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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여는 사람들] 어둠 뚫는 심야버스, 종착지는 '희망'

[새벽을 여는 사람들] 희망을 태우는 심야버스기사 이원우 씨 지난달 25일 오후 11시. 김포공항 인근의 강서공영차고지에 버스들이 꼬리를 물고 들어온다. 빈 주차공간을 하나씩 차지한 버스가 종일의 노곤함을 털고 잠을 청하는 사이 N26번 버스는 불을 환하게 밝히고 나설 준비를 한다. 밤(Night)을 뜻하는 영문의 앞 글자를 붙여 이름 지어진 N26번 버스는 매일 자정부터 새벽 5시까지 운행되는 '심야버스'다. 서울시에서 지난 2013년 4월 N26번과 N37번 등 2개 노선으로 출발한 것이 현재는 8개 노선으로 늘었다. 3년 가까이 N26번 버스를 몰고 있다는 이원우 씨(55)는 오늘도 '안전운전'을 다짐하며 운전석에 앉는다. ◆버스 운전대…이제는 '인생 동무' N26번 버스는 강서구 공영차고지에서 출발해 개화역∼송정역∼합정∼홍대∼종각∼상봉역을 지나 중랑구 공영차고지까지 달린다. 다시 중랑차고지에서 강서차고지로 돌아오는 '1회 왕복'을 무사히 마치는 것이 이 씨의 임무다. "젊었을 때는 하고 싶은 일이 따로 있었어요. 생각하기를 즐기고 한 가지에 빠지면 조용히 탐구하길 좋아해서 역동적이고 변수가 많은 운전이 직업이 될 줄은 생각도 못했어요." 이 시대 아버지들이 그러하듯 이 씨 또한 커가는 자식 뒷바라지를 위해 운전대를 잡았다. 그런 버스는 어느덧 이 씨와 십 수 년을 함께한 동무가 됐다. "운전을 시작한지 벌써 14년이 지나 아들, 딸도 다 컸고…. 정년까지 3년 정도 밖에 남지 않았네요." 이 씨는 처음 이 일을 시작한 때만 하더라도 운전기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썩 좋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사람들이 운전을 단순직업이라 여겨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는 것. 하지만 최근 일자리 부족 현상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버스기사를 안정적이고 나쁘지 않은 직업으로 쳐주는 것 같다며 헛헛하게 웃었다. 이 씨는 모든 승객에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건넨다. 자신과의 약속이다. "생각보다 취객은 많지 않고 간혹 애정행각을 하는 커플이나 전화통화로 개인방송을 하는 사람, 일행이 함께 타서 시끄럽게 하는 경우는 있어요. 조금만 옆 사람을 배려해주면 좋겠어요." ◆"시민의 발…교통문제 해결되길" 첫 정거장을 출발한 지 십분 남짓 됐을까. 버스는 어느새 만석이다. 자리가 없어 통로에 선 승객들은 손잡이에 몸을 의지한다. "버스에는 저 처럼 야간에 일하는 분들이 많이 타요. 대부분 생계와 연관돼 있는 거죠." N26번 버스 승객은 대리운전기사부터 청소부, 야간업무를 마친 회사원, 취업준비생 등 모습도 각각이다. 심야버스 배차시간은 40분 정도. 지하철 처럼 정거장을 지나는 시각이 정확하지 않아 승객들은 넉넉하게 움직여 10분에서 20분 정도 기다렸다 타기를 마다치 않는다. "서울은 대중교통이 잘 돼있는 편이지만 아무래도 심야에는 불편을 겪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버스를 오래 몰다보니 도로 위의 교통 수급 불균형 문제가 다 보이더라고요." 그는 특히 오후 11시 30분부터 오전 1시 30분 사이 어느 지역에는 빈 택시가 줄지어있는 반면 어디엔가는 택시가 없어 교통대란을 겪는 사례를 문제로 지적했다. 한창 논란인 '심야콜버스'도 이러한 수급 불균형이 빚어낸 결과라고 했다. "운수업 종사자 간 밥그릇 싸움으로 몰아갈 일이 아니라 반대하는 쪽은 왜 그런지, 찬성하는 쪽의 이유는 무언지를 보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 시민을 위한 최선책을 찾아야죠." 오전 5시, 누군가의 안전귀가를 책임진 이 씨가 퇴근할 시각. 이제 6시간 정도 자고 일어나 공방에서 목공작업에 몰두한다고 한다. "수년 전부터 가구 만드는 일에 재미를 붙였어요. 언젠가는 제 공방을 내는 게 소원입니다."

2016-03-08 21:37:43
[살맛나는 세상 이야기] LG그룹 사회적 책임과 성장하는 ‘꿈의 이야기’

