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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서울] (25) 조용해진 '이화마을', 벽화 지워 오버투어리즘 문제 해결?!

서울 종로구 낙산공원 끝자락에는 담벼락 전체가 알록달록한 그림들로 뒤덮인 작은 마을이 있다. 서울의 마지막 남은 달동네로 불리던 이화마을은 2006년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공미술 프로젝트 사업'을 추진하면서 일대에 벽화작품을 조성, '이화벽화마을'로 재탄생했다. 대학교수, 전문가뿐만 아니라 대학생 자원봉사자, 중·고등학교 학생, 마을 주민이 벽화 작업에 동참했다. 하늘과 맞닿아 있는 이화마을은 정겨운 동네 분위기와 어우러진 벽화들로 채워졌다. 벽화는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조용한 동네는 관광객으로 붐비기 시작했다. 지난 2010년 KBS 예능프로그램 '1박 2일'에서 연예인 이승기가 날개 벽화 앞에서 사진을 찍은 모습이 화제가 돼 유명 관광지로 떠올랐다. 하지만 지금은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마을 속으로 들어갈수록 주민들의 속내를 들어낸 상처가 우리를 아프게 한다. ◆관광객으로 스트레스 받던 주민 벽화 지워 지난 3일 찾은 이화마을은 관광명소가 맞나 싶을 정도로 사람이 없었다. 이날 오후 두시간 동안 마을에서 본 관광객은 10명 남짓이었다. 대학로에서 연극을 보고 산책할 겸 이화마을을 들렀다는 직장인 김주희(29) 씨는 "2년 전만 해도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는데, 오늘은 사람이 정말 없다. 불금 맞냐"며 썰렁한 동네를 둘러보면서 의아해했다.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으로 고통받던 마을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서울 혜화경찰서는 지난 2016년 5월 마을의 벽화를 지운 이화동 주민 5명을 공동재물손괴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붙잡힌 주민 중 3명은 벽화마을 계단에 그려진 4200만원 상당의 해바라기 그림 위에 회색 페인트를 칠해버렸고, 나머지 2명은 1000만원짜리 잉어벽화를 지웠다. 경찰 조사 결과 주민들은 관광객으로 인한 소음, 쓰레기, 낙서 문제에 대해 구청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해왔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불만을 갖고 벽화를 훼손한 것으로 밝혀졌다. 마을 주민들이 없애버린 '해바라기' 벽화 앞에서 만난 장현성(34) 씨는 "외국인 친구가 한국에 놀러와 오늘 같이 왔다"며 "입구에서는 아기자기한 조형물이랑 귀여운 그림들이 많아 즐거웠는데, 안으로 들어올수록 점점 무서워진다"며 울상을 지었다. 이날 충신4나길 계단에서는 해바라기와 잉어 그림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림이 사라진 계단 옆 담벽에는 '조용히'라는 말이 빨간색으로 5번 넘게 쓰여져 있었다. 서대문구 창천동에서 온 서지연(26) 씨는 "학교 앞에서 자취하고 있어 관광객들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주민들 심정을 백번 이해한다"며 "사진을 찍는다고 길을 막고 있거나 집 앞에서 큰 소리로 떠드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화가 치민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소음, 쓰레기, 낙서 문제는 시에서 정비사업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며 "주민들끼리 자체적으로 규약을 정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 이화마을을 찾은 시민들을 시에서 일방적으로 통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불청객 줄어 환영" vs "손님 없어 불만" "이제야 좀 살 것 같다. 이게 사람 사는 동네지···" 마을 꼭대기 정자에서 만난 이화동 주민 이모(77) 씨는 관광객이 줄어 만족스러워하는 눈치였다. 이 씨는 "그림 지우고 관광객이 많이 줄었다. 예전에는 말도 못 하게 시끄러웠다"며 "조용해져서 좋다. 벽화를 지운 사람에게 찾아가 고맙다고 인사라도 하고 싶을 정도"라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반면, 건너편에 앉아 있던 동네 주민 황모(76) 씨는 "동네에 사람이 많이 와야 경제가 살아난다"며 "훼손된 벽화가 하루빨리 복원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벽화마을에 있는 잡화점과 카페, 음식점에서는 손님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가게 안에는 사장과 종업원만 있었다. 지난해 종로구가 발표한 '빅데이터 활용 종로 관광통계 분석 연구용역'에 따르면, 2016년 10월부터 2017년 6월까지 벽화마을이 위치한 이화동의 월평균 관광객 수는 32만5225명이다. 종로구 관내에서 오버투어리즘으로 몸살을 앓는 삼청동 북촌한옥마을의 방문객 수(218만1978명)의 1/7 수준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재생계획 수립에 착수해 현재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하반기에 결정 고시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이화동이 오랫동안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보니 기반시설이 열악하다. 도로정비, 노후 상하 수도관 교체 사업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2018-08-07 15:48:39
[살맛나는세상이야기]CJ프레시웨이, 지역사회와 연계한 나눔활동

[살맛나는세상이야기]CJ프레시웨이, 지역사회와 연계한 나눔활동 CJ그룹 식자재 유통 및 단체급식 전문기업인 CJ프레시웨이는 지역사회와 연계한 나눔 활동을 하고 있다.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의 시름을 덜어주고자 계약재배를 진행 중이다. 올해 전국 11개 지역, 1000여 농가와 손잡고 계약재배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 계약재배 면적은 축구장 2500개에 달하는 1800㏊ 규모다. 이는 지난해 대비 약 30% 이상 증가한 수치로, 구매금액은 약 600억원에 예상된다. 또한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을 본사에 초청해 진행하는 '쿠킹클래스', 직접 아동센터에 찾아가 간식을 만드는 '간식봉사', 경로당 어르신들에게 점심을 만들어 드리는 '찾아가는 집들이' 등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시각장애 아동을 위한 점자도서를 만드는 봉사활동도 실시했다. ◆계약재배로 농가와 상생 CJ프레시웨이는 농가와의 계약재배를 하고 있다. 호남평야의 중심인 익산시에서는 쌀을 계약재배하며, 강릉은 배추, 제주에서는 무 등을 재배하는 등 전국 11개 지역에서 10개 품목에 대한 계약재배를 확대 운영한다. CJ프레시웨이는 계약재배 확대에 따른 농산물 구매액도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계약재배 원년인 지난 2015년 119억원으로 시작해, 매년 2배 이상 늘어나 현재는 530억원으로 원년보다 5배 늘었다. CJ프레시웨이가 계약재배를 매년 늘리는 이유는 농가와의 상생 때문이다. 농가가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야가 안정적인 판로확보인 점을 파악해, 한 해 동안 유통할 수 있는 만큼의 물량을 전량 계약재배를 활용해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계약재배를 통해 농가는 판로 걱정 없이 안정적인 소득을 기대할 수 있고, 기업은 고품질 농산물에 대한 물량 확보로 상품경쟁력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계약재배를 진행함으로써 품종선별부터 가공 및 상품화에 이르는 유통 전 과정에 대한 이력관리가 가능해져 상품 품질의 표준화가 가능하다. 여기에 농산물 유통단계도 줄일 수 있어 불필요하게 발생되는 유통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농산물의 유통은 농가-수집상-공판장(경매)-제조사(제분 과정)-CJ프레시웨이 등 5단계를 거치지만, 계약재배의 경우 농가-지역 농업법인-CJ프레시웨이 등 3단계만 거치면 된다. 한편CJ프레시웨이는 新품종 농산물 발굴 및 유통을 통해 농가와의 상생강화 했다. CJ프레시웨이는 농생명벤처기업 이그린글로벌, 농업회사법인 어울림과 우수 신품종 농산물 발굴·재배·유통을 위한 3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으로 3사는 신품종 시험재배에 공동으로 참여, 해당 품종의 전국 지역 적응 및 생산성에 대한 시험을 진행하는 등 우수 농산물 개발에 상호 협력기로 했다. 