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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여는 사람들]디저트 완판남 '헤르아', 완판의 비결은 '자부심'

24살. 나이는 어리지만 하고 있는 분야에 대한 자부심은 남다르다. 파티쉐가 되겠다는 꿈을 꾼 지도 12년째다. 20살이 되어서는 부모님께 대학진학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대신 그 돈으로 하루빨리 '내 가게'를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그 결과 헤르아는 오픈 1년 만에 '없어서 못파는' 디저트 가게가 되었다. 서울 영등포구 아파트 단지에 위치한 작은 디저트 가게 '헤르아'의 파티쉐(제과제빵사)를 만났다. 그의 이름은 '헤르아'다. 물론 본명이 아닌 활동명(?)이지만 이제 그에겐 이름보다 더 친숙한 명(名)이다. 헤르아의 핸드폰 속 알람은 새벽 5시 20분에 맞춰져 있다. 가게 오픈시간은 오후 1시쯤이지만 그의 하루는 반나절 더 일찍 시작된다. 눈을 뜨자마나 그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일정 체크다. 그는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핸드폰 알림을 본다. 매장과 관련해 회신할 메시지를 모두 보내고, 하루 일정을 정리한다"고 했다. 그는 또 "가게에 오자마자 제빙기를 켜고, 오픈 준비를 한다. 또 케이크를 굽거나 밑작업을 해놔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루 종일 팔리는 물량을 소화하려면 퇴근 후 작업도 모자라 이른 시간부터 부지런히 오븐을 돌려야 가능하다. 때문에 그는 또래의 평범한 일상을 일찌감치 포기했다. 헤르아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도 줄고, 다른 친구들 처럼 마음껏 여행을 가기도 힘들다. 물론 연애도 힘들다"며 웃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저트에 대한 꿈을 계속 키워가는 원동력은 '자부심'이다. 그는 "쉽게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은 자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민폐다"라고 말할 정도로 확고한 고집이 있었다. 이어 그는 "돈이 너무 많아서 매장 두 세 개 말아먹어도 타격 없을 정도가 아니면 본인만의 아이덴터티(정체성)를 갖고 창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헤르아의 정체성은 '스콘'이다. 케이크류에 비해서 원가 부담도 크고, 호불호도 갈리는 메뉴지만 때문에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헤르아는 "한국 사람은 일본 디저트 영향을 많이 받아서 그런지 몰라도 부드러운 걸 좋아한다. 반면 스콘을 퍽퍽하다고 생각해 선호하는 사람이 많이 없다"면서 "스콘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스콘도 맛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게 나의 목표다"고 자신했다. 자신감을 둠뿍 첨가한 스콘을 파는 파란색의 아기자기한 가게는 3000만원으로 시작됐다. 요즘 시세에서 3000만원으로 카페를 창업하긴 쉽지 않다. 하지만 헤르아는 "돈이 없으면 몸이 고생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가게를 '한 땀 한 땀' 만들었다. 물론 최적의 요지도 포기했다. 헤르아는 "10평 미만의 상가를 구하는 사람이 많아서 경쟁이 진짜 치열했다. 상가가 있다고 해서 내일 가겠다고 하면 그날 저녁에 나갔다. 방배동, 홍대에는 엄두도 못냈다. 일단 월세가 저렴한 아파트 상가에서 시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이 곳에서 인정받고 더 좋은 곳에 나가면 된다"며 긍정적으로 웃어보였다. 아울러 그는 "예산의 절반은 인테리어"라면서 "직접 치수를 재고, 도면을 만들어 인테리어 값을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고 말했다. 다만 '최소한의 인테리어'는 절대 '을'인 임대인으로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헤르아는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예쁘게 만들어 놓은 가게를 원상복구 시켜야한다는 요구를 하는 임차인이 많다. 계약이 끝나서 나가게 되면 권리금도 못받고 공사비를 들여 옛날의 상태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최근 상가 계약은 1년 단위로 이뤄지는 게 태반이라고 한다. 1년 단위로 월세를 올리기 위해서라고. 이에 그는 "임대차 보호법이 임대인을 보호해 주는 건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 외에도 일회용품 사용규제, 공연사용료 지급 등 자영업자로서 깊은 고민이 드러나는 불만도 길게 쏟아냈다. 이러한 외부 요인들 속에서도 헤르아는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여긴다. 만들고 판매하는 사람의 컨디션이 좋아야 맛도 좋고, 손님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는 철학이 있어서다. 헤르아는 "디저트 가게의 기본은 위생과 서비스"라면서 "최근들어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지고, 해야하는 일이 늘어나면서 생활 분배나 패턴 적응에 힘들지만 최대한 삶의 시간표를 만들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일하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보람은 "스콘의 변화 과정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고 느껴질 때"라고 했다. 또 가장 좋아하는 손님은 "많이 사주는 사람"이라며 웃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좋은 사람은 "조금씩 사더라도 자주 와주는 사람"이라고. '사람'이 자산임을 가장 잘 알고 소중히 여기는 그의 철학이 헤르아의 또 다른 완판 비결이었다.

2018-09-16 14:27:20
[메가 히트 상품 탄생스토리]동국제약 마데카솔

[메가 히트 상품 탄생스토리]동국제약 마데카솔 동국제약 마데카솔은 발매 후 47년간 꾸준히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대한민국 상처치료제 브랜드다. '마데카솔케어연고', '복합마데카솔연고', '마데카솔분말', '마데카솔연고' 등 시리즈 제품들로 구성됐다. 동국제약은 1970년 '마데카솔연고'를 최초 출시한 이후, 1985년 '복합마데카솔연고', 1993년 '마데카솔분말', 2009년 '마데카솔케어연고', 2017년 '마데카습윤밴드' 등 상처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들을 출시했다. 또한 2015년에는 다용도 타박상 치료제 '타바겐겔', 흉터치료제 스카지움겔, 일광화상 및 기저기발진 치료제 '덱스놀연고'를 출시해, 맞춤형 상처 치료제 풀 라인을 갖추어 소비자들의 선택폭을 확대했다. ◆마다가스카르에서 유래 마데카솔은 1970년 프랑스 라로슈 나바론사(社)로부터 들여와 국내 소비자에게 선보였다. 당시 상처치료제는 '빨간약'이었던 시대에 다친 곳을 빨리 아물게 도와주는 피부치료 연고가 우리나라에 최초로 상륙했다. 마데카솔 시리즈 제품들은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가 주 산지인 '센텔라 아시아티카'라는 식물의 정량추출물을 원료로 만들어졌다. 브랜드명 '마데카솔'은 이 식물이 자라는 곳, 바로 '마다가스카르' 섬의 지명으로부터 유래된 것이다. 마데카솔의 주성분인 '센텔라 정량추출물'은 상처의 치유 과정에서 정상 피부와 유사한 콜라겐을 합성하도록 도와 새살을 빠르게 재생시켜줄 뿐만 아니라, 상처 치유 후 흉터가 남지 않도록 도와주는 작용을 한다. 