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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여는 사람들] 김주현 에이블업 대표 "장애인 설 곳, 넓어져야만 합니다"

인파에 휩쓸리듯 오가는 출퇴근길, 거리에는 두 발로 걸으며 이어폰을 낀 채 휴대전화를 보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모두가 보고 듣고 말하고 걷는 세상이다. 지하철 엘리베이터로 향하면 그제서야 가끔 전동 휠체어를 탄 사람이 보인다. 지난해 기준 보건복지부에 등록된 장애인의 수는 265만3000명, 전체 인구 대비 5.2%. 이 사람들은 모두가 일터로 향하는 동안 어디에 있을까? 김주현 에이블업(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대표는 사회 속에서 장애인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그림을 그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 대표의 이름을 검색했을 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은 수어 통역이 없는 공중파 방송 등에 대한 기자회견이다. 2020년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전국민을 대상으로 전하는 정부의 정보는 평등하지 않았다. 문제는 수어 통역이었다. 2019년까지 정부는 재난 대응에 수어통역을 제공하지 않았다. 이 때 김 대표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시민단체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을ㄹ 포함해 다른 4개 장애인 인권단체와 일상 수어 통역권을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확진 환자가 아직 10명을 넘지 않은 때였다. 정부가 이를 받아들여 중앙대책본부 브리핑에 수어통역사를 배치했지만, 뉴스에도 배치된 때는 시간이 좀 더 흐른 뒤였다. 김주현 대표는 "당시 재난방송에서 장애인에 대한 정보제공은 부차적인 것으로 여겨졌다"며 "방송사들은 국민의 생명은 소중히 여기면서 장애인의 생명은 소중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사회적으로 반향을 일으킨 것은 2020년이지만 김 대표는 이전 해에도 같은 기자회견을 했다. 2016년 제정된 한국수화언어법은 수어를 청각 장애인들의 공용어로 인정하고 수어로 정보를 제공받아야 한다고 인정한다. 김 대표는 2019년 재난 정보가 수어로 제공되지 않았던 강원도 산불 사건 후 국가인권위원회에 해당 문제를 진정했다. 김 대표의 장애 인권에 대한 관심은 2006년 콘텐츠 제작사 와이드프로를 설립하고, 꾸준히 장애인 및 복지 전문 방송프로그램 제작자로 활동하던 중 생겨났다. 그는 10여 년 이상 콘텐츠를 제작하며 장애인 등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조명해 왔다. 2007년 '장애인정보문화누리' 운영을 시작으로,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이 장애인 인권 운동에 나섰다. 김 대표는 이처럼 동분서주 했지만 장애인 인권단체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2019년 에이블업이란 플랫폼을 고안했다. 에이블업은 장애인의 사회참여 활동을 넓히기 위한 김 대표의 의지가 담겼다. 에이블업은 장애 스포츠 및 문화예술인을 기업이 고용할 수 있도록 돕고 이를 홍보함으로써 장애인의 사회참여 활동에 긍정적인 사회인식을 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주현 대표는 "약 20년간 인권운동 활동으로 쌓아온 경험과 시대가 요구하는 기술혁신과 접목해 장애인 고용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것"이라며 "장애인 고용은 단순 할당식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기업과 장애인 모두의 수요에 맞출 수 있는 방향으로 시스템화돼야 한다. 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에이블업은 예술계 전반과 스포츠 분야 하계 종목 23개와 동계 종목 5개, 스포츠 이벤트 5개 부문을 전문적으로 다루며 장애인 참여 활성화를 연구하고 장애인을 고용하고자 하는 기업에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에이블업은 홈페이지에서 전문 구인구직 플랫폼처럼 다양한 배경과 요구를 가진 장애인 취업희망자들을 소개한다. 경증 및 중증도부터 성별, 지역, 학력, 나이, 지원 필요 여부, 경력사항 등을 모두 데이터화 했다. 이를 통해 기업은 원하는 지역에서 원하는 종목의 장애인 선수나 예술가를 채용할 수 있다. 장애 인권 향상을 위해 오랜 활동을 해온 김 대표답게 에이블업의 역할은 채용 연계에만 그치지 않는다. 지속가능한 고용과 상생을 위해 장애인 고용 기업에 대해 ▲장애인 스포츠 전문인력을 연계한 전문적인 트레이닝 ▲전문 스포츠 의료팀 연계를 통한 재활 및 의료 서비스 ▲공연 및 전시 등 장애 문화예술인의 활동을 위한 인프라 구축 ▲기업 ESG 활동 중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위한 맞춤 컨설팅 등을 연계하거나 추가 서비스 한다. 기업이 구색 맞추기 식으로 장애인을 고용하는 게 아니라 진정으로 장애인들과 함께 하며 지속 가능한 상생이 되도록 하는 게 목표다. 그는 "장애인 예술이 취미나 복지가 아닌 예술 그 자체로 인식하는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며 "기업에서 요구되는 ESG 경영과 장애인들의 적극적인 의지를 매칭하는 노력과 함께, 이를 알리는 콘텐츠들을 거듭 선보이며 사회·경제 전반 선순환을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 /김서현기자 seoh@metroseoul.co.kr

2023-08-20 16:07:47
[인터뷰] 제주도 걷는 위성곤 민주당 의원, "日 오염수 피해 구상권 반드시 청구해야"

