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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영상인터뷰] "일과 취미가 같은 게 저의 원동력이에요" 일러스트레이터 달리 작가

[영상인터뷰] "일과 취미가 같은 게 저의 원동력이에요" 일러스트레이터 달리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달리 작가/강성진 영상취재기자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일요일 밤이 되면 우울해진다. 이제는 익숙한 신조어가 된 '월요병'을 미리 앓는 건데 일이라는 것이 주는 일종의 부담감의 정신적, 신체적 증상이다.

 

일이라는 것이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꼭 필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일이 적성에 맞아서 하기보다는 어쩔 수 없이 살기 위해서 하는 정도로 인식한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1년 이내 조기퇴사자' 현황에 대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1년 이내에 퇴사하는 이들은 입사한지 평균 5개월 이내 결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인사담당자들이 생각하는 직원들의 퇴사사유 1위가 '직무적성이 안 맞아서(48%)로 가장 많은 분포를 차지했다. 이처럼 모두가 하는 일은 다르지만 적성에 맞는 일을 하고 있거나

 

일이 즐겁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백 명 중 열 명도 채 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생각해서 일과 적성이 맞는 사람의 능률은 어느 정도일까? 그림에서부터 해피 바이러스를 발산하는 달리 작가를 만나 인터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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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기업과 콜라보레이션을 한 달리 작가의 작품/dali_design101(인스타그램)

 

"저는 일이 그림 그리는 건데 취미도 그림을 그리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일과 취미 그림을 따로 분리를 하고 있어서 이제 일 그림 작업을 하다가 좀 지치면 개인작을 하기도 하고, 그래서 아마 그렇게 계속 그림을 그릴 수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스스로를 일과 취미가 같다고 하는 달리 작가는 최근 대기업 가전제품과 콜라보레이션을 하고 개인전을 여는 등 왕성한 작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어려 보이는 외모와 달리, 달리 작가는 호주의 한 농장에서 블루베리를 따는 등 워킹홀리데이도 갔을 만큼 다양한 경험을 했다.

 

"사실 그전까지는 제가 제 안에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았어요. 근데 워킹홀리데이를 하면서 호주에서 자유로움을 느끼고 조금 더 여유로운 마음이 생겼어요. 너무 자유롭더라고요. 일이 끝나고 자유시간이 되게 길었는데, 그때부터 이제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생각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거든요. 몸도 건강해질 뿐만 아니라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저를 되돌아보게 하는 시간이 많아 워홀이 저에게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어요"

 

"'달리'라는 작가명도 호주 워홀을 하면서 영어 이름으로 지었던 이름인데 이게 나중에 알고 보니까 살바도르 달리(에스파냐의 초현실주의 화가)와 이름이 겹치기도 하고, 또 제가 유독 마음에 들어 했던 영어 이름이라서 지금까지 계속 쓰고 있어요"

 

달리 작가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행복한 느낌이 든다. 싱그러운 미소와 밝은 소녀의 캐릭터가 많기 때문인데 달리 작가만의 표현이자 개성이다.

 

"사실 소녀라고 딱 지정을 해 놓지는 않았는데요. 제가 아무래도 여자이다 보니까 그림을 저를 모티브로 해서 저의 욕구와 욕망 이런 걸 표현하는 편이에요. 제가 캐릭터를 처음 만들기 시작했을 때 어렵더라고요. 생각보다 저만의 그림체를 만들기 어렵다 보니까, 저에게서 많이 찾았던 것 같아요. 제가 가진 특징 이런 것들을 활용해서 제가 좋아하는 볼터치를 조금 강조 한다든가 이런 식으로 표현을 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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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서울 일러스트 코리아에 참여한 달리 작가/dali_design101(인스타그램)

 

그림의 분위기는 밝고 행복한데 비해 사실 작가 본인은 그렇게 밝은 성격이 아니라서 이것 또한 반대되는 욕구를 표현했다.

 

“사실 제가 그렇게 엄청 밝고 긍정적인 사람은 아니거든요. 이제 저와 반대되는 걸 그리고 싶다 보니까 저의 내면에 있는 모든 걸 조금씩 표현하고자 하는 면이 있어서 그런 식으로 표현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요.”

 

달리 작가는 2020년부터 꾸준히 개인전을 열고 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관람객을 물었을 때 특별히 감동적이었던 사연을 들을 수 있었다.

 

“모든 분들이 다 기억이 나거든요. 그런데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던 분이 있는데 사실 저한테 오셔서 말을 거시려고 하는 것 같은데 안 하시더라고요. 약간 쭈뼛쭈뼛 하시면서 계셨는데 알고 봤더니 그 분이 수화로 소통하는 분이라서 저랑 소통하는 것을 조금 주저하셨어요. 근데 이제 친구분과 함께 오셔서 수화로 말씀을 해주셨는데 사실 수화를 몰라도 어떤 말을 하시는지는 그게 눈치로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수화로 표현해주시는 마음이 너무 감사했어요.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현재 프리랜서로 활동 중인 달리 작가에게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 묻는 질문에 일어나서 잠드는 시간까지 거의 대부분을 집에서 작업만 하는 편이라고 한다. 일을 좋아하지 않으면 출근과 퇴근, 일과 취미의 경계가 없는 삶이 피곤할 것 같기도 한데 전혀 그런 모습이 없다. 그녀에게 일러스트레이터란 직업은 어떤 의미일까

 

“일러스트레이터라는 게 사실 정확한 명칭이라기 보다는 저는 그림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을 다 일러스트레이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어떤 식으로 그림을 표현하는 지에 따라 자기만의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또 대중과 소통을 할 수도 있는 그런 매력적인 직업이 되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다음 계획과 어떤 작가로 기억되고 싶은 지에 대해 물었을 때 자신보다 그림이 더 기억에 남고 싶다는 달리 작가.

 

“7월에 서울에서 열리는 서울 일러스트 페어 준비를 하고 있고요. 이제 서일페 일정이 끝나면 제가 갖고 있는 캐릭터를 이용해서 이모티콘 작업을 다시 진행하려고 하고 있어요. 저는 작가보다는 그림으로 기억에 남고 싶은데 제 그림체가 워낙 독특하다 보니까, 그림체만 보시곤 다들 아시거든요. 그래서 이제 ‘알록달록한 그림’ 이러면 그냥 바로 저인 걸 아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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