상처연고들은 성분에 따라 그 용도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그 증상과 적용대상에 따라 적합한 의약품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상처 종류에 맞는 치료제 동국제약은 다양한 상처의 종류를 구분하고, 그에 맞는 상처치료제 선택방법을 알리기 위해 '상처가 다르면, 선택도 다르게'라는 캠페인을 전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동국제약은 이 캠페인을 통해 상처의 종류와 특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마데카솔케어', '마데카솔분말', '복합마데카솔', '마데카솔연고' 등 마데카솔 시리즈 제품들의 적합한 사용법을 홍보해 왔다. 대표 제품인 '마데카솔케어'는 비교적 감염의 위험이 적은 일반적인 상처나 민감한 피부의 상처에 적합해 영·유아 및 어린이에게도 사용할 수 있다. 주성분 중 74%가 식물성분(센텔라아시아티카 정량추출물)이며, 살균성분(네오마이신황산염)이 함유되어 있다. 항생제 단일 성분 제품들이 가진 살균작용 외에도 식물성분을 통한 피부재생 효과가 있어 흉터를 최소화할 수 있다. ◆마데카솔 종류 '마데카솔분말'은 100% 식물성분인 분말형태의 제품으로 진물이나 출혈이 있는 상처부위 적용이 가능하다. 상처부위의 통증으로 연고를 바를 수 없는 상황이나 아웃도어 활동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특히, 병상에 오래 누워 있어 욕창이 있는 환자에게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군화를 늘 착용해야 하는 병영생활에도 필수적인 제품이다. '복합마데카솔'은 화상, 찰과상, 자상, 열상 등 염증이 걱정되는 상처나 이미 염증이 발생한 상처에 적합하다. 주성분은 역시 식물성분이며, 살균성분 외에도 항염 성분이 복합처방되어 있다. 덧나지 않으면서 새살이 빨리 돋아나도록 하고 염증을 방지해준다. '마데카솔연고'는 분말과 동일하게 식물성분이 100% 함유되어 있다. 의약외품으로 전환되어 마트나 편의점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염증 및 2차 감염 우려가 없는 상처에, 딱지가 생기기 전후 꾸준히 바르면 흉터 예방에 효과적이다. '마데카습윤밴드'는 역시 센텔라추출물을 함유한 제품으로 하이드로콜로이드 원단이 상처부위를 보호하고 삼출물을 흡수해 빠른 상처치유를 위한 촉촉하고 따뜻한 습윤환경을 조성한다. 상처 크기에 맞게 잘라 쓸 수 있는 타입 외에 규격화 된 사이즈를 상처 크기에 맞게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밴드 타입, 점을 뺀 후 혹은 여드름 등 작은 상처에 사용하는 원형의 스팟 타입으로 출시해 상처의 크기와 종류에 따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마데카솔 외에 시중에 판매되는 상처치료제 중에는 항생제 단일성분의 제품들이 많이 있다. 이들 항생제 단일성분 제제들은 살균력이 강해 상처 부위의 염증 치료에 적합하지만, 내성이 생길 수 있고 마데카솔처럼 새살이 돋는 식물성분은 함유되어 있지 않다. 동국제약 마케팅 담당자는 "각각의 특성을 지닌 마데카솔 제품들은 대규모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며 "마데카솔을 상처별로 특화된 기능과 제형으로 차별화해 소비자들이 상처유형에 적합한 치료방법을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전했다. ◆사회공헌활동 및 스포츠 마케팅 동국제약은 '마데카솔' 수익금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공익 캠페인과, 스포츠 꿈나무 육성하는 스포츠 마케팅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 동국제약은 2009년부터 국립공원관리공단을 통해 전국 19개 국립공원에 위치한 600여개 구급함에 들어가는 구급용품을 후원하는 동시에, 매년 봄과 가을에 임직원들이 주요 등산로 입구에서 '산행안전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2011년부터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의 '소아암어린이 봄나들이' 행사를 후원하고 있으며, 전국 1,000여 개 보육기관에 구급가방을 무상지원하는 우리아이 안전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동국제약은 마데카솔이 소비자들에게 받아 온 사랑과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2015년에 마데카솔 출시 45주년을 기념하는 '가족ㆍ사랑ㆍ건강ㆍ행복 케어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 캠페인은 마데카솔 홈페이지에, 가정 형편이 어려워 식사를 거르는 어린이들을 응원하는 간단한 메시지를 올리면, 그들에게 '사랑의 도시락'을 전달하는 행사이다. 동국제약은 캠페인에 참여자 인원수에 따라 국제구호개발기구(NGO) 월드비전에 '사랑의 도시락' 3000개를 기부했다. '사랑의 도시락'은 국제구호개발NGO 월드비전이, 식사를 거르는 아동이나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과 독거 어르신들에게 도시락을 제공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이밖에도 동국제약은 축구, 야구 종목의 스포츠 꿈나무 육성을 위해 한국유소년축구연맹과 한국리틀야구연맹을 후원하는 스포츠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2012년부터 한국유소년축구연맹이 주최하는 주요대회 참가팀들에게 마데카솔연고를 포함한 구급함과 구급용품 지원하고 있다. 2014년(준우승)과 2015년(우승)에서는 한국 유소년축구 대표팀이 '경주국제축구대회'에서 마데카솔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결승전까지 진출하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또한 2011년부터 한국리틀야구연맹을 통해 매년 국제 친선 교류전을 치르기 위해 전지훈련을 떠나는 대표팀에 야구용품과 마데카솔이 담긴 구급함을 지원해 왔고, 2016년에는 '세계리틀리그 아시아-태평양&중동지역 대회(APT)'도 후원했다. 한국 리틀야구 대표팀은 2015년(우승)과 2016년(준우승)에 세계리틀리그 월드시리즈 결승까지 진출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2018-09-13 16:19:48 박인웅 기자
[되살아난 서울] (28) 하루 4만명 찾는 여의도 한강공원··· 불법 광고·노점 여전해

서울의 랜드마크인 국회의사당과 63빌딩 사이에는 싱그러운 초록빛 향연이 펼쳐지는 여의도 한강공원이 있다. 여의도 한강공원은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2·3번 출구와 맞닿아 있어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고, 도심과 가까워 서울의 대표적인 휴식처로 손꼽힌다. 하루 평균 이용자는 4만명에 달한다. 한강철교에서 국회 뒤 샛강 사면지까지 자리 잡고 있는 여의도 한강공원은 길이 8.4km, 148만7374㎡ 규모로 조성됐다. 공원은 물빛광장, 빛의폭포, 천상계단, 공원도로, 수상시설, 놀이시설, 운동시설 등으로 구성됐다. ◆개선되는 시민의식···· 쓰레기 제자리에 더위가 한풀 꺾인 지난 2일 오후, 여의도 한강공원은 선선한 가을바람을 즐기는 시민들로 붐볐다. 공원 도로는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사람들로 북적였고, 잔디밭은 텐트를 치고 휴식을 만끽하는 시민들로 발 디딜 틈 없었다. 영등포구 문래동에서 온 정소영(26) 씨는 "친구들과 강바람을 쐬기 위해 역 근처에서 텐트와 돗자리를 빌려왔다"며 "치킨과 족발을 시키고 기다리고 있는 중인데, 벌써부터 신난다"며 씨익 웃었다. 이날 여의도 한강공원에는 텐트 앞에 돗자리를 깔고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치맥(치킨과 맥주)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쓰레기통이 늘어나서였을까. 