[메트로신문 나원재 기자] "저희들은 전자섬유(Electronics Textile)에 활용할 수 있는 유기 나노선 대면적 제조와 패터닝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 인간의 뇌를 흉내 내는 뉴로모픽(neuromorphic) 전자 소자도 연구 중입니다." 이태우 포항공과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은 "대기업의 관심이 굉장히 중요하게 됐고, 유망 기술에 대해 기업들도 지속적으로 연구하는 팀이 있어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교수팀은 플렉서블(flexible) 디스플레이의 상용화를 앞당길 소재로 주목 받고 있는 '그래핀 나노리본'을 단기간에, 그것도 경제적으로 제작하는 원친기술을 개발했다고 익히 알려졌다. 그래핀은 탄소들이 벌집 모양의 육각형 그물처럼 배열된 평면들이 층으로 쌓인 구조의 한 층을 말하며, 나노리본은 그래핀 폭이 나노미터인 리본 형태로 잘라낸 것이다. 알려진 바로는 물리적, 화학적 안정성이 매우 높은 '그래핀'은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고, 반도체로 주로 쓰이는 실리콘 대비 100배 이상 전자의 이동성이 빠르다. 특히 강철보다 200배 이상, 다이아몬드보다 2배 이상 열전도성이 높은데다, 빛을 대부분 통과시키고, 신축성도 매우 뛰어나 초고속 반도체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만으로 작동하는 컴퓨터, 고효율 태양전지, 웨어러블 기기 등에 사용되는 꿈의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b]◆꿈의 소재는 진화 중…LG도 동참[/b] 이 교수팀은 이와 함께 플렉서블한 유기, 유무기 반도체를 사용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와 조명에 활용되는 주요 소재를 개발하기도 했다. 최근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준의 효율을 가지면서도 색 순도를 보다 월등히 해 천연색에 가까운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는 유·무기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발광다이오드를 '사이언스'지에 보고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그래핀 나노리본 연구기간은 대략 1년 정도 걸렸고, 개발 당시 큰 어려움은 없었다"며 "다만, 현재 그래핀 나노 리본은 초보 상태라, 대면적의 대량생산 등 상업화를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OLED도 대략 10년 넘게 기업연구소의 기술개발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며 "당장의 상업화 기술뿐 아니라, 향후 10년 이후 상업화가 가능한 유망 기술도 학계와 기업이 동조해 개발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교수는 이어 "학계와 기업의 연구는 당연히 다르지만, 기업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만 지금까지 안정적으로 성장해 왔다"며 "특히 전자소자와 관련해서는 LG 등 대기업의 관심 유무가 중요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이 교수팀은 지난 2014년 LG 연암문화재단이 1년간 해외연구를 지원하는 '연암해외연구교수 지원사업'에 선발돼 지원사업의 권위를 높이기도 했다. [b]◆구본무 회장 "후원은 매우 보람된 일" 사회적 책임 강조[/b] 당시 LG 연암재단은 세계 첫 고체 윤활제 일종인 '이황화몰리브덴'을 활용해 아주 얇으면서도 휘어지는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이탁희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등 국내외서 연구 성과를 인정받은 교수들을 선발해 지원했다. 연암문화재단은 지난 1989년부터 매년 대학교수를 선발해 1년간 해외연구를 지원해왔다. 이는 구본무 LG 회장이 강조한 대학교육의 중요성과 이를 통한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일맥상통한다. 구 회장은 그간 지속적으로 대학 학문과 우수 인재를 강조해왔다. 연암재단의 교수 지원사업에 대해서도 구 회장은 "역량이 탁월한 교수님들을 후원하는 일은 매우 보람된 투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을 정도다. 그는 올 2월 국내 우수 이공계 석·박사를 초청해 R&D 중요성을 강조하며 "LG에서 다시 만나길 기대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같은 맥락으로 LG그룹은 국가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에 앞장선다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그룹은 사회적 위인 위로금 전달과 독립운동 시설과 유공자 지원사업, 청소년 교육 지원, 시각 장애인을 위한 책 읽어주는 도서관 등을 운영 중이다. LG복지재단은 지난해 'LG 의인상'을 신설하고,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게 '의인상'과 위로금을 전달해왔다. 'LG 의인상'은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하자"는 구 회장의 마음이 담긴 상이다. 재단은 또, 지난 1월 대구지하철 1호선 승강장에서 선로에 추락한 시각장애인의 생명을 구한 최형수 해병대 병장에게는 대학 졸업까지 장학금을 지급하고, 전역과 졸업 후 채용키로 했다. 그룹은 아울러, 구인회 LG 창업회장의 독립운동 자금 지원으로 시작된 LG의 독립운동 정신을 계승, LG의 사업역량을 활용해 관련 시설 개보수와 유공자 지원 사업에 앞장서고 있다. 구인회 창업회장은 1942년 중경 임시정부 독립운동자금 마련을 위해 찾아온 백산 안희제 선생에게 당시 적지 않았던 1만원을 희사한 바 있다. 그룹에 따르면 이 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부친 춘강 공이 일정 구여순 선생을 통해 당시 상해 임시정부에 5000원의 독립운동자금을 지원한 일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현재 LG하우시스는 이를 이어 받아 지난해 중경 임시정부 청사와 서재필 기념관 등을 선정해 '독립운동 관련 유적 및 기념관 개보수' 사업에 착수해 기념관의 재개관을 끝마쳤다. 올해부터는 '독립유공자 주거환경 개선' 지원 사업도 시작했다. [b]◆지원 의지에 기술 접목하며 다양한 꿈 지원[/b] 한편, LG는 저소득가정과 다문화가정의 청소년들을 지원하는 20여개 사회공헌 활동에도 매진하고 있다. 21년째 저소득가정의 저신장 아이들이 키와 꿈을 키울 수 있는 '성장호르몬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룹은 또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LG 사랑의 다문화 학교'를 통해 이중언어와 과학 분야에 재능이 있는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을 선발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와 카이스트 교수진이 지도하는 교육을 2년간 무료로 지원했다. 그룹은 일련의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정신에 LG의 기술력을 접목한 활동도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그룹은 LG상남도서관을 통해 장애인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책 읽어주는 도서관'을 운영 중이다. 이 도서관은 LG전자와 LG유플러스가 개발해 기증하고 있는 '책 읽어주는 휴대폰'이나 PC를 통해 도서관 홈페이지에 접속해 음성으로 제작된 도서를 무료로 다운로드받아 들을 수 있는 서비스다. 모바일 기기로 제공되는 음성도서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1만권 이상 음성도서를 보유하고 있고, 이용 건수도 100만 건을 넘어섰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지난해 국방부와 병사 수신용 공용 휴대전화 사업자 결정을 위한 입찰에서 사실상 무상지원인 '1원'을 제시해 사업자로 선정돼 화제를 모았다.

