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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여는 사람들] 박정연 노무법인 마로 대표 "노사 갈등 해결, 약자 보호로 사회적 책임 다할 것"

대한민국 노동 현장에서는 여전히 노동법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노사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장에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가 있다. 박정연 노무법인 마로 대표는 실용적인 노동법 강의를 통해 노사 간의 갈등을 줄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 13년간 성희롱 예방 교육과 직장 내 괴롭힘 문제 등 폭넓은 주제로 법률 자문과 컨설팅, 강의 등을 진행해 오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과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직 문화 개선에 집중해 왔다. 박 대표는 "노무사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중립적인 시각"이라며 "노사 간 갈등을 조정하고,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철밥통 박차고 나와 시작한 노무법인 마로 20대 후반에 노무사 자격을 취득한 박 대표는 일찍이 대기업에 자문을 제공하면서 나름대로 입지를 쌓았지만 경험이 전무한 상황에서 노동법 지식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절감했다. "스스로 의견서를 써놓고도 이게 맞는 건지 회의감이 들었다"며 그녀는 조직 경험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한국전력에 입사했다. 그러나 한국전력에서의 첫 조직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박 대표는 "요금 부서, 영업 창구, 무주 등 오지 사업소에서 근무하며 인사·노무업무가 아닌 여러가지 일들을 맡아 현장을 직접 경험하며 조직 문화를 이해하게 됐다"면서도 "노무사니까 당연히 인사 부서나 노무 부서에 배치될 줄 알았는데, 전혀 다른 업무들을 맡아 회의감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30대 중반, 박 대표는 안정적인 공기업을 박차고 나와 노무법인을 설립했다. 그녀는 "공기업이라는 철밥통을 발로 차고 나온 건 대단한 용기가 필요했다"며 "처음에는 일을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직접 발로 뛰며 성희롱 예방 교육, 직장 내 괴롭힘 컨설팅, 기업 내 성평등 문화 조성 등으로 영업하면서 사업을 점차 넓혔다.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에서 성희롱 예방 법정 교육 강의를 잘하면서 입소문이 나 그게 결국 자문이나 컨설팅으로 이어졌다. 박 대표는 성희롱과 남녀평등 문제가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수직적인 조직문화로 인해 여전히 갈 길이 멀었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조사자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성희롱과 괴롭힘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이돌보미 사업 노무 관리 체계 구축…장관상 수상 박 대표는 2022년 여성가족부로부터 가족정책 유공 장관 표창을 받았다. 그녀는 여성가족부 아이돌보미 사업에서 4대 보험 처리 및 퇴직급여 적립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제시하며 플랫폼 노동자들의 근로환경 개선에 기여했다. 또한 다문화가족 지원사업의 노무 관리 매뉴얼 제작에 참여해 인사노무 체계 구축을 주도했다. 노무 자문과 센터 평가위원 활동을 통해 가족 분야 및 다문화가족 사회통합 정책 추진에 헌신한 공로도 인정받았다. 그녀는 "다문화가정 방문교사들은 수업이 취소되거나 학생이 결석하면 소정 근로시간이 줄어들어 임금이 감소한다"며 "아이돌보미들의 4대 보험 신고 기준조차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고, 근무 시간이 일정하지 않아 신고 기준이 모호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기준을 마련하고 매뉴얼로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같은 해 고용노동부 노동전환지원 유공 장관 표창도 수상했다. 그녀는 저탄소·디지털 전환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고용노동부 연구용역에 연구사업관리전문가(PM)로 참여해 노동전환 컨설팅 체계를 구축하고, 교육훈련·전직지원 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서울특별시 노사민정협의회의 '기후위기와 지역 노동시장 실태조사' 연구용역에 참여해 산업전환에 따른 노동시장 변화를 분석했다. 현재 박 대표는 사회복지와 관련된 노동자들을 위한 노동법 기본서를 집필 중이다. 요양보호사, 장애인 이동 활동보조사, 방문교사 등 근로 시간 산정이 어려운 노동자들을 위한 이 기본서는 현재 절반가량 완성된 상태다. 박 대표는 "기존에 이들을 위한 노동법 기본서가 전무한 상황에서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작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자기관리에 철저한 체력왕 노무사…건강이 곧 자산 박 대표는 현재 한국공인노무사회 부회장이라는 직책도 맡고 있어 더욱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정기 총회에 참석하거나 국회 토론회에 나가 발언하거나, 노무사로서 주요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일도 박 대표의 업무 중 하나다. 그녀는 "노무사라는 직업에 대해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 계기가 부회장직을 맡고 나서였던 것 같다"며 "단순히 나의 이익이 아닌, 노무사 전체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한국공인노무사회 부회장으로서 요즘 중점적으로 보는 건 고소 대리권 문제다. 현행 제도에서는 진정 사건이 고소·고발 사건이나 범죄 인지 사건으로 전환되는 순간, 노무사의 역할이 크게 제한된다. 이에 그녀는 노무사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노동 약자들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도록 노무사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박 대표는 "노무사를 찾는 이들이 대개 피해를 본 노동 약자"라며 "노동 현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은 근로자들이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할 때, 노무사가 고소 대리권이 없어 적극적인 도움을 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노무사의 고소 대리권 확보를 위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노무사의 역할뿐만 아니라, 일하는 엄마로서의 삶도 부지런히 이어가고 있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가족을 최우선으로 두는 그녀는 "가족이 먼저고, 그다음이 일"이라며 "이 우선순위를 지키기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법인 내에서 체력왕으로 통하는 그녀는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바쁜 일정을 소화해 내고 있다. "내가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선 건강이 필수"라며 "체력 관리가 곧 자기관리라는 게 그녀의 철칙이다. 박 대표는 일과 가정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법인 운영에서도 직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다. 그녀는 직원들이 자부심을 느끼며 경제적 안정 속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박 대표는 "직원들이 경제적 안정 속에서 자부심을 느끼며 일할 수 있는 법인을 만드는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노무사로서의 사회적 역할도 잊지 않고, 노동법을 통해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자신의 신념을 전했다.

