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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여는 사람들] 꿈을 신는 정소연 대표…"제가 만든 신발로 특별함 느꼈으면"

'창업가'라고 하면 동경의 시선을 보내곤 한다. 상사 눈치 보지 않고 나만의 공간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재정적 압박,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 늘 존재한다. 소자본 창업가라면 더욱 어렵다. 배고프다고 다 가련한 삶이겠는가. 돈보다 꿈을 좇아 눈부신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픽바이네트웍스 정소연 대표를 만났다. 지난 19일 오전 6시, 한 여름에도 선선한 시간이다. 서울시 영등포구의 6층짜리 상가 빌딩에서 정 대표의 사무실을 찾는 것은 수월했다. 단 하나의 창문에서만 빛이 새어나왔다. 사무실에 들어서니 곳곳에 다양한 종류의 신발이 진열돼 있었다. 그녀의 새로운 인생이 진열된 셈이었다. "제 인생의 절반을 신발과 함께 했어요. '잘 나가는' 신발 회사에 열심히 다녔죠. 언젠가 부터는 나만의 신발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는데, 이렇게 실현되니 아직도 꿈만 같아요." 정 대표는 신발 관련 업무만 12년을 해 온 베테랑이다. 상호를 들으면 누구나 알 법한 대형 업체 3곳에서 바잉MD매니저, 상품MD 대리, 생산기획MD 과장을 거쳤다. 초창기 멤버로 합류해 열정적으로 일했던 그녀는 업체가 안정될 무렵이면 이직을 했다. 도전과 채찍질의 연속이었다. "10년차에 접어드니까 신발에 대해 아는 건 많아졌지만 '나만의 것'은 없다는 생각에 공허해졌어요. 게다가 매출로 모든 걸 평가하는 회사 시스템에 반감이 들면서 더 늦기 전에 내가 원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죠." 30대 중반을 넘어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는 건 쉽지 않았다. 하지만 퇴사 후에는 오히려 일사천리였다. 오랫 동안 머릿속에 청사진을 그려둔 터라 사업자등록자를 내고 사무실을 구하기까지 한 달이 걸렸다. 우선은 타 브랜드의 제품을 오픈마켓을 통해 판매해서 수익을 내는 동시에 브랜드 론칭에 돌입했다. "창업 후 혹시라도 게을러질까봐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서 간단히 운동을 한 뒤 바로 출근을 해요. 소자본 창업인 만큼 혼자서 커버해야 할 업무가 많아서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정신없죠." 오전에는 제품 사진 촬영을 비롯해 업체 샘플 수정, 디자인 등 사무실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처리한다. 정 대표의 출근 시간이 동 트기 전으로 앞서 나간 이유다. 오후엔 공장을 비롯해 현장에서 미팅을 하느라 그야말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이다. 정 대표는 직장에선 베테랑이었지만 사업가로는 초보였다. 초기에 물류를 구매한 뒤 재정적·사업적 계획을 세웠으나, 수포로 돌아갔다. 계획대로 되지 않아 자금이 돌지 않았고 답답한 순간들이 생겼다. 사업시작 후 겪은 첫 번째 고비였던 셈이다. "계획이 틀어져 버리니까 다음 단계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상황이 어려워졌어요. 물론 재정적인 검림돌에 더해 직원에 대한 책임감도 커요. 단 한 명이지만 같이 일하는 직원에게 비전을 보여주고 싶어요." 인터뷰 중간 중간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 올 11~12월께 브랜드 론칭을 앞둔 그녀는 생산 공장을 알아보는 동시에 신발 샘플을 받아보느라 정신없다. 그녀는 신발에 '특별함'을 담는 중이라고 했다. "사실 신발의 모양이나 종류는 비슷하지만 어떤 이야기를 담아서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해요. 전 신발을 신은 사람이 제 신발을 통해 스스로의 특별함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해요. 신발보다 브랜드를 보고 살 수 있게요." 소자본으로 할 수 있는 창업은 접근성이 높다. 시작을 작게라도 할 수 있지만 장점은 단점으로도 작용한다. 작은 규모라서 한계가 있는 것. 하지만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빨리 도전해볼 것을 추천했다. "저도 나이로 따지면 위험한 시점에 시도를 하는 것이지만 '좀 더 빨리 해볼걸' 하는 후회를 오래 하고 싶지 않았어요.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더 늦기 전에 해야 돼요. 망할 거면 젊었을 때 망하라는 말도 있잖아요.(웃음)" 창업 준비생을 위한 꿀팁으로는 '질문'을 꼽았다. 구청부터 중소기업청까지 국내에서 초보창업자를 위한 지원 제도가 많다. 하지만 현장감은 질문에서부터 나오기 때문에 실제 창업한 선배들을 찾아가 조언을 듣고 물어보는 게 훨씬 유용하다고 조언했다. 이미 꿈에 대한 바람으로 가득한 그녀는 '한류바람'까지 노린다. 해외 진출을 목표로 벌써 영어공부까지 하는 그녀다. "내 꿈을 위해 일하지 않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꿈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말이 있어요. 지금까지는 남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서 일했지만 앞으로는 제 꿈을 위해 살고 싶어요."

