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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가 만난 기업人]'美 아마존 1등' 노하우 살려 中企 수출 지원군 나선 KDC 이태목 대표

삼성맨, 국회의원보좌관, 경기도 북미사무소장등 경력 갖춰

 

한국산 '큐브형 빔 프로젝터'로 2016년 9월2일 아마존서 1등

 

최근 '이것만 알아도 아마존 1등…' 펴내며 中企 수출길 지원

 

李 "K-알리바바 같은 시스템 구축해야…해외 물류센터 절실"

 

이태목 KDC 대표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승호 기자

세계적인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제품으로 1등을 한 기업인이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대한민국 중소기업 수출지원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을 공략하려는 한국 중소기업들에게 아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겠다고 나서면서다.

 

KDC(Korea Distribution Center) 이태목 대표(사진)가 바로 그다.

 

"새로운 시대엔 새로운 형태의 중소기업 수출지원시스템이 필요하다. 지금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시장이 더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 중소기업들이 해외 유통채널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이젠 수출지원체계를 완전히 바꿔야한다. 'K-알리바바(Alibaba)'와 같은 시스템을 빨리 만들어야한다. 현지에서 우리 중소기업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동물류센터를 구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삼성맨, 국회의원보좌관, 경기도 자문관·북미사무소장을 거쳐 지금은 사업가로 변신한 이태목 대표가 무거운 이야기부터 꺼냈다.

 

이 대표는 "올해로 60년 된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오래된 시스템과 수출 지원조직으론 우리 중소기업 수출을 지원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코트라 개혁론'도 폈다.

 

84년 초 삼성그룹 공채 24기로 삼성에 들어간 그는 생산관리, 신규사업, 방산영업 등을 거쳐 삼성전자에서 인사부장, 총무부장, 홍보그룹장 등을 역임했다. 대학에서 전자공학과를 전공하고 엔지니어로 입사한 이로선 다소 이례적인 직함들이다.

 

레이저거리측정기를 개발해 2005년 당시 '이병철회장상'이라고도 불리는 삼성그룹 기술상을 받은 것이 그의 전공을 말해주는 정도다.

 

"꼭 22년을 삼성에 있었다. 그 사이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위원장 보좌관을 1년 6개월 정도 했다. 당시가 2000년이었다. 그러다 다시 친정으로 돌아가 파견 형식으로 경기도 투자유치자문관을 맡았다. 당시 유니버설 스튜디오, 레고랜드, 실내스키장 등 경기도의 대형개발 투자유치사업을 담당했다. 이후 경기도가 로스앤젤레스(LA)에 북미사무소장을 설립하면서 삼성을 그만두고 소장으로 갔다. 2009년 9월이었다."

 

이 대표는 2014년 12월까지 소장 직함을 갖고 있었다. 지자체에서 코트라와 같은 지사화 사업과 수출촉진단, 시장개척단 지원 업무를 했지만 기업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도 몸소 체험했다. 지사화사업을 해외수출대행사업으로 탈바꿈하려는 시도도 했지만 도지사가 바뀌면서 이마저 여의치 않았다.

 

이태목 대표./사진=김승호 기자

그는 31년간의 월급쟁이 인생을 청산하고 아예 미국에서 사업을 하자고 마음먹었다. 기회는 우연찮게 찾아왔다.

 

이 대표는 이후 SK텔레콤에 다니는 고교 동기의 부탁으로 SKT가 한국의 중소기업과 함께 개발한 세계 최초의 포커스 프리 레이저 빔 프로젝터인 'UO 스마트 빔 레이저'를 미국 CES에서 선보이는 행사를 도왔다.

 

"행사 지원업무를 하다 아예 손바닥 안에 쏙 들어갈 정도의 큐브형 빔 프로젝터를 미국에 유통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독점계약으로 미국 판매권도 따냈다. LA, 시카고, 뉴욕, 뉴저지, 텍사스 등 한인 시장이 메인타깃이었다. 한인 파트너들과 계약도 했다. 개당 400달러가 넘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초도 물량 1000개가 일주일도 안돼 다 팔렸다. 돈이 좀 되겠다고 생각했다.(웃음)"

 

하지만 그뿐이었다. 간절하게 기다리던 추가 주문도 없었다. 초기 제품이라 에러도 많아 반품도 적지 않았다. 6개월 만에 이 대표는 쓴 맛을 봤다. 수중에 남은 돈도 없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순 없었다. 뭐라도 해야했다. 우선 직원부터 늘렸다. 한인 등이 아닌 미국내 주류층 대상 영업을 우리가 직접 하자고 마음먹었다. 직원들과 매일 길거리, 쇼핑몰 등을 찾아다니며 빔 프로젝터를 시연해 제품을 알렸다. 그랬더니 기회가 하나 둘씩 열리기 시작했다."

 

1년3개월 정도 수 많은 오프라인을 통해 노력한 결과물이 예기치 못한 아마존에서 나타났다.

 

그는 "100등을 하던 우리 제품이 가속도가 붙더니 고작 일주일 정도밖에 안돼 1등으로 치고 올라가더라. 그날이 2016년 9월2일이었다. 날짜는 절대 잊어버리지 못한다. 하루에 100개 가량, 금액으론 3만~4만 달러 어치가 팔려나갔다. 너무 기뻐 직원들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이 대표가 아마존에서 1등을 하기까지 '아마존마케팅서비스(AMS)'에서 투자한 돈은 하루 평균 2~3달러 정도가 고작이었다.

 

1년 넘게 오프라인을 통해 각종 시연과 컨벤션 등 종합 마케팅을 한 결과가 온라인 아마존에서 빛을 본 것이다.

 

그는 "아마존이 종합성적표인 셈이다. 우리 제품을 오프라인에서 접한 소비자들은 아마존에서 제품을 찾아 구매했다. 여기서 '가격정책'이 매우 중요하다. 지금은 인공지능(AI)이 온라인을 통해 가격을 다 보고 있다. 한 곳에서 가격이 1달러 떨어지면 다른 곳도 (AI가)바로 1달러를 내린다. 가격이 일관성 없으면 개척한 시장을 다 놓칠 수도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지난 7월엔 '중소기업 해외진출전략 비즈니스 바이블-이것만 알아도 아마존 1등 한다'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보잘것없는 사업 경험을 갖고 책을 쓰게 된 이유는 미국에 진출하길 원하는 한국의 많은 중소기업들에게 분명 도움이 된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한국 중소기업들에게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

 

이태목 대표./사진=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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