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한국과학기술원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는 AI 시대를 맞아 소부장 업계가 성장할 기회를 얻게 됐다며 이제는 기술을 선도하는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교수는 11일 메트로신문·메트로경제와 양향자 의원실이 주최한 '2023 메트로 반도체 정책 세미나'에서 '챗GPT 시대의 반도체와 소부장 산업의 기회'를 주제로 마지막으로 강연했다.
김 교수는 간편하게 사람을 대신하는 인공지능을 소개하며 새로운 시대가 개막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인간이 하는 창작 활동도 대부분이 모방과 융합, AI가 대체할 수 있어 비즈니스도 본격화되고 있다고 봤다. 이미 연구실에서 챗GPT를 활용해 코딩까지 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AI 활용이 전문적인 분야로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메모리 반도체가 이를 토대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AI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돈을 투자해야하는 만큼, 메모리 수요도 급증할 수 밖에 없다는 것. 일반 세트 제품이 아닌 데이터 센터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시장 구조도 크게 변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공정 한계다. 전력 소모를 줄이면서 성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트랜지스터 크기를 줄이는 게 핵심이었지만, 선폭이 1나노 미만으로 줄어들면 기존 과학으로는 해결하기 어렵고 비용도 크게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무어의 법칙은 끝났다고 김 교수는 확언하기도 했다.
김 교수가 10년 뒤 반도체 산업 경쟁력은 패키징에서 갈릴 것을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D램에 구멍을 뚫어 여러개 합치는 HBM이 대안으로 주목받는 상황, 앞으로는 CPU와 GPU 등 다양한 반도체를 하나로 결합하는 방식으로 성능을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HBM을 만드는 기술인 TSV는 물론 하이브리드 본딩과 실리콘 인터포저 등 다양한 후공정 분야를 핵심 기술로 꼽았다. EDA와 테스트 장비 등 또다른 소부장 분야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더이상 선진국을 추격하는 것이 아닌 선도해야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소부장 국산화는 한계가 크다며, 협력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신 에치슨 라인'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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