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글로벌 수소 시장 550조 전망
국내 업계 '수소경제 전환' 박차
SK이노, 연간 블루수소 생산량 3.5t
HD현대오일, 서산 연간 수소 생산 20만t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정유사들이 탄소중립 실현과 신성장 동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해 '블루수소'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정유 인프라와 기술력을 활용해 '친환경'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탈탄소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11일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2030년 글로벌 수소 시장 규모는 약 4110억달러(약 5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전 세계 수소 생산의 약 90%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그레이수소'다. 반면, '블루수소'는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친환경 수소다. 궁극적으로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물을 전기 분해해 생산하는 '그린수소'가 가장 친환경적이지만, 현재 기술 수준과 경제성을 고려할 때 블루수소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된다.
이에 국내 정유업계는 수소 생산부터 유통, 충전 인프라 구축까지 밸류체인 전반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며, 수소 경제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SK인천석유화학 공장에 액화수소플랜트를 건설하고, 정유 공정에서 발생하는 그레이수소(부생수소)를 활용해 연간 3만톤의 액화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최근 인천 공장의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효율을 89%까지 개선해 연간 블루수소 생산량을 3.5만 톤으로 늘렸으며, 생산원가를 kg당 2.8달러까지 낮췄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5년 기준 블루수소 생산원가는 kg당 2.5~3달러로, kg당 6.8달러 수준인 그린수소보다 경제성이 높다.
HD현대오일뱅크는 '수소 드림(Dream) 2030 로드맵'에 따라 충남 서산시에 연간 약 20만 톤 규모의 수소 생산 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수소 드림 2030 로드맵'은 HD현대 계열사들이 오는 2030년까지 육·해상에서 수소의 생산·운송·저장·활용까지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HD현대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이다.
GS칼텍스는 수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CCUS 사업에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화학연구원과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사업 협력 및 전략적 제휴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전라남도 및 여수시와도 CCU 메가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이를 바탕으로 여수산단에서 기술 연구와 실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정유업계의 블루수소 전환이 단순한 친환경 투자가 아니라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고 분석했다. 한 에너지 관련 연구원은 "전통적인 정유 사업만으로는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지금은 블루수소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그린수소까지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통해 수소 등 무탄소 에너지원의 발전 비중을 2050년까지 13.8~21.5%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월에는 이산화탄소 포집·수송·저장 및 활용에 관한 법률(CCUS법)'을 제정해 2030년까지 소규모 실증기술, 2050년까지 대규모 실증기술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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