2016-03-06 18:24:32 나원재 기자
[새벽을 여는 사람들] SBS 스포츠 조민호 캐스터 "새벽 중계, 시청자 위해 최고의 컨디션 유지하죠"

축구 팬이라면 누구나 밤을 지새운 적이 있을 것이다. 시차 때문에 새벽에 열리는 유럽 축구를 보기 위해서다. 이들과 함께 누구보다 활기찬 목소리로 새벽을 맞이하는 사람이 있다. SBS 스포츠의 조민호 캐스터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2015-2016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16강 토트넘(잉글랜드)과 피오렌티나(이탈리아)의 32강 2차전 경기가 있었던 지난달 26일 새벽, 서울 상암동에 있는 SBS 프리즘타워는 불이 꺼지지 않은 채 빛나고 있었다. 조민호 캐스터는 전날 밤부터 여러 가지 자료를 챙기며 경기 중계를 준비하고 있었다. 조민호 캐스터는 1997년 SBS 스포츠의 전신인 한국스포츠TV 아나운서로 입사한 뒤 지금까지 스무 개가 넘는 스포츠 종목을 중계한 스포츠 전문 캐스터다. 그중에서도 메인 분야는 바로 축구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시작으로 매회 월드컵 중계를 해오고 있으며 K리그는 물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스 리그, 유로파리그 등의 해외 축구 중계도 해오고 있다. 스포츠 중계는 다른 방송과 달리 밤낮이 없다. 조민호 캐스터 또한 스포츠 캐스터를 시작한 뒤 밤을 새우는 걸 당연하게 여기며 일하고 있다. 그래서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낮이든 밤이든 늘 "방송 컨디션을 잘 만드는 것"이다. 새벽 3시에 만났음에도 지친 기색 없이 에너지가 넘치던 그의 목소리가 이를 잘 보여줬다. "아나운서에게는 목소리 관리가 제일 중요합니다. 그래서 목감기라도 걸릴 것 같으면 바로 병원에 가서 치료를 하죠. 책상 서랍에도 항상 감기약이 준비돼 있고요. 쉴 때도 제대로 잘 쉬는 게 중요해요. 운동도 틈틈이 하고요. 물론 피곤하기는 해요. 그럼에도 시청자에게 최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에 컨디션을 유지에 최선을 다합니다." 조민호 캐스터는 "스포츠 캐스터는 전문적이어야 한다"며 "시청자 수준이 높아진 만큼 더욱 정확하고 자세한 정보를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중계는 다양한 자료를 준비하는 데서 나온다"고 믿는다. 그래서 조민호 캐스터는 경기 시작 3~4시간 전부터 자료를 찾으며 그날의 중계를 준비한다. 각 팀의 최근 성적과 선수 명단 등을 일일이 손으로 적으며 외우고 또 익힌다. 경기 시작 1시간30분 전부터는 분장을 한다. 분장을 마친 뒤에는 경기 1시간 전 발표되는 공식 라인업을 확인하며 막바지 중계 준비에 들어간다. 이날 경기는 토트넘의 손흥민의 선발 출전 여부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새벽 4시에 발표된 라인업에서 손흥민은 교체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조민호 캐스터는 당황하지 않았다. 여러 차례 자료를 훑어보면서 충분한 준비를 했기 때문이다. 피오렌티나가 골키퍼 2명을 교체 선수 명단에 포함한 것이 눈에 띄었다. 조민호 캐스터는 이내 인터넷을 통해 자료를 찾으며 관련 정보를 수집했다. 박문성 해설위원과도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방송을 준비했다. 누구나 그렇듯 조민호 캐스터도 한때는 다양한 직업을 꿈꿨다. 스포츠 캐스터도 그중 하나였다. 대학을 졸업할 무렵과 교직과 아나운서 두 가지 길 중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하자"는 생각으로 아나운서를 선택한 것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어느 새 40대 후반에 접어들었지만 그는 "아직도 한창 일할 때"라며 "많은 시청자에게 전문적으로 중계를 잘한다는 말을 들을 때까지 일할 것"이라는 말과 함께 환하게 웃었다. "후배 아나운서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디딤돌 같은 선배가 되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경기 시작 30여분을 남겨둔 새벽 4시30분, 드디어 스튜디오에 불이 들어왔다. 자리에 앉은 조민호 캐스터는 화면과 마이크를 체크하며 중계 준비에 나섰다. 리허설에 들어가자 박문성 해설위원과 능숙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순조로운 호흡을 보여줬다. 이곳에 새벽은 없었다. 축구를 향한 열정, 그리고 시청자에게 최선의 중계를 전달하겠다는 지치지 않는 노력이 있었다. "지금까지 중계한 경기를 모두 합치면 3000경기 정도가 될 거예요. 누군가는 '최다 중계'가 아니냐고도 말해요. 물론 비공식적인 기록이지만요(웃음). 하지만 그런 커리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중계해야 할 경기가 더 많이 있다는 것이에요. 이 새벽에 함께 축구를 보는 분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그런 고마움에 더 열심히 경기를 중계하려고 준비하고 또 준비합니다." [!{IMG::20160301000071.jpg::C::480::SBS 스포츠의 조민호 캐스터./손진영 기자 son@}!]

