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 팬데믹 2년 반 동안 고집해오던 격리를 포기했지만 경쟁력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호텔 격리는 하지 않더라도 여전히 추적 관찰 대상으로 제한이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사흘 동안 식당도 못 가는 것을 감안하면 여행객은 물론 비즈니스를 위한 수요도 충족시키기 힘들다.
이미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평가에서 홍콩은 아시아 금융 허브의 자리를 싱가포르에 내줬다. 글로벌 기업들은 아시아 지사를 홍콩이 아닌 다른 곳으로 옮기기 시작했고, 위축된 경제에 사업폐쇄와 정리해고만 남았다.
홍콩 정부는 국외 입국자에 대해 적용하던 기존 3일간의 호텔 격리를 26일부터 폐지했다.
홍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이후 국외 입국자에게 '21일 격리'를 적용했다. 규제가 완화된 것은 지난달 부터다. 3일 동안 호텔에서 격리하고, 4일 동안 자율 관리하는 '3+4' 체제로 바뀌었고, 한 달 만에 '0+3'으로 완화됐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홍콩을 세계와 다시 연결하고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상황에 따라 추가 완화 조처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규제 완화를 놓고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호텔 격리는 이제 없어졌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나 추적관찰 등의 제한은 여전히 남아 있어서다.
입국자는 사흘 동안 건강 추적 관찰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하고, 식당 등 코로나19 음성을 증명해야 하는 곳은 출입할 수 없다. 다만 이 기간에도 학교나 회사에는 갈 수 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백신을 2차까지 접종하지 않은 외국인은 홍콩으로 들어올 수 없다.
홍콩 유럽상공회의소 이나키 애머트 부회장은 "식당에서 고객을 만나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으면 많은 이들이 방문을 연기하고 홍콩이 '완전히 개방'될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며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모든 제한을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공회의소들 집계에 따르면 회원사들의 약 20% 안팎이 이미 홍콩을 떠났다.
아시아 금융 허브로서의 위상은 흔들렸다. 세계 각국 도시의 금융경쟁력을 측정한 GFCI 평가에서 아시아 1위에 오른 것은 홍콩이 아니라 싱가포르였다. 오는 11월 홍콩에서 열리는 세계 금융 서밋에도 주요 금융사들이 참석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상공회의소 관계자는 "홍콩이 전 세계 다른 도시에 비해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이번 조치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며 "홍콩은 어떤 걸림돌 없이 세계와 완전히 연결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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