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서 상반기만 희망퇴직 5700명, 조직 슬림화 속도 낼까?
삼성의 슬림화가 속도를 내고 있는 걸까. 올해 삼성 주요 계열사에서 5700여명의 희망퇴직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 매각에 이은 업황의 영향이 아무래도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는 직접적인 구조조정과는 별개로 풀이된다. 19일 삼성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 계열사 중 올해 희망퇴직을 진행한 곳은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삼성물산 등이다. 이들 5개사의 지난 6월30일 기준 임직원은 총 4만9259명으로, 지난해 말 5만4988명 대비 5729명(10.4%)이 감소했다. 이 가운데 삼성SDI의 감소 폭이 가장 크다. 삼성SDI는 케미컬 부문 분리의 영향으로 1만1084명에서 1662명이 감소한 9422명으로 나타났다. 또 삼성중공업은 조선업황의 부진에 따른 영향이 큰 탓에 1만3974명에서 1619명이 줄어든 1만2355명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도 지난해 말부터 반년 새 1만2083명에서 910명이 줄어들어 1만1173명이 됐다. 삼성 금융 계열사는 지난 2014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해 올 상반기 인력 감축은 특별히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인 삼성전자도 지난해 말 9만6898명에서 올해 상반기 9만5420명으로 147명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는 정확한 수치가 아니다. 업황 등의 영향으로 희망퇴직자는 발생하고 있지만 수시로 경력채용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은 지난 3개월간 경력직 사원을 수시로 채용했다. 전자사업 부문에선 삼성전자가 종합기술원, 부품 생산기술연구소 설비기술, 한국총괄 콘텐츠·MD, 영상·디스플레이 마케팅 등의 경력사원 채용을 진행했고 삼성SDI는 자동차용 중대형전지 관련 경력직을 공개모집했다. 이외 업황이 어려운 중공업과 건설은 눈에 띄는 경력채용이 없었고, 금융부문에선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이 심리상담 전문가 등을 계약직 경력사원 형태로 채용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다만, 이는 올해 대규모 희망퇴직자가 나온 5개 계열사와는 별도로 진행됐기 때문에 결과적으론 조직 슬림화로 귀결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상반기 희망퇴직자인 5700여명은 지난 2014년말 이후 화학, 방산계열을 매각할 당시 줄어든 8000여명의 인력과도 맞먹는 수준이다. 이러한 가운데 삼성은 삼성증권의 매각설과 제일기획 매각무산 등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조직과 인력개편을 통한 비용절감과 군살빼기 등 이재용식 실용주의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고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지난 2012년 이후 신규채용을 포함한 임직원의 증감 현황은 정확하지 않다"며 "희망퇴직도 있지만 틈틈이 경력사원을 수시로 채용하고 있고, 이는 공시에 나온 인력 현황에 정확하게 포함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2014년 이후 화학과 방산계열 매각으로 임직원의 수가 대폭 줄어드는 등 기업 간 인수·합병(M&A) 등의 이슈도 있었다"며 "희망퇴직의 경우 자발적인 인력 감소고 경력사원은 일반적인 수시 경력 채용과 같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