2016-03-01 13:37:00 장병호 기자
[새벽을 여는 사람들] 시민 건강 내손에…수서차량기지 고압살수차 운전관리자 김동수씨

열차 운행 종료된 터널 돌며 청소 구슬땀 맑은 공기 제공하는 것에 가장 보람 느껴 지난 18일 오후 11시. 지하철 3호선 수서역 4번 출구 인근 서울메트로 수서철도차량기지는 차가운 새벽 공기가 온몸을 감싸돌아 다소 쌀쌀했다. 인적이 드문 곳이라 적막감마저 드는 이곳에는 지하철 터널 곳곳을 깔끔하게 청소해 주는 고압살수차 근무자들이 있다. 주인공은 김동수씨(48세)다. 김 씨는 올해로 서울메트로에 근무한지 20년째인 베테랑 직원이다. 철로 보수 정비 업무를 7년간 하다가 고압살수차 운전관리자 업무로 넘어온 지 13년이 됐다고 했다. 김 씨는 잦은 새벽 교대 근무로 생활 리듬이 일정치 않은 것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김 씨는 "몇 년씩 일해도 새벽 근무는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고 저 역시도 그렇다"며 "힘든 업무에 적응하기 위해 주말마다 산행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힘들어도 터널 세척을 통해 분진 등을 제거한 후 시민에게 맑은 공기를 제공해 줄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고압살수차 업무가 힘든 것은 야간까지 모든 열차 운행이 끝난 뒤에 전력이 끊겨야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무는 5명(서울메트로 직원 1명, 외주업체 직원 4명)이 1조를 이루며 4개조가 주간과 야간, 비번, 야간 등의 순서로 근무한다. 주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40분, 야간은 다음 날 오후 6시부터 익일 오전 9시까지 하는 방식이다. 터널 청소는 야간 근무때 새벽 1시 30분부터 4시까지 3시간 가량을 하게 된다. 주기는 4일에 한번 꼴이다. 서울메트로 직원은 운전 관리자 업무를 수행하고 나머지 4명은 외주 업체 직원으로 실무를 본다. 일찍 도착한 탓에 약 2시간가량을 직원들 휴게실에서 대기했다. 시계가 자정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직원들은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오전 1시 10분이 조금 넘어서자 김 씨를 비롯한 작업자들은 고압살수차가 있는 차량 기지로 이동했다. 차량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볼 수 있는 지하철 열차 1량(18m) 정도의 크기였으며 높이는 약 4m에 달했다. 이동을 위해 오른 차량 공간은 딱 사람 보폭 수준으로 좁았다. 가딱 잘못했다간 그대로 넘어질수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위험하다고 느껴졌다. 내부는 지하철 운전석과 흡사한 모습이었지만 운전석이 2곳으로 더 넓었다. 작업자들은 업무에 앞서 안전 조끼와 안전모를 쓰고 점검에 나섰다. 차량 앞뒤로 2명의 운전자가 탑승해 간단한 정비 후 시운전에 들어갔다. 이내 차량 앞뒤로 힘찬 시동 소리가 울려퍼졌다. 시운전은 10분 가량 이어졌고 이 시간동안 작업자들은 차량 앞뒤로 부지런히 움직이며 점검에 들어갔다. 가까이서 들을 순 없었지만 굉장히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에서 프로 정신이 느껴졌다. 이내 차량 기지 문이 열리자 차량 안에서는 막바지 차량 정비가 진행됐다. 1시 30분 가량이 돼서야 고압살수차 청소가 이뤄지는 장소로 이동했다. 차량기지를 빠져나와 거꾸로 이동하면서 바라 본 터널 안은 웅장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개방감이 들었다. 가는 동안 감독관은 주기적으로 앞뒤를 오가며 상황을 체크했다. 운전석에서는 진로 양호와 신호 확인 구호가 연신 외쳐졌다. 청소는 운전석 내부 기계 버튼을 누리면 고압의 물이 분무기처럼 뿌려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차량 버튼은 도상세척(레일 바닥의 자갈 청소), 레일세척 분진제거(터널 위의 천정 먼지를 물 뿌려 제거), 벽면 세척(터널 벽면 먼지 제거) 등 청소구역별로 구분돼 있었다. 순서는 벽면 세척을 하고 분진제거 레일세척 도상 세척 순이었다. 청소 시연은 양재역을 가기 직전 넓은 터널 입구에서 실시됐다. 도상세척, 레일세척 분진제거, 벽면 세척 순으로 청소 과정이 시연됐으며 약 30분간 이뤄졌다. 도상세척은 차량을 천천히 이동하면서 레일 바닥에 물을 뿌려 먼지 등을 닦아내는 방식이었다. 분진제거는 운전석 바로 앞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는 방식으로 실시됐다. 마치 세차장에 들어간 느낌처럼 앞 유리창이 물로 뒤덮여 시야 확보가 어려웠다. 마지막으로 벽체 세척이 이뤄졌다. 워낙 수압이 세고 열차와 벽체가 가까워 청소가 끝날 때까지 멀리 떨어져 있었다. 청소를 마친 뒤 지하철역을 빠져나가기 위해 교대로 이동했다. 역 안에서도 청소 도우미분들이 열심히 청소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지하철 역사 안팎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새벽을 여는 사람들의 노력과 열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2016-02-23 14:20:14 박상길 기자
[새벽을 여는 사람들] "영하에 흐르는 땀" CJ프레시웨이 박범환 사원

오후 6시. 모두가 퇴근을 준비하는 시간 CJ프레시웨이 이천 물류센터의 박범환(31·남) SCM본부 사원은 출근을 서두른다. 세상이 잠드는 시간 전국의 음식점에 식자재를 공급하는 이천 물류센터 박 사원의 소원은 가족들의 얼굴을 좀 더 많이 보는 것이다. 그는 이곳에서 품질과 위생을 관리한다. "CJ프레시웨이에 입사했을 때 어머니께서 너무 좋아하셨어요. 잔치가 벌어졌죠(웃음). 대기업에 들어와 부담도 많았는데 현재는 책임감이 늘었습니다. " 박씨가 근무하는 CJ프레시웨이 이천 물류센터는 일 평균 350여 톤에 달하는 식자재가 유통되는 곳이다. 그는 이곳의 전산과 식자재 품질, 위생상태 등을 점검한다. 식자재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센터의 온도는 사계절 영하다. 하지만 이곳에서 바삐 움직이는 박씨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혀 있다. "책임이 막중합니다. 모든 입·출고 품목은 검수해야 하기 때문이죠. 제 실수로 식자재가 잘못 배달되거나 할 수 있거든요." 쉴틈없이 바쁜 현장이지만 박 사원의 얼굴은 결의로 가득차있다. 일이 많아 힘들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입사 5년차이다. 제가 처음 입사할 때 비해 물량이 2배 이상 늘었어요. 물량이 증가한 것은 장사가 잘된다는 것이죠. 오히려 보람을 느낍니다. 센터장님과 동료 직원들도 서로 도와주고 격려하는 등 직장 분위기는 최고입니다." 박 사원의 근무시간은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다. 바쁜 물류센터 일정에 제대로 쉬는 날은 일주일 중 토요일뿐이다. 남들이 잠들 때 일하고, 남들이 깨어있을 때 자야하는 그에게 가장 힘든 것은 가족들과의 대화와 연애다. '힘들다'는 불멘소리를 듣기 원했던 기자는 '보람된다'는 박 사원의 말에 조금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요즘같은 시대에 회사의 성장을 곧 자신의 성장으로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바쁘고 힘든 일정에 직원들간의 유대감도 높다. 성원섭 이천물류센터 센터장은 "센터가 돌진하고 있는 느낌이다. 도전의식을 가지고 있다. 본사에서 모든 작업의 결과물을 나오게 하는 곳이다. 납품업체와 기사들 간의 유대관계를 만들어 준다. 단순한 물류 관리만 하는 것만 아니다. 유대관계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많은 지입기사들이 이곳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과거에는 배달착오 등이 발생하면 직원들 간의 언쟁이 비일비재 했었다. "싸움도 많이 말렸어요. 지금은 모두가 형 동생 하는 사이죠. 예전에 실수도 많이 했고, 가끔 언쟁도 있었죠. 싸움도 말리기도 했습니다(웃음). 센터장께서 멘토를 잘해주셔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입사 당시 '컴맹(?)'이었던 박 사원은 지금 컴퓨터 박사가 됐다. 다 직원들 덕분이다. 그래도 선배들은 그에게 틈틈히 컴퓨터를 지도해 준다. CJ프레시웨이 이천 물류센터에는 전통이 하나 있다. 센터에 입사한 직원을 위해 본사 선배다 직원 센터로 출근해 업무과정 모무들 멘토해 준다. 근무 환경도 박 사원에 맞춘다. 센터 이곳 저곳을 기자에게 소개해주는 박 사원은 마치 자신의 집을 안내해 주는 것 같았다. 각 장소에 있는 직원들에게 큰 소리로 인사하며 설명을 하는 그 얼굴에는 즐거움이 가득했다. "올해 소원은 결혼이에요. 밤에 일하는 저를 이해해 줄 수 있는 좋은 여자를 만났으면 좋겠어요. 더 큰 꿈은 이곳 센터장이 되는 거에요. 제가 센터장이 될 때 쯤이면 물류센터는 지금보다 몇 배는 클 거에요. 거대한 물류센터의 리더가 되는 것. 충분히 꿈꿀만한 바램이라고 생각합니다"