【서귀포(제주)=박태홍기자】 지난 17일 제주 서귀포시에서 만난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땀을 연신 훔쳐냈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을 비판했다. 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총괄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위성곤 의원은 지난 14일부터 '제주도 푸른바당(바다) 우리가 지킵시다'라는 이름으로 8일간의 도보일주를 했다. 위 의원과 도보일주 대원들은 8일간 주제주일본총영사관을 시작해 제주의 북, 서, 남, 동쪽의 일주도로를 걸으며 오염수의 위험성을 홍보하고 있다. 그들이 걷는 거리만 하루에 20㎞ 이상, 총 200㎞쯤이다. 민주당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해 당의 역량을 총집중하던 한여름, 그는 당의 오염수 해양투기저지 대책위원장을 맡아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 IAEA의 오염수 해양 방류 종합보고서를 비판했다. 또, 대책위 위원들과 함께 일본을 방문해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야당 의원들과 연대를 꾀하고 공동 성명을 냈다. 이제 그런 위 의원이 제주도를 한 바퀴 묵묵히 걷는 중이다. 제주도민도 '경헌디 데크라(그런데 가능하겠나)'라며 걱정부터 앞서 하는 가운데, 그의 걸음에 담겨있는 생각을 들어봤다. ◆"정부여당, 국민 어떤 문제 제기에도 답해야" 2021년 4월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를 결정했다. 방류 주체인 도쿄전력은 올해 초부터 ALPS(다핵종제거설비)로 오염수를 처리해 바다에 방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ALPS로 62개 핵종을 기준치 이하로 처리하고, ALPS로도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의 경우 바닷물과 희석해 농도는 일본 기준치의 40분의 1로 낮춰 방류한다는 계획이다. IAEA는 종합보고서에서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이 안전하다고 밝혔으나, 민주당은 핵종의 생태 농축 가능성과 ALPS 관리의 불투명성 등을 지적하면서 일본 정부에 다른 대안을 찾으라고 주장하고 있다. 방출 시점은 일본 국내와 국제 사회의 여론 악화 등으로 연기되다가 오는 한미일 정상회담을 마친 후 22일 기사다 후미오 일본총리가 주재하는 각료회의에서 구체적인 시점이 정해질 전망이다. 위 의원은 "이 행사를 기획한 이유는 도민들에게 실질적으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어떤 위험성이 있는지를 알리는 것"이라며 "그리고 실제 방류가 됐을 때, 수산업에 큰 피해기 예상되고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데, 그 대책 마련을 함께 강구하고자 도보일주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정부와 일본 정부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오염수 방류가 임박한 시점이고 우리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우리라도 무언가를 해야되겠다는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거리에 나섰다"고 말했다. 위 의원은 도보일주에 그치는 것만이 아니라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해 오전 도보 일주를 마치고는 주민과의 간담회, 오후 도보 일주 후엔 당원들과의 간담회도 갖고 있다. 위 의원은 오염수 방류를 대하는 대한민국 정부의 태도에 대해 "방류에 대해서 실질적으로 동의하고 있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세력이라고 봐야 한다"며 "과학이라는 것은 어떤 현상에 대해서 의문을 갖게 하고, 제기된 의문에 대해 답을 내는 것인데, 국민께서 '오염수 방류가 위험하다더라'라고 물으면 그것에 대해서 답을 해야 하지만, 답을 하지 않고 질문 자체를 괴담, 선전·선동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국민과 소통하려는 자세가 전혀 안 돼 있다. 오염수 방류를 통해 대한민국 정부가 무엇을 얻게 되는지 설명을 해야 하는데, 단 한 번의 설명도 없었다"면서 "결국, 정부여당은 국민과 생명 안전을 무한 책임지는 존재로, 국민이 어떠한 문제 제기를 해도 답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양 방류가 미래의 기준이 되어선 안 돼" 위 의원은 일본 정부의 오염수 해양 방류가 시작되면,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추가 원전 사고에도 해양 방류가 기준이 될 수 있다며 국제사회가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는 선례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 의원은 "미국은 쓰리마일 원전 폭발 사고 이후 강에 오염수를 버리려고 하다가 시민들의 반대로 수증기로 처리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2021년 영구정지된 미국 뉴욕 웨스트체스터 카운티 뷰캐넌의 인디언 포인트 원전은 핵연료봉을 식힌 오염수를 허드슨강에 방류하려고 했다가 주민, 시민단체, 정치권의 반대로 보류됐다"며 "오염수 방류에 대한 기준이 없다. 새로운 기준이 만들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그 기준을 만드는 일을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만약 한국의 원전에서 사고가 나서 오염수가 만들어지면, 우리는 어떻게 처리를 해야 하나. 중국에 사고 원전이 발생하면 어떻게 처리 해야 하나. 처리 기준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런 절차가 없는 상황"이라며 "일본 정부는 정상 원전이 처리하는 방식과 같다고, 이를 따라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위 의원은 "공동의 연대기금, 사회적 연대기금을 만들고 연대를 통해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 이 사건에서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자 과제"라고 했다. ◆"후쿠시마 인근 수산물 수입 금지 명분 잃을 것" 우리 정부는 2013년 9월부터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의 수산물 수입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정부는 오염수 방류와는 별개로 후쿠시마 수산물의 수입 금지 조치를 절대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오염수가 방류되면 안전성을 담보하는 것이고, 이에 따라 수산물 금지 조치의 명분은 약해질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위 의원은 "논리적으로 성립되지 않는다. 수산물 수입 금지 관련해서 일본이 WTO(세계무역기구)에 제소해서 우리가 1차에서 졌고, 2차에서 이겼다"며 "이겼던 이유가 오염수가 방류되면 해양의 어류들이 방사능에 피폭돼서 국민이 먹기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는 측면을 본 것이다. 그런데 지금 정부가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는 것이 정상적이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인데, 그런 논리라면 2차 때 했던 주장이 맞지 않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본 정부는 5000억원의 기금을 만들어서 수산 피해를 지원하고 앞으로 한국 등에 수산물을 판매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그러면 일본 정부는 상황을 되돌려 놓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상황은 불 보듯 뻔하다. 국민들이 오염된 수산물을 먹게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위 의원은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가 안전하다는 결론을 낸 IAEA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IAEA는 원전의 안전을 관리하는 기관이 아니다. 원자력 진흥 기구다. 원자력 발전을 추진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며 "원자력을 평화적으로 이용해서 어떤 이익을 얻고자 하는 이들이 모이는 곳이다 보니, 원전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드러내놓고 해결하지 않는다"고 했다. 위 의원은 오염수 방류의 핵심은 ALPS의 정상 작동과 투명한 관리라고 하면서 "핵심이 ALPS인데, 정상 작동에 대한 검증은 자기들이 하지 않았다"며 "도쿄 전력이 정한 절차대로 하면, ALPS가 정상 작동한다면, 해양 방류를 해도 된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도 정부에서 원전을 추진하는 단위가 있고 원자력안전위원회라는, 검증 기관이 따로 있다. 그런 검증 기관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수산물 피해 日에 구상권 청구해야" 제주연구원은 지난 2월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방류결정에 따른 예상피해조사 및 세부 대응계획 수립'이란 용역보고서에서 오염수 방류 시 제주 수산업계에 연간 4483억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수산물 소비지출이 평균 49.15%, 제주관광 지출이 평균 29.04% 줄어 소비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위 의원은 이러한 피해에 대해 일본 정부에 구상권을 청구해 구체적으로 어민 등 관련 종사자에게 보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방류가 되면, 방류 저지 운동과 더불어 수산업계 피해 대책 관련 법안 논의를 중심적으로 해나갈 예정"이라며 "조업을 제대로 못 하는 어민, 수산물을 1차 가공 처리하는 업체와 기관에 대한 보상, 최종 소비처인 식당 등에도 보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법안을 제출했고, 재원 중 일부는 일본에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고 본다. 수산물 피해가 발생하게 되면, 그 피해의 발생 원인이 어디 있느냐를 따져야 하는 것"이라며 "결국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로 발생하는 피해에 대해선 책임을 일본 또한 져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당장의 수산물이 방사능에 노출돼, 지금 당장 피해는 보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30~50년에 걸쳐 방류가 되면, 그 피해는 모두 미래 세대에 전가될 것이고, 피해가 발생하면 일본에 단호히 대한민국과 국제사회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기 위해선 법안에 구상권을 청구 조항을 넣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실제로 위 의원은 방사성오염수재난관리기금을 설치하도록 기금의 재원의 일부를 일본 정부에 대한 구상권 행사에 따른 변제금으로 하는 것을 골자로 한 '일본 후쿠시마 방사성오염수 해양방류에 따른 피해어업인등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지난 6월 15일 발의했다.

