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공식적으로는 '디플레이션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경기부양을 위해 더 적극적인 통화정책에 나설 것을 암시하면서다.
17일 차이신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1분기 중국 통화정책 실시 보고서'를 통해 경제의 전반적인 화폐 공급과 신용을 적절하게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1년여 만에 처음으로 "경제에 유동성이 과도한 수준으로 흘러넘치게 않게 할 것"이라는 문구가 빠졌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보고서가 더 적극적인 통화완화를 시사한다며 다음달 지급준비율을 25bp(1bp=0.01%포인트) 낮출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유동성 공급이 시장 심리를 개선하고, 전반적인 신용성장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디플레이션 논쟁을 촉발한 것은 물가지수다. 작년 4월과 12월, 올해 들어서는 지난 3월 등 지급준비율 인하로 유동성 공급이 이어졌지만 물가는 오히려 내렸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0.7% 상승하는데 그쳐 전월(+1%)보다 낮아졌다.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반년째 하락세를 이어가는 것은 물론 2월 -1.4%, 3월 -2.5%로 하락폭이 확대됐다.
소매판매를 제외하고는 부진한 경제지표도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지난달 산업생산과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5.6%, 4.7%에 그쳐 시장 예상치에 모두 못 미쳤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은 침체가 이어지고 있고, 16∼24세 청년실업률은 20.4%로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일단 중국 당국은 디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인민은행은 통화정책 보고서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완만하며 디플레이션 상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지난 분기에 "인플레이션을 주시하겠다"고 말한 것과 달리 이번엔 "물가의 미미한 변동"에 주목하겠다고만 밝혔다.
기준금리 인하를 점치는 곳도 나왔다. 인민은행은 지금까지 통화완화 입장은 고수했지만 지급준비율 등을 통해 유동성 공급에 나설뿐 정책금리 등 적극적인 행보는 보이지 않았다.
씨티그룹은 인민은행이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 1년물을 20bp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씨티그룹은 "초기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사라지면서 경기 회복 기대감도 약해졌다"며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인민은행은 "세계 경제가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어 향후 통화정책에서 조정의 여지를 남겨두기 위해 최근 몇 년간 금리 결정에 신중한 접근 방식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경제 성장과 물가 안정의 균형을 맞추는 것 뿐만 아니라 강력하고 목표지향적인 통화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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