2016-02-16 18:01:38 김성현 기자
<살맛나는 세상 이야기>포스코의 "새집 줄게 헌집 다오"

[메트로신문 오세성 기자] 화마(火魔)로 집을 잃은 이웃에게 어떤 위로를 해줄 수 있을까. 포스코는 2009년부터 화마로 집을 잃은 이웃들에게 새집을 선물하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독거노인의 주거안정을 위해 지난 2009년 1월 철강협회, 기아대책본부, 경상북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사랑의 집짓기 사업을 시행했다. 이 사업에서는 그해 1월 2일 포항시 구룡포읍 장길리의 집이 화재로 전소된 부재화 할머니가 지원대상으로 선정됐다. 스틸하우스 공법으로 8월 17일 공사를 시작해 14일 만인 31일 39㎡(11.8평)짜리 새 집을 완성해 전달했고 이 일을 시작으로 포스코는 7년째 스틸하우스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스틸하우스는 1996년 포스코가 국내에 도입한 건축 공법으로 화재, 지진, 태풍 등 자연재해에 강한 것이 특징이다. 단시간 내 시공이 가능해 긴급지원에도 적합하다. 이를 계기로 포스코는 사회공헌사업 차원에서 2009년부터 전국 소방서의 추천을 받아 화재로 집을 잃은 저소득 가정에게 새 집을 선물하는 '해피하우스' 사업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국민안전처가 전국 소방서의 추천을 포스코에 전달하면 포스코가 현장실사를 통해 지원 대상자를 선정한다. 2009년 9월 1일 경상북도 포항시 구룡포읍 장길리에 해피하우스 1호를 전달하고 그해 10월 강원도 동해시 비천동에 2호를, 12월에는 경기도 연천군 군남면 옥계리에 3호를 전달했다. 2010년에도 세 곳을 지원했고 이후 매년 두 곳을 선정해 해피하우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소재부터 디자인까지 포스코그룹이 직접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6일 충청북도 충주시에 준공된 해피하우스 15호는 포스코강판에서 개발한 성형패널을 사용하고 포스코 A&C가 설계를, 포스코 철강솔루션마케팅실에서 디자인을 했다. 지난해 11월 17일 인천시 강화군에 완공된 해피하우스까지 포스코는 7년 동안 16호의 주택으로 화마에 집을 잃은 이웃들을 위로했다. 포스코 담당자는 "올해부터는 지원대상을 기존의 화재피해 가정뿐 아니라 저소득 가정으로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1%나눔재단도 2013년부터 스틸하우스를 통해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포스코1%나눔재단은 2011년 10월부터 그룹사 임직원이 급여의 1%를 기부하고 회사도 그 만큼의 금액을 기부하는 매칭그랜트 형식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2만3000여명이 기부에 동참해 약 85억원의 기부금이 모였다. 포스코가 진행하는 '해피하우스' 사업이 개인의 주거용 주택을 지원하는 것이라면 나눔재단의 '스틸하우스 건립사업'은 지역사회를 위한 건물을 매년 1채씩 짓고 지방자치단체에 기부채납하고 있는 사업이다. 2013년 1월 포항 지역에 소외·학대노인 보호시설인 '해피스틸하우스'를 시작으로 2014년 시청각 장애인 복지센터인 '해피스틸복지센터'(광양), 2015년 '강북청소년 드림센터'(서울)를 건설했다. 김은영 강북청소년 드림센터장은 "포스코 임직원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은 덕에 청소년 쉼터 기능을 갖춘 드림센터가 생겼다"고 말했다. 강북청소년 드림센터는 가출 청소년, 청소년 독립가정 등을 지원·보호하고 필요한 경우 최대 일주일의 숙식을 제공한다. 나눔재단은 완공한 건물의 보수에도 지원의 손길을 이어가고 있다. 김 센터장은 "겨울을 나며 건물 벽면에 누수현상이 일부 발생했는데 나눔재단에서 1층과 2층 벽면을 다시 시공해줬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올해 인천시 동구 화수동에 '화수동 스틸하우스 영유아복지시설'을 건설하고 인천 동구청에 기부할 계획이다. 해당 지역에 저소득 맞벌이 가구의 비중이 높은 점에 감안해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놀며 학습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권오준 포스코1%나눔재단 이사장은 "1% 나눔이 행복의 불씨가 되길 희망하며 앞으로도 '더 따듯한 세상'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2016-02-14 21:06:48 오세성 기자
[새벽을 여는 사람들] 30년 화재 진압 위해 발로뛴 서유원 을지로119센터장

