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약세가 두드러지면서 중국의 외환수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드는 가운데 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 분야를 불문하고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서다.
23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위안화 환율은 지난달 말 달러당 7.25위안으로 8개월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으며, 이후로도 꾸준히 7.1위안을 웃돌고 있다. 달러당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떨어졌음을 뜻한다.
위안화 절하폭은 연초 이후 -3.8%에 달한다. 올해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대부분의 신흥국 통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정반대다.
국제금융센터 김기봉 책임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환율의 급격한 절하를 막기 위해 달러 매도로 일부 개입에 나섰고, 이달 초에는 국영은행들이 달러 예금 금리를 인하해 달러공급 확대를 추진했지만 효과가 미흡했다"고 설명했다.
대외순자산이 2조5000억달러에 달하지만 빠른 외화 유출은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그간 중국의 외환유입을 주도하던 상품흑자는 줄고, 서비스 적자는 확대됐다. 대외수요 위축에 중국의 수출은 3개월 연속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고, 하반기에도 전망은 어둡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흑자의 규모가 올해 1.4%에서 오는 2028년 0.4%까지 축소될 것으로 예측했다.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는 사상 최초로 3년 연속 감소했다.
올해 외국인의 부동산투자는 전년 대비 59% 줄어 역대 최대로 부진했으며, 앞으로도 부동산 침체와 환차손 우려 등으로 자금 유입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서방 국가들의 제재에 맞대응하는 내용의 '대외관계법'과 외국기업에 대한 자의적인 조사 등을 허용하는 '반간첩법' 등을 시행한 것도 악재다.
금융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의 순유출 규모가 커졌다.
증시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3년간 304억달러가 빠져나갔고, 채권시장에서도 순유출 규모가 172억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채권자금의 경우 미중 금리차(2년물)가 작년 3월 역전된 이후 현재 -2.6%포인트(p)까지 확대되면서 외국인 자금의 이탈 규모는 상반기에만 300억달러에 달했다.
김 책임연구원은 "중국의 외환시장발 시스템 위기는 관리가 가능하지만 대내외 여건이 크게 악화될 경우 외환수급 불안이 심화될 수 있다"며 "외국인 투자개방에 따른 유출입 변동성도 커지면서 당국의 외환정책이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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