2016-08-23 17:01:57
[새벽을 여는 사람들]라디오 '국민통일방송' 사람들

[새벽을 여는 사람들] 라디오 '국민통일방송' 사람들 지난달 7일 서울 마포구의 한 방송국. 탈북자 한 명이 뉴스룸에 들어왔다. 자신을 "국민통일방송의 '열열한' 청취자"라고 소개한 그는 한때 러시아 파견 노동자였다. 지난 2013년부터 스마트폰으로 방송을 들으며 인권이 무엇인지, 북한 체제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게 됐다고 했다. 입사 2년차인 김가영 기자는 생각했다. '내가 누군가의 삶을 구하고 있구나.' 서울에서 평양의 새벽을 여는 사람들이 있다. 대북매체 3사의 연합체인 '국민통일방송'이다. 본방송은 평일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새벽 3~5시엔 재방송을 한다. 적지 않은 방송 분량은 자유조선방송과 열린북한방송, 데일리NK가 지난 2014년 10월 통합사무실로 모인 덕분이다. 이광백 국민통일방송 대표는 "그해 각 회사 대표들에게 '대북방송 4개사 청취율이 1~2%에 불과하니 힘을 합치자'고 설득해 3곳이 모여 총원 30명이 됐다"고 설명했다. 시작이 언제였을까. 왜 하필 라디오일까. 어째서 북한 인권인가. 지난달 22일 국민통일방송을 찾아가 물었다. "북조선의 새벽을 여는 이유가 무엇입네까." ◆ 주사파의 역발상 "대남방송을 대북방송으로" 이광백 대표는 80년대 학생운동권의 주사파(주체사상파)였다. "당시 북한식 사회주의를 한국에 적용하기 위해 북한의 대남방송을 들으며 공부했어요." 그런데 90년대 들어 그의 이상이 무너졌다. "소련 해체에 독일 통일, 북한은 고난의 행군을 시작했죠. 북한체제의 문제점을 그때 처음 느꼈어요." 그러나 그는 "포기한 것은 북한식 사회주의 모델이지, '인간이 행복한 세상'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사회주의혁명에 머물렀던 진보에 대한 고민이 '세계민주화'로 이어졌다. "세계 곳곳에 질병과 가난, 독재에 신음하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아, 그러면 북한 인권과 민주화운동이 새로운 진보의 과제구나. 그게 시작이었죠." 그는 2003년에 2~3명이 만든 대북 라디오방송 '자유조선방송' 프로그램에 종종 사회자로 참여했다. 그러나 인력부족보다 큰 문제가 있었다. 송신 시설이 없어 방송을 못 한다는 점이었다. 2년 가까이 프로그램을 만들어 놓다가 2005년에야 미국의 비정부기구 프리덤하우스의 도움으로 첫 방송을 시작한다. 당시 북한 민주화 네트워크 연구위원이던 이 대표는 2007년부터 대표를 맡는다. 그런데 왜 라디오냐고 물었다. "역발상이죠. 제가 예전에 대남방송을 들었으니까. 이번엔 그들이 우리처럼 방송 듣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알아갈 것이라고 봤어요."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다. 지난 2008년 탈북한 주모 씨가 "어두운 곳에서 온 몸으로 흡수하는 방송"이라고 하는 등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러시아 파견 노동자였던 탈북자 김광철(가명)씨가 찾아와 "해외에 있는 북한 대사관 직원과 파견근로자들이 청취하고 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 대표는 뉴스와 인권교육, 최신 가요와 탈북자 대담 등으로 꾸민 3시간짜리 본방송과 2시간의 재방송이 부족하다고 본다. "재정이 좋아지면 본방송을 5시간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 "북한 정권 아닌 주민에도 관심 가졌으면" 민간 대북방송은 한국 정부가 정식으로 지원하지 않는다. 대북 관계 악화를 우려해서다. 대신 미국 국립민주주의기금(NED)과 국제민주주의연구소(NDI)가 재정을 댄다. 방송 송출 비용은 NED 지원금으로 쓴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지역에서 단파 주파수로 북한에 방송을 송출한다. 국민통일방송의 'U+100' 후원자들도 힘이 되어준다. 그럼에도 예산은 빠듯하다. 다음달 4일 시행을 앞둔 북한인권법 시행령에는 아직 대북방송에 대한 지원 내용이 들어가 있지 않다. 이광백 대표는 "미국의 북한인권법처럼 북한 주민들의 정보자유화를 촉진하는 내용이 있어야 한다"며 "우리 북한인권법의 문제는 언론·출판에 조항이 없다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북한의 정보 자유화를 위해 분투하는 기자와 PD를 만났다. 김가영 데일리NK 기자는 "북한 인권은 내 운명"이라고 믿는다. "북한 인권 다큐멘터리를 우연히 접하는 날이 많았어요. 언론인이면서 그들에 도움이 되는 길로 이곳을 택했죠." 유튜브와 페이스북에는 매주 두 편씩 'NK Now'가 올라온다. 기자들이 북한 내부 취재원을 통해 확인한 뉴스를 5분 내외로 보도하는 영상이다. 기성 방송국에 밀리지 않는 품질이지만, 김 기자는 누리꾼의 반응이 아쉽다. "사람들이 댓글로 북한의 인권 대신 출연진을 평가해요. 그럴 때 북한 인권에 대한 감수성이 적다는 걸 느끼죠." 한 편으로는 장점도 있다.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전하니, 북한에 관심 갖게 됐다는 지인이 많아서 좋아요." 10여년을 방송해온 이복화 라디오 PD는 대북방송에 대한 오해를 풀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일부에서 색안경을 끼는데, 실제 방송을 들으면 대중적이고 건전하다는 걸 알 수 있다"며 "통일 하려면 북한의 사람을 이해해야지, 북한 정권만 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PD라면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청취율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방송 잘 들었다는 탈북자를 만나보니, 몇 명이 듣든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단 한 명이 들어도 의미가 제대로 전해지면 가치 있는 것이죠."