[새벽을 여는 사람들] 30년 화재 진압을 위해 발로뛴 서유원 을지로119센터장 [메트로신문 정문경 기자] 지난 22일 아침 8시 서울시 동대문 쇼핑센터와 문화시설이 즐비한 시내 한 곳에 위치한 을지로119센터에는 이른 아침부터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화재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주·야·비 3교대로 근무하는 소방대원들은 실시간으로 무전기를 통해 상황보고를 하고 있었다. 24시간 항상 불이 켜져 있는 을지로119센터에서 서유원(59) 센터장을 만났다. 서 센터장은 30년의 경력을 가진 베테랑 소방대원이다. 서울중부소방서에서 소방사로 첫 발을 내딛은 이후 진압대장을 거쳐 올해부터 을지로센터에서 센터장으로서 일하고 있다. 위험을 무릅쓰고, 생사를 넘나드는 직업이지만 지금까지 열심히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본인의 손으로 남을 구할 수 있다는 행복감과 뿌듯함 때문이다. "내가 아니면 생존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사람들을 구해냈을 때, 5~10분 골든타임이 중요하기 때문에 구조했을 때 희열감은 정말 오래 간다. 그 때 행복했던 마음과 보람으로 지금까지 일할 수 있었다." ◆매일 아침 가장 깨끗한 속옷을 입는 이유 물론 힘든 때도 있었다. 화재현장에서는 조심한다고 해도 원치않는 사건이 발생하곤 한다. 화재 진압 현장에서는 모든 것이 위험요소다. 화상은 기본이고, 특히 건물이 붕괴될 때가 가장 위험하다. 화재의 2차 피해인 붕괴사고로 인해 매년 전국에서 여러 명의 소방관들이 목숨을 잃거나 크고 작은 부상을 입는다. 순직하는 소방대원은 1년 평균 4명 정도이다. "현장에서 일하는 동료가 순직했을 때의 마음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한참동안 힘들어 한다. 부상이나 죽음의 위험은 모든 소방대원들이 안고가야 하는 부분이다. 나는 예전부터 매일 아침 출근할 때 가장 깨끗한 A급 속옷을 입었다. 혹시 현장에서 죽게 된다면 가장 깨끗한 모습으로 가야 한다는 다짐을 해왔기 때문이다." 서 센터장 또한 2년전 화재 진압 현장에서 바닥이 내려 앉아 추락하면서 갈비뼈 4개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입었다. 서울중부소방서가 관할하는 중구에는 흙으로 지어진 오래된 건물들이 아주 많은데, 이런 건물들은 화재가 발생했을 때 붕괴 위험이 아주 높다. 그래서 서씨와 을지로119센터에서는 동대문 일대의 위험성이 높은 노후 건물들을 다 파악해 목록으로 만들고, 화재예방을 위한 특별관리를 한다. 소방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고, 화재가 발생할 경우 진입방법과 경로까지 사전에 준비하고 있다. ◆"화재 예방 위해 철저한 현장 대비 필요" 서 센터장의 하루일과는 화재출동이나 인명 구급활동에 나가는 대원들이 안전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감독과 지도활동을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같이 현장에 투입될 때도 마찬가지다. 그가 센터장으로 임명된 뒤 특히 관심을 갖는 것은 동대문 근처 대형건물과 연결된 지하철 환승역이다. 평소 2000여명이 동대문 DDP와 같은 대형 건물과 지하철 부근으로 다니는데, 이 곳에서 유사시에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곳이다. 예를 들어 동대문 근방의 대형 건물은 지하철 몇개 역과 같이 연결돼 있으면서 지하철 역끼리 역길로 연결돼 있다. 지하철이나 건물에서 화재가 나면 연기가 통하면서 피해가 커질 수 있다. 그래서 서센터장은 최근 지역 근방을 돌아다니며 지하철 역장과 통로 안전관리자들과 협의해 유사 대처방법에 대해 항상 알리고 있다고 한다.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준소방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5분이라는 시간은 사고현장에서 무척 크다. 소방서에서 자칫하면 놓칠 수 있는 것을 현장에서 대처를 잘 해야 한다. 그래야 유사시에 안전하게 대피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IMG::20160125000134.jpg::C::480::화재 신고를 듣고 현장으로 출동하는 을지로119센터 소방대원 박종규 소방위가 다급하게 방화복을 입고 있다. /사진=손진영 기자}!]