먹고 남은 음식물 쓰레기가 여기저기 널려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공원 잔디밭은 깨끗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지난 6월 무질서와 쓰레기 무단 투기 근절을 골자로 하는 '한강공원 특별대책'을 발표하고, 여의도 한강공원의 쓰레기통을 3배 늘린다고 밝힌 바 있다. 시는 11개 한강공원 중 가장 많은 시민이 찾는 여의도 한강에 음식물수거함과 분리수거쓰레기통을 각각 50개와 30개로 확대했다. 방문객의 쓰레기 분리·배출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실제 계획했던 것보다 쓰레기통을 더 설치했다"며 "주말에 나가 확인해 본 결과, 음식물 쓰레기통이 늘어나고 난 후 분리수거 비율이 꽤 높아졌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분리수거 캠페인을 진행 중"이라며 "음식물 분리수거가 예전보다는 잘 되고 있다. 단시간 내에 개선되기는 어렵지만, 확실히 나아지고는 있다"고 덧붙였다.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는 시민도 눈에 띄었다. 여의도 한강공원 근처 따릉이 대여소에는 남아 있는 자전거가 한 대도 없을 정도로 라이딩을 하는 사람이 많았다. 아이들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알려주기 위해 한강공원을 찾았다는 최주혁(37) 씨는 "집 근처는 차가 쌩쌩 지나다녀 위험하다"면서 "애들이 자전거 타기에 여기만큼 안전한 곳이 없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전단지, 불법노점 문제는 아직··· 한편, 공원 입구 여의나루역 앞은 전단지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광고지를 나눠주려는 아주머니와 이를 받지 않으려는 시민들 사이에서 시비가 붙기도 했다. 사람들은 팔짱을 끼거나 고개를 저으며 전단지를 거부했지만, 알록달록한 등산복을 입은 아주머니들은 반강제로 이들의 손에 광고지를 쥐여줬다. 양손 가득 광고전단을 받은 대학생 권주영(21) 씨는 "광고지를 안 받으려고 눈을 피했는데, 막무가내로 줘서 어쩔 수 없이 받게 되었다"면서 "한 번 받기 시작하니 주변에 있던 아주머니들이 몰려와 이렇게 많아졌다"며 어깨를 으쓱 올렸다. 권 씨는 "어플로 시키면 할인쿠폰도 주고 포인트도 쌓이는데 누가 이걸 보고 시키겠냐"면서 "보지도 않고 버려지는 광고지들이 쌓여 환경오염을 일으킨다"며 혀를 끌끌 찼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원 내에서 전단지를 나눠주는 것은 불법이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현장에서 직접 전단지 뿌리는 것을 목격한 후 잡아야 하는데, 쉽지 않다"며 "민원인이 전화해 나가보면 전단지를 나눠주는 사람들이 사라지고 없어 단속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광고전단 실랑이가 벌어지는 곳 바로 옆에는 돗자리, 담요, 텐트 등을 대여해주는 불법 노점들이 늘어서 있었다. 직장인 윤기현(36) 씨는 "일단 오늘 아무것도 안 가지고 나와 돗자리랑 텐트를 빌리긴 했는데, 저분들은 세금을 내고 저기서 장사하는 건지 궁금하다"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원 내에서 돗자리, 텐트, 담요 등을 대여하는 것도 불법"이라며 "여의도 한강공원 센터에서 계도차원의 안내는 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적발하기가 쉽지 않아 단속이 어렵다"고 말했다. 10일 시에 따르면, 불법 상행위로 과태료가 부과된 건수는 2016년 67건에서 2017년 244건으로 약 3.6배 증가했다. 여의도 한강공원센터에는 현재 8명의 단속반과 14명의 공공안전관, 총 22명의 인원이 불법 행위를 단속하고 있지만, 공원의 규모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2018-09-11 15:54:33 김현정 기자
[살맛나는세상이야기] 신한카드,상생발전을 꿈꾼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행복해지는 아름다운 세상, 고객과 사회, 그리고 신한의 가치가 함께 커지는 상생 발전. 신한카드가 실천하는 살 맛 나는 세상이다. 신한카드는 기업이 일방적으로 실시하는 '자선형 사회공헌'이 아닌, 다양한 사회구성원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참여형(Open style) 사회공헌'을 실행하고 있다 특히 '신한카드 아름인'은 카드업계 최초로 구현된 체계적인 사회공헌 브랜드다. 10년 이상 지속적으로 사회와 신뢰를 쌓아 왔다. 신한카드 기부 사이트의 인터넷 도메인이기도 한 '아름인(ARUMIN)'은 나눔을 실천하고자 하는 사회 구성원과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을 연결하고 있다. 다양한 기부 콘텐츠를 소개하며 대한민국 나눔 문화 정착에도 기여하는 중이다. ◆ 사회공헌 대표 프로그램 '아름인 도서관' '아름인 도서관'은 신한카드가 사회복지법인 '아이들과 미래재단'과 함께 다양한 세대가 이용할 수 있는 독서문화 환경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대표적인 시설이다. 지난 2010년부터 운영된 아름인 도서관은 아동, 청소년이 좋은 환경에서 마음껏 책을 읽고 자신의 꿈과 희망, 상상력을 키워갈 권리를 주고자 마련됐다. 이후 2015년에는 아동, 청소년뿐만 아니라 지역주민 등 다양한 세대를 위한 독서 문화 환경 조성을 목적으로 사업이 확대됐다. 서울에서 제주까지, 대도시와 산간벽지에 이르기까지 도서관을 필요로 하는 곳은 어디든 찾아간 신한카드는 해외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이어 지난 2016년 7월 미얀마에도 세 번째 '아름인 도서관'을 지었다. 지난해 말 기준 아름인 도서관은 국내 470여 개, 해외에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에 4개가 설립돼 있다. 도서관 이용자 수는 총 6만 6000명으로 지원된 도서도 53만1500권에 이른다. 지금 이 시간에도 신한카드의 기부금과 임직원, 고객 성금으로 문을 연 아름인 도서관은 매년 시민들이 기부한 책으로 꾸준히 채워지고 있다. 이밖에도 아름인 도서관을 찾는 아동을 위해 대학생 북멘토 봉사단이 독후활동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아이들을 직접 만나 올바른 독서 습관을 길러줄 뿐만 아니라 고민상담도 해주며 가족과 같은 관계를 맺는다. 선발된 대학생 북멘토 봉사단은 독서지도 교육을 받은 후 서울, 경기, 인천 지역의 아름인 도서관에서 독서지도 프로그램과 멘토링 워크샵을 진행한다. 2012년 활동을 시작한 아름인 북멘토 봉사단은 올해로 7해째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아름인 북멘토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이들의 학습 능력이 향상되고, 밝은 미래를 꿈꾸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임직원·고객·사회 구성원이 함께… 신한카드는 임직원과 고객을 비롯해 사회구성원 모두가 함께하는 '참여형' 활동을 지향한다. 고객은 기부전용 사이트인 '아름인'을 통해 카드 결제나 포인트 결제로 원하는 곳에 기부할 수 있다. 평소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싶었던 고객을 위해 봉사활동 참가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신한카드 아름인 고객봉사단'은 회사 임직원뿐만 아니라 고객까지 함께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지난 2007년 3월 발족 이후 고객 400여명이 거쳐갔다. 올해도 매달 50여명 규모의 봉사단이 독거노인·장애인·아동 등 소외계층을 위해 따뜻한 마음을 나눴다. 