2023-08-20 13:35:00 박정익 기자 2023-08-20 13:35:00 박태홍 기자
[인터뷰]송미경 큐레이터, 대전 미술사 '산증인'…"아카이브 기록1호"

"저는 기록하는 일이 잘 어울려요. 여러 사람의 증언을 모아 사건의 가장 적합한 미술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이 저한테 최고의 위로이자 기쁨이에요." 송미경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는 미술 사료를 아이처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녀는 20여 년간 대전 지역 내 근·현대미술사 자료를 꾸준히 수집해왔다. 덕분에 대전시립미술관은 지역 미술관 중 가장 많은 미술사 자료를 보유한 곳이 됐다. 현재 대전시립미술관에는 194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대전·충남 미술사료 1만여 건 넘게 보관돼 있다. 요즘 대전시립미술관에는 관람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고(故) 이건희 삼성회장이 보관했던 개인 수집품으로 최고 평가를 받는 '이건희 컬렉션'이 충청권 처음으로 대전에서 열려서다. 전시 개막 전에 9월까지 사전 예약이 마감됐고, 관람객만 6만여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송 학예사는 "격변기에 시대가 변하고 한국화의 전통도 변하게 된다"며 "근대성을 표현했던 작가들의 작품도 눈여겨보고, 한국의 추상미술도 어떻게 전개됐는지 보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건희 컬렉션에서조차 그녀는 미술사를 얘기하고 있었다. 이건희 컬렉션 한편에는 대전 미술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아카이브가 눈에 띈다. 한 번의 손 터치로 대전 지역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연도별로 관람할 수 있다. 이 모든 사료와 작품에는 지역 근·현대미술사 기록들을 하나하나 수집해 온 송 학예사의 피와 땀이 묻어난다. 그녀는 "2012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아카이브를 중심으로 연구센터 운영이 추진되기 시작해 지역 작가의 자료를 기록, 정리하는 일도 중요하다 생각했고, 관련 사료 수집에 박차를 가해 연도별로 기록하게 됐다"며 "미술 아카이브 작업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2019년 국립현대미술관의 ‘공립미술관 협력망’ 사업의 일환으로 ‘아트 아키비스트’ 지원이 있었는데 그 첫 번째 시범 사례로 대전시립미술관이 선정됐고, 이후로 매년 전국의 공립미술관 8곳을 선정해 기록물관리자를 파견, 아카이브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50~60년대 미술 사료를 구하기 위해 지역 신문사를 가서 관련 기사들을 찾아보고, 자료를 스크랩했다"며 "고인이 된 작가의 유족들을 직접 만나 자료를 얻고, 전시를 준비하면서 대전 지역 미술사를 채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녀가 지역 미술 사료를 수집하게 된 데는 지난 2003년 열렸던 '이동훈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회'가 계기가 됐다. 1945년 이동훈, 박성섭 작가를 주축으로 충남미술협회가 창설됐는데 이는 대전 근현대미술의 단초가 된 역사적인 일이었다. 1962년 설립된 한국미술협회보다 앞섰기 때문이다. 충남미술협회를 중심으로 대전 지역 미술은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송 학예사는 대전 미술의 활동 기록을 찾기 위해 대전일보사를 가 1950년 11월 1일부터 1969년 12월 31일까지 신문 기사를 죄다 찾아 기록했다. 2018년에는 도전과 실험 정신으로 대전현대미술의 전개와 발전을 주도했던 주요 그룹을 중심으로 '대전현대미술의 태동-시대정신'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처럼 송 학예사가 대전 미술의 활동을 발굴, 전시를 통해 알리면서 대전의 미술 활동 중 1975년 창립한 '19751225GROUP'과 1978년 창립한 '대전78세'는 한국 미술사의 행위예술 분야에 기록으로 남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지역 미술 사료들이 무관심 속에 방치돼 있다는 게 송 학예사의 지적이다. 그녀는 "대전 미술 연구가 활성화되려면 수집된 자료들이 정리되고 기록돼 일반인이나 전문 연구자에게 공개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하는데 예산, 인력 등의 부족으로 운영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며 "2017년부터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한 서울시립미술관도 2023년 4월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를 오픈해 운영 중이고, 우리와 같은 해에 개관한 부산시립미술관도 내년 개방을 앞두고 아카이브 시스템을 구축 중이며, 광주 또한 내년부터 예산을 편성해 아카이브 센터를 운영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전했다. 향후, 미술 아카이브는 대전 미술의 역사를 대변할 것이고, 국가의 문화자산으로 가치를 발하게 될 것이란 게 송 학예사의 설명이다. 반면, 미술관 내 조그만 자료실 한 켠에 사료들을 보관 중이지만 기증 사료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협소한 장소도 문제지만 온·습도에 예민한 낡은 자료들은 손상될 우려도 있다. 더구나, 사료를 모으고 기록하는 일은 송 학예사와 기간제 근로자 둘, 단 세 명뿐이다. 그럼에도, 그녀는 "누군가 기록하지 않으면 대전 미술의 역사가 사라질 수도 있다"며 "모아두면 후세에 누군가 연구를 하고, 또 연구하다 보면 대전 미술의 지평이 넓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H.카는 역사란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다. 송 학예사는 역사를 기록하는 자의 것이라고 했다. 대전 지역 미술 사료를 수집, 기록하는 일이 그녀에게는 숙명과 같은 소명이었다. 송 학예사는 "대전 미술사의 단초를 만들었다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며 "20여년 간 대전 미술 사료를 채록해 왔고, 내년에는 대전시 지원을 받아 대전미술사료집도 발간할 예정인데 사료집이 나오면 후학들이 이 작업을 이어나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대전시립미술관은 서울과 광주, 그리고 부산에 이어 네 번째로 설립됐다. 지난 1998년 4월 15일 개관해 올해 25주년을 맞았다. 송 학예사는 오는 2028년 대전시립미술관 30주년 대전 지역에 살아있는 원로 작가들의 미술전과 유족들이 건네준 사료들의 전시회를 열어주고 싶단다. 갑자기 그녀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송 학예사는 "원로 작가들이 계속 작고하고 있고, 2022년에도 신건희 사진 작가님이 작고하셨다"며 "평생 모아온 한국 사진 자료와 대전의 역사가 될 사진 자료들을 정리해 달라는 부탁을 아직도 들어주지 못했고, 작고하신 지역 작가 분들의 작품 전시회를 열어드리지 못한 것이 못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송미경 학예사는 1965년 대전 출신으로 1987년 배재대 미술학과, 목원대학교 대학원(미술이론)을 수료한 뒤 1996년 대전광역시 내무국(현 문화체육관광국) 학예연구사로 입사했다. 1998년 4월 대전시립미술관의 개관 멤버이기도 하다.