2016-01-26 08:15:59 정문경 기자
[새벽을 여는 사람들]<11> 거리의 청결지킴이, 환경미화원 박성균 씨

[새벽을 여는 사람들] 거리의 청결지킴이, 환경미화원 박성균 씨 지난 15일 새벽 5시, 긴긴 겨울밤을 깨우는 빗자루질 소리가 서울 도심 한복판을 가로지른다. 아직은 깨어있는 사람보다 한밤중인 이들이 많은 이 시각, 14년째 변함없이 빗자루를 들고 하루를 시작하는 박성균씨(40)를 만났다. 박 씨는 서울 종로구 환경미화원이다. 지난 2003년 종로구청 환경미화원 공개채용에 지원해 입사한 당시 박 씨의 나이는 27세. 대학을 졸업하고 가구회사에서 일하다가 환경미화원에 도전한 데는 아버지 박병두씨(67)의 영향이 컸다. "하루도 빠짐없이 성실하게 일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자랐기에 아버지의 뒤를 따라 이 일을 시작했어요." 박 씨의 동생도 형보다 1년 늦은 2004년 환경미화원 배지를 달아 삼부자 모두 환경미화원이다. 박 씨의 아버지는 6년 전 정년퇴임을 끝으로 30년간 든 빗자루를 내려놓고 현재 두 아들의 삶을 응원하는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깨끗해진 거리 보면 피로가 풀려” 박 씨가 오늘 청소를 맡은 구역은 보신각부터 종로2가 사거리까지. 바닥 곳곳에 그를 기다리는 쓰레기는 종류를 불문한다. 담배꽁초, 전단지, 깡통, 먹다 버린 음식물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이 정도는 양반인 것이 가래침이나 토사물, 심지어 대소변까지 박 씨는 안 치워본 게 없다. "간밤에 취객들이 만들어둔 구토는 흔적 없이 치우기가 쉽지 않고 악취를 동반하기 때문에 가장 곤혹스러워요. 그래도 예전과 비교하면 지금은 할 만한 편입니다." 시종일관 긴장된 모습으로 바삐 작업하던 박 씨는 잠시 멈춰서 과거를 회상했다. "10년 전에는 5분만 쓸어도 리어카 한 대가 넘치도록 쓰레기가 쌓였어요. 그때보다 시민의식이 좋아져 양이 반은 줄었습니다. 매년 나아지는 거리를 보면 제가 다 뿌듯하기도 하고, 청소 후 깨끗해진 거리를 볼 때면 힘든 것도 싹 날아가죠." 종로구청에는 박 씨를 포함해 130여명의 환경미화원이 있다. 20~30명씩 팀을 이뤄 한 구역을 맡는데, 1명당 리어카 1대가 따라붙고 트럭이 이들 뒤를 받쳐준다. 쓰레받기에 담긴 쓰레기는 리어카에, 리어카에서 다시 트럭으로 모이는 식이다. 박 씨는 한데 모은 쓰레기를 리어카에 털어놓고는 다시 거리로 향했다. ◆“무엇보다 힘든 건 사람들의 시선” 몇 해 전 환경미화원 채용에 박사학위 소지자가 원서를 낸 것이 알려져 화제가 된 바 있다. 정년까지 일할 수 있고 복지가 보장된다는 장점에 지난해는 3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만큼 환경미화원은 인기 직업이 됐다. 그런데도 박 씨에게 가장 힘든 것은 사람들의 그릇된 시선이다. 매일 이른 시각 시작되는 고된 업무도, 여름 더위나 겨울 추위가 아닌 청소 일에 대한 일부 사람들의 편견이다. "청소한다는 것에 선입견을 품은 이들이 아직도 많아요. 어떤 분은 쓰레기 더미를 발로 차면서 시비를 걸기도 하고…. 그들의 무시하는 발언과 행동을 마주할 때가 가장 힘들어요." 박 씨도 서류와 신체검사, 체력테스트, 면접 등 어려운 입사시험을 통과했다. 박 씨는 20대에 이 일을 시작해 이젠 베테랑이 다 됐다. "함께 힘든 일을 하다 보니 동료들과 정이 두터워요. 늦게 들어와도 연세가 많으면 예우를 갖추고, 서로 '형님, 아우' 하면서 가족처럼 지내죠. 다른 회사처럼 입사 연차로 군기를 잡거나 서열을 세우는 일은 없습니다." 오후 3시, 박 씨는 퇴근 후 곧장 헬스장으로 향한다. 그의 또 다른 꿈은 실버 트레이너. "오후 시간을 활용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아요. 피곤하더라도 체력관리를 위해 시작한 운동이 지금은 제2의 꿈이 됐습니다." 아주 잠깐 수줍은 미소를 보인 박 씨는 다시 쓰레기가 널브러진 곳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2016-01-19 07:46:34 김보배 기자
[새벽을 여는 사람들] <10> 신선한 도시락 위해 24시간 쉬지 않죠-푸드플래닛 김한수 팀장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에 위치한 푸드플래닛은 편의점 CU에서 판매되는 도시락과 삼각김밥, 샌드위치 등을 만드는 간편 식품 전용 공장이다. 이곳에서는 160여명의 작업자들이 주간조와 야간조로 나뉘어 일하고 있다. 편의점 음식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신선도'다.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신선한 음식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푸드플래닛은 24시간 불 꺼질 틈 없이 돌아가고 있다. 이곳의 하루 일과는 매일 새벽 3시부터 시작된다. 편의점 간편 음식에서 가장 중요한 밥을 짓기 위해서다. 밥을 짓는 것은 기계가 하지만 다 지은 밥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밥을 얼리고 보관하는 일은 작업자들이 일일이 맡아서 한다. 새벽 3시부터 시작되는 밥 짓기는 낮 12시가 돼야 마무리된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낮 3시부터 또 다시 밥을 짓기 시작해 밤 12시가 될 때까지 일한다. '밥맛'이 살아있는 도시락과 삼각김밥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밥이 완성되면 다음은 본격적으로 음식을 만들 차례다. 이곳에서 만드는 제품은 총 57개 카테고리나 된다. 주간조는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야간조는 오후 8시부터 새벽 5시까지 근무한다. 채소를 손질하고 도시락에 반찬을 일일이 넣으며 삼각김밥에 들어갈 양념을 비비는 등 모든 일들이 이들 손에서 이뤄진다. 지난달 출시 2주 만에 100만 개가 판매되며 큰 인기를 모은 백종원 도시락도 이곳에서 만든다. 요리연구가 백종원의 레시피를 바탕으로 한 도시락이다. 그러나 도시락을 완성시키는 것은 이곳 푸드플래닛 작업자들의 몫이다. 맛있는 도시락 뒤에서는 새벽부터 정성을 쏟는 사람들이 있다. 푸드플래닛 생산본부 생산·영업팀을 이끌고 있는 김한수(39) 팀장은 "편의점 간편 음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선도'"라고 강조했다. 물류업에 종사했던 김 팀장은 8개월 전부터 막 오픈한 푸드플래닛에서 간편 음식 제작 전반을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푸드플래닛이 내세우고 있는 것도 바로 '건강한 재료를 이용한 신선한 음식'이다. 최근 각 편의점 별로 다양한 도시락이 출시되며 간편 음식에 대한 대중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간편 음식은 비위생적"이라는 시선이 존재한다. 김한수 팀장도 지금의 일을 하기 전까지는 비슷한 생각을 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그만큼 푸드플래닛에서 만든 제품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분들이 간편 음식에 방부제를 써서 유통기한이 있는 걸로 알고 계세요. 하지만 여기에서 만든 음식에는 방부제가 일절 들어가지 않습니다. 대신 신선도 유지를 위해 완성된 음식을 급속 냉장으로 보관하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생기죠. 그리고 채소 등 재료도 마트보다 더 질 좋은 재료를 쓰고 있고요. 많이 팔리는 것보다는 양질의 상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푸드플래닛에서는 작업자는 물론 사무실 직원도 모두 헤어캡을 쓰고 일한다. 작업자와 사무실 직원 모두 한 회사 직원이라는 '동질감'을 느끼기 위해서다. 하루 일과의 마지막은 청소다. 모든 조리 기계를 하루에 두 번 쉬지 않고 청소한다. 제품에 문제가 없는지 실험도 진행한다. 장기적으로는 공장 자체적으로 제품을 개발해 만들 계획도 갖고 있다. 24시간 공장이 돌아가는 만큼 작업자들에게는 아침과 낮, 밤과 새벽이라는 구분도 무의미하다. 야간반 작업자들은 근무 도중 트러블이 생겨도 "아침부터 왜 그러냐"며 웃으며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김한수 팀장은 전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우리가 만든 음식이 맛있다는 반응을 보일 때 가장 뿌듯하다"며 "작업자들도 서로 자기가 음식을 만들었다고 말할 정도로 자부심이 강하다"고 말했다.