지난해 봉사활동에 참여한 고객 허영진(45)씨는 "지난달 저소득 장애인 가정을 위해 반찬을 만드는 봉사 활동에도 참여했는데 너무 큰 보람을 느껴 이번에는 자녀와 함께 참여하게 됐다"며 "작은 나눔이지만 큰 행복을 느끼고 돌아가는 것 같아 매우 뿌듯하다"고 말했다. 아름인 고객봉사단은 신한카드 고객이라면 누구나 신한카드 사회공헌 포털 사이트 아름인 기부사이트를 통해 매년 초에 신청할 수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고객과 함께하는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따뜻한 금융 실천에 더욱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신한카드 임직원은 모금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2003년부터 임직원은 매월 급여에서 1만원씩 신청계좌 수만큼 기부에 참여하는 '사랑의 1계좌 모금'과 급여에서 1000원 미만 끝전을 기부하는 '급여 우수리'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신한카드의 기부금은 133억2400만원으로 전업계 카드사 중 유일하게 100억원대를 기록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신한카드의 사회공헌재단 출연금은 약 36억원 수준이고, 그 외 60억원에 달하는 증가액은 지난해 신한금융그룹이 희망사회 공동모금과 연말 사랑나눔 성금 등 각 계열사에서 기부금을 모은 것"이라며 "신한카드 임직원과 고객,사회구성원의 작은 정성이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18-09-10 10:59:09 나유리 기자
[인터뷰] 박경신·강장묵 "판결문 공개·분석해 '유전무죄' 없애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사법농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인간 법관의 신뢰도가 의심받고 있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무죄 판결과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무기징역 감형은 여론의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대기업 총수 재판을 지켜보는 서민에게 '유전무죄 무전유죄'는 보이지 않는 판례로 굳어진 지 오래다. 이에 학계에서는 "판결문 공개를 통한 기계학습으로 법관의 판단을 돕는 한편, 빅데이터 분석으로 판결의 경향도 살피자"는 주장이 나온다. 관련 기술 공개로 서민을 위한 무료 법률 상담 시장을 활성화시키자는 제안도 있다. 8월 31일과 지난 5일 강장묵 남서울대 빅데이터 산업보안학과 교수와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만나, 판결문 공개가 사법정의와 정보기술 시장에 미칠 영향을 물었다. ◆판결문 공개로 '사법불신' 줄여야 -판결문 공개를 주장하는 이유는. 박경신 교수: 실명 판결문을 공개 하면, 사법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다. 유전무죄와 전관예우, 기타 인맥이 판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경향을 파악할 수 있다. 여기서 찾은 부정적 경향(전관예우 등)을 살펴, 여러 제도적 보완을 할 수 있다. 기계학습 측면을 보면, 먼 미래에는 관계에 약한 사람이 아닌 기계가 공정한 판결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 강장묵 교수: 재판은 대국민 서비스다. 국민들이 인공지능 보조 판사 도입으로 유전무죄가 없어졌다고 평가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 자연어 처리 기술이 발전해야 하는데, 실마리가 있다. 지난해 '인공지능 R&D 챌린지'에서 가짜뉴스 분석으로 2위에 올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상을 탔다. 지금도 150만건의 뉴스를 분석하고 있다. 자연어 분석에 자신 있다. -인공지능 도입이 사법농단을 포함해 기존 재판에 대한 불신을 줄이는 방편이 될 수 있을까. 박: 그렇다. 대법원 판결문은 1%, 하급심은 0.5% 미만만 공개되는 상황이다. 사람들이 재판을 제대로 감시·비판하지 못하니 불신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상고율이 높은 이유중 하나가 판결문이 공개되지 않아서다. 판결문 데이터를 분석하면 어느 사실관계 아래서 어떤 판결이 나올 지 견적을 낼 수 있다. 같은 데이터로 나온 견적이 비슷하니, 어떤 사건에 대한 합리적인 기대치가 나온다. 그럼 일정 선에서 포기할 수 있는데, 그게 없으니 '판사를 잘못 만나서 졌다'고 생각한다. 재판을 카드게임으로 보니까 패를 다시 받기 위해 항소와 상고를 거듭한다. 미래에는 인공지능이 기계학습을 통해 판사의 판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판사가 자신과 인공지능의 판단을 공개하고, 판단이 서로 달랐다면 그 이유도 함께 공개할 수 있다. 그러면 사람들이 선고를 더 수긍할 수 있다. 강: 인공지능 도입과 데이터 분석으로 두 가지를 얻을 수 있다. 서민을 위한 사법 서비스 활성화와 데이터를 이용한 사법 정의 실현이다. 법조문 전체를 외우고 판결문 수백만 개를 학습한 인공지능과, 머리 좋은 인간이 하는 판결 중 어느 쪽이 정확하겠나. ◆모바일 앱으로 법원 문턱 낮출수도 -데이터 분석과 기계학습에 필요한 판결문의 범위는. 박: 제한 없다. 데이터 분석이든 기계학습을 위해서든 실명 판결문은 많을수록 좋다. 강: 사생활 문제가 있다면, 비식별화 기술을 통해 판결문 속 이름을 바꿔줘야 한다. 인공지능 기술 개발의 첫 단계가 각 데이터에 이름 붙이는 일이다. 사람이 상대방 이름을 알아야 A씨라고 부르는 점과 같다. 이런 식으로 인공지능이 판결문의 구조를 이해하면서도 개인정보 부분을 비식별화 할 수 있어야 한다. 블록체인으로 보안도 강화해야 한다. 사회적 합의 문제가 있으니 실명 판결문 전부를 공개하는 대신 민사는 2000만원, 형사는 벌금 100만원 이하 소액 판결문으로 시작하면 어떨까. 데이터 분석과 기계학습 기술을 공개하면, 모바일 앱으로 새로운 사법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 나와 비슷한 사건의 판결을 내다볼 수 있고, 변론서 작성도 혼자 할 수 있다. 그래도 못미더우면 그때 변호사를 선임하면 된다. 법원 문턱이 낮아질 수 있다. 나는 데이터 과학으로 정의를 앞당길 수 있다고 본다. 박: 소액 판결로만 기계학습을 하면, 인공지능이 거기에만 의미 있는 조언을 할 수 있다. -판결문은 개인정보 때문에 공개가 쉽지 않다. 해외는 어떤가. 박: 우리와 마찬가지로 개인정보보호법을 가진 미국과 캐나다, 호주, 싱가포르 모두 실명으로 판결문을 공개한다. 온라인에서 당사자 이름과 사건 번호 입력하면 판결문 다 나온다. 사생활 보호를 원하는 사람은 재판 받을 때 판결문을 익명 처리해달라고 요청하면 된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도 판결문 실명 공개를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했다. -인공지능은 헌법상 '법관의 양심'에 어떤 영향을 줄까. 박: 우리는 양심적 판단을 부정적·소극적으로 정의한다. 정의의 여신은 눈을 가리고 있는데, 뭔가를 보면 안 된다는 식으로 받아들인다. 법관이 아무것도 모르고 하는 재판이 정의로운가. 양심을 적극적으로 펼 기회는 기계학습으로 잡을 수 있다. 물론 기계는 기존 판결을 학습해 정의에 대한 알고리즘을 가질 것이다. 그래서 기계학습과 데이터분석을 동시에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유전무죄와 전관예우처럼 나쁜 경향을 배제하는 보정 코드를 넣어야 한다. 판사가 개별 사건을 모두 읽어 본 기계의 의견을 들을 때, 양심의 내용을 채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강: 판결문 데이터는 법관이 지금껏 쌓아온 판례 기반 통계다. 그러니 인공지능이 사법부가 구축해온 법관의 양심을 그대로 따르게 된다. 부자와 빈자를 차별하지 않도록 가르치면, 기계가 국민이 바라는 법관의 양심과 다르게 판결할까. 그리고 현재 인공지능은 자의식을 가질 정도로 발전하지 못했다.

