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두 명이 빈부격차 논란으로 번졌다. 밀접 접촉자를 알아내기 위해 공개된 동선이 너무나도 상반된 탓이다.
44세의 한 노동자는 가족을 먹여살리기 위해 서른 곳의 건설 현장을 전전해야 했지만 26살의 은행원은 새해를 명품 쇼핑과 고급 레스토랑, 스키장 등에서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지난해부터 '공동번영' 기조를 앞세우고 있는 가운데 같은 베이징 내에서의 다른 삶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뜨거운 논쟁을 촉발했다.
24일 베이징 코로나19방역통제센터에 따르면 이달 15일 이후 베이징 내 누적 지역감염 확진자는 34명이다.
26세 은행원 리는 베이징의 첫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다. 공개된 14일 간의 동선을 보면 호화롭다. 새해 첫 날은 베이징덕 요리로 유명한 전취덕에서 식사를 하고는 명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 레인크로포드 백화점에서 쇼핑을 했다. 이틀 뒤엔 저우다푸, 저우셩셩 등 보석 브랜드 매장을 방문했다가 토크쇼를 관람하고, 친구들과 스키장도 다녀왔다.
반면 44세의 노동자 웨씨는 무증상감염자로 1일부터 18일까지 베이징 전역에서 무려 30곳의 건설현장을 뛰어다녔다. 어느 날은 9시간 동안 5곳의 다른 현장에서 일을 하기도 했다.
차이나 뉴스 위클리에 따르면 웨씨는 실종된 아들을 찾기 위해 베이징에 왔고, 6명의 가족을 먹여살리기 위해 건설현장을 전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두 사람의 동선이 공개되자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서는 논쟁이 벌어졌다. 웨씨에 관한 게시물에는 조회수가 1920만개에 육박했고, 1만1000개의 댓긋이 달렸다.
전문가와 경제학자들 역시 이번 일을 놓고 논평을 줄줄이 내놨다.
뤼스금융연구소 관칭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웨이보에 베이징을 세 계급으로 나눠 불평등을 지적한 소설 '북경절첩'을 언급하며 "베이징에서 살기는 너무 힘들다"고 올렸다.
칭화대 쑨리핑 사회학 교수도 위챗 계정을 통해 "우리는 가난한 사람들이 재난에 더 취약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역시 팬데믹으로 부의 양극화가 심화됐다.
저소득층의 1인당 가처분 소득은 지난해 8333위안(미화 1312달러)으로 전년 대비 5.9% 증가했다. 고소득층의 가처분 소득은 전년 대비 6.9%로 상승폭이 커졌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절대 격차는 2020년 7만2425위안에서 작년 7만7503위안으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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