2025-05-11 12:50:05
[메가 히트 상품 탄생스토리] 46년 푸른 꿈을 담은 '오설록', 제주에서 세계로

오설록은 아모레퍼시픽의 고급 차(茶) 브랜드다. 현대적인 맛과 감각을 선사하는 브랜드로, 차와 함께하는 일상 속에서 전통 미학을 이어가는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창업주 고(故) 서성환 선대회장은 오설록이 오랜 시간 지켜오고 있는 '가치'를 심었고, 한국의 녹차는 다시 피어났다. 서성환 회장이 가졌던 신념은 사업의 부흥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사라져가는 우리나라 고유의 차를 복원해 전통을 계승한 차 문화를 현대 사회에 정착시키는 일은 필생의 과업이었다. 서성환 회장은 1970년대 해외를 오가며 각국의 차를 통해 다양한 문화을 경험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국산 차 대신 커피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당시 상황을 지켜보던 서성환 회장은 역사적 자료를 탐색하며 차 사업을 준비했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서성환 회장은 1979년 긴급 경영 회의에서 "차 사업은 당장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은 아니다. 사업은 돈을 벌기 위해 하는 것이지만 당분간은 적자가 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사업은 문화 사업이다"라고 강조했다. 이후 46년이 흐른 지금, 대한민국이 가진 천혜의 자연 유산인 제주도는 세계적 수준의 차 재배지로 거듭났고 아모레퍼시픽의 오설록은 제주의 생명력을 담은 명차가 됐다. 현재 약 100만 평에 달하는 3개의 오설록 유기농 차밭에서 각각 지역의 기후 특성에 따라 향과 맛이 특별한 차가 생산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우리 전통 차 문화를 정립하기 위한 첫 시작으로 1979년 제주도 차밭 부지에서 개간 작업에 착수했다. 차나무는 연평균 기온 14℃ 이상, 연간 강우량 1600㎜ 이상의 고온 다습한 기후에서 자란다. 제주의 돌송이 차밭, 서광 차밭, 한남 차밭 등은 차나무 재배 조건을 갖췄지만 처음에는 넓은 황무지에 불과했다. 자연 환경이 척박했을 뿐 아니라, 교통, 전기, 식수 등 공사 시설도 아직 갖추지 못한 오지에서 모든 작업은 수작업으로 진행됐다. 하늘과 땅 사이에서 사람 손으로 돌을 걷어내며 정성을 쏟았다. 개간에 이어 토양을 비옥하게 일궈내며 씨를 뿌리고 묘목을 가꿨다. 서리나 가뭄으로 인한 피해에도 직접 대비했다. 막대한 비용은 물론, 수많은 시행착오와 상당히 긴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서성환 회장과 아모레퍼시픽은 어려운 과정도 자연의 이치로 순순히 받아들이며 한 걸음씩 나아갔다. 돌송이 차밭은 화산재가 굳어서 돌멩이 같이 잘게 부서진 화산송이가 많아 '돌송이'라고 불린다. 산과 바다를 동시에 접하고 있어 한라산의 잔설을 품은 산 바람과 바닷바람이 밤낮으로 불어온다. 1980년 이곳에서 수확한 찻잎으로 아모레퍼시픽은 녹차 브랜드 설록차와 첫 번째 녹차 제품 만수, 천수, 백수를 출시했다. 1984년에는 서광 차밭을 조성했다. 서광 차밭은 산방산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 한라산에 걸쳐진 대기층이 많은 구름과 안개를 형성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차광 효과가 찻잎의 품질을 높인다. 거센 바람은 뿌리의 수분 흡수를 증가시켜 차의 향기를 짙게 만들고 찻잎의 불순물을 씻겨 준다. 온화한 기후까지 더해져 최적의 생육 조건을 제공한다. 1995년에는 한남 차밭을 마련했다. 한남 차밭은 마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드는 곳으로 사계절 내내 쏟아지는 따뜻한 빛은 차나무의 아미노산 함량을 높인다. 한남 차밭 개발부터는 과학적 기계 설비도 본격 도입했다. 특히 2023년 9월 한남 차밭에는 '한남다원 오설록 티팩토리'가 들어섰고 이어 2024년 6월 증설을 거쳤다. 또 녹차 원재료의 철저한 유기농 재배부터 가공, 제품 포장, 출하까지 일원화된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모든 시설은 서귀포 중산간의 완만한 구릉, 마을길, 제주 특유의 경사 지형 등 기존 자연에 순응하도록 배치했다. 오설록 차밭은 사람에게는 건강한 차를 전달하고 자연과는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다. 일반 과수 작물보다 3배 이상 높은 연간 약 1만1176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이와 함께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단일 최대 규모의 오설록 차 연구소도 운영한다. 차 품종, 육종, 재배 기술 등을 연구해 미래 차 산업의 발전에 꾸준하게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차 대중화를 위해 깊이 있는 차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제주 오설록 티뮤지엄, 도심 속 오설록 티하우스 등도 지속 선보인다. 오설록 서광 차밭에 위치한 티뮤지엄의 경우, 국내 최초의 차 박물관이다. 2001년 개관 이후 연간 2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서성환 회장의 푸른 꿈은 오설록이라는 브랜드로 결실을 맺었고, 그 열매는 전 세계로 전파되고 있다. 오설록 대표 제품인 '일로향'은 2009년 북아메리카 티 챔피언십에서 덖음차 부문 1위에 오른다. 2015년에는 같은 대회에서 세작, 우전, 일로향이 각각 덖음차 부문 1~3위를 석권하기에 이른다. 해당 대회는 세계 최대 규모의 차 품평회다. 매년 세계 유명 차 전문가들이 블라인드 테스트로 수상작을 선정한다. 이밖에 세계 녹차 협회가 주관하는 세계 녹차 콘테스트, 중국 차 박람회 등 권위 있는 경연대회에서 오설록은 이름을 알렸다. 오설록은 이러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제품군을 확보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매년 봄, 제주의 눈과 바람을 견뎌낸 차나무의 새싹을 채엽한 해차 제품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채엽 직후 보관기간 없이 가공해 신선하고 봄철에만 즐길 수 있어 특별하다. 블렌디드 티와 허브 티로 색다른 차를 원하는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혔다. 최근에는 베리 바닐라 그린티와 피치 캐모마일을 공개했다. 두 제품 모두 녹차에 봄 과일의 새콤달콤한 맛과 산뜻한 꽃 향기가 더해졌다. 앞서 선보인 마롱 글라세 블랙티, 무화과 쇼콜라 블랙티 등도 밤과 무화과와 같은 원물을 활용해 한층 풍부해진 풍미가 특징이다. 아울러 지난해 오설록 사업 실적은 매출액 937억원, 영업이익 92억원이다. 각각 전년 대비 12%, 69% 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신제품 강화, 오프라인 고객 접점 확대 등이 오설록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앞으로도 최고의 품질과 녹차 특화 메뉴에 집중하고 오설록만의 역사와 노하우를 담은 리더십을 구현해 한국 차 문화가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5-05-07 11:41:52 이청하 기자
[새벽을 여는 사람들]김동용 신영시장 상인회장…"상인이 뭉쳐 위기 극복해야"