2016-08-16 18:16:48 이범종 기자
[살맛나는 세상이야기] 한컴의 IT 생태계 구축과 한글 보호 노력

"한컴은 정부와 국민이 키워준 기업이다. 사명감을 갖고 국내 소프트웨어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겠다." 김상철 한컴 회장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올해 초 한컴오피스 네오 출시 당시에도, 그리고 지난달 15일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같은 말을 했다. 1990년 대한민국 1세대 소프트웨어(SW) 기업으로 설립된 한글과컴퓨터는 김 회장의 말처럼 IT·보안 인력 양성에 힘쓰고 있다. 한컴은 청소년들의 올바른 보안인식 확립과 정보보안 전문가 양성을 위해 '코드게이트 국제해킹방어대회 & 글로벌 보안 컨퍼런스(이하 코드게이트)'를 후원하고 있다. 화이트해커 발굴을 취지로 2008년 시작한 코드게이트는 올해로 9회째를 맞으며 세계최고 해킹 방어대회인 데프콘에 버금가는 행사로 성장했다. 지난 5월 2일부터 3일까지 열린 2016년 행사는 일반부 81개국 1572팀, 주니어부 52개국 560명이 참여했다. 한국과 미국 각 두 팀, 러시아, 스웨덴, 베트남, 프랑스, 중국, 대만팀이 치열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했고 미국의 PPP팀이 일반부 우승을 차지했다. 주니어부 우승은 한국계미국인 사무엘 데이비드 킴이, 전국 31개 대학 정보보호동아리가 참여한 '정보보호동아리 해킹방어대회' 우승은 고려대학교의 Cykor팀이 각각 거머쥐었다. 코드게이트 기간 글로벌 보안 전문가들이 강사로 나선 보안컨퍼런스도 함께 열렸다. 올해는 '미래를 위한 보안'을 주제로 글로벌 최정상급 전문가들이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에 의한 미래 보안위협에 대해 강의했다. 그 외에도 차세대 IT 기술과 제품을 선보이는 'IT 시큐리티 쇼' 등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됐다. 이 행사에서 한컴은 행사 진행과 홍보 후원을 하고 있다. 2014년 국제 주니어해킹대회를 신설해 운영하고 있으며 2015년 코드게이트 키즈스쿨, 2016년 대학생 해킹방어대회 등도 개최하고 있다. 차세대 IT·보안인력 양성을 위해 초중등 학생을 위한 연령별 맞춤 교육도 제공했다. '코드게이트 키즈스쿨'은 초등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주니어 코딩, 창의 디자인 사고, 피지컬 컴퓨팅 등 다채로운 디지털 학습과 체험 방식의 소프트웨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해킹방어에 관심이 있는 중고등학생을 위해서는 글로벌보안컨퍼런스에 주니어 트랙을 별도로 마련했다. 이곳에는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갖춘 중고등학생이 직접 강사로 나서 또래들과 토론을 겸한 강의를 진행한다. 한컴은 한글을 비롯한 문화재와 전통 보호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컴은 문화재청과 협약을 맺고 2007년부터 경기도 여주에 있는 영릉(세종대왕릉, 사적 제195호)의 문화재 지킴이로 활동한다. 2013년부터는 사단법인 우리문화지킴이를 설립하고 유무형 전통문화 보전에 힘쓰고 있다. 우리문화지킴이는 해외 반출 문화재 환수, 문화재 발굴 지원, 한국 문화 홍보, 전통문화체험학습 등의 활동을 한다. 지난해 12만명이 참여한 훈민정음 국보 1호 지정 서명운동이 대표적인 사례다. 훈민정음 국보 1호 지정은 20대 국최 1호 청원으로 국민적 관심을 받기도 했다. 재외동포를 위한 한글 교육도 한컴의 주요 활동이다. 한컴은 한글이 단순한 언어를 넘어 우리 문화의 얼을 전승하는 가장 중요한 문화유산이라는 인식 아래 2016년 1월 출시한 한컴오피스 네오를 재외 한글학교에 기증하고 있다. 세계 2000여 곳에 달하는 한글학교에 한컴오피스 네오를 기증하기 위해 외교부 산하 재외동포재단과 관련 업무협약을 맺고 한글학교 교장·교사 초청연수를 지속 개최했다. 한컴은 해외 한글교육 활성화를 위해 재외동포재단과 다양한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한컴은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시행하는 사랑의 그린 PC 보급 사업과 지역 다문화가정 지원 센터에 한컴오피스를 대량 지원하고 무상교육도 제공했다. SW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핵심 역량을 진단하는 TOPCIT 경진대회 후원과 한컴오피스를 활용한 점자도서공모전 개최 등 한컴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앞장서고 있다. [!{IMG::20160807000058.jpg::C::480::코드게이트 2016 키즈스쿨 참가자들이 소프트웨어 교육 실습을 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

2016-08-08 07:00:00 오세성 기자
[새벽을 여는 사람들]'여수 엑스포' 방재실 관리요원 문기수씨

어둠이 짙게 깔린 오후 9시. 문기수(28·남)씨가 일과를 시작하는 시간이다. 전남 여수시 엑스포장 방재시설 관리업무를 하는 문씨의 가방에는 참고서로 가득 차 있다. 문씨의 소원은 30살이 넘기 전에 대학교 학사를 취득하는 것이다. 방송국 계약직, 조선소, 일용직 등 안 해본 일이 없는 문씨는 "지난 2012년 여수 엑스포 행사를 관람한 이후 이곳에서 꼭 일해보고 싶었다. 지인의 권유로 취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람회장 방재실에 도착한 문씨는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방재 시스템 컨트롤러를 점검한다. 이곳은 단순히 화재 감시만 하는 곳이 아닌 조명, 소방시스템, 급수, 공조기, 전기, 기계시스템 모두를 총괄하는 곳이다. 박람회장 면적만 약 4만3000㎡(약 13만평)에 달하는 만큼 작업자의 세심한 주의를 요구한다. "워낙 넓은 곳을 관리하다보니 돌발적인 사건들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지난해 겨울엔 배관문제 때문에 비상이 걸렸죠. 자칫 전기실에 물이 스며들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사고는 잘 처리됐지만 이곳 직원들은 항상 만일의 사태에 긴장해야 합니다" 기자와 함께 엑스포장 순찰을 돌던 문씨는 자신이 가장 힘들었던 때를 떠올렸다. 틈틈이 학사공부를 하고 있지만 현장 공부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전기·기계·소방·통신 모든 것에 자세히 알아야만 원활한 업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뒤늦게 시작한 대학공부와 일을 병행하는 것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문씨는 "이곳에서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6개월만 일하면 시설관리 전문가가 될 거에요. 배운다는 마음으로 일하면 오히려 일이 즐거우요. 이것도 전부 공부"라며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다.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남들이 자는 시간에근무를 하지만 문씨는 이 또한 공부라고 한다.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했어요. 저희 모든 직원들도 비상근무를 했죠.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 사고가 나면 안 되잖아요. 방문 며칠 전부터 시설점검을 철저히 했어요. 이곳을 관람하는 시민부터 대통령까지 저희가 없다면 지뢰밭을 걷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하니 제 일에 자부심이 생기더라고요" 처음 박람회장을 방문한 기자는 넓은 회장에서 길을 잃기 일쑤였지만 문씨는 마치 손바닥을 들여다보듯 시설을 안내했다. 배관이 어디에서 어디로 연결됐는지 소방시설은 어느 곳에 있는지 세세히 알고 있었다. 선배들에 비하면 아직 멀었다는 문씨의 말에도 기자는 놀라울 따름이었다. 30분 정도 순찰을 도는 중, 문씨의 핸드폰이 울렸다. 문씨의 선임이었다. "네, 저는 아무거나 괜찮아요. 형 원하는 거 사오세요" 음료를 사러 나가는 길에 문씨가 원하는 음료를 물어본 것이다. "직장동료들끼리 사이가 아주 좋아요. 예전에 제 생일날 순찰을 돌고 돌아오니 형들이 케익과 함께 깜짝파티를 해주셨죠. 사실 거의 가족 같아요. 3일마다 쉬는데 그 때도 직장동료들끼리 만나서 놀고 그래요." 문씨가 형이라고 소개해준 직장동료는 "기수가 워낙 열심히 하는 것도 있고 또 잘해요. 집안사정으로 대학을 중도포기한 것은 안타깝지만 그래도 좋은 직장에서 좋은 사람들과 일하니 행복할 거에요. 무엇보다 저를 만났잖아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공부를 하고 싶었던 문씨는 일찍 시작한 일에 불만이 있을 수도 있건만 연일 밝은 모습만 보였다. 불행했기 때문에 지금에 다다른 것이 아닌 더욱 행복하기 위해 현재까지 왔다는 것이 문씨의 철학이다. "목표요? 글쎄요…. 아직 뚜렷하게 정해진 것은 없지만 공부도 하고, 일도 열심히 하면서 지금에 충실하면 남부럽지 않은 꿈도 생길 것 같아요. 돈을 많이 벌던가, 유명한 사람이 되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많은 것 같아요. 좋은 사람들과 내가 원하는 일을 하는 것 만으로도 절반은 이룬 것 같아요" 항상 긍정적인 마음과 함께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문씨로 인해 오늘도 박람회장을 찾는 사람들은 안전하게 관람을 할 수 있었다.

