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둘러싼 정치경제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중국 내 사업을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이미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제재로 러시아 시장에서 수조원의 손실을 입을 가운데 중국에서도 유사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다.
3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최근 미국과 유럽계 은행들이 중국 내 사업에 대해 비상사태 대비책을 마련하거나 사업 축소 및 진출 연기 등의 움직임이 감지됐다. 최근 수 년간 미중 갈등이 장기화 되는 상황에서도 중국 사업을 적극 확장했던 것과 상반되는 대응이다.
일단 대만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졌다.
3연임을 확정지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대만 통일에 대해 강한 의지를 피력했고, 대만이 반도체 최대 생산국이라는 점도 미중 갈등이 격화될 수 있는 요인이다.
미국 정부측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현실적으로 시진핑 주석의 4연임이 결정될 2027년 전에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해 병합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블룸버그는 "동북아에서 미중 간 무력 충돌의 위험은 낮지만 양측이 금융과 무역의 흐름을 방해하는 전면적 제재나 보복에 나설 가능성은 높다"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 역시 "중국이 현재 연간 5만 달러 이상의 국외 송금을 제한하는 상황에서 냉전이 심화되거나 대중국 제재가 시행될 경우 상당한 규모의 외국인 투자자금이 묶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열린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JP모간과 시티 등 대형 은행 수장들은 중국의 대만 침공 시 중국에서 철수하라는 정부의 요구를 따르겠다고 약속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미국 정부가 입장을 바꾸면 러시아 때와 마찬가지로 즉시 따르기로 했다. 작년 중국 본토에서 증권업 면허를 신청한 시티는 중국의 대안으로 성장성이 큰 인도를 최우선 지역으로 고려 중이며, 골드만삭스는 중국내 자본시장 위축을 이유로 홍콩에서 대규모 감원을 단행했다.
도이치방크는 중국은 오랜 기간 핵심 시장이었지만 비상사태를 대비한 탈 중국 시나리오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발표했다.
소시에테 제네랄 등 프랑스계 은행은 중국 리스크를 이유로 지난 수 주에 걸쳐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 8000만 달러를 축소했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중국 내 현지 법인은행의 출범을 2024년까지 연기해놨다.
국제금융센터 구태영 부전문위원은 "중국의 영향력과 잠재력이 러시아와 비교할 수 없을만큼 큰 점 등을 감안하면 서방 은행들이 단기간에 대거 중국에서 이탈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나 장기적으로 제조업에서처럼 금융업에서도 서방과 중국간 디커플링이 심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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