시험재배 이후, 해당 품종이 국립종자원에 정식으로 등록되면 CJ프레시웨이는 계약재배 농가와 협력해 고품질 농산물 생산·유통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협약으로 CJ프레시웨이는 식자재 유통업체·벤처기업·계약재배 농가 모두가 윈-윈(Win-Win) 할 수 있는 새로운 동반성장모델을 구축했다. ◆지역사회와 연계한 봉사활동 CJ프레시웨이는 지역사회와 연계한 각종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통해 따뜻한 나눔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임직원 10여 명은 서울 중구 인근 '무지개 지역아동센터'로 방문해 '새봄 맞이 간식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인 '떡볶이'와 '김밥', '어묵' 등을 손수 준비해 센터를 이용하고 있는 총 30여 명의 아동들에게 제공했다. 신선하고 안전한 식재료를 이용해 현장에서 직접 조리함은 물론,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과 함께 아이들의 고민거리도 상담하는 등 유익한 시간을 제공해 지역 아동센터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또한 요리에 관심이 많은 지역 아동센터 초등학생들을 CJ프레시웨이 본사로 초청해 '새 학기 맞이 쿠킹클래스'를 개최했다. 쿠킹클래스에 참여한 20여 명의 학생들은 CJ프레시웨이 메뉴 R&D팀 김혜경 푸드스타일리스트의 지도로 '과일 타르트', '초콜릿 딸기 퐁듀' 등을 직접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쿠킹클래스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자사 PB 브랜드 상품인 '이츠웰 포켓 팝콘'과 '마들렌', '브라우니 쿠키' 등 간식 상품도 별도의 선물세트로 구성해 제공했다. 안희경 무지개 지역아동센터 센터장은 "평소 아이들이 요리에 관심은 많지만, 직접 배우고 조리해볼 기회가 없어 고민이었는데 CJ프레시웨이의 쿠킹클래스를 통해서 우리 아이들에게 소중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CJ프레시웨이는 지역아동센터를 대상으로 한 나눔 활동 외에도 매월 정기적으로 본사 인근에 위치한 광희 경로당, 필동 경로당 등의 어르신들을 찾아 '잔치국수'와 '제철 과일', '인절미' 등을 제공하는 봉사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한편 CJ프레시웨이는 올해 ▲찾아가는 집들이 ▲지역복지시설 위생봉사 ▲지역아동센터 쿠킹클래스 ▲지역아동센터 간식봉사 등 지역사회와 연계한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 운영할 계획이며, 참가 인원은 총 500여명, 봉사 활동 시간도 총 1000여시간에 달할 전망이다. ◆시각장애 아동 위한 점자도서 만들기 최근에는 시각장애 아동들의 점자 교육을 위한 '점자도서 만들기'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이천, 수원 등 전국 5곳의 CJ프레시웨이 물류센터에서 진행된 이번 봉사활동에는 임직원 총 56명이 참여했다. 이번 봉사활동은 점자를 배우고 싶어도 배울 기회가 없거나 어려워서 포기하는 시각장애 아동들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실제로 2014년 국립국어원 조사 결과 앞이 안보이는 시각장애 1~4등급 800명 중 384명(48%)은 점자를 사용하지 않았는 데, 이들 중 145명(40%)은 점자가 어렵거나 배울 기회가 없어서였다. CJ프레시웨이가 만든 점자 교육 도서는 펠트지로 만들어진 모형과 점자를 비교하는 놀이를 통해 처음 점자를 접하는 아이들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제작됐다. CJ프레시웨이는 임직원들이 펠트지를 직접 오리고 붙여 만든 50여권의 교육 도서를 전국 시각장애인 복지관 및 생활시설 등으로 전달됐다. CJ프레시웨이 사회공헌 담당자는 "CJ프레시웨이는 CJ그룹의 나눔 철학에 따라 전 임직원이 어버이날 맞이 '효(孝) 드림' 캠페인, 쿠킹클래스 등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우리 사회의 소외계층을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속적으로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18-08-06 14:47:32 박인웅 기자
[새벽을 여는 사람들] 막걸리처럼 오래 삭힌 꿈...정경채 사장의 '2천만원 창업기'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프리드리히 니체) 15살 소년은 요리사를 꿈꾸며 자신의 인생을 그려왔다. 때때로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농산물유통 사업에 뛰어들고 요식업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바쁘게 꿈을 좇았다. 그렇게 20년 후, 마침내 푹 삭힌 그의 꿈처럼 오랜 시간 발효한 막걸리 가게를 열었다. '정 작가의 막걸릿집' 정경채 사장의 얘기다. ◆한 길만 보고 달려…2천만원으로 창업 지난 3일 새벽 한 시, 서울시 동작구 사당동 정 씨의 가게에서 그를 만났다. 5평짜리 작은 공간은 정 씨의 솔로 무대였다. 주문을 받자마자 요리를 하고 서빙을 하기까지, 모두 그만의 몫이었다. 인터뷰를 시작한 건 마지막 요리를 내어준 후였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식당을 하고 싶었어요. 음식을 만들고 나누는 게 좋았거든요. 하지만 부모님께선 반대했죠. 각종 요리 프로가 방송을 타기 전인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외식업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으니까요." 정 씨는 남들보다 일찍 진로를 정했다. 누구나 가는 길엔 흥미가 없었고 얽매이지도 않았다. 부모님의 반대로 조리과학고등학교나 대학교 조리학과에 진학하진 못했지만, 그것 또한 크게 개의치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좀 돌아서 가기로 했죠. 대학은 벤처중소기업학과에 진학하고 20대 중반에 사업을 해봤어요. 우리나라는 농산물이 전부 서울에 모였다가 지방으로 다시 이동해요.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비효율적인 유통구조를 바꿔보려 했는데, 완전히 실패했죠." 첫 번째 실패는 쓰라렸다. 적은 돈으로 시작했지만 자그마한 빚까지 생겼다. 그러나 정 씨는 물러서지 않았다. 전집, 고깃집, 소곱창집, 해물포차 등 다양한 요식업에서 일하며 어깨너머로 사업 수완을 익혔다. 그 과정에서 '한국 술'에 새롭게 눈을 떴다. "일하면서 한국 술도 정말 종류가 다양하다는 걸 새삼 느꼈어요. 그러다 막걸리학교라는 기관을 접하면서 막걸리에 애정을 갖게 됐고, 결국엔 가게를 내야겠다고 결심했죠." 결심은 곧 결정으로 바뀌었다. 정 씨는 전문적인 공부를 시작하고 가게 문을 열 장소를 찾아다녔다. 수중엔 2000만원이 전부였다. 모두 터무니없는 금액이라고 만류했다. 그러나 정 씨는 2년도 채 되지 않아 가게를 차렸다. 그는 가게의 한쪽 벽면을 각양각색의 막걸리병으로 채우고, 가게를 찾는 이들에게 막걸리를 알리기 시작했다. ◆막걸리의 한류를… 인터뷰 내내 막걸릿잔이 차올랐다가 꺼졌다. 정 씨는 잔을 채울 때마다 막걸리 설명을 곁들였다. 막걸리별로 맛부터 역사, 유래까지도 줄줄 꿰고 있었다. "아무리 바빠도 손님들이 막걸리를 주문하면 직접 설명을 해줘요. 안 흔들고 먹었을 때 특이한 맛이 나는 막걸리가 있는가 하면, 세심하게 뚜껑을 열어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막걸리가 있거든요. 또 본인이 마시는 막걸리에 대해 여러 정보를 알고 마시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기도 하고요." 정 씨의 막걸리 사랑은 일종의 사명감으로 보였다. 그의 가게에 갖춰진 40여종의 술은 소주와 막걸리뿐이었다. 애초에 선택지를 '한국 술'로 제한한 셈이다. "한국 사람이지만 한국 술을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특히 막걸리는 1000여종 정도 되는데 계속 새로운 상품이 나오고 있거든요. 다양한 종류의 막걸리, 한국 술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데 작은 보탬이 되고 싶어요." 그는 특히 막걸리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싶다고 했다. 막걸리에 대한 '숙취가 강한 술', '머리 아픈 술' 등의 인식을 바꿔나가고 싶었다. "처음엔 소주나 맥주만 찾았던 분들이 제 설명을 듣고, 또 맛을 보고 점점 막걸리의 매력을 알아가는 모습을 보면 뿌듯해요. 단골손님도 많이 생겼죠. 이대로 가게가 잘 된다면 2호점도 한국 술을 테마로 낼 생각이에요." 새벽이 무르익어 갈수록 잔 부딪히는 소리가 커졌다. 정 씨의 가게를 '아지트', '심야식당'이라고 부르는 이들이 하나, 둘 모였다. 그의 무대엔 또 다른 출발에 대한 기대감이 감돌았다. "술을 발효할 때 누룩 위에 뜬 술은 청주고, 증류하면 소주가 돼요. 그리고 가장 밑에 있는 술이 막걸리죠. 지금의 막걸릿집이 제 인생의 맛있는 기초가 될 거로 생각해요."

