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길어지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에 투자처로서의 매력를 잃어가고 있다.
한때 '세계의 공장'은 물론 세계 최대 소비 시장으로 각광받으며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진출했지만 2년이 넘게 이어진 엄격한 방역 정책에 공급망 악화와 지정학적 갈등까지 겹쳤다. 약속했던 투자는 기약없이 미뤄졌고, 일부 사업은 축소 수순에 들어갔다.
1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선전 등 광둥성 9개 도시와 홍콩·마카오를 포함한 이른바 '웨강아오 다완취(Greater Bay Area)'에서도 여러 외국 기업들이 투자 계획을 계속 연기하거나 사업 규모를 축소하기 시작했다.
중국판 실리콘밸리로 각광받던 웨강아오 다완취는 세계 각국의 투자가 몰렸던 곳이다.
한 일본 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일본 기업을 비롯한 외국 기업들이 중국 내 사업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며 "웨강아오를 첨단 클러스터로 만들기 위한 어떤 지원책도 강경한 '제로 코로나' 방역정책의 영향을 상쇄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그는 또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중국에서 아예 철수하지는 않겠지만 투자를 늘릴 동기도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대만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도 외국 기업들에게는 리스크 요인이다.
중국 주재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 조르그 우트케 회장은 "정치적 요인들이 점점 더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실제 유럽 기업의 3분의 1 가량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투자처로서 중국의 매력을 약화시켰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많은 기업들이 도시 봉쇄나 전쟁 등이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물론 중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해야 하는 상황도 가정해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중 기업협의회(USCBC)의 연례 설문조사에서도 중국에 있는 미국 기업들이 앞으로 12개월 동안 추가 투자 보다는 일단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답했다.
향후 5년간 사업 전망으로 비관적이라고 답한 기업이 21%로 작년(9%) 대비 두 배가 넘게 늘었다. 반면 낙관적인 전망은 51%로 작년 대비 18%포인트나 낮아지면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투자규모는 2020년 기준으로 10년 전 대비 23.8% 감소했으며, 유럽연합의 투자도 11.8%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산업에 따라 차이는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상하이의 한 컨설팅 업체는 "전기차 분야의 경우 관련 장비나 배터리 등의 사업으로 외국 자본이 적극 유입되고 있다"며 "중국에서 수요가 많거나 제조능력, 기술, 유통채널을 확보한 경우에는 투자 결정에 큰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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