2018-09-09 13:48:53 이범종 기자
[새벽을 여는 사람들] CGV 이현진 매니저 "첫차 타고 퇴근하는 날도 많아요"

[새벽을 여는 사람들] CGV 이현진 매니저 "첫차 타고 퇴근하는 날도 많아요" 조조·심야 영화에 새벽 출퇴근은 기본 CGV 직원 모두 영화관 운영 전문가 청결·안전관리가 최우선…바쁜만큼 뿌듯함 커 올여름 특히 바빴던 곳을 꼽아본다면 영화관을 빼놓을 수 없다. 여름방학이기도 하지만, 기록적인 폭염에 더위를 피해 많은 사람들이 영화관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대표 컬처플렉스 CJ CGV(이하 CGV)는 이른 아침 상영하는 조조영화부터 자정을 넘긴 시간 상영하는 심야영화까지, 쉴 틈없이 영화를 상영했다. 관객의 편안한 영화관람 뒤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CGV 직원들의 노고가 있다. 많은 직원을 대표해 CGV 신촌점에서 근무하는 이현진 매니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2009년 영화 '아바타'가 한창 인기를 끌 때 CGV에 입사한 그는 어느덧 9년차 베테랑 직원이다. 왕십리점에서 인턴 생활을 마치고 강변에서 2년, 청담에서 2년, 그리고 현재 신촌점에서 일하고 있다. "근무는 오픈, 미들, 마감 세 타임으로 나눠져있어요. 오픈조일 때는 조조영화가 상영하기 1시간 30분 전에 출근, 점심시간 포함 9시간을 근무하고 퇴근하죠. 스케줄은 보통 한달 단위로 짜는데 휴무일 신청서를 받아서 책임자가 직원 스케줄을 정리해요. 교대근무이기 때문에 고정적으로 여가활동을 하기는 힘들지만, 돌발적인 개인 스케줄에 대한 것들은 유동적으로 조정할 수 있어 좋을 때도 있죠. 익숙해져서 그런지 오히려 사무직과 같은 '9 to 6(나인 투 식스/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근무)' 고정근무보다 교대근무가 편해요.(웃음)" 신촌점은 요즘과 같은 성수기에 조조영화를 8시에 상영한다. 출근시간은 6시 반이다. 이 매니저는 과거 강변점에서 일할 당시를 회상하며 "'트랜스포머'가 한창 상영될 때 워낙 인기이다보니 조조영화를 6시 30분에 상영했다. 그때는 5시까지 출근했다"고 말했다. 이어 "새벽에 일찍 출근해서 바쁘게 준비하다보면 어느 새 오전시간이 지나가있다. 바쁨이 지나가고 여유가 생겼을 때의 뿌듯함이 굉장하다"고 덧붙였다. 영화관에서 근무하다보면 새벽을 여는 날보다 닫는 날이 더 많다고. 심야영화 상영이 다 끝나고 모든 관객이 퇴장하면, 마감조 직원들을 영화관 뒷정리로 바빠진다. "새벽 1시가 넘어 상영하는 심야영화의 경우에는 3시 30분에 관객들이 퇴장하겠죠? 그러면 직원들은 그때부터 뒷정리, 정산, 모든 것들을 마무리하고 영화관을 나서요. 보통 첫차 뜰 때 집에 간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한번은 택시를 타고 집에 가는데, 기사 아저씨가 눈이 휘둥그레져서 '왜 이 시간에 영화관에서 나오느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웃음)" CGV 신촌점에는 미소지기를 제외하고 매니저(점장 포함 직원)만 10명이 근무하고 있다. 공통적인 기본 업무인 고객응대와 판매를 제외하고 각자에게 주어진 업무는 다르다. 채용, CS, 매점 관리, 예산 관리, 로컬 마케팅, 영화 편성, 영사 업무 등 다양한 파트 중 이 매니저는 로컬 마케팅을 맡고 있다. "로컬 마케팅은 지역 특성에 맞게 마케팅을 펼치는 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웃음) 본사에서도 마케팅을 펼치지만, 신촌 지역에 특성에 맞게 인근 제휴처들과 함께 간략한 프로모션을 계획하는 거죠. 하지만, 성수기에는 워낙 많은 관객이 몰리다보니 미소지기들과 함께 고객응대하기에 바쁘죠." 이 매니저가 영화관을 운영하는 직원으로서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청결이다. 서비스 정신도 중요하지만, 잠깐의 친절한 응대보다 오랜시간 앉아있어야 하는 좌석 시트가 깔끔한 것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안전관리가 우선이라고 소신을 드러냈다. CGV 근무형태는 순환 근무다. 영화관도 보통 2년을 주기로 새로 배치받고, 맡은 업무도 돌아가면서 전직원이 한번씩은 해보도록 유동적이다. "모든 업무를 다 겪어봐야 영화관 전체를 운영할 수 있는 점장이 될 수 있어요. 그리고 직원들 모두가 모든 업무를 해보기 때문에 나중에 누군가가 휴가를 가거나 자리를 비워도 무리없이 영화관을 운영할 수 있어요. CGV 전직원이 영화관전문가인 셈이죠." 이 매니저는 CGV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좋은 점으로 젊은 친구들(미소지기)과 함께 할 수 있는 점을 꼽았다. 함께 소통하다보면 본인도 젊어지는 기분이라고. 입사 초기 패기로 가득한 마음과 달리 버벅대던 자신의 과거 모습이 떠올라 더 잘 챙겨주게 된다고 덧붙였다. CGV 근무를 희망하는 예비입사자를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그저 영화가 좋아서, 또는 단순 서비스업이라고 생각하고 입사지원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렇게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입을 열었다. "우리는 영화관을 운영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고객감동을 실현할 수 있는 영화관 아이디어가 있는 친구들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에게도 당부의 말을 전했다. "컬쳐플렉스에 걸맞게 CGV는 각 지역 문화에 맞게 영화관을 운영중입니다. CGV 매니저들은 항상 영화관이라는 플랫폼을 갖고 어떻게 하면 즐거운 영화관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영화관에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할 때 '영화관에서 왜 이런 걸 해?'하지 마시고, '영화관에서 이런 것도 하네?'하고 열린 마음으로 바라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018-09-09 12:52:59 신원선 기자
[메가 히트 상품 탄생스토리]동화약품 활명수

