 크게 다치면서 1년3개월 동안 병원 신세를 졌다. 잘되던 가게도 접었다. 병상에서 일어난 그는 먹고 살기위해 학교 급식업체에서 새로 출발했다. 잠깐만 일하겠다고 마음먹었던 곳에서 그는 남다는 능력을 발휘하며 두 달만에 팀장이 됐다. 그동안 식재료나 음식을 통해 터득한 노하우가 진가를 발휘하면서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대패삼겹살 가게를 열었다. 프랜차이즈까지 시작해 한때는 점포가 86개까지 늘었다. 하지만 매장 관리가 쉽지 않았다. 미수금도 쌓여갔다. 주방장 관리도 만만치 않았다. 코로나19에 가맹점들의 영업도 적지 않게 타격을 받았다.

 

표 대표는 이때다 싶었다. '건강하고 몸에 좋은 음식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자'며 평소 가졌던 꿈을 펼칠 때가 왔다고 판단한 것이다.

 

"소주 1병을 마시고 잠이 들어도 새벽 3시면 눈이 떠진다. 떠오른 아이디어를 잊기전에 적어야했다"며 "아직 우리 제품은 85% 정도밖에 완성이 안됐다. 적어도 95%에서 98%까지는 끌어 올려야한다고 생각한다." 남들이 생각하는 100%가 그에겐 아직 멀었다. 요리에 관한한 그의 자존심때문이다.

 

중소기업을 시작하면서 궁극적으로 꿈꿨던 농촌 수입 증대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해야 할 일이 적지 않다.

 

부푼 꿈을 가득 안은 표 대표는 오늘도 공장을 오가기 위해 서해안고속도로를 쉼없이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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