"상인회장이 한가해지려면 한없이 한가할 수 있지만 일을 찾아서 하게 되면 끝이 없다. 시장에 관심을 갖고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을 찾고 다른 시장에서 배울 점이 있다면 배워야 한다." 김동용 신영시장 상인회장(65·사진)은 시장에서 일한 지 올해로 32년째다. 과거 신영시장이 가로정비 사업지로 선정되면서 시장 상인과 정부 간 마찰이 생겼는데 일선에서 조율을 맡은 게 시작이었다. 상인들이 힘을 합쳐 원하는 바를 끌어냈다. 그가 시장 일에 푹 빠지게 된 계기다. 신영시장은 서울시 양천구에 있는 전통시장 17곳 중 6번째로 규모가 크다. 연면적 4520㎡ 규모로 점포 101곳이 영업을 하고 있다. 먹거리부터 수산물, 육가공류 등 다채롭다. 대통령상을 3번이나 받았으며 최근 수상은 지난 2023년에 받은 '전통시장 활성 유공 표창'이다. ◆ 신영시장의 자랑, '쿠폰'과 '편의성' 김 회장은 신영시장의 키워드를 두고 '비교 불가'라고 했다. 신영시장만의 색깔로 운영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디지털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물건을 팔기 위해 노력 중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의 편의성이다. 신용카드 결제도 문제없다. 고객이 신용카드를 내밀더라도 상인들이 싫은 기색 하나 없이 받아준다. 앞으로는 QR코드 결제도 활성화하려고 한다. 그는 "신영시장이 좋은 물건을 합리적인 가격에 팔고 있다"고 했다. 동네에 시장 3곳이 밀집했으며 불과 1㎞ 거리에 대형마트도 있다. 물건의 질이 나쁘면 손님의 발길이 끊기기 딱 좋은 조건이다. 아울러 '서민밀집구역'에 있는 만큼 생존을 위해선 고객이 납득할 수 있는 품질과 가격으로 대결해야 한다. 재료를 사서 집에서 요리하는 손님을 끌어들여야 하는 것. '쿠폰사업'도 신영시장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대형마트에서는 물건을 사면 포인트를 적립해 준다. 경쟁을 위해선 추가 혜택이 필요하다고 봤다. 쿠폰은 5000원에 한 장씩 지급한다. 16장을 모으면 1000원짜리 상품권으로 교환해 주며 주차장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쿠폰마다 고유번호를 부여해 위조도 불가능하다. 쿠폰은 신영시장 축제 때 효자 역할을 제대로 한다. 50장을 모으면 경품 추첨에 참여할 수 있어서다. 경품은 점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이다. 2만원짜리가 70%, 1만원이 20%, 5000원이 10%다. 지난해 축제에는 시작 전부터 손님들이 줄을 서서 대기했다. 그야말로 '북새통'이었다. 그는 시장이 생존하기 위한 콘텐츠를 기획하기 위해선 누군가 희생하고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광지에 있는 유명한 시장이 우선 시행한다고 무작정 따라 하는 것은 실패 가능성이 높다. 목표 의식을 가지고 시장에 맞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김 회장은 "남이 하니까 따라서 하는 게 아니라 시장에서 일하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한다. 성실함은 기본이고 누군가는 앞장서서 기획을 해야한다"고 했다. ◆ 내수침체 "소통으로 이겨내야" 김 회장은 올해 시장 전반적으로 매출이 크게 떨어졌다며 걱정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로는 오후 10시까지 가능했던 영업시간이 오후 8시로 축소됐다. 겹악재로 내수침체도 장기화 하고 있다. 물가는 오르고 소비심리가 꽁꽁 얼었다. 한파가 길어질수록 성실하게 생존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정부사업을 찾아서 유치해 소비자를 끌어 들여야 한다는 것. 상인회장은 물론 상인들이 쉴 틈이 없는 이유다. 기본적으로 상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수익성'이다. 상인회장은 좋은 사업을 잘 고르고 상인들이 따라올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한다. 한때는 상인들을 설득하기 위해 매달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제는 상인들이 믿고 맡겨줘서 감사한 마음이다. 그는 독단적으로 사업을 벌리기 보단 상생이 필요한 시기라고 했다. 상인들이 돈을 잘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방문객이 저렴하게 물건을 사야 한다.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하면 추가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지난 명절에 온누리상품권 1억5000만원을 가져와 모두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어르신을 위한 모바일기기 사용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모바일로 결제하면 명절에는 15%, 평상시에는 10%를 할인한다. 80~90살 어르신도 할인해 준다고 하면 열심히 배운다. 상인회 차원의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신영시장은 현금이 필요 없는 시장이다. 김 회장은 "시장이 현금만 고집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한다. 장사를 하려면 항상 손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상인들에게 신용카드 받아도 세금 많이 내지 않으니까 과감하게 도입할 것을 권유했다"고 말했다. ◆ 전통시장, "특성에 맞춰 성장해야" 김 상인회장은 전통시장의 획일적인 운영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시장을 방문하는 소비자의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맞춰야 한다"면서 "상인회장은 지속 가능한 사업을 선택해 유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국에 있는 상인회를 다니면서 전통시장 살리기를 주제로 강의한다. 그는 "시장이 어려워지는 가장 큰 문제는 현 상인회장과 전임자의 분쟁으로 쇠퇴하는 시장에서 반드시 발생한다"면서 "상인회장은 상인들에게 충분하게 사업을 설명하고 전임자는 전폭적인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손님이 없는 시장은 기본적으로 재미가 없다"면서 "시장에는 물건 구매자도 오지만 관광객, 외지인의 발길도 잦다. 젊은 사람들이 즐길 거리가 풍부해야 한다"고 했다. 시장의 위생도 중요하다. 평상시 위생은 기본이고 축제 때도 청결함을 유지한다. 지난해 신영시장 축제에 1만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거리에서 맥주를 마시고 즐겼지만, 쓰레기는 단 80ℓ만 배출했다. '쓰레기 없는 거리'를 콘셉트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상인회장의 투명한 예산 운영은 필수다. 상인들은 돈과 가까운 직업이다. 투입한 자금 대비 낮은 질의 축제가 이뤄지면 의심한다. 그는 물품 내역 대장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조언했다. 상인이 원할 때 언제든지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김 회장은 "시장의 흥행은 상인회장의 고민이 반드시 있어야 하고, 소통과 함께 청렴하게 운영해야 한다"면서 "전국에 있는 모든 전통시장이 발전하고 함께 어려움을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25-04-27 11:18:31 김정산 기자