2023-08-17 15:55:43 원승일 기자
[되살아난 서울] (142) 도시사와 동시대 미술이 살아 숨 쉬는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국립현대미술관은 1969년 경복궁(현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둥지를 틀었다. 1973년 덕수궁 석조전 동관으로 터를 옮겼다가 1986년 현재의 과천 부지에 국제적 규모의 시설과 야외조각장을 겸비한 미술관을 개관하면서 한국 미술문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1998년엔 덕수궁 석조전 서관을 리모델링해 분관인 덕수궁관을 만들었다. 2013년에는 종로구 소격동에 서울관을 지었고, 2018년엔 충청북도 청주시 옛 연초제조창을 증·개축해 청주관을 개관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서울관, 과천관, 덕수궁관, 청주관의 4관 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향후 대전관이 완공되면 5관 체제로 진입하게 된다. 서울관 건물 규모는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5만2000여㎡이며, 총 8개의 전시실로 구성됐다. ◆미래로 귀환 지난 14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찾았다.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로 나와 경복궁 쪽으로 764m(도보 약 12분 소요)를 걸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건물은 디지털정보실이었다. 유리창 뒤로 책이 잔뜩 꽂힌 서가가 질서정연하게 늘어서 있었다. 정보실 옆엔 교육동이 들어섰다. 두 건물을 지나 안내판을 따라 전시동으로 이동했다. 표를 끊기 위해 1층 안내데스크로 갔다. 티켓 창구에서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참가 대원들을 환영합니다!'라는 안내푯말을 볼 수 있었다. 이날 서울관에서는 '백 투 더 퓨처: 한국 현대미술의 동시대성 탐험기'와 '게임사회' 전시가 진행 중이었다.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백 투 더 퓨처 전시 관람권을 발권받아 1층 전시실로 입장했다. 백 투 더 퓨처는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 작가적 정체성을 구축한 아티스트들의 당시 작업과 최근으로 이어진 그들의 작품 활동 ▲20세기 말~21세기 초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교차·혼재하던 시기를 관통하며 성장해 현대미술계 주요 작가로 자리매김한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다. 전시실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김두진 작가의 '모세, 죽어가는 노예, 승리'였다.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작품을 감상했을 때는 그리스 로마 신화 속 등장인물이 화산 폭발과 함께 탄생하는 장면을 묘사한 줄로만 알았다. 거인들이 역동적인 포즈로 화산재를 뚫고 나오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미켈란젤로의 조각 중 '모세', '죽어가는 노예', '승리'의 이미지를 차용해 만든 디지털 회화로, 3D 모델링 기법으로 초식동물의 뼈를 수차례 덧붙이는 방식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작품 설명에 따르면 백인, 남성 예술가의 권력, 종교적 영향력으로 헤게모니적 우위를 점한 미의식에 물음을 던지는 디지털 페인팅 '모세, 죽어가는 노예, 승리'는 소멸과 죽음을 의미하는 화면 속 무수히 많은 머리뼈와 뼛조각들이 이상적 아름다움의 인물상에 대한 이미지를 무너뜨리며 당연하게 여겨졌던 관습적 가치와 판단의 잣대를 재고하도록 만든다고 한다. 이날 미술관에서는 프란츠 카프카가 말했던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와 같은 작품도 만날 수 있었다. 처음에는 각목 몇 개가 우뚝 솟아 있길래 작품을 지지하기 위해 만든 가설 구조물인 줄 알았다. '전시 시작한 지 두 달이 다 돼 가는데 아직도 세팅이 덜 끝난 건가'라며 머리를 갸웃거리다가 작품 소개문을 보고 전시작의 일부란 걸 깨닫게 됐다. 작품명은 '베니스 비엔날레'였다. 2003년 제50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작가로 선정된 박이소는 각목으로 만든 위태로운 구조물(베니스 비엔날레)을 한국관 건물 앞마당에 설치했다. 직사각형 구조의 각목은 물이 찬 4개의 세숫대야에 각각 다리를 내려 버티고 있는데 대야를 채운 물은 베니스 바다를 의미하고, 각목의 사각 틀은 비엔날레를 개최하는 베니스시를 상징한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자신의 욕망 표출 창구인 동시에 문화 패권주의의 표상인 비엔날레 국가관과 비엔날레의 권위에 물음을 던졌다고. 양복을 입은 중년 남성이 수영장 물속에서 힘겹게 걷는 장면을 찍은 영상도 기억에 남았다. 이 작품은 이용백 작가의 '기화되는 것들(포스트 아이엠에프)'이다. 작가는 IMF 상황에서 "숨 쉬기도 어렵다"는 지인의 말에 영감을 얻어 포스트 아이엠에프를 구상했다고 한다. 정장을 입은 남성이 수심 10m의 물속을 구조용 호흡기 하나에 의지한 채 힘겹게 버텨내는 모습이 표현됐다. 남자는 걷다 서다를 반복하다가 물속으로 사라졌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역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조선시대에 종친부(조선 국왕의 친인척 사무 담당 기관), 규장각(조선 문치주의를 대표하는 왕실 도서관), 사간원(국왕에 대한 간쟁과 논박을 담당한 관청)이 있던 자리에 세워졌다. 일제강점기 때는 의학 교육과 연구 목적의 환자 진료를 수행하는 경성의학전문학교 부속의원으로 사용됐다. 1971~2008년엔 국방부 소속 기구인 '국군기무사령부'로 이용됐다. 이후 2009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조성 계획을 발표하고 2011년 5월 토목공사에 들어갔다. 이듬해 1월 건축공사를 착공하고 2013년 6월 준공해 130여일의 준비 과정을 거쳐 같은 해 11월 12일 서울관을 개관했다. 서울관은 ▲역사 깊은 주변의 환경과 어울리는 미술관 ▲전통적인 건축의 구조를 도입한 마당 중심의 미술관 ▲평범한 삶 속에서 미술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열린 미술관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미술관을 표방한다. 월, 화, 목, 금, 일요일엔 오전 10시~오후 6시에 문을 열고, 수요일과 토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된다. 1월 1일과 설날, 추석엔 휴관한다.

2023-08-15 14:52:33 김현정 기자
[살맛나는 세상 이야기] 한화생명 '함께 멀리'…환경 보호로 '선순환'