[메가 히트 상품 탄생스토리]동화약품 활명수 새로운 제품이 지속적으로 출시되며 마케팅 경쟁이 치열한 의약품 시장에서 변함없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는 장수 의약품이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동화약품의 활명수는 올해 출시 121주년을 맞은 국내 최초의 신약이자 최장수 의약품이다. '생명을 살리는 물'이라는 의미의 활명수는 조선 말부터 일제강점기, 지금에 이르기까지 국민건강에 기여하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의약품이자, 가장 오랜 시간 사랑 받은 국민 소화제로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액상소화제 시장에서 활명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매출 1위는 물론 70%내외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국내에서 생산된 활명수는 약 85억병 이상으로 집계된다. 이는 전세계 인구 약 65억 명이 1병 이상 마시고 남는 수량이며, 대한민국 국민 4800만 명이 1인당 175병씩 마실 수 있는 양이다. 높이 12㎝인 활명수 병을 가로로 눕혀 길이를 재보면 지구 25바퀴를 돌고도 남을 뿐더러, 지구와 달을 1회 반 왕복할 수 있는 엄청난 량이다. 또한 활명수는 2009년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시행한 조사에서 '대한민국 1% 가치 브랜드'로 뽑혔으며, 2015년에는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 조사(한국능률협회컨설팅 주관)' 에서, 소화제 부문 11년 연속 1위 골든 브랜드(Golden Brand)로 선정되며 소비자에게 꾸준히 사랑 받고 있다. ◆생명을 살리는 물 활명수는 1897년 궁중선전관 민병호 선생이 궁중 비방에 서양 의학을 접목해 개발한 액상 소화제다. 당시 짜고 매운 음식을 선호하고 음식을 급하게 먹는 식습관을 가진 조선의 민중들은 유독 위장장애와 소화불량이 잦았다. 의학이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급체와 같은 소화불량은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위중한 질환이었다. 한학에 밝은 학자로 한약에 대한 이해가 깊고, 서양 의료선교사들과 교류했던 민병호 선생은 전통 한약재를 사용한 궁중 비방에 아선약과 정향 등의 수입 약재를 배합하여 활명수를 개발했다. 달여 먹는 탕약에 비해 먹기 편하고 효과가 빨랐던 활명수는 출시되자마자 신비의 명약이라는 입소문이 퍼졌다. 활명수가 본격적으로 체계와 규모를 갖춰 생산과 판매를 시작하게 되자 동화약방은 1910년 활명수와 활명수의 상징인 부채표를 정식으로 상표 등록했다. 당시 국내에는 상표권에 대한 인식이 낮은 상황으로 1910년 등록된 활명수는 국내 최초의 등록상품, 부채표는 국내 최초의 등록상표로서 이름을 남겼다. 동화약품은 1996년 한국기네스협회로부터 국내 최고(最古) 제조회사, 최고 제약 회사, 최초의 등록상표(부채표), 최초의 등록 상품(활명수)등 4개 부문에서 인증 받기도 했다. ◆독립운동 자금을 대던 소화제 조선시대 말 토사곽란(토하고 설사해 배가 심하게 아픈 증상)으로 죽어가던 사람들을 살리던 활명수는, 일제시대 꺼져가는 대한제국의 운명을 구하는 수단이 되기도 했다. 활명수는 일제시대 독립운동가의 활동 자금지원에 한 몫을 담당했다. 국가의 독립을 위해 비밀리에 서울 연통부(聯通府)를 동화약품 순화동 창립지에 설치하고 활명수를 판매한 금액으로 독립자금을 조달해 임시정부에 전달했다. 서울 연통부는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활동을 국민에게 알리고 국내의 각종 정보와 독립 자금을 임시정보에 보고하는 역할을 한 비밀행정기관이다. 또 독립운동가들은 중국으로 이동할 때 고가의 활명수를 지참했다가 현지에서 비싸게 팔아 독립운동 자금으로 융통하기도 했다. 현재는 활명수의 의미를 딴 '생명을 살리는 물' 캠페인 전개로 그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2013년부터 시작된 '생명을 살리는 물' 캠페인은 깨끗한 물을 공급받지 못해 생명의 위협을 받는 전 세계 어린이들을 위해 식수 정화 사업과 우물 설치를 지원한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국민소화제 활명수가 100년 이상 꾸준히 사랑 받는 비결은 변함없는 약효는 물론 끊임없이 진화를 추구한 데 있다. 1967년 기존 활명수에 탄산을 첨가해 청량감을 보강한 '까스활명수'가 출시됐으며, 1991년에는 '까스활명수-큐' 발매로 브랜드 리뉴얼을 추진했다. 2015년에는 오매(매실을 훈증한 생약성분)를 함유해 여성 소화불량과 정장 기능 개선에 효과적인 '미인활명수'가 출시됐다. '미인활명수'는 여성 소비자의 기호를 고려하여 액상과당 대신 프락토올리고당을 함유한 것이 특징이다. 이어 출시된 '꼬마활명수'는 만 5세에서 7세를 위한 어린이 전용 소화정장제로, 스틱형 파우치 포장과 어린이 보호용 안전포장을 적용했다. 2017년에는 아사이베리 과즙으로 상큼한 맛을 더한 신제품 미인활(活)을 출시됐다. 현재 동화약품은 일반의약품인 활명수, 까스활명수, 미인활명수, 꼬마활명수와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까스활(活), 미인활(活) 등 총 6가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새옷 입은 활명수 국내 최장수 의약품 활명수는 이색 컬래버레이션으로 과감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선보인 부채표 활명수X게스 컬래버레이션 캡슐 컬렉션은 제약업계와 패션업계가 최초로 함께한 협업 프로젝트다. 대한민국 최초의 등록상표인 '부채표'와 '게스' 고유의 DNA인 삼각로고를 스트릿 감성으로 재치 있게 융화시켰다. 한편 활명수는 2016년 유명 래퍼 서바이벌 '쇼미더머니6'와 컬래버레이션한 브랜디드 콘텐츠인 'REBORN'를 기획해 활명수만의 브랜드 가치를 표현했다. 'REBORN'은 국내외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박재범, 보이비, 더블케이의 참여로 제작된 음원이다. 'REBORN' 뮤직비디오는 공개 일주일 만에 누적 조회수 141만을 돌파, 대한민국 유튜브 2017년 총 결산 인기 광고 영상 3위, 제약업계 1위로 선정되며 단순한 광고가 아닌 완성도 높은 힙합곡으로 평가 받았다. 활명수는 오랫동안 이어진 소비자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독특한 디자인을 담은 아트 콜라보레이션 '활명수 기념판'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작년에 선보인 '활명수 120주년 기념판'은 래퍼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6'와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활명수 120주년 기념판'은 펜 아트(Pen Art)를 활용한 일러스트로 쇼미더머니6만의 독보적인 아이덴티티를 표현했다. 2016년에는 카카오프렌즈와 콜라보레이션 한 '활명수 119주년 기념판' 4종을 출시해 큰 관심을 받았다. 2013년에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서원, 사진 조각가 권오상, 팝 아티스트 홍경택과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으며, 2014년에는 이용백, 이동기 작가가 해석한 활명수의 의미를 기념판 패키지에 담았다. 2015년에는 우리 민족 고유의 공예기법인 '나전칠기'를 모티브로 한 기념판이 발매됐다.