[메가히트상품스토리] 국내 발포주 1위 '필라이트'…압도적 가성비와 시원상쾌함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의 놀라움을 느껴보라'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발포주 '필라이트'는 압도적인 가성비로 출시 후 지금까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2017년 4월 25일 출시한 필라이트는 하이트진로의 주류 제조 노하우로 만든 제품으로 알코올 도수는 4.5도다. 100% 아로마호프를 사용하고 맥아와 국내산 보리를 사용해 깨끗하고 깔끔한 맛과 풍미를 살려낸 것이 특징이다. 발포주는 일반 맥주와 유사한 외형과 맛을 지녔지만, 맥아(보리의 싹을 틔운 것) 함량 차이로 주로 일본과 한국에서 세금 제도에 따라 분류되는 주종이다. 90년대 중반에 일본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발포주는 '불황에 잘 팔리는 술'이라는 별명이 붙었고, 지금까지 일본 국민들의 부담을 덜어주며 꾸준히 반매되고 있다. 필라이트 역시 출시 직후 20일만에 초기 물량으로 선보인 6만 상자(1상자 355ml 캔 24개)가 모두 팔리는 등 인기몰이를 했다. 출시 7개월만에 1억캔 판매를 기록한 필라이트는 12개월만에 2억 캔, 22개월만에 5억 캔, 41개월만에 10억 캔을 돌파, 가속화를 이어가며 국내 주류시장에 완벽히 자리잡았다. 출시 2년차인 2018년부터는 매년 3억 캔(355ml 기준) 이상 판매하며 이달 22일까지 총 누적 판매 23억6000만 캔을 돌파, 국내 메가브랜드로서 발포주 시장을 이끌어 가고 있다. 그 결과 필라이트는 치열한 가정 주류시장에서 8년 연속 발포주 점유율 1위를 이어가고 있다. 필라이트는 현재 국내 가정 시장 5개 유통채널 ▲개인슈퍼, ▲편의점, ▲대형마트, ▲조합마트, ▲체인슈퍼 모두에서 각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필라이트의 다양한 한정판 제품들로 기존 발포주 시장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제품을 매년 선보여 브랜드 혁신과 소비자 소통을 지속하며 가정 주류시장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필라이트와 필라이트 후레쉬에 이어 2019년 '필라이트 바이젠', 2020년 '필라이트 라들러 레몬', 2021년 '필라이트 라들러 자몽', 2022년 '필라이트 체리', 2023년 '필라이트 퓨린컷', '필라이트 로우 칼로리'를 출시하며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모든 한정판 제품이 3개월 이내 전량 출고되며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No.1 브랜드로서 국내 발포주 시장 확대를 위해 '필라이트'의 새로운 라인업 '필라이트 클리어'를 25일에 출시한다. 필라이트, 필라이트 후레쉬 등에 이은 9 번째 제품으로 최근 소비자 트렌드인 '깨끗하고 깔끔한 맛'에 주목해 개발했다. 이번에 출시하는 필라이트 클리어 역시 슈퍼 클리어 공법을 적용해 발포주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을 듣는 제품이다. 맥아 함량이 10% 미만인 발포주는 보리, 전분 등 비맥아 원료를 활용해 배합, 발효, 여과 등의 과정을 거쳐 만든다. 일반적으로 발포주 주원료인 보리는 맥아에 비해 발효도가 낮아 발효도를 최대로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지만, 하이트진로는 100년 양조 기술력과 노하우로 만든, 독자적인 노하우를 통해 맥주에 준하는 높은 발효도를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보리의 발효를 극대화하는 효소제의 투입량과 주원료의 비율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공정을 수백 차례 반복한 결과, 맥아 비중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맥즙의 잡미는 최소화하며 깔끔한 목넘김과 청량감을 모두 갖춘 고품질의 발포주가 탄생하게 됐다. 제품명은 핵심 요소인 '클리어(CLEAR)'를 담아, 깨끗하고 깔끔한 제품 특성을 직관적으로 표현했다. 패키지 디자인은 은색으로 투명하고 상쾌한 이미지를, 파란색으로 깨끗한 목넘김의 의미를 담았다. 또, 차별화를 위해 필리 캐릭터 없이 '生'(생) 표기를 적용해 본연의 특성을 강조한 디자인으로 완성했다. '필라이트 클리어'는 4.5도의 알코올 도수로 캔(350mL, 450mL, 500mL)과 PET(1.6L) 용기로 출시되며, 25일부터 전국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오성택 전무는 "필라이트 클리어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위해 출시와 함께 TV광고 및 온라인 활동을 통한 브랜드 인지도 확대에 집중 할 예정이다. 또한 대형마트 및 편의점 등 소비자 접점에서는 브랜드 체험 및 다양한 판매 연계 활동을 통한 음용 경험 확대도 강화 할 예정이다"라며 "앞으로도 소비자 니즈와 시장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발포주 시장 압도적 NO.1을 넘어 레귤러 맥주와도 직접 경쟁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

2025-04-23 13:57:00 신원선 기자
[살맛나는 세상 이야기] 교보증권과 함께 자라는 사회의 드림(꿈)...사람을 키우는 금융

교보증권은 선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강화에 집중한 증권사 중 하나다. ESG를 단순한 기업 의무가 아닌 일상과 철학에서 우러나는 실천으로 접근하고 있다. 미래세대를 위한 '드림이' 관련 프로젝트부터, 임직원들과 함께하는 ESG 기업 문화까지 다각도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21년에 이사회 직속으로 ESG 위원회를 신설했으며, 'ESG경영 실무협의회' 등을 운영하면서 ESG 경영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올해는 ▲미래세대 지원 ▲지역사회 연계강화 ▲친환경 기업문화 조성 등 세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ESG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미래세대의 꿈을 키워드림(Dream-up)...교육부터 밥심까지 교보증권이 챙긴다 미래세대 지원을 위해서는 자립준비청년을 지원하는 '드림-업(Dream-up)'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드림업'은 소외계층 청년들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미래세대 장학 프로젝트다. 현재 4기째로 총 34명의 장학생을 선발해 자기개발에 필요한 후원금 및 생활지원금을 전달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을 확대·발전시킬 예정이다. 올해는 지난 2월 '드립업 4기'에 대한 장학금 전달식을 가졌다. 드립업 4기에는 전국 각지의 사회복지단체의 추천을 받은 자립준비청년 중 심사를 통과한 총 10명이 선정됐으며, 각각 300만원씩 총 3000만원의 장학금이 전달된다. 이석기 대표이사는 "미래의 주역인 청년들이 행복한 모습으로 자신들의 꿈을 이뤄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선순환이 일어나도록 미래세대를 위한 다양한 지원체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취약계층 아동 공부방 환경 개선 프로그램인 '드림이 홈케어링'을 통해 아동들에게 쾌적한 학습공간도 제공한다. '드림이 홈케어링'은 지역사회 저소득가정을 방문해 도배·장판·방충망 보수 등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교육용 가구를 임직원이 직접 만들어 전달하는 미래 꿈나무를 위한 사회공헌활동이다. 교보증권의 교육 중심 사회공헌 철학은 같은 그룹사인 교보문고의 이념과도 맞닿아 있다. 교보문고를 창립한 고 대산 신용호 선생은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을 남겼다. 교보문고의 슬로건이자 교보그룹 전반에 흐르는 가치관이다. 교보그룹은 보험, 금융, 출판이라는 각기 다른 업종을 다루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사람'과 '성장'을 중심에 둔다. 교보증권 역시 금융이라는 전문성과 교보 그룹의 인문적 전통을 결합해, 미래 세대의 교육을 지원하는 ESG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교보증권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설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미래세대 중심의 지역사회공헌과 친환경 활동을 확대해 ESG경영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교보증권은 2008년부터 지역사회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온정의 손길을 전하고자 '드림이 사회봉사단'을 창단해 주기적인 사회공헌 체계를 확립해 나가고 있다. '드림이 봉사활동'은 임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진행되며 분기별 신청을 통해 연계복지시설을 방문해 환경개선·식사전달·물품후원 등을 지원하는 생활밀착형 봉사활동이다. 