2018-08-05 14:04:16 채신화 기자
[메가 히트 상품 탄생스토리]매일유업 상하목장

[메가 히트 상품 탄생스토리]매일유업 상하목장 매일유업 상하목장은 '하늘 상(上)', '땅 하(下)', 하늘이 주는 자연 그대로, 땅의 사람이 정직하게 담아 전하겠다는 약속을 의미한다. '자연에게 좋은 것이 사람에게도 좋다'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는 매일유업 상하목장은 자연 그대로의 가장 정직한 유제품을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자 지난 2008년 6월 첫 선을 보였다. '오가닉' 라인업의 유기농 유제품들을 출시한 이후 꾸준히 국내 유기농 유제품 시장을 선도하며 유기농의 대중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상하목장은 자연에 가장 가까운 맛과 풍미를 담은 '슬로우밀크'와 12종의 다양한 케피어 유산균으로 만든 발효유 '케피어12'를 선보이며 '슬로우(SLOW)' 라인업을 추가해 유기농을 넘어 친환경 브랜드로 외연을 확장했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소비자 기호를 반영한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이며 국내 친환경 유제품 시장 확대에 힘쓰고 있다. ◆상하목장의 탄생 전북 고창군 상하면 자룡리 매일유업 상하 유기농 우유 생산공장은 3년간 낙농가와 함께 손잡고 피땀 흘려 고생해 큰 결실을 맺었다. 이곳을 찾아가는 데만 해도 상당한 공을 들여야 한다. 서해안고속도로 선운사 IC를 빠져나와 22번 국도와 77번 국도를 거쳐 달리기를 30여분, 2차선 좁은 시골길을 한참을 달려야 유기농 우유 공장을 만날 수 있다. 매일유업의 고(故) 김복용 선대회장은 유기농을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생각해 교통의 불편함을 감수하며 이곳을 유기농유제품 생산 근거지로 선택했다. 고창은 비옥한 황토와 깨끗한 물, 공기를 순환시키는 해풍 및 해양성 기후로 겨울에도 일정 온도 이상이 유지되는 등 유기농을 위한 최적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 또한 오랜 기간 낙농업을 성장시켜 온 수십 년 이상 경력의 목장주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곳이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낙농가의 의지였다. 낙농가의 입장에서는 익숙해진 일반 우유 생산을 중단하고 새로운 환경에 젖소를 적응시켜야 하는 것 자체가 모험이었다. 시행 초기에는 40여 낙농가가 야심차게 유기농에 도전했으나 기존 사료에 익숙한 젖소가 유기농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등 실패를 거듭해 결국 20개의 낙농가만이 자리를 잡았다. 고창군은 2007년 2억2700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유기농 낙농가들이 자리를 잡게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다음해에는 예산을 7배 이상 늘린 16억원을 편성해 낡은 낙농시설의 교체와 유기농 우유 생산을 위한 시설의 증·개축 등에 투자케 했다. 유기농 제품에 '상하목장'이라는 지역명을 사용하는 데 대한 보상 차원과 미래 지향적인 유기농 낙농가의 육성이 정부 정책과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2008년 6월 매일유업이 고창군 상하면의 '상하' 상품 브랜드가 탄생하게 됐다. ◆상하목장 품질 상하목장 우유가 생산되는 상하공장이 위치한 전북 고창은 국내 최초로 행정구역 전체(671.52㎢)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등재될 정도로 청정한 자연 환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매일유업은 이러한 환경 속에서 목장과 공장, 유통 과정을 아우르는 철저한 품질 관리를 통해 유기농 제품인 '상하목장' 을 생산하고 있다. 사료도 유기농만 사용한다. 유기농 원유 생산을 위해서는 사람이 마시는 것과 같은 깨끗한 물에 3년 동안 농약 없이 자연퇴비로만 기른 유기농 풀을 먹여야 한다. 청정지역에서 유기농산물을 원료로 만들어 유기농 인증을 받은 곡물만 소들의 사료로 사용하고 있자. 좋은 물에 고가의 유기농 사료를 줘도 화학비료와 농약으로 탐스럽게 자란 먹이에만 길들여진 젖소들은 기운이 없어 보이고 원유 배출량도 턱없이 적다. 하지만 거친 유기농 사료에 적응하며 전환 시기를 견뎌낸 젖소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자연의 소생력이 생겨나며 더 건강해 진다. ◆유기농 우유VS일반우유 일반우유와 유기농 우유의 차이는 그 관리 방법과 안전성에 있다. 상하목장의 유기농 우유는 느리지만, 자연의 순리대로 정직하게 키워낸 젖소에서 집유한 원유로 우유를 만든다. '상하목장'은 유기농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 젖소 한 마리 당 916㎡(약 277평) 이상에 해당하는 초지와 17.3㎡(약 5.2평) 이상의 축사, 34.6㎡(약 10.5평) 이상의 방목장을 확보한 목장에서 생산된 우유만을 사용한다. 상하목장은 유기농 초지 조성을 위해 땅의 합성농약, 화학비료 성분을 빼내어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복귀시키기 위해 약 3년 이상의 시간을 공들였으며, 전담 수의사를 배치해 까다롭게 관리하고 있다. 상하목장은 온도와 시간에 민감한 유기농 우유의 특성을 고려해 특별히 설계된 상하공장에서 생산된다. 100억원의 생산설비 투자로 설립된 상하공장은 세균 차단 기술 시스템과 마이크로필터레이션 공법 등 최첨단 신규 설비를 갖추고 있다. 특히 국내 최초로 도입된 마이크로필터레이션 공법은 미세 사이즈의 필터를 통해 카제인, 단백질, 유당 등의 유익한 성분은 그대로 통과시키면서 인체에 유해한 세균과 미생물을 99.9% 이상 걸러내는 국내 유일의 첨단 필터기술이다. 아울러 상하목장식 파스퇴라이제이션 살균법(HTST)으로 섭씨 75도의 온도에서 15초간 살균해 맛은 지키면서 유해 세균과 미생물은 차단할 수 있어 자연에 가까운 우유의 맛을 안심하고 즐길 수 있다. '상하목장' 우유 제품은 백색의 필름으로 감싼 PET병에 담겨 공급되는 데, 빛의 투과율을 떨어뜨려 자외선을 99.9%까지 차단함으로써 우유 속 비타민 손실을 막아 준다. 멸균 제품은 무균포장 기술을 적용해 기존 냉장우유와 달리 상온에서도 보관이 가능해 온라인 시장에서 유통이 가능하다.

2018-08-02 17:10:05 박인웅 기자
[되살아난 서울] (24) 발길 뜸한 '돈의문 박물관 마을' 대체 뭐가 문제일까?

