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스타벅스' 루이싱커피가 미국 증시 재입성을 노린다. 무려 3억 달러 규모의 회계분식 스캔들로 나스닥에서 퇴출된 지 불과 2년 만이다. 이미 점포수는 스타벅스를 넘어섰고, 실적도 대폭 개선됐지만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13일 FT중문망에 따르면 중국 루이싱커피는 미국 증시에 재상장하기 위해 투자자 미팅 등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루이싱커피의 한 임원은 재상장 계획에 대해선 언급을 거부했지만 "증시에서 투자자들과 다시 만날 수 있을 만한 상황이 됐다"며 "신뢰 회복을 원한다"고 말했다.
루이싱커피는 지난 2017년에 설립됐다. 중국 전역으로 빠르게 확장하면서 스타벅스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2019년 시장가치 130억 달러로 나스닥에 상장했다.
분식회계의 출발점은 공격적인 확장 전략이었다.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할인 등으로 지나치게 싼 가격에 음료를 팔았지만 회계장부에는 정상 가격으로 기재했다.
분식회계를 잡아낸 것은 다름아닌 미국의 공매도 전문투자업체인 머디워터스다. 1000명 이상의 연구원을 루이징커피 매장에 직접 파견해 고객수와 커피 판매량을 모니터링했고, 매출이 부풀려졌다는 것을 폭로했다. 결국 루이싱커피는 나스닥에서 상장폐지됐고, 미국 법원에 파산신청도 냈다.
중국 기업의 미국 자본시장 진출에 대한 정치적인 논란도 뒤따랐다. 일부 미국 상원의원은 루이싱커피의 분식 스캔들이 믿을 수 없는 중국 기업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주장했다.
루이싱커피는 과거 이미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업이 됐다는 입장이다.
궈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년간 루이싱이라는 이름만 빼고 모든 것이 바뀌었다"며 "분식회계의 원인이 됐던 비즈니스 방식과 회사 문화 등이 모두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실적도 좋다.
지난해 3분기 수익은 3억647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현재 매장수는 6000개 이상으로 스타벅스보다 500곳 가량이 더 많다.
이미 장외시장에서는 활발하게 거래가 되고 있다. 장외시장 기준 시장 가치는 30억 달러 이상까지 회복됐다.
미국 내 파산 절차 역시 마무리 단계다.
루이싱 커피 구조조정에 참여한 한 전문가는 "18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채권자들에게 높은 수익을 안겨주고, 법률 문제 해결과 함께 경영 정상화를 모두 성공한 사례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증시 감독 당국은 물론 외국 투자자들의 신뢰를 다시 받을 수 있을 지다. 미중 갈등은 여전하고, 정상 기업들도 미국 증시에 입성을 대부분 미룬 상태다.
홍콩의 한 애널리스트는 "루이싱커피는 잿더미에서 다시 살아난 불사조 같지만 재상장할 경우 정치적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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