2016-07-05 15:17:20 김성현 기자
[살맛나는 세상 이야기] 효성 "당신 곁에는 항상 효성이 있습니다"

[메트로신문 오세성 기자] 기술을 탈취당하고 100억원 넘는 대금을 떼이는 등 대기업 '갑질'에 신음하는 협력업체들의 소식이 전해지는 가운데 협력사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곳이 있어 업계의 귀감이 되고 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공동운명체 정신을 강조하며 협력업체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효성은 협력업체의 애로사항을 상시 청취하며 기술개발·시스템 개선·판로 개척·재무 관리 등 전 분야에서 효성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협력업체 선정과 계약체결, 공정거래 여부 등을 심의하는 내부심의위원회의 설치·운용을 사규로 지정했고 하도급 계약서 서면발급과 보존, 일반적인 거래 제한·중단 등 보복행위도 금지했다. ◆정기적 동반성장 간담회 등 소통 강화 효성의 중공업 PG(사업부문)는 협력업체들과 함께 매년 2회 이상 간담회를 실시하고 있다. 중공업 PG는 지난 4월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40여 우수 협력사를 초청했다. 효성과 협력사 임직원들은 함께 꿈을 그려나가자는 뜻을 담아 벽화 그리기 봉사활동을 하고, 이어진 간담회를 통해 협력업체들의 애로사항과 건의사항 등을 나누며 소통했다. 이들은 사업 추진에 대한 의견도 교환하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그보다 앞선 3월에는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를 생산하는 창원공장 전력PU와 기전PU도 76개 협력사를 초청해 간담회를 연 바 있다. 효성의 적극적인 소통은 '상생협력 협약'이라는 결실도 맺었다. 효성은 한국용접공업협동조합과 '아크용접기 품목 상생협력 협약' 체결해 기술기반의 동반성장을 도모했다. 대기업이 양보한다는 일차원적 논리에서 벗어나, 효성은 아크용접기의 기술 개발과 신제품 공급에 주력하고 용접조합의 해외시장 판로 개척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아크용접기 산업과 관련 중소기업계 성장을 위한 기술세미나와 장비 후원도 포함됐다. ◆협력사 경쟁력 UP! 효성 경쟁력도 UP! 효성은 협력업체 품질·공정 개선도 돕는다. 매월 협력업체 CEO와 책임자를 대상으로 경영, 생산 등에 대한 외부 전문기관의 강의를 제공한다. 이 강의에는 연간 150개 넘는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중공업 PG는 협력업체들에 매년 생산 혁신을 위한 해외연수, 중국 남통 공장 등 견학을 제공한다. 협력업체의 생산효율성을 높이는 '위탁정보시스템'도 도입하고 있다. 인력과 자본이 부족해 스마트공장(본지 4월 4일자 3면 참조) 구축에 어려움을 겪는 협력업체를 위해 사전 물량 확보, 공정 스케줄링, 납기 정보 제공 등의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이다. 품질관리와 조직관리에도 도움을 주기 위해 생산라인 재배치와 사무 자동화, 품질관리기법 등을 전수하기도 한다. 효성의 장기 사업계획을 협력업체에 공유하는 한편 업체별 환경을 고려한 컨설팅도 제공해 공정 레이아웃 개선을 돕고 있다. 스마트공장 지원의 일환으로 디지털 계측기와 품질관리시스템을 지원하는 ICT-QC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사내 포상도 협력업체에 개방했다. 효성은 기술향상을 통해 효성 제품의 혁신과 원가절감에 공헌한 이를 격려하는 '올해의 자랑스러운 효성인상'을 운영하고 하다. 2013년에는 '올해의 자랑스러운 효성인 특별상'을 신설하고 협력업체의 성과도 지속 포상하고 있다. ◆협력업체 재무상황 개선도 지원 효성은 협력업체의 재무상황도 챙긴다. 협력업체의 설비도입, 연구개발 자금을 지원하는 한편 금융권과 '네트워크론'도 체결했다. 네트워크론은 협력업체가 납품 이행에 필요한 자금을 먼저 대출할 수 있는 제도다. 대금을 받기 전까지 제품 원자재 매입과 생산, 납품 등에 들어간 비용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 효성이 은행과 이런 협약을 맺었다. 2014년에는 1차 협력기업뿐 아니라 2, 3차 협력사도 대기업의 신용으로 수수료를 할인 받고 채권을 현금화할 수 있는 '상생결제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외에도 1차 협력업체와 2차 협력업체 간 동반성장 협약 체결을 유도했다. 납품단가 인상 정보 등을 2차 협력업체에 공개하며 효성에서 지급한 현금이 2차, 3차 협력사에게 정당하게 지급 되는지 모니터링도 실천하고 있다. 협력업체의 산업재해 예방에도 적극 나섰다. 효성 협력업체들은 안전보건공단 주관의 '공생협력프로그램'에 참여해 3년 연속 A등급을 받았다. 작업장 평가를 해 위험 요소를 사전에 발굴·개선하고 우수 사업장에 3년간 산재보험료를 20% 할인해주는 '위험성평가 인정심사' 제도도 지원한다. 효성 조현준 전략본부장은 "효성의 글로벌 경쟁력은 협력업체와 공동으로 이뤄낸 성과"라며 "기술지원, 글로벌 시장 판로개척 지원 등 효성이 협력업체에 제공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2016-07-04 08:07:33 오세성 기자
[새벽을 여는 사람들] "무대가 고픈 공연쟁이, 넓은 가슴으로 안아주고 싶어요"

