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부동산 시장 살리기에 나선다. 유동성 위기에 처한 부동산 개발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최대 3000억 위안(한화 약 58조원) 규모의 구제 금융을 투입키로 했다.
26일 FT중문망에 따르면 중국 현지 언론들은 중국 국무원이 10개 이상의 부동산 개발업체들을 위해 최대 3000억 위안 규모의 부동산 기금을 설립하는 계획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지원 주체는 중국건설은행(CCB)과 인민은행이다.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주택 공사를 재개할 수 있도록 초기에 800억 위안(한화 약 15조5000억원)을 먼저 투입하며, 점차 다른 은행들도 참여해 3000억 위안까지 기금을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 개발 프로젝트 재개 뿐만 아니라 추가 대출 등 채무 위기를 해결하는데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지난주 허난성의 정저우 역시 유동성 위기에 처한 지역 부동산 개발업체를 위해 이와 유사한 기금을 조성한 바 있다.
당국이 적극적으로 움직인 것은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갚지 않겠다는 상환 거부 움직임이 중국 전역으로 번지면서다.
헝다사태로 시작된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유동성 위기는 건설 중이던 주택 공사를 중단시켰고, 돈만 날리게 생긴 분양자들은 공사가 재개되지 않을 경우 더 이상 은행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겠다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금융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유동성은 더 악화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중국 전역에서 4조7000억 위안 규모의 주택 건설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해당 공사를 완료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1조4000억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헝다그룹의 샤하이쥔 최고경영자(CEO)와 판다롱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동반 사임했다. 헝다그룹을 이달 말 채무 구조조정안을 내놓을 예정이었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지원 기금을 마련할 것이란 소식에 증시도 들썩였다. 전일 홍콩 항셍 본토부동산지수(HSMPI)는 장중 5% 이상 상승했으며, 작년 업계 매출 1위를 기록한 벽계원과 용호부동산은 각각 10% 가까이 급등했다. 현재 헝다그룹과 수낙 등은 유동성 위기로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부동산 관련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안팎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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