2018-09-06 16:51:48 박인웅 기자
[인터뷰] 이나영 넷마블문화재단 사무국장 "게임으로 장애학생 마음의 벽 허물어"

"친구도 없고 항상 방에만 있던 아이들이 게임을 하면서 벽을 허물고 마음의 문을 열어 고맙다고 전해주는 학부모들이 많습니다." 지난 4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 호텔에서는 150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전국 230여개 특수학교에서 장애학생들과 부모들이 e스포츠 축제에 참석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총 3500여명이 참가해 치열했던 지역예선을 뚫고 올라온 학생들이다. 넷마블은 지난 2009년부터 올해까지 10년째 장애학생 e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이 자리에서 만난 이나영 넷마블문화재단 사무국장은 "넷마블은 창립 초기부터 방준혁 의장의 강한 의지로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사회공헌을 진행해왔다"며 "특히 신체적, 정서적으로 불편함이 있는 장애학생들에게 게임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고 말했다. 넷마블은 지난 1월 넷마블문화재단을 출범해 그간 진행해온 사회공헌 활동들을 고도화하고 있다. 넷마블문화재단은 문화만들기(게임문화체험관 등), 인재키우기(게임아카데미 등), 마음나누기(기부 및 봉사활동 등)로 구분돼 있다. 지난달에는 서장원(48) 넷마블 경영전략담당 부사장을 넷마블문화재단 신임 대표로 선임해 힘을 싣기도 했다. 그는 "서장원 대표는 적재적소에 도움이 필요한 곳을 말하면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는 등 열린 소통을 하고 있다"며 "대표적으로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기부를 할 수 있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모인 기부금은 위원회 심의를 통해 필요한 곳에 기부한다"고 말했다.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도 이러한 사회공헌의 일환이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로봇코딩을 비롯해 아래아한글, 파워포인트, 엑셀 등 총 16종목의 '정보경진대회'와 마구마구(PC) 및 모두의마블(모바일), 펜타스톰(모바일) 등 총 11개 'e스포츠' 종목으로 진행됐다. 이나영 사무국장은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시각장애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오델로', 비장애인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모두의마블' 등 다양한 종목이 마련됐다"며 "지난 10년 간 장애학생 e페스티벌의 참여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게임을 통해 사회성이 떨어지는 장애학생들은 팀을 이루는 경기를 통해 마음의 벽을 허물 수 있다. 가정 내 화합뿐 아니라 스트레스를 게임으로 해소해 집중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이 사무국장은 강조했다. 넷마블문화재단은 장애학생 e페스티벌 외에도 게임문화체험관, 어깨동무문고 등 장애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게임문화체험관의 경우 올해 11년째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7월 경기도 고양시 소재 한국경진학교에 32번째 체험관을 개관했다. 이나영 사무국장은 "게임문화체험관 안에는 교육 프로그램이 포함돼 게임으로 학업도 배우고 교우관계도 개선할 수 있다"며 "특히 학교에서 활용도가 높다"고 말했다. 연내에는 인권 분야 전문가들이 만든 장애인권 교육용 동화책인 '어깨동무문고'도 시중에 출판할 계획이다. 넷마블은 2014년부터 동화책을 활용한 인권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일반인들에게 손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게임박물관도 2~3년 내 설립할 계획이다. 이 사무국장은 넷마블 사회공헌의 특징으로 지속성과 진정성을 꼽았다. 그는 "사회공헌을 하는 기업은 많지만 10년 동안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경우는 드물다. 여기에서 나오는 힘이 있다"며 "창립 초기부터 넷마블은 소문 내지 않고 묵묵히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하며 진정으로 도움이 필요한 곳이 어딘지 진정성 있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8-09-05 15:00:00 김나인 기자
[되살아난 서울] (27) 친일파가 지어 독립운동가가 살다간 곳··· 한국 근현대사 관통하는 '백인제 가옥'

서울 종로구 북촌로 7길에는 '고래 등 같은 기와집' 하나가 우뚝 솟아있다. 북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위치에 지어진 가옥은 일제강점기 시절 친일파 재력가였던 한상룡이 1913년 일대 한옥 12채를 사들여 지은 저택이다. 마지막 주인의 이름을 따 '백인제 가옥'이라 불리는 저택은 전통양식과 일본양식이 접목된 근대 한옥이다. 한성은행 전무였던 한상룡은 2460㎡ 대지 위에 압록강에서 공수한 흑송을 재료로 최대 규모의 최고급 가옥을 세웠다. 서울역사박물관은 100년 전 서울 상류층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백인제 가옥을 역사가옥박물관으로 조성해 지난 2015년 시민에게 개방했다. ◆전통방식에 일본양식 접목한 근대한옥 지난달 24일 북촌에서 두 번째로 큰 한옥, 백인제 가옥을 방문했다. 가회동 주민센터에서 정독도서관 쪽으로 난 골목으로 100m 정도 들어가자 먹색 기와의 높다란 대문이 보였다. '백인제 가옥'이라는 현판이 붙어 있는 대문간채는 조선 사대부가에서 사용한 솟을대문 형식으로 지어졌다. 당대 최고 권력가 한상룡의 위세를 짐작게 하는 거대한 대문간채를 지나자 또 하나의 문이 나타났다. 중문간채라 불리는 두 번째 문을 통과하자 탁 트인 마당과 함께 사랑채와 안채가 모습을 드러냈다. 백인제 가옥 해설사의 안내를 따라 가족들의 생활공간인 안채로 들어갔다. 가옥 안채의 대청과 툇마루는 모두 우물마루로 구성되어 있었다. 해설사는 "우리나라는 봄은 건조하고 여름은 습한 계절적 특성을 갖고 있어 나무 바닥이 잘 썩는다"며 "바닥을 쉽고 편리하게 교체하기 위해 우물마루로 만든 것이다"고 설명했다. 백인제가옥은 전통한옥과 달리 안채와 사랑채가 복도로 연결되어 있어 밖에서 보면 'ㄷ'자 모양처럼 보였다. 사랑채의 툇마루와 복도에는 장마루가 깔려 있었다. 해설사는 "사랑채는 한상룡이 일본 고위인사들과 연회를 즐기던 곳으로 안채와는 달리 일본식 장마루로 구성됐다"고 말했다. 서대문구 창천동에서 온 박서현(26) 씨는 "사랑채의 문을 열면 정원과 곧바로 이어지게 해 놓은게 특히 인상깊었다"며 "이렇게 좋은 곳에서 한상룡이 조선총독부 고위 인사들과 파티를 즐겼다는 사실이 흥미로우면서도 씁쓸하다"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친일파와 독립운동가가 거쳐 간 집 사랑채 앞 정원 한 켠에 있는 샛길로 들어가자 가옥 내 비밀의 공간으로 불리는 별당채가 보였다. 별당채는 다른 건물들보다 반 층 더 높게 세워져 있었다. 수원 영통구에서 온 서영미(61) 씨는 "별당채를 왜 이렇게 외진 곳에 만들어놨나 궁금해하며 올라왔는데 창밖 풍경을 보니 단번에 이해가 갔다"며 "북촌이 한눈에 들어와 정말 아름답다"며 활짝 웃었다. 서 씨는 "조용하고 아늑해 휴식 장소로 정말 안성맞춤이었을 것 같다"며 엄지를 추켜세웠다. 해설사는 손가락으로 위쪽을 가리키며 별당채 천장을 올려다보라고 말했다. 천장에는 부챗살처럼 생긴 나무 기둥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해설사는 "서까래가 노출된 연등천장은 목수가 굉장히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들기 때문에 건축비가 많이 든다"며 "집주인의 재력을 알 수 있는 또 하나의 요소다"고 말했다. 백인제 가옥의 초대 주인 한상룡은 을사오적 이완용의 조카이다. 일제강점기 은행가였던 그는 조선 재계 일인자로 1906년부터 가회동 일대 민가를 구입, 1913년 대저택을 완공했다.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한상룡의 손을 떠난 가옥은 1935년 개성 출신의 언론인 최선익에게 넘어갔다. 집은 그 후로부터 9년 뒤인 1944년, 3·1운동 주도자이자 당대 최고 외과 의사였던 백인제 박사(백병원 설립자)의 소유가 됐다. 6·25 전쟁 중 백인제 박사가 납북된 뒤에는 그의 부인 최경진 씨가 가옥을 지켰다. 서울시는 2009년 최 씨로부터 가옥을 매입해 100년 전의 모습을 복원, 시민들에게 공개했다. 인천 부평구에서 온 송민혜(62) 씨는 안채에 놓인 'VICTOR' 축음기를 보며 "와 이거 정말 옛날에 우리 집에 있던 건데···"라며 반가워했다. 