방학 중에는 결식아동을 위한 '드림이 따뜻한 밥상'을 12년째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임직원 및 가족 90여명이 참여해 간편식, 반찬, 간식 등이 담긴 식량 키트 280개를 제작하고 드림이 희망기부 결연아동에게 전달했다. 이 밖에도 일대일 아동결연 프로그램인 '드림이 희망기부'를 운영 중에 있다. '드림이 희망기부'는 2011년 국제구호단체인 기아대책과 함께하는 국내외 어린이 대상 매칭 그랜트형 사회공헌 활동으로 2025년 현재 309명의 임직원이 참여해 국내 281명, 해외 70명의 어린이를 후원하는 등 기부문화 확산에 기여하는 모습이다. ◆기부도 환경도, 임직원과 만드는 나눔 문화...실천 반경 넓히는 '연결' 전략 교보증권은 임직원 개인기부에도 적극적이며, 나눔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참여형 활동을 추진 중이다. 올해 3월에는 새로운 기부트렌드를 반영해 자발적 기부문화를 정착시키고,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자 본사 로비1층에 '기부 키오스크(무인 단말기)'를 설치했다. 기부 키오스크는 '소장용 태그'로 기부 이력을 기록하고 최소 3000원부터 최대 5만원까지 비대면으로 자유롭게 기부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임직원들의 기부 참여를 손쉽게 유도할 수 있도록 했다. 키오스크에는 쪽방촌 거주·결손가정·중증장애 등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의 사연을 소개하고 기부를 연계하는 형태로 운영되며 스토리를 접한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기부 참여로 이뤄진다. 더불어 임직원의 환경 보호에 대한 마인드 배양과 탄소중립 실천을 위해 '그린레이스' 챌린지도 실시하고 있다. 임직원이 생활 속 탄소절감 행동을 하면 마일리지가 적립되고 '환경재단' 에코캠퍼스 신설 및 생물 다양성 보전을 위한 꿀벌숲 조성을 위한 기부금으로 전달한다. 2010년부터는 창립기념일을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자는 의미로 창립기념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기념일이 있는 한달 동안 전사적인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김장김치 전달, 공원 밀원수 심기, 해피쿠킹, 헌혈 등 나눔 문화를 실천한다. 2024년 창립기념 봉사활동에서는 자원 재순환 프로젝트인 '나눔책방'을 신규 프로그램으로 런칭하고 임직원들이 기부한 도서 500여권의 판매 수익을 지역 내 장학금 및 자립준비청년 지원사업에 활용해 그 의미를 더했다. 지난해 3월에는 사회적협동조합 '한강'과 생물다양성 증진 및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여의샛강공원·여의도공원 생태계 보호 환경 개선 사업과 임직원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4월에는 임직원 30여명이 점심시간을 활용해 여의도공원에서 산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을 진행하고 자연과 건강을 함께 지키는 시간을 가졌다. 또, 가정의 달을 앞두고 부산진구자원봉사센터와 자원재활용의 가치를 담은 업사이클링 카네이션을 제작해 어르신 공경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교보증권은 신규 비영리조직(NPO, Non-Profit-Organization) 발굴과 협업을 확대하고 교보 관계사와의 연계활동을 강화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교보증권은 "미래세대의 성장과 지역사회의 발전, 그리고 친환경 가치를 중심에 두고 지속가능한 경영 실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사회와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책임있는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2025-04-21 14:12:47 신하은 기자
[새벽을 여는 사람들] 김길만 모래조각가 "내 인생 가장 좋은 친구는 '백사장'...죽을 때까지 예술할 것"

모래는 쉽게 무너지고, 바람에 흩어지며, 비에 녹아 사라진다. 하지만 김길만 모래조각가에게 모래는 단순한 자연의 재료가 아니다. 자신의 삶을 투영하는 매개체이자, 끝없이 도전하게 하는 삶의 동반자이다. 모래조각 창시자에서 한국모래예술학교 이사장까지 걸어오기 위해 그는 모래 위에 예술을 세우고 무너뜨리기를 반복했다. ◆모래조각 30년 인생...해운대 백사장이 캠퍼스 "모래는 누구나 만질 수 있지만, 아무나 예술로 만들 수는 없다. 누구나 가지고 놀 수는 있지만 나처럼 잘 가지고 노는 사람은 드물다." 김 작가의 자부심이 드러나는 한 마디다.국내 최초의 모래조각가로 평가받는 김 작가는 이 분야의 창시자이자 개척자다. 1987년, 우연히 시작된 그의 모래조각 예술은 벌써 30년을 훌쩍 넘겼다. 김 작가는 미술을 깊이 있게 배운 적이 없었고, 모래조각도 독학해야만 했다. 1980년대에는 모래를 주제로 한 작품활동을 찾아볼 수 없었다. 김 작가는 "나는 미대 출신도 아니고, 제도권에서 공부를 하지 못했다"며 "해운대 백사장이 나의 대학 캠퍼스이고, 칠판이고, 지금까지 이끌어 준 지도 교수님"이라고 말했다. 사실 김 작가가 모래와 인연이 닿게 된 것은 금전적인 이유도 한 몫을 했다. 예술을 하고 싶었지만 경제적으로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4남매 중 장남이었던 그는 동생들 공부와 어려운 가정 형편을 책임져야 하는 기둥과 같은 존재였다. 초·중·고등학교를 부산에서 나온 김 작가는 해운대 백사장에서 뛰어다니며 청소년 시기를 보냈다. 그러던 중 모래를 보고 자신의 표현 욕구를 힘껏 발산시켰다고 한다. 돈도 들지 않았고, 상상을 자유롭게 분출할 수 있었기에 김 작가에게 안성맞춤이었던 것이다. "해운대 백사장 모래가 주는 촉감이 정서적 치유에 도움이 되는 기분이었다"며 "모래를 밟고 만질 때 많이 행복했다"고 회상했다. 김 작가가 모래조각에 인생을 바친 대가는 고독함이었다. 일찍부터 모래조각에 몰두한 나머지 친구들과의 관계도 자연스럽게 멀어졌고, 여행이나 사교활동도 극히 드물었다. 김 작가가 말하길 젊었을 때 친구들 대부분은 "모래에 미쳐서 쓸데없는 고생을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 말을 들으면서도 그는 묵묵히 모래를 만졌다. 여전히 "그래도 나는 모래가 좋았다. 모래가 내 인생의 가장 좋은 친구였고, 장난감이다"라고 말하는 그다. 그에게 모래는 단순한 재료가 아닌 인생의 동반자였다. ◆무너진 성 위에 다시 예술을 조각하다 김 작가가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꼽은 것은 '공주님의 성'이다. 바닷가가 아닌 양산의 한 동네에서 시도한 모래조각이었다. 당시 폭우가 쏟아지면서 20일 가까이 공들여 만든 작품이 순식간에 무너졌다고 한다. 그는 "오래 걸리도 했고, 시행착오 끝에 완성한 작품이라 기억에 많이 남는다"며 "큰 규모의 모래성을 혼자 만들어 가고 있었는데 한 방에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작가는 포기하기 않고 다시 공주님의 성을 완성시켰다. 작품을 다시 만드는 과정에서 한 달 이상이 소요됐다고 한다. 보통 대형 작품들은 열흘에서 한 달 정도, 소형 작품들을 3~4일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대형 작품들은 작업 기간이 길다보니 중간중간 작품 훼손 우려가 도사리고 있다. 이 때문에 김 작가는 작업 현장과 가까운 주변에 숙박하거나 텐트를 치며 정성을 다하는 편이다. "해변가에서는 현장의 모래를 기초로 사용한다. 작품 활동에는 떡모래 재질, 점성이 있는 모래가 작업하기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보통 건설자재와 관련해 모래 취급하는 업체에서 직접 구매하거나 빌려서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모래는 자연의 재료인 만큼 작업 환경도 매우 주요하다. 