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의 후폭풍이 중국까지 번졌다. 중국의 SVB 합작법인은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고,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SVB에 예치금이 없다고 해명해야 했다.
1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SVB와 중국 합작법인인 SPD실리콘밸리은행은 지난 11일 성명을 통해 "표준화된 지배구조와 독립적인 재무제표를 통해 중국 법률 및 규정에 따라 안정적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SPD실리콘밸리은행은 지난2012년 중국 국영 상하이푸둥은행(SPC)과 SVB가 각각 50%의 지분을 출자해 설립됐다. 과학기술 및 혁신 벤처기업들의 자금줄이 되어준 것은 물론 미국 자본시장과 중국 기업들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도 해왔다. 지난 2021년 말 기준 예금잔고는 214억위안(약 4조835억원) 수준이다.
SVB와 관련 있는 중국 기업들은 줄줄이 해명에 나섰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짜이딩제약은 이날 SVB 파산으로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를 인수인으로 지정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말 현재 현금 총액 10억8500만달러 가운데 SVB에 예치한 금액은 2.3%다.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바이지선저우 역시 지난해 말 현재 현금과 현금성 자산 45억달러의 3.9%가 SVB에 예치돼 있다고 공시했다. 이밖에 텅성보야오와 자커스 등도 SVB 예치금의 비중이 미미하다고 공개했다.
중국의 음식배달 플랫폼인 메이투안은 투자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현재 SVB에 예치금이 없다고 밝혔다. 창업자 왕싱이 SVB에 6000만달러를 예치했다는 소문이 온라인에 돌면서 메이투안이 서둘러 대응했다.
홍콩중문대 심천금융연구소 정레이 겸임교수는 "미국에 상장된 많은 중국 기업들이 초기 단계에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 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며 "이번 SVB파산으로 비상장 중국 스타트업이 실리콘 밸리 VC 펀드로부터 투자를 받는데 악영향을 미칠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한 로펌 관계자는 "SVB는 자금조달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많은 네트워크를 제공했기 때문에 중국의 스타트업과 벤처투자자, 사모펀드들에게 좋은 선택지였다"며 "SVB 파산으로 외국계 은행에 대한 중국 기업들의 신뢰는 낮아졌고, 달러 자금을 고려할 때 좀 더 신중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SVB 파산이 중국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중신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2년간 중국 스타트업들의 달러 투자 의존도가 줄었다"며 "지난해 투자 시장에서 중국 국적 자본 및 국유 자본의 인민폐 투자자(LP) 출자 비율이 70%를 넘어 SVB 사태가 중국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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