서울시가 340억원을 들여 지은 '돈의문 박물관 마을'이 주먹구구식 운영과 저조한 관람객 수로 빚 좋은 개살구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와 종로구의 소유권 정리가 끝나지 않아 제대로 된 운영이 이뤄지지 않고, 정식 휴관일이 아닌 일요일에도 문을 열지 않아 방문객 수가 점점 줄고 있다. ◆돈의문 박물관 마을은 어떤 곳? '의의를 북돋는 문'이라는 뜻을 가진 서울의 서쪽에 있는 돈의문은 태조 5년 한양 도성을 쌓을 때 세워졌다. 도성 사방 4개의 성문(숙정문·돈의문·숭례문·흥인지문) 중 하나인 돈의문은 임진왜란 중 소실됐다. 이후 숙종 때 재건됐지만, 일제 강점기인 1915년 전철 공사를 이유로 다시 철거됐다. 서울시는 돈의문 터가 남아 있는 정동사거리 인근의 마을 전체를 리모델링해 9770㎡ 규모의 '돈의문 박물관 마을'을 조성, 지난해 9월 개관했다. 박물관 마을에는 조선 시대부터 2013년 철거 전까지 돈의문 일대의 역사가 담겨 있다. 마을에는 사라진 동네의 역사와 골목 문화를 기록해 놓은 '돈의문 전시관', 한옥을 되살려 문화 체류 공간으로 활용한 '한옥체험시설', 공공건축문화와 역사를 보존해 놓은 '서울도시건축센터', 예술가와 디자이너가 시민들과 생활예술을 실천하는 '공방·문화 골목' 등이 있다. ◆휴관일 아닌 일요일도 문 닫아 지난 22일 오후, 박물관 마을은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관람객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 시간을 돌아다닌 끝에 어렵게 만난 방문객 김긴희(47) 씨는 "여기에 박물관 마을이 있다고 해서 조카들을 데리고 왔다"며 "그런데 전시실 문이 거의 다 닫혀있어 볼 만한 게 정말 없다"며 눈살을 찌푸렸다. 실제로 이날 박물관 마을에서 문을 연 곳은 돈의문 전시관과 서울도시건축센터 등 일부 시설뿐이었다. 나카가와 히데코 등 요리연구가들이 쿠킹 클래스를 운영한다던 음식문화센터 '키친레브쿠헨', 헌 옷과 재활용품 등을 활용해 새 옷을 만드는 친환경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던 헌옷 리뉴얼센터 '래코드' 등의 문은 전부 굳게 닫혀있었다. 돈의문 박물관 마을 운영 팸플릿에 따르면, 공방·문화 골목에 있는 두 센터들의 운영시간은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경남 거창에서 온 이모(53) 씨는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멀리서 왔는데, 한옥이고 뭐고 문이 다 잠겨있다"면서 "운영을 안 할 거면 왜 비싼 돈을 들여 만들어 놓은 것인지 궁금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시가 돈의문 박물관 마을에 투입한 세금은 340억원이다. 박물관의 공식 휴관일은 월요일이지만, 공방, 전시관 교육관, 한옥 등 대부분의 시설이 일요일에도 문을 열지 않았다. 서울시의 주먹구구식 운영으로 이날 박물관 마을을 찾은 시민들은 황금 같은 주말 오후를 날려야 했다. ◆서울시 vs 종로구, "누가 가져갈지···" 동네 주민 김모(47) 씨는 "서울시랑 종로구가 박물관 마을 소유권을 두고 다투고 있어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이게 들어서면 관광객들도 많이 오고 상권도 살아나서 동네가 좀 더 좋아질 줄 알았는데, 이전보다 썰렁해졌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어 "차라리 원래 계획대로 박물관이 아닌 공원이 생기는 게 더 좋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물관 마을이 위치한 신문로2가 일대 부지는 지난 2014년 돈의문뉴타운 조합이 정비사업구역에 경희궁 자이 아파트를 짓는 조건으로 종로구에 기부채납한 곳이다. 서울시는 한양의 사대문 중 하나였던 돈의문과 성벽 아랫마을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해 도시재생사업으로 이 일대를 보존하기로 결정했다. 시는 기부채납 받은 부지의 용도를 공원에서 문화시설로 변경, 철거되기 전까지 교남동과 새문안동네의 역사를 살려 마을 전체를 박물관으로 만들었다. 지난해 서울시는 계획 단계서부터 예산 투입, 마을 조성 등 전부 시에서 했기 때문에 소유권은 시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종로구가 조합으로부터 기부채납받은 공원 부지는 해당 자치구 소속이라며 맞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박물관 마을 소유권 분쟁과 관련해 30일 서울시 관계자는 "정비사업 완료 후 조합이 해산하면 땅에 대한 소유권은 그때 가서 결정할 예정"이라며 "현재 건물 운영에 지장이 없도록 토지사용승낙을 받아놓은 상태이다"고 말했다. 종로구 관계자는 "공원은 구에서 관리하지만, 박물관 마을이 문화시설로 되어 있어 서울시와 협의 중이다. 아직 결정난 건 없다"며 "2020년 6월로 계획된 준공 완료 시점까지 협의를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2018-07-31 16:01:40 김현정 기자
[인터뷰] 김준형 "김정은의 비핵화 모험, 적극적인 타협으로 진전시켜야"

[!--{BOX}--] 바람 앞의 등불이던 대한제국이 '미스터 션샤인'으로 재연되고 있다. 총성과 낭만의 시대를 보여주는 가상의 타임머신은, 회마다 국권침탈의 현장으로 한 걸음씩 다가선다. 절절한 서사는 우리가 힘의 논리로 좌우되는 국제질서 한복판에 서 있음을 실감케 한다. 열강 틈바구니에서 질식해간 한반도가 분단 70여년만에 새 드라마를 쓰고 있다. 제목은 '한반도 평화체제'다. 하지만 6월 북미 정상회담 이후 상황은 풍전등화다. 북한 비핵화와 경제 제재 완화는 지지부진하다. 지난달 30일 합정역 인근에서 만난 김준형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금 핵 포기의 시장가격을 알아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처음부터 모든 카드를 내려놓을 수 없는 북한의 입장을 존중할 때,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구조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BOX}--]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북미 간 약속 이행을 강조했지만, 현재 후속 회담이 순조롭지 않다. 연내 종전 선언은 가능할까. "문 대통령의 2017년 광복절 기념사 이후 '전쟁 없는 한반도'는 현 정부의 트레이드 마크다. 통일을 앞세우거나 평화와 나란히 둔 이전 정부들과 다르다. 지금 한국 정부의 입장은 평화체제의 시작으로서의 종전선언이다. 그런데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종전선언을 둘러싼 상황이 훨씬 무거워졌다. 북한은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해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모라토리엄(무기시험 중단), 유해 송환 4가지를 양보했다고 생각한다. 반면 미국이 종전을 주게 되면, 유엔사와 정전 체제, 주한미군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가 남는다. 미국 내부 여론은 두 가지다. 종전선언은 평화협정에 준하기 때문에 북한이 비핵화 할 때까지 줘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한편으로 종전 선언을 해야 한다는 이들도 현재 북한이 보이는 조치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본다. 전체적으로는 남북, 북미회담은 하나의 패키지다. 구체성이 떨어진다지만 성공적이었다. 속도도 빨랐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굉장히 낙관한 듯하다. 그런데 이것이 실무자로 넘어가면서 바로 제동이 걸렸다. 한편으로는 잘 될 수 있었는데, 실무 쪽에서 과거 관행 등으로 인해 진행이 잘 안 되었을 것 같다." -과거의 관행이 뭔가. "기싸움이다. 북미 관계는 기본적으로 불신 구조다. 상대의 행동을 평가절하하고, 자기 것은 평가절상하는 모습이 과거 관행이다. 끝까지 줄다리기 한다는 뜻이다." ◆北 '선 포기 후 보상' 못 받아들여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24일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 이전이라도 종전선언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를 두고 안일한 태도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지금은 초반에 북한이 상당히 양보해야 하는 구조다. 미국은 북한이 어떤 구체적인 조치를 하기 전에 내어 줄 카드가 없다. 주로 북한이 원하는 북미 수교, 평화 협정, 제재 해제 등은 출구 단계에 있다. 미국의 논리대로라면, 북한이 전부 포기한 다음에 미국을 믿어야 하는 상황이다. 북한이 볼 때, 미국은 종전선언과 제재 해제를 먼저 줄 수 있다. 한미 연합 군사 훈련 중지는 북한 입장에서 가역적인 조치이므로 뭔가를 해준 것도 아니라고 본다. 반면 종전선언은 비교적 가역성이 적다. 북한은 먼저 4가지를 양보했으니까, 그 다음 미국이 종전 선언을 돕고 나면 비핵화 조치를 하겠다는 의미다. 그런데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 조치 해야 종전 선언하겠다는 태도다. 