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부진한 중국 경기나 미국 달러 강세 등 대내외 여건은 모두 위안화 강세가 아닌 약세를 부추길 상황이어서 더 이례적이다.
중국 당국도 위안화 강세에 대해 일부 용인하는 분위기다. 외화예금 지급준비금 비율 등을 인상했지만 속도 조절 차원일 뿐 이전과 같이 적극적인 개입은 안하고 있다.
1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주말 종가 기준으로 역외 위안화·달러 환율은 전년말 대비 1.9% 절상됐다. 특히 하반기 중에만 1.4% 절상됐다.
위안화 강세의 가장 큰 이유는 수출 호조다.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올해 들어 11월까지 6581억 달러다. 작년 연간 흑자 규모 5240억 달러를 크게 넘어섰으며, 역대 최대 흑자 기록을 세웠던 2015년 5939억 달러 보다도 많다.
경상수지 흑자 역시 확대됐다. 올해 1~3분기 경상수지 흑자는 2740억 달러다. 사상 최대였던 2015년 2930억 달러에 거의 근접했다.
위안화 가치가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중국 당국은 속도 조절에 나섰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9일 저녁 외화 지준율을 기존 7%에서 9%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앞서 5월에도 외화 지준율을 5%에서 7%로 올린 바 있다.
이와 함께 금융 감독당국은 외화 불법 거래에 대해 '무관용' 방침을 밝히며, 외환 시장을 더 철저히 감독키로 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은 "외환시장에서 거시건전성을 높이고, 좀 더 세밀하게 살펴보겠다"며 "주요 리스크를 예방해 국가 경제와 금융 안보를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시장에서는 당국의 조치가 속도 조절일 뿐 위안화 약세를 유도하기 위한 적극적인 개입은 아니라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것이 현재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위안화 강세가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다.
먼저 물가 안정이다.
환율 강세는 일반적으로 수출에는 불리하지만 원자재 등의 수입 가격을 낮추면서 국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중국 역시 생산자물가를 중심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진 만큼 호황인 수출보다는 물가 안정을 신경써야할 때다.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도 유리할 수 있다. 아직 1차 무역합의의 조건을 만들지 못한 상황에서 위안화마저 약세를 유도한다면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다.
이와 함께 위안화 강세는 자본 유출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예상 밖의 위안화 강세는 헝다 사태 등으로 인한 중국 신용경색 리스크가 확대되는 것을 어느 정도 방어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금융시장 불안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5년 말에서 2016년 초와 같이 중국내에서 핫머니 유출이 심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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