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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뉴스&리포트]믿었던 베이징마저 사실상 준봉쇄

여행·학원 금지에 코로나 전수조사

#. 아파트 주민은 모두 나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핵산(PCR) 검사를 받으라는 확성기 소리와 함께 배달 앱에는 '배달인력 부족' 아니면 '상품 품절'이 뜨기 시작했다. 직접 가서라도 사야겠다 싶어 장바구니를 챙겨 나서니 이미 주민들이 쌀과 채소 등을 한 아름씩 들고 오고 있었고, 마트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쌀과 계란 등은 말할 것도 없고, 당근과 감자 등 비교적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채소부터 동이 나기 시작했다. 정부가 식료품 공급에 나섰다더니 신선채소도 가격은 오르지 않았다. 오히려 평소보다 싼 가격이었지만 공급이 원활치 않은게 문제였다. 학교 정규 수업 외에 과외활동은 모두 온라인으로 전환하거나 중단됐다. 다음주 노동절 연휴를 위해 예약한 여행사에서는 단체 여행이 금지됐다며 환불 안내가 왔다. 전일 받은 PCR 검사 결과는 새벽에 나온다. 새벽마다 일어나 창밖에 봉쇄 움직임이 있는지 살펴보고 마음을 졸여야 하는 것이 베이징의 일상이 되고 말았다.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에서 사람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핵산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차오양구 주민들은 오는 29일까지 이틀에 한 번씩 핵산 검사를 해야 한다. /신화·뉴시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3000선이 무너졌고,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1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중국의 경제·금융 중심지 상하이에 이어 수도 베이징까지 사실상 봉쇄권에 들어가면서다.

 

베이징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미 수십곳이 봉쇄됐고, 베이징 전체 인구에 근접하는 2000만명 안팎이 코로나19 전수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26일 베이징시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전일 오후까지 8개 구에서 모두 7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베이징이 긴장하고 있는 것은 조용하게 퍼진 지역감염 때문이다.

 

지난 22일 학교와 단체여행 등에서 6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더니 23일에는 22명이 더해졌다. 특히 서우두 국제공항을 비롯해 대사관과 한인타운이 위치한 차오양구에서 집단 감염 사례가 줄줄이 나왔고, 파악된 밀접 접촉자만 수천명에 달하면서 차오양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가 시작됐다.

 

베이징시는 긴급회의를 열고 전일부터 전수 검사에 들어간 차오양구 외에도 11개 지역 주민에 대해 3차례에 걸친 PCR 검사를 실시키로 했다. 일부 산간 지역 등만 제외한 것으로 베이징 대부분의 시민이 검사 대상이라고 보면 된다.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 주민이 한 대형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다. 사재기 현상으로 신선식품 매대가 많이 비어있다. /AP·뉴시스

확진자 발생 등 감염 확산 우려가 있는 지역은 관리통제구역으로 봉쇄됐고, 전수 PCR 검사에서 주민 모두가 음성이 나와야 해제된다.

 

아직 학교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과외 활동은 금지됐고, 패키지 여행 등도 기한없이 중단됐다. 직접적으로 교통 봉쇄 조치는 없었지만 긴급 사유 이외에는 베이징을 벗어나지 말 것을 권고했다. 베이징 역시 상하이처럼 봉쇄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곳곳에서 식료품 사재기 현상도 발생했다.

 

베이징까지 일부 봉쇄됐다는 소식에 증시는 폭락하고, 위안화 가치도 떨어졌다.

 

상하이종합지수는 팬데믹 초기인 2020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며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3000선이 깨졌고, 홍콩 항셍지수 역시 2만선 아래로 내려갔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6.553으로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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