북한으로서는 끝까지 가는 제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북한도 2022년 경제 5개년 계획이 있다. 그때까지 어떤 성과도 없으면 곤란해진다. 북한은 체제 보장에 있어 종전 선언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북미 간 대화에 별다른 진전이 없는데, 올 가을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에 어떤 영향을 줄까. "북한은 과거와 달리 전체 국면을 깨려 하지 않고 있다. 유해송환 뿐 아니라, 미국과 약속에 없던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쇄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역시 대화를 살리겠다는 태도다. 한국은 분위기 조성으로 막혀있는 종전의 혈맥을 뚫어야 한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중국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남·북·미·중이 만나야 하는데, 지금 목표는 9월인듯 하다. 9월 유엔 본회의에서 4개국 정상이 모이면 되는데 이것도 쉽지 않다. 우선 물리적으로 넷이 모이기 어렵고, 미중 관계도 냉각기다. 김 위원장이 과연 종전선언 하나 받으려고 거기까지 가겠느냐. 그 전에 어떤 타결이 있어야 한다.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 카드에는 장단점이 있다. 이번에 가고 김 위원장이 서울에 오면, 대화의 연속성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그런데 북한이 겨우 종전 선언 하나 얻으려고 어마어마한 예산을 써 가며 국빈급 초청을 할 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 제일 좋은 시기는 유엔에서 종전선언 하고, 북한의 과감한 비핵화 조치가 이어지는 때다. 지난해 12월 결의된 2397 제재안에는 '끝낸다'는 말만 있지 않다. 유예와 조정, 강화 등이 있다. 조건부 완화 정도로 끌어내면 된다. 북한이 핵 무장을 재개하거나 예전으로 돌아갈 경우 언제든 제재를 재개하는 '스냅백'을 하면 된다. 이를 위해서는 트럼프가 미국내 여론을 돌파해줘야 한다. 비핵화 이전까지 대북 제재를 풀지 않으면, 북한도 움직이지 못한다. 북한은 자발적 핵포기 이후 정권이 무너진 리비아를 생각하고 있다." ◆약속 없던 미사일발사장 해체, 종전 과정 삼아야 -북한의 4가지 조치 중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해체를 어떻게 읽어야 하나. "북한이 6월 12일에 약속한 내용이 아니다. 선의로 하는 일인데 검증이 안 됐다, 부족하다고 하는 태도는 순서에 맞지 않다. 미국이 보는 실질적인 비핵화는 신고와 사찰, 검증이다. 북한은 (일련의 과정을) 할 테니까 종전선언 하라는 메시지다. 한국은 종전 선언 직후에 북한이 할 일을 합의하는 과정을 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다." -그것이 비핵화인가. "비핵화의 출발선이다. 북한은 '우리가 이만큼 갔으니 미국도 나와라' 하는 태도를 견지한다. 같은 단계를 밟아가자는 의미다." -종전 선언 다음은 뭔가. "프론트 로딩(front loading·전진 배치)이다. 북한의 선제조치인데, 핵 신고서 제출과 사찰, 검증이다. 2005년 9·19 공동성명 때 멈춘 내용이다. 추가적으로 북한이 할 수 있는 것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폐기, 핵무기와 핵물질 일부 폐기다. 미국과 북한의 입장은 확연히 다르다. 북한은 시설 폐기를 먼저 하고, 미래 핵 개발도 안 한다는 입장이다. 검증과 사찰은 현재 진행되는 북핵 프로그램이 대상이다. 핵무기는 이미 완성됐으니 마지막에 처리한다는 의미다. 반면 미국은 완성된 무기 폐기를 먼저 하라는 입장이다. 그런데 북한이 이걸 버리면 마지막 카드가 없어진다. 그래서 한국은 북한이 진정성을 보이려면, 적어도 미국이 원하는 ICBM 정리 정도는 하라는 입장이다." ◆중국 압박에 필요한 북한, 미국에겐 '딜레마' -그런데 미국이 정말 북한의 비핵화를 바라는지 의문이다. 미국에게 제일 거슬리는 나라는 중국이다. '위험한 북한'은 주한미군을 포함한 동북아 군사 전력 배치와 영향력 행사에 명분을 주고 있지 않은가. 미국 입장에서 비핵화는 급한 일이 아닌 것 같은데. "미국의 전략일 수도 딜레마일수도 있다. 우선 전략적으로 볼 때, 미국의 목적은 중국 봉쇄다. 이를 위해 한·미·일 군사 협력 동맹이 있는데, 북한 도발이 정당화를 시켜준다. 그러니 오히려 3국 군사협력 추진이 낫다는 이야기다. 딜레마는 북한 핵 문제가 미국내 정치에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위협 문제가 있다. 또한 미국이 말하는 전세계 비핵화에 대한 도전이다. 그냥 둘 수 없는 문제다. 이용 가치가 있으면서 해결해야 할 문제다." -현재 상황을 두고, 일각에서 1975년 헬싱키 협정을 이야기한다. 참가국이 35개국으로 많지만, 무력 사용 금지 등 협정에 3년이 걸리고, 군축을 포함한 후속회의 진행에 15년간 노력해 파리 헌장으로 동서 냉전 종식을 선언했다는 점에서 현재 상황에 참고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진보 정부는 헬싱키 프로세스의 교류협력 활성화를 강조한다. 반면 한국 보수와 미국, 일본은 인권을 앞에 세운다. 북한 인권 문제 해결 전에는 제재 해제는 안 된다는 태도다. 순서 문제에서 왜곡된 주장이 많다. 헬싱키 협정의 가장 큰 특징은 '시간차'다. 평화 공존, 불가침을 먼저 하고 인권을 다뤘다. 지금 앞 부분에 요구되는 것이 많은데, 거기에 인권과 생화학 무기도 다 넣으면 북한이 움직일 리 없다."" ◆CVID는 '북한 굴욕' 신화…자발적 폐기가 먼저 -남·북·미가 말하는 평화체제가 분단을 고착시키는 평화체제가 될지, 아니면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체제'가 될지에 대한 가늠자는 무엇인가. "진보 일각에서 볼 때, 현 정부의 움직임은 분단 고착 체제로 읽을 수 있다. 평화는 언제든 무너질 수 있으니 통일 해야 한다는 논리는 설득력 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우리가 지난 4년 동안 겪은 위기를 볼 때, 일단 평화가 먼저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내부적으로 정말 통일을 원할까. 통일 대박론은 흡수통일일수도 있다. 그것이 북한을 자극하고 통일을 방해할 수 있다. 보수가 말하는 통일은 북한 민주화다. 그건 북한의 굴복이다. 진보의 개혁개방도 우리 체제로 끌고 온다는 의미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지금 북한에게 통일은 위협적인 단어다. 현 정부는 평화로 북한을 개발시키든 안심시키든 하고 그 다음에 북한이 통일을 원할 때 진행하는 식이 맞다고 본다. 진보는 현 상황 이후 통일 안하면 분단 체제가 영구화된다고 본다. 문재인 정부는 그런 점에서 중도적이다. 평화를 전면에 내세운 최초의 정권이다. 통일은 쑥 들어가고." -미 공화당은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에 대해 군사적 옵션을 계속 가져가야 한다고 한다. "CVID는 일종의 신화 혹은 근본주의처럼 되어 버렸다. 북한이 1000명~1만명 엔지니어의 머릿속을 비우는 것이 2년만에 되겠나. 이건 북한을 발가벗기겠다는 의미다. CVID는 북한에게 굉장히 모욕적인 단어다. CVID는 네오콘의 중요 정책이고 볼턴이 만든 용어다. 이 용어 자체를 북한이 수용할 수 없다. 북한이 자발적으로 핵을 포기하는 모양새가 되어야지, 미국의 압박에 끌려다니는 모양새가 되면 정권에 위협이 된다. 나는 작동 가능한 CVID(Operational CVID)를 주장한다. 북한이 신고하고, 기존 핵을 포기하고 검증하는 단계 까지를 일단 CVID 완료로 찍고. 그 다음에 북한이 혹시라도 재개하는지 감시체제를 만들면 된다. 미국이 모든 조건을 인질로 만들면, 북한이 아무것도 못하게 된다. 일단 북한의 자발적 폐기를 C(완전한)로 받아들이도록 하라는 뜻이다. 그 다음에 북한이 핵 개발을 재개 못하는 감시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짧은 시간 안에 비핵화를 할 수 있다." -감시체제는 어떻게 만드나. "북한이 다시 NPT에 참여하든, 중국·러시아·한국·미국·일본의 다자 감시 체제를 만들면 된다. 북한이 체제 보장을 안심하기 전까지 핵 개발 인력과 기술을 없애는 건 무리다. 북한도 마지막 카드는 있어야 하지 않나. 우선 북미 수교와 평화협정, 다자 감시 시스템을 만들면, 그때 북한이 기술자 해체 등을 할 수 있겠다. 북한이 물리적으로 2년 시한은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김정은의 비핵화는 '모험'…시장가격 맞춰야 -혹자는 북한의 상황을 자동차에 비유한다. 북한이 고생해서 중형차를 만들었는데, 그 차를 포기하면 신형 고급차를 준다는 제안을 과연 받아들이겠느냐는 논리다. "뜨거운 논쟁거리다. 그런데 강대국 사이에서 생존을 위해 나선 후발 핵개발국의 딜레마가 있다. 제재와 고립, 소외가 따라온다. 북한은 파키스탄처럼 미국의 비호 아래 국면을 돌파하길 바라겠지만, 미국이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기는 어렵다. 선대와 달리 수십년을 살아야 할 김정은은 비전 문제에 직면했다. 지금 핵 포기에 대한 가격이 얼마인지 시장가격을 알아본다고 생각한다. 시장가가 맞을 때 핵을 포기할 수 있다. 자동차 비유 논쟁은 너무 극단적이다. 김정은에게 비핵화는 수지타산이 맞을 때 해 볼 만한 모험이다. 핵을 이미 만들어봤으니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우리는 북한이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할 수 있는 협상과 보상 조건을 줘야 한다." -(김정은이) '나도 얼마든지 가역적일 수 있다.' "미국에서 '핵 포기한다 해놓고 왜 질질 끌지' 하는데, 당연하다. 북한도 미국이 신뢰 조치를 해 달라는 입장이다. 그런데 우리는 '봐라. 핵 포기 한다고 해놓고 안 한다' 이렇게 말한다. 미국이 덜 내놓고 많이 받고 싶어하듯이, 북한도 덜 내고 많이 받고 싶어할 뿐이다."