취약계층과 환경 보호를 통해 선순환을 꾀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한화생명이다. '국내 최초의 생명보험사'라는 명함과 함께 소비자들과 상생을 도모한다. 올해는 환경·취약계층 고용 등에 몰두하면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지구촌은 이상기후로 더위에 신음하고 있다. 미국, 인도 등의 일부 지역은 체감 온도 50도를 기록하면서 폭염으로 인한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금융권에서는 '녹색금융'이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국제사회는 금융권에 자생적 녹색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온실가스 배출량 등 환경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 환경보호와 친환경 경영 내재화 한화생명은 지난해 6월 '환경경영시스템(ISO14001)' 인증을 획득했다. 세계적인 수준의 환경경영체계를 인정받은 셈이다. ISO14001은 국제표준화기구에서 책정한 환경경영시스템 국제표준이다. 기업의 환경 관련 평가 지표 제공, 환경교육 등을 실시하며 친환경 경영 체계를 갖췄음을 인증하는 제도다. 한화생명은 '온실가스 인벤토리'를 구축했다. 명확한 온실가스 데이터 산출을 기반으로 탄소 배출량을 관리하기 위해서다. 매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수립한다. 아울러 온실가스 감축 아이템을 자체 발굴해 사용량을 줄이고 있다. ▲데이터센터 태양광 패널 설치 ▲장교동 빌딩 태양광 패널 설치 ▲인버터 승강설비 및 고효율 변압기 설치 등을 단행했다. 친환경으로 생산한 에너지를 활용해 업무에 활용하는 것이다. 서울 장교동 사옥 외벽과 옥상에 태양광 패널을 각각 468개, 396개를 설치했다. 매달 1400만원 수준의 전기 요금을 절약하고 있다. ◆ 전기·전자제품 자원순환 체계 구축 한화생명은 지난 3월 'E-순환거버넌스'와 '전기·전자제품 자원순환 실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전기·전자제품 자원순환 체계 구축이 ESG 경영의 포석이란 설명이다. 협약은 노후로 폐기해야 하는 사무용 전자제품 회수 및 재활용을 골자로 한다. 신분증 스캐너 200여대, 프린터 1800여대 등을 수거해 재활용했다. 폐기물 처리부터 재활용까지의 전 과정은 한국환경공단을 통해 처리 적정성을 검증받았다. 연간 약 172톤(t)의 폐전기·전자제품을 재활용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570t을 줄이고 소나무 4120그루를 심는 환경적 효과를 발휘한다. 아울러 폐전기·폐전자제품의 분리배출 요령은 정부에서도 주도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사안인 만큼 자체적으로 전자기기를 재활용하는 것은 환경 보호 활동에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 장애인 고용 앞장…의무고용률 달성 한화생명은 장애인의무고용률 100%를 달성했다. 지난 3월 장애인 바리스타와 안마사를 시작으로 한 달 뒤인 4월 사서보조를 추가 채용했다. 장애인 의무 고용률인 3.1%를 넘어섰다. 지난 2021년 기준 민간부문 장애인 고용률은 2.96% 수준이다. 이달 기준 한화생명에서 근무하고 있는 장애인은 53명이다. 모두 직접 고용 형태로 채용했다. 서울·대전·부산에 위치한 콜센터에는 '새늘 쉼터'에 중증 시각장애인 안마사가 근무한다. 장애인 채용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콜센터 직원에게는 차별화한 복지 서비스를 마련하자는 취지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업계 최초로 장애인의무고용률 100%를 달성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장애인 직원의 안정적인 근무 환경 조성을 위해서도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포스트 코로나 대비…취약계층 지원 생명보험 관련 이해관계자의 생활에 밀접한 만큼 사업 운영과 대내외 사회적 책임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임직원 대상 인권영향평가를 진행한다. 사업운영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인권 리스크를 사전발굴하고 개선한다. 이어 인권경영의 임직원 인식 제고를 위해 매년 인권정책, 인권경영의 중요성 등을 바탕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금융취약계층의 보험금 수령 등 서비스 문턱을 낮췄다. 맘스케어 저축보험 등 ESG 상품을 출시하면서다. ESG를 반영한 개인 대출상품 판매를 통해 고객의 일상생활 속 ESG 실천을 이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본사 전 부문 임직원이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매달 약 200명씩, 연간 2000명이 봉사에 나선다. 지역사회와 소통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미다. 올해는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위해 친환경 물품 제작 및 비건 쿠키 및 수제 간식 만들기, 전 세계 여아를 위한 면생리대 제작, 여의도 샛강생태공원 생태계 회복을 위한 보호 활동, 미혼모 가정을 위한 건강 생활용품 만들기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자원순환과 환경보호, 취약계층을 돕는 것이 공통된 목표다.

2023-08-07 15:17:24 김정산 기자
[메가히트상품스토리] 면사랑 사누끼 우동면, 자타공인 업계 1위

촉촉하고 쫀득한 일본 전통 우동을 집에서도 간편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면사랑의 '사누끼 우동면'만 있으면 손쉽게 가능하다. 면사랑은 지난 30년 간 오직 '면과 소스, 고명'에 전념하며 대한민국에 '건강하고, 편리하며, 풍요로운' 면(麵)세상을 펼치기 위해 진력해온 대한민국 면·소스 대표기업이다. 1993년 건소면을 시작으로 생면, 냉동, 냉장면, 냉면, 쫄면, 떡류를 아우르는 각종 면류와 소스류, 함께먹는 튀김, 육가공 고명까지 자체 단일공장에서 직접 개발, 생산하고 있다. 그 중 '사누끼 우동면'은 특유의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으로 자타공인 매출 1위의 스테디셀러 제품이다. 면사랑은 회사의 제면 방식인 연타면발과 다가수숙성 방식, 냉동면을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제품을 고민하던 중 우동을 떠올리고 우동면 제품을 개발했다. 2023년 상반기에는 2022년 대비 매출 170% 성장하며 인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면사랑의 매출을 견인하는 히트 상품으로 자리 잡았음은 물론, B2B 제품으로는 이례적으로 소비자의 지속적인 요청에 쿠팡, 마켓컬리 등 B2C 시장에도 출시됐다. '사누끼 우동면'은 B2B 시장에서 1위를 달려왔다. 이에 힘입어 면사랑은 가정 시장을 겨냥한 우동 제품을 출시했다. 그 결과 '새우튀김우동'은 2021 대한민국 식품대상 간편식 '면'부분 1위를 차지했으며 2022년도에는 '돈까츠 우동정식'·'김치전골우동'·'가쓰오·유부우동'등 우동면을 활용한 복합제품을 다양하게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장했다. ◆우동면 경쟁력은 '연타면발'에서 나온다 면사랑 경쟁력은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을 구현하는 연타(延打) 면발에 있다. 연타면발이란 밀가루 반죽을 두 손으로 반복해 늘려가며 가는 면을 뽑는 수연(手延) 방식과 밀방망이로 치대듯 면대를 만드는 수타(手打) 방식을 결합한 면사랑 고유의 제면방식이다. 제면 과정 중 많은 물을 넣고 반죽한 후 여러 번 숙성하는 다가수숙성 (多加水熟成)과정을 거쳐 부드럽고 쫄깃한 면이 완성된다. 또한 우동면에 더해지는 우동장국과 튀김볼 등 면·소스·고명을 단일 공장에서 직접 제조한다는 점도 경쟁력 중 하나이다. 충북 진천에 있는 면사랑 자체공장은 냉동면, 냉장면, 건면, 생면, 냉쫄면, 쌀가공 등 각종 면류와 소스류, 튀김 및 육가공을 직접 생산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면, 소스, 고명 등 단품과 복합 제품을 포함하여 총 480개 품목을 생산하고 있으며, 우동면 라인으로는 냉동면, 우동장국, 냉동 튀김, 볶음소스, 별미 고명 등 제품을 주요 식당, 프랜차이즈, 단체 급식, 등 주요 B2B 식재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전문점 수준의 '가쓰오 냉우동'으로 여름 공략 여름 신제품 중 하나인 '가쓰오 냉우동'은 기존에 면사랑이 보유한 우동면의 오랜 노하우를 담은 것은 물론, 따뜻한 국물 또는 비빔류였던 기존 우동 라인업과 다르게 시원하게 먹는 우동으로 처음 출시됐다. 그동안 간편식으로 접하기 힘든 메뉴였던 냉우동을 출시한 것은 우동면에 대한 면사랑의 자신감이 돋보이는 부분이다.품질 좋은 가쓰오부시를 직접 우려내 일식 정통 그대로의 장국을 살렸으며 면사랑 고유의 연타 면발 기술로 제면한 우동면을 급속 냉동해 방금 삶은 듯한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을 살렸다. 2인식으로 출시한 이후 최근 늘어나는 1인 가정 수요에 맞춰 1인용으로도 출시했다. 1인용은 개인 기호에 따라 장국의 희석 농도를 조절해 자루우동 또는 붓카케 우동으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동치미를 직접 담가 시원한 맛을 내는 '직접 담근 동치미 물냉면'과 고급호텔에서 맛볼 수 있는 오품 냉채 코스 중 소고기 오향장육, 해파리, 자숙새우 삼선 구성의 고명을 엄선한 '삼선중식냉면'을 함께 출시하며 한중일 각국의 여름면을 상품화했다. 주요 제품은 네이버 면사랑몰을 비롯해 쿠팡, 컬리, 카카오메이커스 등 온라인 채널과 함께 코스트코, CU편의점, 이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에도 입점을 확대하고 있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