이 때문에 점차 날씨에 대응하는 능력도 향상됐다. 물풀을 이용해 가벼운 코팅 작업을 해 두면 손상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도심 속 공원이나 내천 주변 등은 지자체와 협의해 모래 재료만 구해지면 작업 환경이 수월한 편이라고 한다. 하지만 김 작가의 작품이 시작됐던 바닷가의 경우에는 모래바람과 태양 등으로 인해 작업 집중력을 약화시킨다. 김 작가는 "아무래도 이런 작업을 하다보니 실패한 작품도 너무 많고, 정작 마음에 드는 작품은 얼마 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모래이기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다시 만질 수 있고, 실패를 거듭했기 때문에 이렇게 완성도 있는 모래조각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무너짐을 두려워하지 않고 작품을 대하는 단단한 예술혼이 느껴졌다. 스스로 성장해 온 그는 이제 후배들을 양성해 모래조각을 가르치기 위해 '한국모래예술학교'를 설립했다. 김 작가는 "대학 내에 모래예술학과 전공이 없어서 많이 아쉬웠다"며 "한국 최초 모래조각 창시자로 활동해 온 노하우와 전통이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눈을 빛냈다. ◆'나'의 작품에서 '한국'의 작품으로 김 작가의 작품은 하나하나에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 그 중 '어린 왕자'는 한 친구의 부탁에서 시작됐다. 그는 "글을 쓰던 친구가 어린 왕자를 좋아했는데, 책을 한 권 내고 싶은데 삽화로 어린 왕자를 만들어서 찍어 보내 줄 수 있냐고 부탁했다"며 "작지만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 중 하나다. 마치 내가 어린 왕자를 모래로 불러낸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고 웃었다. '모나리자'도 특별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김 작가는 "모나리자가 가장 청순했을 때가 언제였을까, 그런 상상에서 출발했다"며 "그래서 제가 만들었던 건 17세의 모나리자"였다고 설명했다. 어떤 작품을 만들더라도 자신의 예술적 개성을 담아, 자신의 모래조각을 완성하고자 노력하는 그다. 최근에는 한국적인 요소를 담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해운대 모래 축제에서 보면 외국 작가들은 조국에 대한 문화를 참 잘 표현하는데, 나를 비롯해 한국 작가들에게서는 의외로 그런 작품이 드물다"며 "한국 작가가 한국 작품을 한국 세계 작품화하는 건 당연한 일인데 뒤늦게 깨달았다. 이제는 토속적이면서 한국적인 작품을 해야 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때마침 경주 문화원에서 '경주국가 유산야행' 행사 때, 신라 시대 유물을 모티프로 한 모래조각 제의가 들어왔다고 한다. 김 작가는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기후위기 환경 대응 주제로 활동 영역을 넓혀 가고 싶다"며 "요즘 K-한류, 한국 문화가 전세계적으로 열풍이라 해외 초청 의뢰도 많이 받는 편"이라고 말했다. 지난달에도 중국 청도 관계자와 문화예술교류 업무협약을 맺었으며, 중국 칭따오에서 세계맥주축제와 연계한 모래작품 전시 기획을 위한 중국 출장도 예정돼 있다고 한다. 지금 그는 세계 최초로 100미터에 달하는 대형 용 모래조각 에 도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김 작가는 "대형 용 기네스에 도전하기 위해 예산도 측정해 보고, 장소도 물색하면서 알아보고 있다"며 "전국의 해수욕장이 개장되기 전에 실행해 옮기고 싶다"고 설명했다. 길게 뻗은 용의 몸통과 거대한 머리를 어떻게 조형할지에 대한 세부 구상도 마쳤다. 김 작가는 "물리적으로 아직 힘이 남아 있을 때, 힘이 다 빠지기 전에 내가 하고 싶었던 예술을 다 도전해 보고 싶다"며 "한 한국 화가가 나이가 들어도 죽을 때까지 할 수 있는 게 그림이라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 나 역시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그가 허물어짐을 두려워하지 않았기에, 끝내 모래 위에 자신만의 세계를 세웠다. 김 작가의 다음 도전이 기대와 확신으로 읽히는 이유다.

2025-04-20 07:44:54 신하은 기자
[메가히트상품스토리] 남양유업 '불가리스', 장부터 시작하는 건강 루틴

남양유업의 '불가리스'는 국내 프리미엄 발효유 시장의 대명사로 자리잡고 있다. 1991년 남양유업은 65ml 작은 액상 요구르트가 전부였던 국내 시장에 '농후 발효유'를 처음 앞세워 고급 발효유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150ml라는 대용량에 60배 이상 많은 유산균이 들어있는 불가리스는 출시 초기 농후 발효유라는 새로운 개념을 선보이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현재도 2400억 CFU의 고함량 생유산균을 함유하고 있고, 미생물 밸런스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한국인의 장 환경에 최적화된 유산균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의 균형을 최적화하고, 장내 유익균 증식을 돕는 특허 소재를 적용해 지속적인 품질 업그레이드를 하며 국내 발효유 시장에서 차별화된 제품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불가리스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연속 국내 오프라인 드링킹 발효유 시장 브랜드 판매액 1위를 기록하며 프리미엄 발효유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식품 소매점 기준 드링킹 발효유 시장 규모는 약 3790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감소했다. 이러한 시장 축소 속에서도 불가리스는 점유율을 17.6%까지 끌어올리며 전년 대비 0.2%p 성장, 동종업계 주요 브랜드보다 약 7%p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소비자 조사에서도 불가리스의 브랜드 인지도가 확인됐다. 지난해 9월 남양유업이 오픈서베이를 통해 소비자 1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약 30%(327명)가 '마시는 발효유 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로 '불가리스'를 선택했다. 불가리스는 출시 이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장 건강 특화 발효유'로 자리 잡았다. 2013년에는 국내 장수마을에서 분리한 유산균을 활용해 장 건강 향상 기능을 강화했으며, 2018년에는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를 도입해 미생물 밸런스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인의 장에 최적화된 성분을 배합할 수 있었다. 차별화된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불가리스는 지난해 국제 품평회 '몽드셀렉션(Monde Selection)'에서 식품 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이는 국내 발효유 제품 중 최초로 7년 연속 금상 수상 기록을 달성하며 글로벌 제품력을 입증했다. 몽드셀렉션은 1961년 벨기에에서 창립된 세계적 권위의 품평회로 90여 개국에서 출품된 식품·음료·주류 등의 품질을 유럽 조리사협회 회원과 셰프 등 전문가들이 평가해 우수 제품을 선정한다. 