2018-07-31 13:09:40 이범종 기자
[인터뷰]한국P2P금융협회 양태영 회장 "새 자율규제안 만든다"

"현재 협회가 중점적으로 해야 할 일은 회원사 가운데 횡령 사기 가능성이 높은 업체를 거르는 일과 지불능력이 없는 대출자에게 돈을 빌려줘 업체가 연체·부도까지 이어지는 상황을 방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새로운 자율규제안이 필요하다." 양태영 P2P금융협회 회장은 최근 메트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P2P금융업계가 위기에 빠진 이유는 '검증프로세스의 부재'가 원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양 회장은 "P2P금융시장의 자정작용을 위해 자율규제안을 다음달까지 확정해 시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협회는 P2P대출업계의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회원사 임직원의 법규 준수 교육과 투자자를 위한 투자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다. 양 회장은 "자율규제안에는 P2P업체에서 내놓은 상품정보를 협회에서 공동으로 등록해 관리하는 방안과 연 1회 실시되던 실태조사를 연 4회 분기별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다만 대출정보를 공동으로 등록할 경우 위법사항이 발생할 수 있고,실태조사 확대의 경우 조사로 인해 비용이 증가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회원사와 합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P2P업체의 플랫폼은 자체 개발 운영하는 경우와 플랫폼을 위탁 운영하는 경우가 있는데 위탁하는 경우 P2P업체가 보내달라는 곳으로 정보 확인 없이 송금이 이뤄져 위험할 수 있다"며 "P2P업체가 플랫폼을 자체개발하고, 은행과 연계해 자금관리를 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 중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투자자 보호를 위해, 부도가 가까워진 업체들이 갖고 있는 3개월 이상 된 부실채권(NPL)을 매각하는 업체들과 연계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양 회장은 "무조건 자율규제가 강화되면 인력과 비용부족으로 소규모 회원사 이탈이 증가할 수 있다"며 "자율 규제안의 세부사항에 대해 이사회와 회원사의 충분한 합의를 거쳐 내달 중 실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협회는 투자자 보호와 P2P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 교육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양 회장은 "협회에 가장 문의가 많이 들어오는 부분이 가이드라인, 법과 관련된 부분이다"며 "회원사들이 정확하게 운영하고 고객에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 커리큘럼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2018-07-30 14:50:52 나유리 기자
[살맛나는세상이야기] 현대카드, 목적지로 가는 지름길 전수

현대카드의 사회공헌활동은 현금이나 현물을 단순 기부하는 형식에서 기업이 쌓은 재능과 경험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자생·자활·자발적 관리가 가능한 활동으로 변화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자발·자활·재능기부' 등 3가지를 사회공헌 3대원칙으로 삼고, 지역개발과 소상공인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금융소외계층이 자립해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금융사가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사회공헌이란 판단에서다. ◆ 지역개발형 사회공헌 현대카드의 대표적 사회공헌 활동은 서울역 버스환승센터 아트쉘터를 들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지만 아무런 특징 없이 방치돼 있던 버스정류장에 현대카드는 디자인을 통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지난 2009년 현대카드는 서울역 버스환승센터 버스정류장을 디자인해 버스를 기다리는 고객이 버스운행정보, 날씨, 뉴스, 도시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12가지 첨단 IT기술과 예술을 접목시킨 서울역 버스환승센터 버스정류장은 이용객의 시야를 최대한 확보하고 미디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해 정류장을 이용하는 고객의 편의성을 높였다. 2014년에는 '제주만의 고유한 정서를 담아' 제주도 버스정류장을 디자인했다. 현대카드는 제주도 시설이 대부분 관광객을 위주로 설치되어 도민을 위한 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는 점을 고려해, 버스정류장이라는 인지성을 높이고 동시에 제주도의 경관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디자인했다. 또한 정류장을 모듈(module) 방식의 시스템으로 디자인해 표지판, 벤치, 쉘터 등 형식에 상관없이 부품을 교차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일회적인 디자인 기부가 아니라 지속적인 유지보수까지 가능하도록 체계를 구축한 셈이다. 최근에는 '가파도 프로젝트'를 통해 가파도만의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현대카드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가파도에서 생산되는 농어업물 가공품의 개발과 판로를 확대하고 여객선 매표소, 숙박시설, 스낵바 등 여행객을 위한 편의시설을 신설해 가파도의 가치를 알리고 지역문화의 부흥도 함께 가져올 수 있도록 도왔다. 모든 시설의 운영은 마을 주민이 직접한다. 사회공헌 활동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발생한 수익이 또다시 사회에 환원될 수 있도록 해 자생·자활·자발적 관리가 가능한 셈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프로젝트를 위해 가파도에 대해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가파도 주민들과 수시로 의견을 나눴다"며 "가파도가 더 살기 좋은 섬, 사람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선물하는 섬으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소상공인지원형 사회공헌 현대카드는 지난 2010년부터 '드림실현 프로젝트'를 통해 소상공인에게 필요한 여러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소상공인의 전문적인 사업 컨설팅부터 경영개선교육, 인테리어 디자인, 마케팅까지 사업에 필요한 여러 활동을 지원받을 수 있게 한 것. 현대차미소금융재단에서 대출을 받은 소상공인 가운데 자활에 대한 의지가 있는 소상공인을 선정해 사업 성공을 위한 여러 노하우도 전수하고 있다. '드림실현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사회공헌팀 뿐만 아니라 디자인팀, 각종 업종 전문가 멘토까지 동원됐다. 현재까지 현대카드의 지원을 받은 소상공인이 활발한 영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또 현대카드는 가장 가까운 삶의 터전으로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온 장(場), 우리가 잊고 있던 장터를 지키는 사람들과 장터를 찾는 사람들을 위해 전통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작업도 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를 통해 전통시장이 가진 정체성, 지역적 특색, 시장상인들의 히스토리를 통해 전통시장 본연의 개성과 색깔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의 첫 번째 대상은 강원도 '봉평장'. 봉평장 상인들의 푸근하고 살가운 정서를 어떻게 전달할 지 고민한 현대카드는 가게 특징을 쉽고 재미있게 전하기 위해 상인의 얼굴사진을 넣은 미니간판과 명함을 만들었다. 