[새벽을 여는 사람들] 안정현 공연카페 젤코바 사장 "무대에 서고 싶어요." 악기를 맨 학생들이 간절히 호소했다. 20년 전 그녀의 모습을 재현한 듯한 상황이었다. 앳된 얼굴의 그들에게 무대 한편을 내어주는 날, 그녀는 환호했다. 꿈이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새벽 6시. 서울 광진구 화양동 한 공연 카페에서 만난 안정현 씨는 무대 정리에 한창이었다. 오전부터 공연 연습을 하러 올 학생들을 위해 꼼꼼히 악기를 정비한다. 마이크 체크를 위해 부른 그녀의 노래 한 소절에 마음이 뻥 뚫린다. 예사롭지 않은 실력이었다. "대학생 때 실용음악을 전공했어요. 클래식, 국악, 밴드 등 안 해본 장르가 없었죠. 산 깊숙이 들어가서 득음을 시도한 적도 있어요. 그땐 정말 열정적이었죠." 20대를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버텼다는 그녀는 음악인들의 배고픔을 누구보다 이해한다. 돈벌이가 쉽지 않은데다 비싼 악기와 연습실 대여료는 음악인으로서의 긍지까지 위협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아쉬웠던 건 '무대'였다. "무대가 항상 그리웠어요. 설 수 있는 무대도 적었지만 돈이 없어서 공연 전까지 리허설 할 공간도 없었어요. 그 때 생각했어요. 단 한 칸일지라도 무대가 필요한 사람에게 공간을 내어줄 수 있는 서포터가 되자고." 안 씨는 결혼 후 자녀를 키우면서 다양한 일에 뛰어들었다. 세차장, 마트 판매직, 음식점 서빙 등 안 해 본 일이 없었지만 어떤 일을 해도 완벽히 해냈다. 사랑하는 딸이 치열한 삶의 원동력이었고, 목표에 대한 확고한 신념도 있었다. "돈을 모으면서 힘들 때면 항상 높은 빌딩을 바라봤어요. '저 건물을 사야지' 하는 심정으로 일했어요. 부자가 되고 싶었던 게 아니에요. 건물을 사서 예술인들에게 연습실을 제공하고 더 많은 무대에 설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목표가 있었죠." 확고한 목표 끝에는 결실이 있었다. 지난 2014년 상가 지하 1층에 아담한 공연 카페를 만든 것. '공연쟁이'를 위한 복합문화 모임공간을 모티브로 운영 중이다. 눈에 띄지 않는 골목에 위치해 있지만 음악에 이끌린 젊은이들부터 알아보기 시작했다. "어린 친구들이 와서 조심스럽게 무대를 써도 되냐고 물어보면, 너무 감사해요. 1평 남짓한 작은 무대지만 소중히 여기면서도 신나게 즐기는 그들 덕분에 저도 매일 힘을 얻어요." 무대를 찾는 이들은 다양하다. 연인이나 가족끼리 이벤트 무대로 사용하기도 하고, 동아리나 인디밴드 등이 공연을 하러 찾기도 한다. 악기 레슨 모임을 하거나 뮤지컬이나 연극배우들이 무대에 오르기 전 최종 리허설을 하기도 한다. 공연이 없을 때면 누구나 와서 피아노, 키보드, 기타 등을 연주할 수 있고 노래를 부를 수도 있다. 안 씨는 더 많은 공연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광진문화예술회관, 소월아트홀, 성수아트홀과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협약 후 공연 카페는 더욱 북적였다. 아트홀의 공연팀이 자주 무대에 올랐고, 건대총학생회장단과의 연계작업을 통해 관람객이 늘었다. 특히 음악그룹인 '투어리스트'의 공연은 건대, 세종대 학생을 비롯해 많은 이들이 모여 축제처럼 보내기도 했다. "아직도 공연쟁이들을 보면 신이 나서 같이 무대에 설 때도 있어요. 주책이죠.(웃음) 예전엔 힘들 때 노래를 했는데, 요즘은 즐거워서 노래를 해요. 청년들이 돈에 구애받지 않고 열정적으로 음악에 빠져 지내는 모습 보면 부러우면서도 흐뭇해요." 그녀는 언제든 음악이 하고 싶으면 찾아오라는 뜻으로 카페의 오픈과 마감 시간을 따로 정해두지 않았다. 음악인들의 친구가 돼주며 밤을 샌 적도 부지기수다. 느티나무처럼 넓은 품으로 이 곳을 찾는 모든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싶다는 게 안 씨의 꿈이자 사업 방향이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우연히 방문했다가 단골이자, 친구가 됐다. 그녀의 최종 꿈은 더욱 크다. "최종 꿈이요? 건물 한 번 사야죠.(웃음) 정말로 건물 사고 싶어요. 1층은 뮤지컬 배우들, 2층은 밴드, 3층은 연극 배우들 층층이 음악·예술인들에게 내어주고 싶어요. 예술인들의 가장 큰 고충이자 일상을 어루만져주고, 나아가서는 한국 예술 전반에 기여하고 싶어요. 근데 정말 큰 꿈이죠?(웃음)"