현재 불가리스는 사과, 포도, 플레인 등 다양한 플레이버 제품과 함께 위 건강을 고려해 녹십자웰빙과 공동 개발한 '불가리스 위쎈', 2030 세대를 겨냥해 식이섬유·피쉬콜라겐을 함유한 '불가리스 핏' 등 소비자 니즈에 맞춘 프리미엄 발효유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철저한 품질 관리와 고객 중심 연구개발이 소비자 신뢰의 원동력이며, 제품을 통해 신뢰받는 브랜드로 자리 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국내 유제품 소비 트렌드 변화로 오프라인 발효유 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불가리스의 연구개발(R&D) 및 원료 품질 개선, 소비자 접점 확대 전략을 통해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남양유업은 2024년 1월 말 최대주주가 한앤컴퍼니로 변경되며 새로운 도약을 시작했다. 최근 '건강한 시작'이라는 신규 CI 슬로건을 발표하고, 변화와 혁신을 통해 소비자 신뢰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우유(맛있는우유GT), 분유(아이엠마더), 발효유(불가리스), 가공유(초코에몽), 차(17차), 단백질(테이크핏) 등 주요 제품으로 시장 내 선도적 위치를 공고히 하는 한편, 환아를 위한 특수분유 생산·후원 등 사회적 책임 활동도 지속하고 있다. 특히 경영권 변경 이후 주주 및 소비자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준법·윤리 경영을 추진한 결과, 2024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6년 만에 흑자 전환되며 지속 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

2025-04-16 15:44:08 신원선 기자
[살맛나는 세상]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독서 경영' 철학 담긴 ESG 활동...업계 최초 수두룩

'중소상공인 노무 해결 도움, 외식업주 자녀 장학금 신청자 모집, 방학 도시락 사업 성료, 온라인 브랜드 소상공인 육성 사업 참여, 산불 피해 주민 성금 전달, 우아한 사장님 살핌 기금 사업 시작, 2000억원 규모 사회적 투자 이행 순항, 가족돌봄청년 지원 캠페인 전개, 소상공인 대출 보증 지원···.'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이 최근 진행한 사업의 면면을 들여다 보면 소외 계층 지원 프로젝트가 많은 걸 알 수 있다. 이 조직이 과연 배달 앱 운영사인지, 자원봉사단체인지 헷갈릴 정도다. 우아한형제들이 추진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은 특정 분야에만 집중돼 있는 게 아닌 1인 자영업자 지원에서부터 시작해 배민 라이더 교육, 결식 아동 급식 제공, 미래 세대를 위한 환경 보호까지 사회 전방위에 펼쳐져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자본과 시장의 논리로 돌아가는 배달 앱사가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두루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배달의민족 창업자인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전 의장의 '독서 경영' 철학이 영향을 미쳤던 것은 아닐까. ◆독서 전도사가 펼치는 '독서 경영' 배민 창업자인 김봉진 전 의장은 독서 전도사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만큼 여기저기 책을 전도하고 다닌다. '텍스트힙(텍스트와 힙의 합성어로 독서하는 것을 멋지다고 여기는 문화)' 열풍을 이끌고 있는 MZ세대가 '진짜 독서'가 아닌 '보여주기식 책 읽기'를 한다며 조롱당하기 훨씬 전부터 '과시용 독서'의 중요성을 설파해온 인물로, 사람들에게 자신을 '과시적 독서가'로 소개한다. 김 전 의장은 저서 '책 잘 읽는 방법'에서 패션 독서를 추천하는 이유에 대해 "한편 두편 읽은 책을 SNS에 올리다 보면 나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지고, 그걸 인식하다 보면 책을 올리기 위해서라도 책을 더 열심히 읽게 된다"며 "전후가 바뀐 것 같지만 아주 효과적이다. 운동하는 사람들이 굳이 자신의 몸매나 운동하는 모습을 페이스북에 올리는 것과 같은 심리다"고 설명한다. 과시하다 보면 자연스레 스스로 그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하게 되고, 과시적 소비같이 나쁜 것도 아니니 많은 사람에게 독서를 추천한다는 것이다. 김 전 의장은 "나는 내가 하나씩 행동한 결과들이 쌓여 만들어진다. 생각 없이 행동하면 생각 없는 사람이 되지만, 생각을 갖고 행동하면 원하는 모습으로 돼간다"며 "몸이 하나도 안 좋아지는데 만날 운동한다고 말할 수 없는 것처럼 과시적으로 꾸준히 책 읽기를 자랑하다 보면 독서를 많이 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독서 인구가 느는 것만큼 사회에 도움되는 일이 없다는 걸 알기에 그는 늘 주변 사람들에게 책 읽기를 권한다. 기업 구성원들도 예외는 아닐 터. 우아한형제들은 창업 당시부터 직원들에게 책값을 무제한으로 제공해왔다. 회사가 책값 지원을 시작한 건 첵과 부담없이 친해지는 계기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경제적 부담을 덜어 줘 관심 가는 책을 자유롭게 사서 보게 하고, 안 읽히는 건 덮고, 재밌는 것만 골라 읽게 한다는 것. 학업 성취를 목표로 한 억지 독서에 질린 이들을 위해 회사 차원에서 책을 읽히고자 특별히 시행하는 프로그램도 없다고. ◆다독하는 회사의 ESG 책을 가까이하는 구성원들로 이뤄진 회사의 ESG 활동은 남다르다. 그래서 유독 '업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들이 많다. 배민은 민간 기업 중 처음으로 금융기관과 손잡고 105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협약 보증 대출 프로그램을 실시해 자영업자 약 2600여명에게 도움을 줬다. 수혜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지난 1월부터 지역신용보증재단, 카카오뱅크와 추가로 1000억원 규모의 협약 보증 대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금년 상반기 내 지원 대상을 전국으로 넓힐 계획이다.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이륜차 실습 전문 교육기관인 '배민 라이더 스쿨'도 확대 운영한다. 연내 약 8000㎡ 크기로 하남시에 신규 라이더 스쿨을 조성해 가동할 예정이다. 하남에 위치한 배민 라이더 스쿨은 연간 최대 1만명의 라이더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수단별 탑승법·교통법규 전문 강의실 ▲기능 주행 목적의 실내 배달 체험 교육장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활용 이륜차 체험존 등을 갖췄다. 전 교육 과정에 무공해·무소음 전기 이륜차를 투입해 지속 가능한 배달 환경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고 배민은 강조했다. 라이더의 안전을 챙기기 위해 배달 앱 중 처음으로 라이더 시간제 보험을 개발했다. 배민은 시간제 보험의 가격을 꾸준히 낮춰왔고, 배민 라이더 스쿨 교육 수료자들에게 배달 서비스 공제 조합과 보험을 연계하는 등 보험 가입 진입 장벽을 허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지금은 여느 배달 애플리케이션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일회용 수저·포크 안 받기' 옵션도 배민이 최초로 도입했다. '먹지 않는 기본 찬 안 받기' 선택 기능도 적용해 일회용품과 음식물 쓰레기 절감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에 앞장섰다. 배민 관계자는 "사장님, 라이더, 고객을 포함한 모든 이해 관계자의 성장이 지속 가능한 배달 산업 생태계의 기반이 된다는 생각으로 업을 지속하고 있다"며 "배달의민족과 함께하는 모든 이해 관계자와 오늘보다 더 나은 배달 문화, 지속 가능한 배달 산업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5-04-14 15:54:31 김현정 기자
[새벽을 여는 사람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부동산 본질을 읽어야"