현대카드는 봉평의 대표 특산물인 메밀로 메밀호떡, 메밀피자 등의 먹거리를 개발해 상인들에게 전수했다. 봉평장의 먹거리를 개발·전수해 수익을 창출하고 그 수익이 지역사회로 환원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후 현대카드는 점차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광주 송정역 앞에 위치한 송정역 시장의 다채로운 이야기와 성장가능성에 주목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지키기 위한 변화'란 현대카드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의 핵심가치를 바탕으로 1913송정역시장만의 고유한 매력을 간직하면서 신 메뉴 개발과 상품포장 및 진열방법 개선 등을 통해 각 점포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의 사회공헌은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목적지에 바로 데려다 주는 게 아니라 목적지로 향하는 지름길과 방법을 함께 나누는 게 특징"이라며 "전통시장 프로젝트는 단순한 전통시장 현대화가 아니라 시장만의 고유한 매력을 되살리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통시장 프로젝트를 통해 상인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 청년 상인들의관심을 끄는 촉매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18-07-30 13:47:49 나유리 기자
[메가 히트 상품 탄생스토리]동아제약 박카스

[메가 히트 상품 탄생스토리]동아제약 박카스 박카스는 1961년 정제 형태로 처음 출시됐다. 1963년 현재와 같은 드링크 형태로 바뀐 뒤 2016년까지 약 197억병이 판매됐다. 약 4조4000억원의 매출도 기록했다. 지금까지 팔린 병의 길이를 더하면 지구를 59바퀴를 돌고도 남는다. 2015년에는 박카스 역사는 물론 대한민국 제약산업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바로 국내 매출이 처음으로 2000억원을 돌파한 것이다. 2000억원 매출은 제약회사가 국내에 판매하는 단일제품으로는 최초다. 2015년 박카스 국내 매출액은 2010억원으로, 약국용 박카스D는 1506억원, 편의점 및 일반유통용 박카스F는 약 50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961년 발매 후 최고 매출액이다. ◆박카스의 탄생 박카스는 로마신화에 나오는 술의 신이다.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은 간장을 보호한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이름을 생각하던 중 독일 유학 시절에 본 함부르크 시청의 지하 홀 입구에 서 있었던 술과 추수의 신상 박카스를 떠올리게 됐다. 당시 회사명이나 성분명을 이용해 제품명을 정하는 것이 고작이던 시대에 의약품의 이름에 신화 속 신의 이름을 붙이는 파격적인 상품명으로 1961년 9월 박카스는 탄생했다. 초기 박카스는 종합간장영양제라는 표지를 내걸고, 셀링 포인트도 술에 맞추어 간장보호에 중점을 두었다. 판매방법으로는 과감한 샘플공세 작전을 펴 나갔다. 그러나 '박카스 정' 발매 이듬해 봄으로 접어 들면서 예기치 않은 사태가 발생했다. 제제 기술이 미숙한 탓에 박카스의 외피를 형성하는 당의가 녹는 문제가 발생해 대량 반품사태가 빚어 졌다. 동아제약은 박카스의 제형을 당시 소비자 호응도가 높은 20cc 앰플제로 변경해 '박카스 내복액'을 1962년 8월에 재발매했다. 청량감이 우수했던 박카스 내복액은 그 출발이 순조로웠지만, 앰플 용기를 다루는 소비자들이 사용에 익숙하지 못해 안전사고가 자주 일어났으며, 운반과정 중에 발생하는 파손율도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었다. 1963년 8월 현재와 같은 형태의 드링크 타입인 '박카스D'가 발매됐다. 기존의 내복액에 지방간을 억제하는 이노시톨과 비타민 B6를 첨가했고 타우린 등을 보강해 약효를 증진시켰다. 또한 사원들을 대상으로 시음한 결과를 종합하여 맛을 결정하는 등 기존 제품에 비해 속효성과 청량감을 증대시켰다. 이후 1990년대 초, '박카스D(드링크)'는 '박카스F(포르테)'로 리뉴얼됐고, 2005년 3월 기존의 '박카스F'에서 타우린 성분을 두 배(2000㎎)로 늘리며 14년 만에 '박카스D(더블)'로 업그레이드 됐다.2005년 8월에는 여성과 젊은 소비자들을 위해 카페인 성분을 제외한 '박카스 디카페'를 발매했다. ◆피로회복제의 대명사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최근 발표한 '2018년 제20차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 조사결과에 따르면 박카스는 자양강장제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한국산업의 브랜드 파워는 대한민국 소비 생활을 대표하는 각 산업의 제품, 서비스 기업의 브랜드 경쟁력을 측정하는 지수로 올해로 20년째를 맞았는데, 박카스는 20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이뿐만이 아니다. 브랜드 가치 평가회사 브랜드스탁이 발표하는 '대한민국 100대 브랜드'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박카스의 브랜드력을 실감 할 수 있다. 이처럼 박카스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피로회복제로 굳건히 자리매김 할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는 제품 개선과 소비자 소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박카스는 육체피로 외에 영양장애, 허약체질, 병후의 체력저하에도 효능이 있다. 한국전쟁 직후인 1960년대는 국민들의 영양상태가 좋지 않았는 데, 박카스는 물 없이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으며 피로 해소와 영양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이점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각광받았다. 박카스는 이후 지속 성장하며 대한민국 피로회복제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일반의약품으로 약국에서만 판매되던 박카스는 2011년 의약외품으로 전환되면서 편의점, 할인점, 슈퍼 등에서도 살 수 있게 됐다. 박카스 종류는 박카스D, 박카스F, 박카스디카페A가 있다. 3가지 제품 모두 주성분이 '타우린'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피로 해소 물질로도 잘 알려진 타우린은 생체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1827년 독일 티드만과 그멜린이 소의 담즙에서 발견한 물질이다. 오징어, 주꾸미, 낙지 등 해산물에 풍부하다. 2014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김영수 박사팀은 타우린이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억제하고 뇌 부위의 신경교세포를 활성화해 기억력 감퇴 및 인지능력 저하 등의 증상을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동아제약은 그동안 잘 몰랐던 타우린에 관한 다양한 효과를 일반인들에게 알리기 위해 2016년 서울에서 개최된 제20회 국제타우린학회를 후원하기도 했다.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 동아제약은 젊은 층을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며 박카스 브랜드 인지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지난해 말 배스킨라빈스는 동아제약과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아이스크림 '박카스향 소르베'를 선보였다. 아이스크림 용기는 박카스 로고와 박카스 메인 색깔인 블루톤이 적용됐고, 타우린이 함유되어 일명 '박카스 아이스크림'으로 화제가 됐다. 박카스의 배스킨라빈스 협업은 장수 브랜드인 박카스의 오래된 이미지를 벗고 젊은 층에게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2016년에는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박카스를 친근하게 알리기 위해박카스 브랜드 이모티콘인 '기운찬'씨와 '계피곤'씨를 개발해 카카오톡 무료 이모티콘 다운로드 행사를 진행했다. 