2023-08-03 14:48:59 신원선 기자
[되살아난 서울] (141) 한국인으로서 정체성 찾는 공간, 서대문구 '독립공원'

일제는 1908년 경성감옥을 개소하고 일본의 침략에 항거하는 애국지사들을 옥에 가뒀다. 시설명은 1912년 서대문감옥으로, 1923년 서대문형무소로, 1945년 이후엔 서울형무소로, 1961년 서울교도소로, 1967년엔 서울구치소로 수차례 바뀌었다. 1987년 서울구치소가 경기도 의왕시로 자리를 옮겨갔고 서울시는 이곳을 역사의 현장으로 보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이듬해 85억원을 들여 공원 조성 공사에 들어가 1992년 완공해 '서대문 독립공원'의 문을 열었다. 녹지가 생긴 후 공원 입구엔 주택과 상가가 우후죽순 들어섰고, 내부에는 주요 시설이 산재돼 있었다. 이에 시는 2007년 4월부터 리모델링에 착수해 2009년 10월 공원을 재개원하면서 이전까지 접근을 제한해왔던 독립문을 건립 112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었다. ◆3000만 겨레의 독립 정신 상징하는 '독립문' 지난달 31일 오후 서대문구에 자리한 독립공원을 방문했다.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5번 출구로 나오면 목적지에 닿게 된다. 공원은 하늘 위에서 보면 신발 모양으로 보인다. 발가락 부분에 있는 방문자센터에서 시작해 반시계방향으로 독립마당, 독립문, 수경시설, 3·1 운동 기념탑, 매점,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어울쉼터, 이진아 기념 도서관, 순국선열 추념탑, 독립관, 서재필 동상 등이 차례로 들어섰다. 독립공원에 도착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독립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석조문은 높이 14m, 너비 11m로 크기가 거대해 이곳을 통과하는 사람들을 순식간에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소인국인으로 만들어버렸다. '독립문'이라는 명칭 때문에 광복 이후 세워진 것으로 여기는 이들이 많지만, 건축물 준공 시기는 그보다 약 반세기 앞선 1897년이다. 독립문의 '독립'은 '식민 통치로부터의 해방'이 아닌 '홀로 설 수 있는 주권 국가'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자주독립의 의지를 다지기 위해 중국 사신을 맞던 영은문을 없앤 자리에 건립했다. 서재필이 조직한 독립협회가 모금을 주도하고 고종의 승인을 받아 공사를 시작해 1897년 11월 20일 독립문을 완공했다. 1934년 경성부에서 펴낸 '경성부사' 기록에 의하면, 러시아인 사바틴이 설계하고 조선인 심의석이 공사했다. 화강암으로 축조한 독립문의 중앙엔 무지개처럼 생긴 '홍예문'이 있고, 왼쪽 내부엔 옥상으로 올라가는 돌계단이 설치됐다. 꼭대기에는 돌난간을 둘렀고, 홍예문 가운데 이맛돌에는 대한제국의 황실을 상징하는 오얏꽃 무늬를 그려 넣었다. 문의 앞면과 뒷면의 현판석에는 각각 한글과 한자로 '독립문'을 새기고, 그 좌우에 태극기를 박았다. 멀리서 얼핏 보면 프랑스 파리의 개선문 같기도 하다. 과거엔 현 위치에서 남동쪽으로 70m 떨어진 길의 가운데 자리했으나 1979년 성산대로를 공사하면서 이곳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독립문 앞에는 양갱처럼 생긴 두 개의 돌이 우뚝 솟아 있다. 이는 모화관 앞 영은문을 받쳤던 돌기둥이다. 태종 7년(1407년) 명나라와 청나라 사신을 영접하는 모화루가 처음 세워졌다. 세종 12년(1430년) 개보수가 이뤄지면서 누정 앞에 홍살문이 생겼고, 모화관으로 개칭됐다. 중종 32년(1537년)에는 홍살문보다 격식을 갖춘 영조문을 조성하고 3년 뒤 영은문으로 이름을 바꿨다. 장대한 위용을 뽐냈던 사대 외교의 상징, 영은문은 독립문 등장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고, 현재는 초라하게 남은 주춧돌만이 과거 이곳에 영은문이 있었단 사실을 드러냈다. ◆순국선열 얼 깃든 '독립관' 독립공원 내 독립문과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사이에는 독립관이 자리해 있다. 모화관 건물은 독립협회 주도로 개수를 거쳐 독립관으로 거듭났다. 1897년 순종이 현판을 하사한 독립관은 지상 1층 한식 목조건물로, 정면 6칸, 측면 4칸, 7량 팔작지붕 구조였다. 원래는 동남쪽으로 약 350m 지점에 위치해 있었다. 독립협회가 자주·민권·자강 사상을 고취하는 장소로 사용했던 독립관은 일제에 의해 철거됐다. 현재 건물은 서울시가 1997년 재건립한 것으로, 순국선열 2835위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순국선열들의 희생으로 지금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게 됨을 감사하는 인사를 한 뒤 헌화나 분향을 하고 목숨을 초개같이 여긴 순국선열의 나라 사랑 정신과 희생을 되새기며 묵념하는 순으로 참배하면 된다. 이날 독립관 앞에 설치된 나무 테이블에는 방명록이 놓여 있었다. 후손들은 방명록에 "여러분들이 있었기에 저희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대한독립을 위해 힘써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합니다", "오늘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로 귀한 일들을 해주셔서 감사하며 나라가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겠습니다" 등의 감사 메시지를 남겨 놓고 떠났다.