송 씨는 "그 시대 때 이 정도를 유지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집이 으리으리하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역사박물관 관계자는 "백인제 가옥은 현재 80% 복원된 상태이다"며 "차근차근 고증을 거쳐 보완해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부 사진이 남아있는 게 없어 그 당시 상류층이 사용했을 법한 물건들로 공간을 꾸며놓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사전 예약을 하지 않고 백인제가옥을 찾은 손광은(28) 씨는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내부를 관람할 수 없어 아쉬웠다"며 "현장신청도 받아 건물 내부 투어를 진행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역사박물관 관계자는 "문화재 보호 차원에서 부득이하게 인원 제한을 해 관람하도록 하고 있다"며 "현재 1회 최대 관람 인원이 25명인데, 향후 조금씩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역사박물관에 따르면, 지난해 백인제 가옥을 찾은 방문객은 총 16만3250명으로 하루 평균 500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2018-09-04 15:27:46 김현정 기자
[살맛나는세상이야기]유니클로, 옷의 힘을 사회의 힘으로

지속 가능한 가치 창출 목표…국내외 폭넓은 활동 전개 전 상품 리사이클·개점 경영 등 차별화된 전략 소비자 기부 창구 열어 상생 가치 실현 글로벌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는 지속 가능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소외 계층 및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사회 문제가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전세계 인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을 바탕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는 각오다. 소비자들로부터 기부 받은 의류를 난민 캠프로 전달하고, 지역사회의 안전 거점으로 자리매김 하는 등 그 형태는 실로 다양하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유니클로는 글로벌 패션 기업으로서 책임감 있는 행동이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에 비즈니스에 있어서도 '지속가능성'을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다"며 "'옷의 힘을 사회의 힘으로'라는 스테이트먼트 아래 전세계 모든 임직원이 한마음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전 상품 리사이클 캠페인 유니클로의 대표적인 사회공헌활동인 '전 상품 리사이클 캠페인'은 전세계 진출국 매장에서 소비자들로부터 기부 받은 유니클로 의류를 유엔난민기구(UNHCR)를 통해 난민 캠프로 전달하는 글로벌 CSR 프로그램이다. 유니클로는 UNHCR과 글로벌 파트너십 협약을 맺은 이후 지난해 8월 기준 65개 국가 및 지역에 약 2558만장의 의류를 전달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1년 3월부터 '전 상품 리사이클 캠페인'을 시작했으며 매년 3만여 장의 의류를 전세계 소외 계층에게 지원하고 있다. 또한 보다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지난 2014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 서울시 및 사단법인 서울노숙인시설협회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지원 대상 및 규모를 확대했다. ◆개점경영으로 지역사회와 상생 유니클로는 매장이 위치한 지역의 상황과 특징을 반영해 각 매장이 주도적으로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지역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개점경영'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포항 지역에 위치한 유일한 유니클로 매장인 '포항장성점'이 지역사회에 큰 피해를 입힌 지진에 대비하기 위해 점포설계팀과 연계해 시설안전점검을 실시하는 동시에 피난안내도 및 소화기 안내문을 점내에 설치했다. 또한 직원들의 안전의식을 강화하기 위해 지역 소방관과 연계해 안전교육을 실시했으며, 하반기에는 포항시청과 연계해 지진대피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특히 포항장성점은 고객에게 기부 받은 유니클로 옷을 업사이클링해 지진방재모자를 제작, 포항 시청과 함께 포항지역의 장애인 대상으로 배포할 예정이다. ◆소외 계층 및 아동 지원 유니클로는 지난 2013년 6월 글로벌아동복지전문기관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사회공헌업무 협약을 체결해 저소득층 아동을 위한 기부금 전달 및 공동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어린이재단에 총 4억6800만원을 기부했으며, 해당 기금은 저소득 가정 내 56명의 예체능 인재들의 교육비로 사용됐다. 또한 2017년에는 어린이재단과 공동으로 저소득층 아동들이 재능계발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U dreamer' 사업을 출범하기도 했다. '보육원 아동 쇼핑 이벤트'는 지난 2013년 12월 처음 시작된 것으로, 유니클로가 후원하는 보육원 원아들에게 매장에서 직접 옷을 고르고 구매하는 쇼핑 경험을 지원하는 행사다. 해마다 행사 횟수 및 실시 지역을 확장하며 보다 많은 소외 계층 어린이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물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480명의 아이들에게 의류를 선물했다. ◆장애인 고용 및 스포츠 활동 후원 유니클로는 한 점포당 1인 이상의 장애인 직원 근무를 목표로 취업 사각지대에 놓인 중증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다. 체계적인 장애인 채용을 위해 지난 2010년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협약을 체결했으며, 2018년 5월 기준 전체 직원 4300여명 중 108명 장애 사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는 고용노동부가 지정한 기업의 장애인 의무 고용률인 2.9%를 훌쩍 넘는 4.1%에 달하는 수치다. 이와 같은 지속적인 노력을 인정받아 '2013년 외투기업 CSR 사례공모' 고객부문 수상기업 선정에 이어 2014, 2015년도 '장애인고용촉진대회'에서 각각 '장애인 고용 촉진 유공자 부문 이사장상' 및 '국무총리표창'을 수상한 바 있으며, 2017년 8월에는 2014년에 이어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주관 '장애인고용 우수사업주'로 재선정됐다. 유니클로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 해소를 목표로 고용 창출에서 더 나아가 다양한 장애인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스페셜올림픽코리아의 공식 후원사로 활동 중이며, 지속적인 기여를 인정 받아 지난 1월 '스페셜올림픽 시상식'에서 후원단체상을 수상했다. 또한 2017년에도 약 2억원 상당의 기부금 및 물품을 지원했다. 아울러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걷기 대회인 'Together We Walk'을 공동 개최하고 행사 개최 지역을 서울뿐 아니라 전국 주요 도시로 넓혀가면서 장애인 인식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글로벌 차원에서는 휠체어 테니스 선수 고든 레이든과 쿠니에다 신고가 유니클로 글로벌 브랜드 홍보대사로 활약하고 있다.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의류 기부 유니클로는 지난 2015년부터 서울시와 협력해 서울시에 거주하는 에너지 소외계층을 체계적으로 지원해왔다. 2016년에는 서울시 주관 '에너지를 나누는 이로운 기업(에누리 기업)'으로 위촉된 바 있으며, 서울에너지복지시민기금에 2015년부터 작년까지 약 5억3000만원 상당의 상품 및 기부금을 후원했다. 이와 같은 공로를 인정 받아 '2017 서울에너지복지 나눔대상'에서 서울특별시장 표창을 수상했다. 올해 여름에도 서울에너지복지시민기금을 통해 미혼모 및 한부모 가정, 장애인으로 구성된 에너지 소외계층에게 기능성 이너웨어 '에어리즘(AIRism)'과 반팔 티셔츠 총 1만4000장을 기부했다.

2018-09-03 15:06:33 김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