2016-01-12 03:00:00 장병호 기자
[새벽을 여는 사람들]<9> 메트로신문 독자와 약속 실천하는 최재석 센터장

[새벽을 여는 사람들] 메트로신문 독자와 약속 실천 최재석 센터장 [메트로신문 양성운 기자] 그의 하루는 어둠이 짙게 깔린 새벽 4시 30분에 시작된다. 매일매일 새벽에 인쇄되는 메트로신문을 바쁜 직장인과 학생 등 모든 독자들이 제 시간에 편하게 볼 수 있도록 모두 잠든 시간에 묵묵히 업무를 시작하는 불광센터장 최재석(44)씨. 그는 2002년 메트로신문이 창간된 이후 13년여 동안 변함없이 서대문구과 은평구, 종로구 일대를 책임지고 있다. 최재석 센터장은 "메트로신문이 2002년에 대한민국 최초로 무료 신문을 창간한다는 소식을 우연히 듣고 획기적인 개념이라고 생각해 관심을 갖게 됐다"며 "배포 일을 시작하면서 성격에도 맡고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작 한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업무는 연신내역에서 시작되며 배포 부수는 3200부다. 그는 신문을 배포 차량에 실은 뒤 1차 발송 장소인 서대문역, 광화문역, 경복궁역에, 이후 2차로 연신내역, 불광역, 홍재역, 안국역 등에 배포한다. 그 과정에서 배포 도우미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며 해당 역에서 발생한 이슈 등을 듣기도 했다. 안국역과 불광역은 배포 도우미가 없어 최 센터장이 직접 배포대를 설치하고 신문을 채워놓는다. 또 종로구청과 종로경찰서 등 공공기관에도 신문을 배포한다. 이 같은 코스를 하루 두세번 씩 돌아야 한다. 그는 "일부 장소에서는 신문이 부족해 독자들이 신문을 기다리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며 "독자들에게 문제 없이 신문이 배포되고 있는지, 신문이 부족한 곳이 없는지 돌아보며 직접 확인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나 눈이 내리는 날은 길도 막히고 신문이 물에 젖지 않도록 장비를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배포를 일찍 시작한다"고 귀뜸했다. 매일같이 이른 새벽 기상상황과 관계없이 약속된 시간에 신문을 배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과의 싸움을 넘어 독자와의 보이지 않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며 각오를 다진다고 한다. 아울러 무료배포 신문의 특이한 구조도 그에게 색다른 동기를 제공한다. 그는 "유료신문은 배포자가 독자의 얼굴을 보지 못하지만 무료 배포신문은 독자들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며 "독자마다 가지고 있는 생각은 다르다. 일부는 공짜라며 값어치 없이 다루기도 하지만 소중하게 생각하고 신문을 보는 독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월요일 아침에는 일찍부터 신문을 기다리는 독자들도 있다. 5명에서 많게는 10여명이 줄을서서 기다리기도 한다"며 "그분들과 정이 들면서 가족같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신문을 준다는 게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메트로신문은 지난해 11월 11일 '뉴메트로 2015재도약 선포식'을 개최하고 기존 타블로이드 판형에서 베를리너 판형으로 바꿨다. 또한 독자들의 관심이 높은 경제 뉴스를 중점적으로 다루면서도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밀착형 뉴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그는 "타블로이드 판보다 신문이 소진되는 속도가 확실히 빨라졌다"며 "일부 독자들은 '베를리너로 바뀌고 퀄리티가 높아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신문업계가 힘들어 졌다는 점은 최 센터장도 느끼고 있었다. 특히 메트로신문 창간 이후 포커스신문, 데일리 노컷뉴스 등이 창간했지만 현재 발행을 중단한 상태다. 무료신문 시장에서는 메트로신문이 유일하다. 그는 "최근에는 독자들이 모바일쪽으로 많이 이동했지만 경쟁 신문사가 많을 때나 적을 때나 신문을 챙겨보는 독자는 정해져 있다"며 "오랫동안 독자들과 소통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메트로신문과 함께하고 싶다는 그는 "새벽 일이 쉽지 않지만 첫차를 타고 나가는 시민을 보거나 나보다 일찍 새벽 일을 시작하는 분들을 보면서 내 자신 스스로 더 열심히 하자고 채찍질을 한다"며 "가끔은 배포를 하면서 해가 뜨는 걸 보면서 오히려 에너지를 받기도 한다"고 웃어 보였다.

2016-01-04 03:06:02 양성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