2023-08-01 14:26:37 김현정 기자
[새벽을여는사람들]가톨릭대의정부성모병원 전호욱 교수 "류마티스, 2030세대도 다수 발병…알리기 위해 최선"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류마티스 내과 전호욱 조교수의 하루는 오전 7시부터 8시 사이에 시작된다. 일반적으로 환자 회진을 두어번 가량 도는 것으로 시작해 나머지는 외래와 연구로 시간을 보낸다.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은 국내서 류마티스를 처음 도입한 강남성모병원과 함께 전문성을 겸비하고 있다. 전 교수는 류마티스를 집중 연구하며 환자의 완쾌를 위한 해법에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류마티스는 국내에서 이름이 붙여진지 40년 남짓된 신생학문으로, 환자가 류마티스를 인식하고 진단을 받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류마티스에서 환자가 가장 많은 질병은 류마티스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이다. 현재 불치병 또는 난치병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20~40대 젊은 나이에도 많이 발병하고 있다. ◆ "자가면역질환 루푸스병에 관심" 전 교수는 신생학문이나 다름 없는 류마티스를 전공으로 선택한 이유로 "다른 내과와 달리 젊은 환자들이 많다는 특징이 있으며, 류마티스 질환 중에서도 '루푸스병'에 관심이 많아 전공으로 선택했다"고 했다. 류마티스는 주로 자가면역질환(Autoimmune disease)으로 분류하는데, 대부분 신체의 면역체계가 교란되어서 일어나는 질환이다. 자신의 몸을 보호하는 면역세포가 몸의 일부를 적으로 생각하고 스스로 공격하는 이상반응을 나타내며 염증을 일으키는 형태이다. 이 중 대표적인 질환이 루푸스병으로 증상은 환자별로 관절염, 피부 발진, 발열 등 다양한 증상으로 보이며, 주로 젊은 여성들에게서 발병되기 때문에 처음부터 류마티스내과를 찾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전 교수는 "가임기인 젊은 여성이 류마티스 관련 질병에 걸리는 경우도 있고, 결혼을 앞두고 진단을 받으시는 분들도 많다"고 했다. 이어 "10대부터 20대 환자도 있는데 피부, 관절부터 시작해서 심장, 폐, 위까지 전신에 다 침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자별로 증상도 달라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자가면역질환은 현대의학으로는 치료가 안 되기 때문에 불치병 또는 난치병으로 분류되고 있다. 하지만 꾸준히 진료를 받는다면 일상생활에 불편이 없을 정도로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전 교수는 "일반적으로 의사가 환자에게 평생 관리해야 한다고 진단을 내리는 경우가 흔치 않다"며 "하지만 루푸스병은 현재까지 난치병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그만큼 밝혀질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전 교수는 장기간 치료를 해야하는 점 때문에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했다. 그는 "몇몇 환자들의 경우 진료를 받으면서 본인이 괜찮아 진줄 알고 더 이상 외래에 내원하지 않다가 증상이 악화되어 다시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 류마티스는 '난치병' 전 교수는 전공의 4년차 시절 마주한 루푸스 환자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이 온몸이 붓는 증상으로 병원에 찾아 온 것. 딸아이의 붓기 증상으로 동네 의원과 병원을 찾아갔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악화돼 결국 대학병원으로 찾아왔다고 한다. 학생의 검사 결과는 루스프 신염. 이미 경과가 악화되면서 투석을 할 수도 있는 상황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어머님의 모습이 계속해서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전 교수는 "루프스신염은 난치병이기 때문에 이 어린 환자는 나와 오랜 시간 동안 봐야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이것이 내가 연구와 공부를 게을리 할 수 없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랜기간 환자들과 함께 해야 하는 의사인 만큼, 건강관리에도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고 한다. 전 교수는 "류마티스내과 선배들에 따르면 류마티스 질환은 불치병이기 때문에 10년 넘게 진료를 봤던 환자도 있다고 한다"며 "의사가 건강해야 오랫동안 환자를 돌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틈틈히 운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밖에도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흉부외과 교수님의 모습을 보고 꿈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어렸을때 특히 생물과목을 가장 좋아했다"며 "생명을 가진 개체가 스스로 생활을 유지하는 것을 보면서 '생물' 과목에 흥미를 가지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건강을 다루는 '의사'라는 직업을 장래희망으로 가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흔히 의학드라마에 나오는 멋있는 의사들의 모습을 보며 꿈을 키우는 경우가 많지만 저는 의학 다큐에 나왔던 흉부외과 교수님의 모습을 보고 의사라는 꿈을 확고히 가지게 된 것 같다"며 "어느덧 TV에서 봤던 교수님들의 삶을 제가 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류마티스를 학계에 알리기 위해 연구에 더 매진하겠다고 했다. 현재까지 환자들이 류마티스 질환인지 모르고 지내다가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전 교수는 "환자들이 류마티스 질환을 인지하지 못하고, 진단이 늦어지면서 상황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류마티스에 대해 연구할 분야가 방대하지만 학계에 많이 알리고 연구함으로써 환자가 일상으로 회복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3-07-30 11:58:30 구남영 기자
[메가히트 상품스토리] 에뛰드 모노아이즈, 누적 2000만 개 스테디 아이섀도

'코덕'으로 불리는 화장품 마니아들의 파우치에 하나씩은 든 아이템이 있다. 과거에는 아리따움, 현재는 에뛰드로 소속을 옮긴 아이섀도 '모노아이즈'다. 2013년 출시 후 아모레퍼시픽과 아리따움을 색조 화장품 명가 반열에 당당히 올린 베스트셀러다. 메이크업 트렌드에 따라 수백 개 신제품이 출시됐고, 화장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안 써본 사람이 없을 것이라는 게 코덕들의 증언이다. 출시 10년 차를 맞은 현재, 쟁쟁한 브랜드들 속에서도 모노아이즈의 인기색깔들은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기다리고 기다려 얻은 인기 모노아이즈는 코덕들에게 '득템' 자체가 자랑거리다. 모노아이즈는 2013년 아리따움을 통해 첫 출시된 후 2022년 1월까지 총 2000만 개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5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드레스코드, 얼쓰 등 지금까지도 최고 인기를 끄는 색상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화장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아이템이 됐다. 높은 발색력에 고운 입자, 트렌드를 선도하는 컬러로 10대부터 50대까지 전연령층에 사랑 받았고, 2014년 아리따움 내에서 당시 최고 히트 아이템인 모디 네일과 시트팩 등과 경쟁하며 최종 판매량 3위를 차지했다. 출시 2년 만인 2015년에는 화장품 리뷰 사이트인 위메이크뷰티에서는 전 화장품 캐테고리서 랭킹 5위를, 글로우픽에서는 4위를 차지했다. 싱글섀도로 최고 인기를 끈 모노아이즈는 2021년 글로우픽 어워드 등을 수상하며 출시 후 꾸준히 인기를 유지했다. 모노아이즈를 1개만 구입하는 고객 보다 다양한 컬러를 자기 취향에 맞게 가진 사람들이 늘면서 팔레트 상품도 인기를 끌었다. 특히 여러 개 모노아이즈를 한 개의 케이스에 넣을 수 있도록 판매한 6구, 9구, 12구 공용기는 나올 때마다 다양한 브랜드들과 컬래버를 진행해 큰 사랑을 받았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방한 외국인들의 화장품 쇼핑 메카였던 명동에서 아리따움의 모노아이즈는 한국 방문 기념품으로 각광 받았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완전히 중단 된 게 3년 여지만, 지금도 일본 화장품 리뷰 전문 커뮤니티 립스(LIPS)에서는 모노아이즈의 리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일본 고객들은 "가볍지만 가루날림이 심하지 않고 발색이 좋다"는 평가다. 일본내 Qoo10에서 모노아이즈는 국내의 저렴한 가격과 달리 최소 1090엔부터 최대 3300엔이라는 비싼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인기다. 지난해 3월, 아리따움이 모노아이즈 전색상을 단종시킨다는 소문이 먼저 돌면서 화장품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일대 소란이 일었다. 메이크업 인플루언서들이 급히 구매 추천 리스트를 올렸고, 고객들은 주요 인기 제품 재고가 남은 매장을 찾아 먼 곳까지 달려갔다. 소란이 일면서 5000원이었던 모노아이즈가 프리미엄이 붙어 중고 거래 플랫폼에 올라오는 일도 일어났다. 모노아이즈 단종 사태는 아모레퍼시픽이 한 달여만인 5월 아리따움이 아닌 에뛰드로 책임판매원을 변경해 재출시하면서 고객들 사이에선 소식이 와전됐다는 헤프닝으로 그쳤다. 길었던 팬데믹 사태가 지나고 마침내 본격적인 엔데믹(풍토화)을 맞아 방한 외국인의 수가 매월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모노아이즈는 다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관광객 급등에 모노아이즈를 품은 에뛰드는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746% 증가한 53억 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전체 영업 이익(50억원)을 1분기만에 벌어들이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 계열사 브랜드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지난 4월 대한상공회의소가 분석한 외국인 관광객 선호 상품군에서 한국 화장품 및 향수는 최고 인기를 차지했다. 특히 아시아 지역 관광객 40%는 화장품 구매를 최고 지출 품목으로 꼽았는데, 중국인인 경우 75.8%가 화장품에 가장 많은 돈을 썼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다시 방한 외국인이 늘면서 올해 명동에 1개 점을 새로 열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고객이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판매 채널을 다변화·다각화 차원에서 점포를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의 크게 개선된 실적과 에뛰드에 대한 추가 투자 등을 두고 모노아이즈 팬들의 기대도 크다. 네이버 메이크업 인플루언서 A씨는 "벌써 10년째 아끼는 화장품인데, 어느 때부턴가 품목 수도 이벤트도 줄어든 느낌"이라며 "전처럼 실험적이고 다양한 컬러를 선보이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서현기자 seoh@metroseoul.co.kr

