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중국 채권시장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이 900억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몇 년간 신흥국으로 들어오는 글로벌 자금을 독식했던 중국이지만 팬데믹과 금리인상이 맞물리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반전됐다.
2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중국에서 외국인의 증권투자자금 유출규모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938억달러(한화 약 125조5000억원)다. 지난해 1838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던 것과 정반대의 상황이다.
특히 채권시장에서 유출세가 두드러졌다. 주식의 경우 누적으로 2억달러 매도에 그쳤지만 채권 순유출 규모는 936억달러에 달했다. 외국인은 지난 2월 이후 9개월 연속해서 위안화 채권자금을 회수해갔다.
국제금융센터 강영숙 부전문위원은 "과거 미·중 분쟁과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도 중국으로의 외국인 자금은 나홀로 유입세를 보였다"며 "최근 외국인의 중국시장 이탈은 여타 신흥국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세가 진정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위안화 환율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불안한 모습니다. 하반기 들어 지난달까지 위안화 하락폭은 대부분의 신흥국 통화보다 확대됐다.
원인은 대내외 악재가 겹친 탓이다.
먼저 대내적으로 중국의 성장 둔화가 가속화된 가운데 정책 불확실성도 커졌다. 중국의 3분기까지 누적 경제성장률은 3%로 연간 목표치 5.5%를 크게 밑돌았으며, 수도 베이징과 상하이 등 핵심 지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4분기 성장률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이와 함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인 체제가 강화된 것도 외국인들의 시각을 더 부정적으로 만들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에 미중 국채금리 10년물의 역전폭이 6월 20bp(1bp=0.01%포인트)에서 10월말 140bp까지 크게 벌어졌다.
이달 들어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일부 개선됐지만 글로벌 자금의 중국 선호도는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중국 증시는 이달 공매도 주식의 환매수 등으로 반등했고, 방역 정책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로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긍정적으로 상향하는 기관들이 늘었다.
강 부전문위원은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급증하고, 주택 수요는 약화되는 추세라 제로 코로나 및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와 현실은 괴리가 있을 것"이라며 "특히 채권자금은 내외금리차 지속 등으로 유입 회복 속도가 더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한국 등 주변국은 단기적으로 중국 비중 축소에 따른 반사이익이 일부 나타날 수 있겠지만 중국의 성장 둔화와 금융불안에 따른 부정적인 파급 효과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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