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200%에 달하는 '관세 폭탄'을 선언한지 2년여 만에 호주산 와인 수입이 90% 이상 급감했다. 중국인 고객이 주를 이뤘던 홍콩의 와인 수입상들도 호주 와인에 대한 관심을 줄였고,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이동제한과 비싼 운송 비용도 한 몫을 했다.
26일 와인산업협회인 와인오스트레일리아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호주와인 수출규모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1년간 2100만 호주 달러(한화 약 190억원)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92%나 줄었다.
중국은 지난 2020년 11월 호주산 와인에 116.2%에서 최고 218.4%에 달하는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코로나19의 중국 우한 기원설을 언급한 호주에 대한 일종의 무역 보복이다.
중국이 더 이상 호주와인을 취급하지 않으면서 동북아시아로의 수출량도 거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호주와인의 동북아시아 수출 규모는 전년 대비 46% 감소한 3억2100만 호주 달러(한화 약 2930억원)다. 호주가 와인 수출국 다변화에 나서면서 일본과 대만으로의 수출이 각각 두자릿수로 증가했지만 중국의 영향을 상쇄할 수는 없었다.
홍콩으로의 수출 역시 전년 대비 21% 감소한 1억6300만 호주 달러에 그쳤다.
홍콩와인산업협회 피에르탐 회장은 "홍콩 와인시장은 중국 본토의 상황을 직접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호주와인에 부과한 관세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잦은 국경 폐쇄, 지난 2년 동안의 높아진 운송 비용 등으로 인해 홍콩 수입상들도 고급 호주와인을 수입하는 것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병당 가격이 2000 홍콩 달러(한화 약 36만원)에서 3000 홍콩 달러 사이인 고급 호주 와인의 경우 중국 고객의 비중이 90%를 차지했다.
탐 회장은 "현재 홍콩에서 호주 와인의 주요 구매자는 100 홍콩 달러에서 300 홍콩 달러 사이의 중저가 호주와인을 주로 취급하는 레스토랑"이라고 덧붙였다.
호주와의 무역 갈등 이후로 중국은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칠레 등 다른 와인생산국에 문을 열었고, 중국 자체적으로도 와인 생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와인오스트레일리아 피터베일리 매니저는 "중국 본토로의 수출량은 크게 줄었지만 나머지 전세계로의 수출량은 소폭인 0.2% 감소하는데 그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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