2023-07-27 16:24:05 김서현 기자
[메가히트상품스토리] 팔도 도시락, 국내 넘어 러시아에서도 큰 인기

국내 최초 뚜껑이 있는 사각용기면 팔도 '도시락'은 팔도(당시 한국야쿠르트)가 1986년 출시한 첫 용기면이다. 5060세대에게는 학교 매점에서 자주 먹던 추억 속 라면으로 기억되고 있다. ◆추억과 새로움을 동시에 팔도의 히트상품인 '도시락'의 가장 큰 특징은 사각 용기면이다. 사각 형태의 특성 상 안정성이 뛰어나 뜨거운 물을 부을 때 안전하고 휴대도 간편했던 만큼 더욱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사발과 컵 모양 두 종류만 있던 시장에서 일대 혁신으로 평가 받으며 모양에서부터 이름까지 어린 시절 추억을 재현해 인기를 끌었다. 여기에 쫄깃한 식감의 얇은 면발과 매콤한 국물은 고객 입맛을 사로잡았고, 출시 초기 없어서 못 판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폭발적인 히트를 기록했다. '도시락'은 2015년 이후 판매량이 빠르게 늘었다. 연 600만개 수준이던 '도시락' 판매량은 2016년부터 1300만개 규모로 약 2배 이상 급증했다. 2022년 판매량은 2000만개가 넘는다. 이는 2021년 대비 20% 넘게 신장한 수치이자,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무려 53% 신장한 수치다. 2016년, '도시락'의 판매량이 급증했던 배경에는 히트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있었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 모습을 비춘 '도시락'의 모습이 소비자 사이에서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판매에 영향을 끼쳤다. 팔도는 드라마의 인기와 출시 30주년에 발맞춰 '도시락' 제품의 복고 디자인 스페셜 제품을 100만개 한정판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도시락'은 추억과 새로움을 동시에 공략하는 마케팅 활동도 지속해왔다. 출시 32주년인 2018년에는 '도시락' 디자인의 대대적인 리뉴얼을 진행했다. 새롭게 바뀐 패키지에는 빨간 국물을 연상케 하는 붉은 바탕에 중요한 정보를 심플하게 녹여냈다. 제품을 상징하는 '엄마' 이미지는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시켰다. 제품 라인업도 지속 확대해왔다. 메인 제품인 '소고기맛 도시락'을 시작으로 '김치 도시락', '도시락 라볶이', '도시락 봉지면' 등으로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혀왔다. ◆보따리상 통해 러시아 시장 진출 팔도 '도시락'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특히 러시아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도시락'이 러시아로 넘어가게 된 것은 1990년대 초 부산항 보따리 상인들에서부터였다. 부산항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을 오가던 상선의 선원과 보따리상 사이에서 사각형 용기면 '도시락'은 인기가 높았다. 일반적인 원형의 컵라면과는 달리 사각 형태의 '도시락'은 기존 러시아 선원들이 사용하던 휴대용 수프 용기와 비슷했다. 각진 모양은 흔들리는 배와 기차 안에서 안정적인 섭취가 가능했다. 칼칼한 맛은 러시아 전통 수프와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원과 보따리상이 배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들여온 '도시락'은 점차 도시 전체로 퍼져 나갔다. 당시 러시아에 끓여먹는 라면 자체의 개념이 생소했던 터라, 입소문을 탄 '도시락'의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도시락'을 찾는 고객이 빠르게 늘어나는 것을 감지한 팔도는 1997년 현지 사무소를 열었고 진출 첫 해 러시아 현지 판매량은 7배 늘어났다. 1998년 러시아는 극심한 재정난으로 모라토리엄(지급유예)을 선언했다. 악화된 경영환경에 국내외 업체들이 잇달아 철수했다. 하지만 투자 초창기에 매몰 비용이 적었던 팔도는 잔류를 결정했다. 위기는 기회로 찾아왔다. 당시 팔도는 블라디보스토크를 넘어 시베리아, 우랄 쪽까지 마케팅을 확대하면서 비어 있던 시장을 빠르게 점유할 수 있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현지 판매량이 연간 2억 개에 육박했고 현지 법인을 설립한 후 두 곳의 현지 생산 공장을 세웠다. ◆철저한 현지화로 성공 팔도는 러시아에서 치킨, 버섯, 새우 등 다양한 맛의 도시락을 출시했고 원료의 고급화, 우수한 가공기술 등을 바탕으로 제품을 공급했다. 또한 모든 '도시락'에 포크를 넣어 편리함을 더했다. 시베리아 횡단철도에서 '도시락'을 먹는 현지인을 보기는 어렵지 않다. 추운 날씨 탓에 열량이 높은 음식을 선호하는 것에 주목하고 마요네즈 소스를 별첨한 '도시락 플러스'를 출시해 각광받았다. 러시아 시장 내에서 '도시락'은 수년째 용기면 시장점유율 60%의 부동의 1위 제품이다. 2005년 7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2016년 처음으로 연매출 2억 달러 돌파했다. 수량으로는 3억 개 가량 판매된 것으로 러시아인 1명당 2개씩 먹은 셈이다. 최근 5개년 평균 신장률은 15%에 육박한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

2023-07-20 11:18:54 신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