2016-06-28 06:52:07 채신화 기자
[살맛나는 세상이야기] LG유플러스가 세상에 온기를 더하는 방법

[메트로신문 나원재 기자] LG유플러스가 즐거운 나눔으로 세상에 따뜻한 온기를 더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임직원 참여형 사회공헌 활동에 '즐거운 나눔 ON+'란 이름을 붙이고 단발적인 활동이 아닌, 장기적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19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즐거운 나눔 ON+'는 정보기술(IT)과 장애인, 청소년 등 세 가지 분야에 특화됐다. 다양한 활동보다 LG유플러스가 잘할 수 있는 몇 가지 부분에만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LG유플러스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장애 청소년들의 IT 생활환경 개선을 적극 돕는 '글로벌 장애청소년 IT 챌린지' 행사를 펼치고 있다. 각국 장애청소년의 IT 활용 능력 향상과 사회참여 기회를 확대하며 아·태지역 개발도상국 장애인의 IT접근 인식을 전환하겠다는 취지다. ◆잘할 수 있는 사회공헌 활동에 집중 지난 2011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이후 송도, 태국, 부산, 인도네시아에서 매년 대회를 개최한 LG유플러스는 올해 중국 베이징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IT는 시간과 공간의 물리적인 제약을 뛰어 넘어 소통을 가능케 하는 유일한 도구"라며 "IT는 장애인에게 눈과 귀를 대신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창이자 자립을 돕는 경쟁력이 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이와 함께 뮤지컬 관람, 스키캠프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장애 청소년들의 사회 경험도 돕고 있다. 모든 활동은 장애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하며 자립심, 책임감, 의지 등을 함께 쌓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LG유플러스는 이를 위해 장애 청소년과 임직원, 회사가 각각 1:1:3 비율로 후원금을 적립하고, 성인이 됐을 때 자립기반 마련에 힘을 보탤 수 있는 '두드림 유플러스 요술통장'도 만들었다. 이에 더해 임직원들은 자발적으로 조금씩 후원금을 거두는 '유플러스 1000원의 사랑'에도 참여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나눔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해 지난 2013년부터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IT교육, 장애인 직업훈련, 재활 지원 등의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왔고 신임 팀장급 리더들을 위한 봉사활동도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또 최근엔 LG디스플레이 직원들과 함께 '100개 숲 가꾸기' 일환으로 서울 상암동 소재 노을공원에서 나무 심기 운동을 진행했으며, 복지시설 기부 목적으로 빵 만들기 교실도 운영했다. ◆임직원 '울타리'가 만드는 자발적인 긍정문화 LG유플러스는 이러한 노력을 회사 내 긍정문화 확산으로 잇겠다는 의지도 보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조직 내에서 칭찬과 감사하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울타리' 프로젝트가 한창이다. '울타리' 프로젝트는 '우리의 작은 울림이 타인과 소통하는 다리가 된다'는 프로젝트 슬로건에서 따온 것으로, 실제 직원 간 칭찬과 감사 메시지는 사회에 따뜻한 사랑을 전하는 나눔 활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울타리' 프로젝트는 동료에게 칭찬과 감사의 마음을 서로 전달하는 따뜻한 소통 문화를 사내에 전파하고자 기획된 것으로, 사내 인트라넷 포털 '즐거운 직장 U+' 메뉴에서 운영된다. 평소 칭찬하고 싶었거나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던 동료에게 메시지를 전송하면, 해당 직원은 이메일로 메시지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울타리' 프로젝트를 통해 직원들이 작성한 칭찬·감사 메시지 한 건당 1000원을 적립해 일정 금액 이상이 적립되면 저소득 청각장애 아동, 청소년에게 보청기를 지원하고 있다. 구성원의 감동과 정서적 몰입을 유도하고, 이해관계자와 우수인재가 선호하는 지속가능 기업이 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게 LG유플러스의 설명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울타리 프로젝트는 직원들 사이에 따뜻한 소통 문화를 만들고, 이를 통해 저소득 청각장애 아동과 청소년에게는 보청기를 지원하는 나눔 활동도 함께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동료와의 칭찬, 감사라는 작은 울림이 저소득 청각장애 아동이나 청소년에게는 더 큰 사랑으로 이어지는 다리가 될 수 있다"며 "사내에는 따뜻한 소통문화를 만들어나가고, 청각장애 아동·청소년에게는 보청기 지원을 통해 소통을 선물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엔 전국 임직원이 참여하는 가운데 각자의 물품을 기증하고, 기증된 물품을 필요로 하는 임직원이 다시 구매하는 방식으로 얻은 수익금을 전하는 '즐거운 나눔 ON+ 나눔 경매, 바자회'도 열렸다. LG유플러스는 나눔 경매와 바자회를 통한 판매 수익금 전액은 오는 7월 중 중증장애 청소년들이 생활할 고등학교 건립을 위해 전달된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1997년 경기 광주에 개교해 현재 유치원 3학급, 초등 9학급, 중등 3학급 등 70여명의 장애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지만 고교 과정 위한 시설 등이 부족한 한사랑학교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LG유플러스는 고객이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간접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LG유플러스는 기존 고객과 새로 가입한 고객이 우편청구서 대신 이메일 혹은 모바일 청구서를 신청해 절감된 비용을 매달 1~3명의 심장병, 난치병환아 수술비로 후원하는 '사랑을 전하는 청구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2016-06-19 15:49:35 나원재 기자
[새벽을 여는 사람들] 서울역 노숙인 아빠 우연식 목사

[메트로신문 오세성 기자] 서울역 13번 출구에는 2011년 8월부터 지금까지 365일 24시간 문이 열려있는 '드림씨티 노숙자센터 선교교회'가 있다. 이곳에서 서울역 노숙인들을 보듬으며 함께 생활하는 우연식(53) 목사를 만나봤다. 드림씨티는 우연식 목사가 2011년 4월 세운 선교교회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미국에서 홈리스 봉사활동을 해 온 그는 국내에서 색다른 시도를 했다. ▲부동산을 소유하지 않고 ▲헌금을 걷지 않으며 ▲24시간 운영하고 ▲매일 회계장부를 공개하는 교회 겸 노숙인 센터를 세운 것이다. 얼핏 생각하기엔 제대로 운영되지 않을 것 같지만 2011년 1층으로 시작한 시설이 건물 전체를 임대할 정도로 성장했다. 우연식 목사는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교회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재정운영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손해 보는 일을 하는 교회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회가 교회에 기대하는 역할 고민해야 그는 "교회는 사람을 위로하는 곳이 되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곳이 많다"며 "재정장부를 공개한 점이 사람들에게 믿음을 산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어 "잘 차려입고 교인들끼리 네트워킹을 가지며 교리를 외치기 이전에 사회가 교회에 바라는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4시간 운영되는 드림씨티는 세탁, 전화, 팩스, 컴퓨터 이용과 이발, 증명사진 촬영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매일 아침 6시에 빵을 나눠주고 10시부터 이발 봉사를 한다. 세탁 서비스는 시간에 관계없이 항상 이용할 수 있다. 요일별로 특화된 서비스도 있다. 화요일과 토요일에는 영화를 상영하고 목요일과 토요일은 한방·양방진료를, 토요일 증명사진 서비스 등을 한다. 매일 400~500명이 시설을 찾고 혜택을 받는다. 후원과 지출 내역도 홈페이지에서 매일 공개한다. 드림씨티에 따르면 시설 운영에는 월 1250만원이 든다. 이 안에는 임대료 550만원과 근무자 3명 인건비 300만원도 포함됐다. 임대료와 인건비를 제외하면 결국 400만원으로 시설을 운영하는 셈이다. 우연식 목사에 따르면 시설에 들이는 장비는 일부 LED 조명을 제외하고는 전부 중고품이다. 비용 절감 때문이다. 우 목사는 "돈 벌이가 목적이었다면 이런 일은 하지 못한다"면서도 "중학교 시절부터 다른 사람과 어울리며 돕는 일을 꿈꿔왔기에 즐기며 하고 있다"고 웃어보였다. ◆'노숙인=교화 대상'으로 보는 시각부터 바꿔야 "건강한 사람은 하루 종일 누워있지 못합니다. 몸과 마음이 아프니까 누워있죠." 그는 노숙인 재활에 대해 "더 나쁜 상황으로 빠지지 않도록 현상유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장 변화를 기대하기보단 현상유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미다. 우 목사는 "이용자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 몇날 며칠을 누워있던 사람이 갑자기 하루 8시간 근무할 수 있겠냐"며 "당장 일자리를 갖길 바라기보다는, 잘 자리가 없는 이에게 잘 곳을 마련해주고 닦을 곳을 마련해주면 된다. 물건을 보관해주고 세탁을 해주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이다. 그는 "숙식과 세탁 제공하고 치약, 칫솔 등을 주면 노숙인도 기본적인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노숙인이 쓰러져 병원에 간다면 기본검사만 200만원을 들 것이고 이는 세금으로 충당된다"며 "경제논리로 보더라도 노숙인에게 숙식과 함께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는 편이 지출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드림씨티에서는 노숙인 25명이 회원으로 기거하고 있다. 회원 가입 조건은 술을 마시지 않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다. 우 목사는 "회원 가운데 정부 자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도 있고 직장을 구한 사람도 있다"며 "우리 사회는 노숙인에게 당장 변화를 요구하기보다 그들이 가진 아픔을 감싸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픔이 치유되면 스스로 해야 할 일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6-06-14 17:19:48 오세성 기자
[살맛나는 세상이야기] 딜라이브는 미래 꿈나무와 동반성장 프로젝트 중

