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는 한국시장에서 럭셔리 및 전동화 전략을 펼쳐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제 개인적 성공보다 벤츠코리아 팀으로 이룬 성공입니다."
2021년 1월부터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수장을 맡은 토마스 클라인 사장은 약 2년 반 임기 동안 한국 시장의 경영 성과를 이같이 평가했다. 클라인 사장은 한국에서의 임기를 마치고 메르세데스-벤츠 독일 본사의 승용차 부문 제품 관리, 판매 총괄로 7월 1일 승진 부임한다.
클라인 사장이 벤츠코리아를 이끌었던 지난해 전기차 판매는 2020년 대비 8배 이상 성장했으며, '탑엔드 차량(Top-end Vehicles)' 판매는 같은 기간 약 두 배 성장했다. 2022년에는 처음으로 연간 8만 대 이상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
클라인 사장은 지난 16일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주최로 진행된 송별 인터뷰에서 "한국 소비자는 브랜드 헤리티지에 대해 많은 이해를 갖고 그에 대한 선호도와 취향이 뚜렸하다"며 "첨단화·고급화된 한국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벤츠는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고 그에 맞춰서 제품을 적응해나갔다"며 "그 결과 한국에서 E 클래스가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2017년부터 6년 연속 베스트셀링카에 오른 10세대 E클래스는 국내 수입차시장 최초로 단일 모델 20만대 판매를 달성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지난해 한국은 벤츠 E-클래스 글로벌 판매 1위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벤츠 판매량을 보면 한국은 단일 시장 기준 글로벌 4위를 기록했다. 중국, 미국, 독일 다음으로 큰 시장이 됐다. E클래스 이외에도 S클래스 판매량은 전 세계 3위, 럭셔리 브랜드인 마이바흐는 2위다.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벤츠의 전기차는 전년 대비 3.7배 늘기도 했다.
클라인 사장은 "벤츠 브랜드가 가진 럭셔리 영역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부임 기간) 판매 대수는 5% 성장했지만, 매출은 45% 늘었기 때문에 이러한 럭셔리 전략이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고 자평했다.
클라인 사장은 한국에서 2년 반 동안 벤츠코리아를 이끌면서 경영상 어려웠던 부분에 대해 국내 자동차 규제를 언급했다. 한국의 규제 환경은 긍정적인 흐름으로 발전을 이뤄내고 있지만 새로운 규제 도입에 대해 업체가 예측하고 대응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는 "새로운 규제가 좀 더 장기적으로 예측할 수 있게 도입됐으면 한다"며 "예를 들어 전기차 보조금 제도의 경우 한국에 1월 부터 신차를 출시하려면 전년 7월에 주문을 넣어야하는데 한국은 1, 2월이면 보조금 제도가 바뀌기 때문에 준비할 상황이 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본사로 돌아간 뒤에도 한국에 출시하는 신형 E클래스 등을 준비하면서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관심을 갖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2024년에 새롭게 출시할 신형 E클래스가 한국시장 요건에 충분히 충족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추겠다"며 "핵심 시장 한국 소비자 의견을 경청하면서 신형 E클래스 물량이 충분히 공급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토마스 클라인 사장 후임엔 독일 본사에서 디지털 서비스 부문을 이끌고 있는 마티아스 바이틀 총괄이 내정됐으며 오는 9월 부임한다. 그는 독일 뉘르팅겐-가이슬링겐 대학교(HfWU)에서 자동차 산업 및 국제 경영학을 공부한 뒤, 2005년 체코 법인에서 딜러 네트워크 개발 업무를 맡으며 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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