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통제와 봉쇄로 대표되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으로 외국 기업들이 짐을 싸기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이라도 나오면 건물을 아예 봉쇄해버리는 방식을 2년째 고수하면서 '세계의 공장'은 툭하면 멈춰섰고, 비용은 눈덩이 처럼 불어난 탓이다.
23일 중국의 독일 상공회의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460개 대상 기업의 외국인 직원 가운데 28%가 코로나19 관련 조치로 인해 현재 계약이 만료되기 전이나 만료되는 시점에 중국을 떠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유럽상공회의소의 설문조사에서도 응답 기업의 23%가 코로나19에 따른 지나친 통제를 이유로 현재 또는 미래에 계획 중인 투자를 중국이 아닌 해외로 이전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상공회의소가 진행한 조사도 결과는 비슷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이미 중국에 대한 투자를 연기하거나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기업들의 철수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중국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중국 리커창 총리는 지난 19일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행사에서 "우리는 전 세계 기업과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해 상호이해를 높이고, 갈등과 차이점을 적절하게 처리할 의향이 있다"며 중국 시장의 투자 잠재력을 강조했다.
이번 CCPIT 행사에는 유럽과 미국, 일본의 상공회의소와 다국적 기업들이 참석했다.
또 리 총리는 외국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인정하면서 "공급망과 물류 악화 등 외국 기업들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역시 중국의 투자유치 약속을 강조했다.
인민일보는 "중국의 장기적인 경제 성장세는 여전하며, 전 세계 기업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 유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는 전제 하에 외자 활용 구조를 지속적으로 최적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CCPIT 화상연설을 통해 "중국은 높은 기준으로 더 넓게 개방하겠다는 결심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의 개방 문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은 계속해서 시장화·법치화·국제화 경영 환경을 만들 것"이라며 "수준 높은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을 구현하는 등 세계 상공업계에 더 많은 시장 기회와 투자 기회, 성장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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