[메트로신문 나원재 기자] 수도권 최대 규모의 복수종합 유선방송사(MSO) 딜라이브가 미래 꿈나무가 만들어갈 살맛나는 세상을 지원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딜라이브의 사회공헌 활동은 학생들의 꿈과 정서 함양에 특화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12일 딜라이브에 따르면 사회공헌 활동은 크게 ▲초등학교 야구대회 ▲인턴십 프로그램 ▲교가 제작 프로젝트 등 세 가지로 나뉜다. 또 각 프로그램이 배출한 인재들은 현재 사회 곳곳에서 후배들을 위해 물꼬를 트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프로선수 배출한 야구대회, 방송 인턴십은 등용문 역할 실제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된 '딜라이브 케이블TV기(이하 딜라이브기)' 초등학교 야구대회는 프로선수를 배출한 등용문으로 통한다. 딜라이브는 유소년야구 활성화를 위해 매월 9월과 10월경 대회를 개최해 왔다. 지난 2011년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딜라이브기 야구대회 출신 선수들이 처음 지명되기 시작한 이후 지난해 8월까지 현재까지 74명의 선수들이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았다. 딜라이브 측은 현재 LG트윈스 임찬규와 한화 하주석, KT위즈 엄상백 선수 등은 딜라이브기 대회 출신으로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회는 올해 13회 대회를 맞은 만큼 명실상부한 유소년 야구 인재발굴의 장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딜라이브기 초등학교 야구대회는 24개 서울시 초등학교가 참가해 4개조로 나눠 예선을 치른 후 각 조 상위 3개팀이 결선 토너먼트를 펼쳐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딜라이브는 이와 함께 지난 2009년부터 케이블업계 처음으로 한국방송학회와 산학협력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케이블TV 인턴십 프로그램도 이어왔다. 신문방송학과 관련 3, 4학년을 대상으로 한 기수에 20명씩 선발하는 이 프로그램은 방송 시스템과 장비 여건이 충분하지 못해 실무 교육 기회가 적은 대학생들에게 현장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딜라이브는 인턴십 프로그램이 지역케이블TV 방송사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딜라이브 관계자는 "6주간 진행되는 프로그램이어서 방송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충분한 시간뿐 아니라, 마케팅부터 방송 제작까지 학교에서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인턴십 프로그램은 방송에 대해 막연히 꿈꾸던 학생들에게는 미리 체험해 보고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는 시간이 되기 때문에 자신의 꿈을 더욱 구체화하는 진로 길라잡이 역할도 하고 있다"며 "매 기수마다 5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할 만큼 해를 거듭할수록 신문방송학전공 학생들에게 필수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턴십 프로그램은 매년 겨울방한과 여름방학 기간인 1월과 7월에 걸쳐 두 차례 진행된다. 올해는 1월까지 15기가 진행됐고 총 300여명의 인턴십을 배출했다. 선발된 학생들은 딜라이브 계열사인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 IHQ와 서울경기케이블TV, 일산·고양시 서비스를 맡고 있는 딜라이브 경기케이블TV에 배치된다. ◆독특한 교가 지원 프로젝트…학생 정서 함양 큰 역할 딜라이브의 사회공헌 프로그램 중엔 '학교가(歌) 좋다'란 독특한 활동도 있다. 지난 2010년부터 시작된 '학교가 좋다'는 교가 제작 프로젝트다. 학교 시설에 대한 투자 못지않게 교가에 대한 관심과 지원도 필요하다는 게 딜라이브의 생각이다. 딜라이브는 졸업식을 비롯해 조회 등 학교 행사에서 부르는 교가에 교육목표, 교풍, 지역정서가 담겨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영향을 크게 주지만, 일제 강점기에 생겨 일본군가를 기본으로 교가를 쓰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딜라이브는 또 교가들 가운데 선율 자체가 변형되거나 악보와 일치하지 않은 교가도 많다고 한다. 이에 따라 딜라이브는 지난 2010년 구로구 지역 49개 학교와 이듬해 종로구·중구·서대문구·노원구 28개교, 2012년 마포구 24개교, 2013년 강남·강동·서초·송파구 51개교, 2014년 고양·파주시 지역 50개교의 초·중·고등학교 교가를 재탄생시켰다. 이후 딜라이브는 지난해 중랑·광진·성동·성북구 지역 40개교에서 '학교가 좋다' 프로젝트를 완성했고 올해는 용산·금천구 지역 학교를 대상으로 오는 11월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학교가 좋다'는 지역학교의 교가 악보를 수집해 전문 오케스트라 편곡자가 편곡 작업을 맡으며, 합창단과 오케스트라 연주로 녹음이 진행된다. 학생들이 모습이 담긴 교가 동영상도 함께 제작되는 가운데 제작된 음반 CD는 '학교가 좋다' 교가 음악회에서 각 학교 관계자와 학생대표에게 전달된다. 특히 교가 음악회에선 전문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각 학교별 교가경연대회가 펼쳐지며 인기 가수와 유명 성악가들의 축하공연도 이어진다. 이러한 노력으로 교가 프로젝트는 지역주민들과 학생, 학부모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지역 축제로 자리를 잡았다. 한편 올해 4월 씨앤앰에서 사명을 변경한 딜라이브는 현재 매달 1만명 가까운 순증 가입자를 유치하면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전용주 딜라이브 대표는 "딜라이브는 종합멀티미디어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고객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함에 동시에 참신한 이미지를 심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16-06-12 16:12:43 나원재 기자
[새벽을 여는 사람들] "숨 쉬는 시간도 사치" 중환자실병동 최민지 간호사