이벤트 결과 15만건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었던 박카스 브랜드 이모티콘이 5시간 만에 소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2015년에는 전국 대학생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박카스 유니폼 디자인 공모전'도 진행한 바 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박카스는 피로에 지친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주면서 우리 이웃과 함께 성장해 왔다"며 "장수 브랜드는 오랫동안 제품을 믿고 구매하는 고객이 있기에 가능한만큼 앞으로도 박카스는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맛과 품질에 대한 원칙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세계인들의 피로회복제 박카스 대한민국 피로회복제로 자리잡은 박카스가 이제 세계인들의 피로회복제로 거듭나기 위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박카스는 현재 캄보디아, 필리핀, 미얀마, 대만, 과테말라 등에 수출되고 있으며 점차 수출 대상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 중 캄보디아에서의 매출이 단연 최고다. 2010년부터 캄보디아 시장을 박카스의 동남아 전초기지로 개척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시장 공략을 위해 각종 이벤트 행사 지원 및 샘플링을 통해 제품 인지도를 높이는 현지화 전략을 펴왔다. 2009년 최초 진출 당시 부진하던 실적은 2011년 52억원, 2012년 172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매년 큰 폭으로 신장하며 2016년에는 601억원, 2017년에는 626억원을 기록하며, 캄보디아는 국내 박카스 신화를 이어갈 글로벌 박카스 신화 창조에 앞장서고 있다. 캄보디아에서의 성공적인 박카스 판매에는 숨은 공로자가 있다. 바로 현지 유통을 맡은 캠골드사(社) 속 삼낭 사장이다. 속 삼낭 사장은 캄보디아에서 이름도 생소한 박카스를 알리기 위해 밤낮 없이 뛰어다녔다. 캄보디아 최초의 음료수 옥외광고는 물론, TV광고를 시도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캄보디아는 우리의 1960년대와 사회 분위기가 비슷한데 산업화 초기 샐러리맨의 피로회복을 컨셉으로 잡은 것이 매출 상승에 주효했다. 속 삼낭 사장의 과감한 도전과 열정으로, 2011년 6월 박카스는 시장 1위이던 '레드불'을 역전하는 데 성공했다. 강신호 명예회장은 당시 속 삼낭 사장에게 공로상을 전달하며 "미치지 않고서는 이렇게 팔 수 없다. 그 열정에 감복했다. 우리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기반을 마련해줘 고맙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에너지드링크 시장은 전세계적으로 약 7조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연평균 10%이상의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박카스는 국내 판매량을 감안할 경우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캄보디아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향후 거점국가를 확대하여 세계화를 이루어 나갈 계획이다.

2018-07-27 05:36:21 박인웅 기자
[되살아난 서울] (23) 북촌 한옥마을 '골목길 쉬는 날'에도 북적북적··· 의미 없는 '관광 허용시간'

동서로는 경복궁과 창덕궁으로, 남북으로는 북악산과 남산으로 둘러싸인 북촌은 풍수지리적으로 길한 곳에 위치해 있어 예부터 권문세가들이 터를 잡고 살아왔다. 조선시대 최고의 주거지로 각광받던 북촌은 2018년 한 달에 만 명이 넘는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는 최악의 주거지로 전락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달 14일 관광 허용시간 도입을 골자로 하는 '북촌 한옥마을 주민피해 개선 대책안'을 발표했다. 시는 7월부터 북촌로 11길 일대를 평일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관광할 수 있게 하고,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에는 통행을 제한한다고 했다. 또 일요일은 '골목길 쉬는 날'로 지정해 관광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골목길 쉬는 날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일요일인 지난 15일 북촌로 11길을 방문했다. ◆ "골목길 쉬는 날이라고요? 전혀 몰랐습니다" 올해 첫 폭염경보가 내려진 15일 오후 북촌 한옥마을 입구 돈미약국 앞은 알록달록 고운 빛깔의 한복을 차려입은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이날 친구들과 북촌 한옥마을을 찾은 김수연(23) 씨는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들을 보고 너무 예뻐서 왔는데 마을 분위기가 살벌하다"며 울상을 지었다. 그는 "입구에서부터 붙어 있는 현수막을 보니 괜히 왔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주민들 눈치가 보여 빨리 사진만 찍고 자리를 떠야겠다"고 말했다. 한옥마을 곳곳에는 빨간색 현수막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현수막에는 '새벽부터 오는 관광객 주민은 쉬고싶다', '북촌한옥마을 주민도 인간답게 살고싶다', '주거지인 북촌 주민의 사생활과 재산권을 보호하라' 등의 글귀가 적혀 있었다. 마을주민 김모(56) 씨는 "서울시에서 관광 허용시간을 도입한다고 했는데,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을뿐더러 강제성도 없어 하나 마나다"며 "골목길 쉬는 날이라는 오늘도 관광객들로 시끌벅적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미국에서 온 엘레인(24) 씨는 "한옥마을에 관광 제한시간이 있는지 몰랐다"며 "여행 일정 때문에 일요일에 올 수밖에 없었다. 조용히 둘러보고 가겠다"고 작게 속삭였다. 서울시 관광정책과 관계자는 "골목길 통행을 제한할 법적인 근거가 없어 강제성을 부여하기 어렵다"며 "종로구 거주자를 대상으로 북촌마을 지킴이를 모집했다. 그동안은 서울시 인력을 투입했지만, 27일부터는 지킴이를 현장에 배치해 무단 촬영·침입 등 관광객 금지행위에 대한 계도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고 말했다. 좁다란 한옥마을 길을 따라 반야로차도 문화원이 있는 골목 안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위이이이이잉' 청소기 소리가 나는 곳으로 가봤더니 마을 주민과 관광객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소리의 정체는 외국인 방문객이 드론을 띄워 발생한 소음이었다. 땀을 뻘뻘 흘리며 뛰어온 마을 주민은 "노 드론! 스탑!"이라고 소리치며 관광객을 제지했다. 시에 따르면, 북촌마을 지킴이는 관광객이 많은 시간대(오전 11시~오후 4시)에 두 타임으로 나눠 3명씩 배치된다. 만 명이 넘는 관광객을 6명의 지킴이가 관리해야 한다. 게다가 관광 제한시간에 한옥마을을 방문한 불청객으로부터 주민들을 보호할 마을 지킴이도 없다. ◆ 북촌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 현재 북촌에는 1200여 동의 한옥에 약 8200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관광 허용시간'과 같은 보여주기 식 대책이 아닌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요구했다. 종로구 가회동에 사는 박모(63) 씨는 "관광 수익금 일부를 주민들을 위해 사용하거나 시에서 소음공해 피해 보상금을 지급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북촌 한옥마을처럼 투어리스티피케이션(주거지역이 관광지화되면서 원주민이 소음·쓰레기·주차 문제 등을 이유로 이주하는 현상)을 겪은 부산 감천문화마을은 주민협의체가 사업장을 운영해 얻은 관광 수익금을 방범 CCTV 설치, 소방시설 정비 등 주민 복지에 사용, 관광객과의 갈등을 해결해나가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옥마을에도 주민협의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감촌마을과 한옥마을은 상황이 많이 달라 단순히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음 피해 보상금과 관련한 내용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삼청동 주민 김은실(52) 씨는 "지구단위계획을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 주택건축국 관계자는 "현재 2010년 수립된 지구단위계획을 재정비하고 있다"며 "지구단위계획 폐지를 요구하는 주민은 극히 일부"라며 "오히려 한옥의 정체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민 의견이 더 우세하다"고 말했다. 한편, 종로구의회가 지난 3월 '주민과의 대화'를 통해 의견을 청취한 결과, 주민들은 지구단위계획에 ▲정주환경 보호 및 개선 ▲골목상권 보호 ▲한옥 보전 ▲특화거리 조성 ▲상업시설 도입 ▲편의 및 주차시설 확충 등의 내용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8-07-24 14:20:12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