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의 위상이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러시아에서는 이미 위안화가 달러를 제친데 이어 해외 무역에서도 위안화로 결제한 규모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CCTV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작년 중국 해외 무역에서 위안화 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19%로 전년 대비 2.2%포인트(p) 상승했다고 밝혔다. 결제 금액 기준으로 보면 전년 대비 37%나 늘었다.
중국은 그간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해 공을 들여왔다. 지지부진하던 국제화에 힘이 실린 것은 미중 무역 분쟁과 함께 장기화 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이었다. 러시아가 서방의 금융 제재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퇴출되면서 러시아의 위안화 의존도가 크게 높아졌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모스크바 외환거래소에서 거래량 기준으로 지난 2월 위안화가 달러를 처음으로 추월했으며, 3월에는 그 격차가 더 벌어졌다.
여기에 달러 패권에 불만을 가진 국가들도 위안화 사용을 늘리기 시작했다.
브라질은 지난달 말 중국과의 무역에서 위안화로 결제하겠다고 밝히며 달러 결제망인 SWIFT 대신에 중국의 '국경 간 위안화 지급 시스템(CIPS)'을 이용하는 데 합의했다.
이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는 중국 정유회사 룽성석유화학 지분을 매입하면서 위안화로 결제키로 했다. 또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는 프랑스 토탈 에너지를 통해 아랍에미리트산 액화천연가스(LNG) 6만6000톤을 매입하며 위안화로 결제했다.
중국 은행의 한 러시아 지점 관계자는 차이신에 "위안화가 단기간에 미국 달러를 대체하지는 못하겠지만 위안화를 사용하는 국가가 늘어나는 것은 더 이상 달러나 달러 패권을 뒷받침하는 미국의 금융 시스템에 전적으로 의존할 필요가 없는 세계를 예고한다"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글로벌 무역 결제에서 미국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달 기준 41.74%로 위안화(2.26%)와 비교가 안된다. CIPS 역시 지난달 말 기준 참여 기관이 79개로 늘었지만 1만1000개 이상의 네트워크를 자랑하는 SWIFT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 중국의 엄격한 자본 통제는 위안화의 국제화 추진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중국의 시장 개방은 자본유입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유출 경로는 엄격히 제한한 상황이다.
UC버클리 배리 아이켄그린 경제학 교수는 "외환보유고 측면에서 달러를 벗어나겠다는 것은 위안화보다는 한국 원화나 싱가포르 달러, 노르웨이 크로나 등으로 다양화하겠다는 것을 말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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