[새벽을 여는 사람들] "숨 쉬는 시간도 사치" 중환자실병동 최민지 간호사 "숨 쉬는 시간이 사치라고 느껴질 정도로 병원 일과는 바쁘게 돌아가죠. 위급한 상황마다 숨을 꾹 참고 병동을 뛰어다닌다니까요.(웃음)" 대학병원 중환자실병동은 365일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다. 새벽 6시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중환자실병동에서 만난 최민지(28) 간호사는 피곤한 기색 하나 없이 환자를 돌볼 준비를 하고 있다. 중환자실은 상태가 위중한 환자를 최신 첨단장비와 고급인력을 집중 투자해 효율적인 환자관리를 꾀하는 곳이다. 우리나라는 1961년에 중환자실이 개설되기 시작해 현재 대다수의 종합병원에서 운영하고 있다. 중환자실 간호사는 3교대로 근무를 한다. 새벽조에 배치되는 날은 오전 6시 30분~오후 3시 30분까지 일한다. 출근하자마자 그는 환자의 상태 먼저 확인한다. "처음에는 3교대 근무가 전문직스럽고 마냥 신기했어요. 모두가 잠든 시간에 의료진으로서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사명감도 들었고요. 그런데 해를 거듭할수록 체력이 달리더라고요.(웃음)" 새벽 근무인 날 최 간호사는 오전 5시에 집을 나선다. 그러기 위해서는 4시에 기상해야 한다. 때문에 아침밥은 포기한 지 오래다. 그는 "끼니를 거르거나 잠을 못자서 체력이 떨어지는 것 보다는 가족의 얼굴을 잘 못본다는 것이 힘들다"며 "병원 생활을 하면서 가정 생활까지 함께 병행하는 병원 관계자분들을 보면 존경스럽다"고 속내를 밝혔다. 대학병원은 밤낮이 없다. 매일같이 응급실에 위급한 환자가 실려오고, 그 과정에서 안타까운 일도 발생한다. "환자의 죽음에 익숙해졌다고 말하는 의료진은 없습니다. 다만 신입 간호사때보다 마음가짐이 달라지죠. 환자가 생을 마감할 때 감정에 치우쳐서 나머지 환자들까지 돌보지 못하는 일은 없다는 거죠." 간호사 생활 6년차. 기억에 남는 환자에 대해 묻자 최 간호사는 '오토바이 배달 청소년'이라고 바로 답했다. "새벽에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하다가 사고가 났나봐요. 다행히 뇌는 다치지 않았는데, 폐와 어깨에 심각한 부상을 입고 응급실에 실려왔어요. 폐혈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죠. 그런데 본인 상태가 어떤줄도 모르고 치료에 협조를 안하는거예요. 그때 진짜 저를 많이 괴롭혔던 환자인데 지금은 완전히 나아서 얼마전에 1.5L콜라를 다섯 병이나 사서 병원에 찾아왔더라고요. 다죽어가던 환자가 퇴원해서 씩씩한 모습으로 고맙다고 인사하러 올 때면 그때만큼 뿌듯할 때도 없을거예요. 간호사들끼리는 그 친구를 '죽다 살아난 케이스'라고 말해요. 그만큼 생과 사를 오가는 환자들이 많이 오는 게 중환자실이니까요." 중환자실에는 간혹 의식이 있는 환자들도 있다. 최 간호사는 환자들이 '고생한다'고 건네는 말 한마디에 힘을 얻는다. 보살펴줘야할 환자가 되려 자신을 챙기는 모습에 울컥한 적도 있다. "의사와 간호사말고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써주시는 분들을 볼 때도 에너지를 얻어요. 병원 구석구석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환경미화 여사님들과 식당 아주머니들이 새벽에 일하시는 모습 보면 진짜 즐겁게 일하시거든요. 키도 작고 왜소하신데 어디서 에너지가 샘솟는 건지, 정말 존경스럽고, 저도 동기부여가 되죠." 최 간호사에게 병원은 어떤 곳일까. 그는 '집같이 편한 곳'이라고 정의했다. 휴일에 병원을 벗어나 쉬다가 다시 복귀하면 휴일에 대한 여운보다 있어야할 자리에 돌아왔다는 안도감과 안정감이 든다고. "휴일도 들쑥날쑥하고 3교대이다보니까 일반 직장에 다니는 친구들과 약속잡기가 애매해요. 그래서 오히려 같은 해에 입사한 간호사 동기들과 자주 어울려요. 입사때부터 힘든 시기도 같이 겪었기 때문에 그누구보다 의지하게 되는 것도 동기고요." 최 간호사가 입사한 년도에 함께 입사한 신입 간호사는 총 39명. 그중 절반가량이 일을 그만뒀다. 그만큼 체력도 따라줘야하고 상상 이상으로 힘든 일이 간호사다. 그도 초반에는 마음고생한 적이 있다. "신입 시절, 손이 빠른 동기가 부러웠던 적이 있어요. 좋게 말하면 꼼꼼한 성격 탓에 손이 느렸던 건데… 병원은 시간이 생명이거든요. 그래서 같은 일을 해도 자꾸만 뒤처지는 제 모습을 볼 때 답답하더라고요. 하지만, 지금은 일이 손에 익기도 했고 선생님들도 제 실력을 인정해주세요. '최 간호사가 확인한 건 다시 검토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꼼꼼하다'고요.(웃음)" 최 간호사의 손은 곳곳에 영광의 상처가 있다. 위생에 신경써야하는 직업답게 소독약으로 손을 자주 씻는 바람에 피부는 벗겨졌고, 건조하다.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하는데 손이 못생기고 예쁘고는 중요하지 않죠. 못생긴만큼 환자의 위생과 생명에 더 신경썼다는 거잖아요.(웃음) 앞으로 얼마나 더 못생겨질지는 모르겠지만, 제 손이 하는 일이 고귀하고 아름다운 일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고, 환자분들은 알아주실테니까요."

2016-06-07 15:30:23 신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