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3년 만에 국경을 재개방하면서 아시안 게임 등 그간 미뤄왔던 국제행사를 줄줄이 개최하는 것은 물론 해외 투자자들을 모시기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중국은 8일부터 해외발 승객에 대해 48시간 전 음성확인서만 있으면 입국할 수 있도록 했으며, 기존의 시설 격리는 완전히 없앴다. 이와 함께 홍콩과 대륙 본토 사이 이동제약도 풀었다. 중국식 '위드 코로나'의 마지막 단계로 여겨졌던 국경 개방까지 마무리되면서 지난 3년간 고집했던 '제로 코로나'는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해외 입국자에 대한 제한이 풀리면서 대기 중이었던 국제행사들도 일정이 속속 잡히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판 다보스포럼인 보아오 포럼은 오는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이후 남부 지역인 하이난에서 열린 예정이다.
포럼 주최측은 전 세계 60개 이상의 국가에서 2000명 이상이 참석토록 하는 등 2019년 팬데믹 이전 수준과 비슷한 규모로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중국 국제서비스무역박람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중국에서 개최된 행사는 1603건으로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보다 30% 가까이 줄었다. 차이신에 따르면 특히 대규모 봉쇄와 이동 제한이 반복됐던 지난해의 경우 행사 개최가 292건에 불과했다.
중국컴퓨터산업협회의 뤄쥔 이사는 "해외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들이 중국에 들어오기 위한 정책적 장벽이 제거됐다"며 "메타버스 행사가 팬데믹 이전에는 보통 12월에 열렸지만 올해는 2월에 한 번 개최하고, 오는 9월에 더 큰 규모로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바일 및 통신 전시회인 MWC 상하이 역시 6월 말로 잡혔다. 전시회장이 코로나19 임시병원과 격리센터로 쓰이면서 작년에는 취소됐던 행사다.
중국 통신업체 관계자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행사로 아시아 전역에서 고객들과 파트너, 애널리스트 등을 초대할 계획"이라며 "전 세계 수십만 명의 업계 관계자들이 중국에 다시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MWC 상하이에는 100개 이상의 국가 및 지역에서 7만5000명이 참석한 바 있다.
당초 지난해 열린 예정이었던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오는 9~10월에, 2년 연속 개최가 연기된 청두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는 7월 개막을 앞두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경제중심지를 중심으로 해외 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베이징 인리 당서기는 브라이언 로버츠 컴캐스트 회장과 가진 화상회의에서 "더 높은 수준의 개방을 꾸준히 추진하고,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고 활용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은 컴캐스트와 협력해 유니버설 리조트의 운영을 개선하는 등 소비 활성화에 나서며, 이외에도 5G와 인공지능(AI)등 더 많은 프로젝트를 개발할 계획이다.
새로 임명된 상하이 천지닝 서기 역시 글로벌 화장품 기업인 에스티로더 파브리지오 프레다 회장과 화상 회의를 갖고 "상하이는 개발 기회를 공유하는 전 세계 기업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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