"사람들이 잘 보지 않는 구조를 보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45·사진)은 지난 18년간 건설과 부동산이란 두 축을 동시에 다뤄온 전문가다. 정책과 시장, 제도와 기업, 사람과 구조를 하나의 흐름으로 엮으며 '균형 있는 실천'이란 신념을 지켜가고 있다. 원래 부동산 전문가가 될 생각은 없었다. 건강 문제로 원하는 진로를 접고 우연처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의 문을 두드렸다. 처음엔 제도 분석이 주된 일이었지만, 이 연구위원은 현장의 흐름을 읽는 데도 집중했다. 기업 간 거래(B2B) 마케팅 프로젝트를 통해 부동산시장 구조를 분석하며 정부 정책이 기업에 작용하고, 다시 시장 심리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체감한 경험은 지금도 차별화된 분석의 초석이 됐다. 그는 "이론이 현실에 닿는 지점을 보고 싶었다"면서 "정책이 숫자에만 머물지 않고 사람을 바꾼다는 걸 믿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과 부동산을 동시에 아우를 수 있는 제도권 전문가로서 그는 지금도 가장 앞단에서 시장의 흐름을 기록하고 있다. ◆ "시장은 위기와 기회, 반복된다" 이 연구위원이 시장에서 신뢰받는 이유는 단순한 분석 때문이 아니다. 위기의 순간에도 자신만의 확신을 지켜온 태도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시장에는 건설업 위기론이 돌았다. 당시 그는 경기부양 필요성에 따라 공공 발주가 늘어나면 오히려 건설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위기라고 해야 이야기 거리가 된다"는 말까지 나왔지만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이 연구위원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그는 "시장은 언제나 사이클이 있습니다. 조정기와 회복기는 반복됩니다. 문제는 거기에 어떻게 반응하느냐다"라고 했다. 그는 지금도 자극적인 담론엔 선을 긋는다. 부동산 폭락론, 건설업 위기론 처럼 반복되는 프레임에 갇히기보다는 구조적 흐름을 읽는 데 집중한다. 사람의 감정이 아닌 시스템의 움직임을 보는 것. 그것이 이은형 연구위원의 방식이다. 그 안엔 하나의 철학이 자리하고 있다. 진실된 올바름. 그는 "모든 일은 결국 사람이 한다. 누가 어떤 자세로 임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그 점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고 말한다. ◆ 규제보다 구조, 본질을 짚는 시선 최근 강남3구와 용산구 전체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되면서 규제에 대한 논쟁이 다시 뜨거워졌다. 이에 대해 그는 "토지거래허가제는 원래 개발 예정지에 한시적으로 적용하는 제도다. 지금처럼 도심 전체에 확대 적용하는 건 사실상 주택거래허가제에 가깝다"고 했다. 그는 이 같은 규제가 단기적으로는 거래를 위축시키지만 시장의 근본적 방향은 대출조건과 공급 흐름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한다. 그는 "대출이자는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한도는 집을 살 수 있느냐 없느냐를 나누는 기준이다"고 지적했다. 대출 규제의 설계가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가능성을 결정짓는 핵심이라늘 설명이다. 공급 측면에서도 정책이 방향을 잃으면 시장의 불안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그는 "정책은 단순히 조절 수단이 아니라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조건이어야 한다"고 했다. 이 연구위원이 바라보는 부동산 시장은 수요자 중심이다. 구조와 맥락을 짚지 않고는 시장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오랜 신념이다. ◆ 산업의 진화, 그리고 사람의 몫 이 연구위원은 건설업을 '타 산업의 효율과 생산성을 높이는 인프라 산업'으로 본다. 도시의 기반을 만들고 산업의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적 산업이란 설명이다. 최근 불거진 건설업 위기론에 대해서도 단순한 해석을 경계한다. 그는 "건설사가 몇 개 부도났다고 해서 건설업 전체가 무너지는 건 아니다. 제도적으로 이미 충격을 분산시키는 구조가 마련돼 있다"고 했다. 공사이행보증, 하도급대금지급보증 등 다양한 안전장치가 있고, 실제 위기는 방만하거나 무리한 경영을 했던 일부 기업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그는 오히려 최근의 사업다각화 흐름에 주목한다. 그는 "데이터센터, 스마트팜, 수소 관련 산업까지, 돈 많은 건설사는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은 시행 역량을 탄탄히 쌓는 쪽으로 가야한다"고 했다. 산업은 구조에 따라 진화하고 그 안에서 살아남는 건 결국 준비된 사람이라는 이야기다. 그는 "어떤 사업이든 결과를 내면 그게 정답이다. 시장이 받아들이는 방식이 그렇습니다"고 했다. 그는 연구자이지만 동시에 현재를 살아가는 시민의 시선으로 시장을 바라본다. 이 연구위원은 "부동산이 국민적·국가적 이슈가 되지 않도록 정부가 조정하는 건 필요하지만 사람들의 삶에 혼란을 주는 방식이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책 방향이 자주 바뀌면 실수요자들은 더 불안해진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그는 '내 집 마련'이 필요한 실수요자에 대해 "누구나 다 집을 가질 수는 없다. 다만 자신에게 필요한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청약제도, 장기전세, 정책금융상품 등 다양한 방식을 연구하면서도 그 구조가 얼마나 실효적인지 꾸준히 점검해 왔다. 언젠가는 대학이나 공공기관에서 실무 중심의 강의를 해보고 싶다는 소망도 있다. 그는 "각자의 자리에서 정도를 걷는 사람들이 모이면, 시장도 제 길을 갈 수 있다고 믿는다. 그 길을 계속 지켜보는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2025-04-13 11:03:32 전지원 기자
[메가히트상품스토리] "스티브 잡스 그 운동화"...'992' 스니커즈, 뉴발란스 상징이 되다

운동화 한 켤레에 추억이 고스란히 담겼다. 누군가는 운동화 한 켤레에 학창 시절을 떠올리기도, 누군가는 특정인을 떠올리기도 한다. 2030세대들의 중고등학교 시절을 휩쓸었던, '스티브잡스 운동화'하면 떠올랐던 그 스니커즈. 뉴발란스 '922' 시리즈다. 뉴발란스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다. 1906년 설립 이후 '스포츠와 장인 정신을 통해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선사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운영돼 왔다. 전 세계적으로 약 90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2024년 기준 글로벌 매출은 78억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뉴잉글랜드 지역에 5개의 운동화 제조 공장과 영국 플림비에 1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뉴발란스 '922' 시리즈는 뉴발란스가 브랜드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2006년 선보인 스니커즈다. 해당 제품은 메이드인 유에스에이(Made in USA) 라인으로 일반 제품과 차별화된 고급 소재와 기술이 적용된 프리미엄 운동화다. 특히, 고급스러운 스웨이드 가죽과 통기성이 뛰어난 메쉬 소재를 사용한 겉면은 세련되고 현대적인 디자인을 자랑한다. 앞꿈치와 뒤꿈치에는 충격을 흡수하는 뉴발란스의 '앱조브 에스비에스(ABZORB SBS)' 쿠션 기술이 적용돼, 오래 신어도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한다. 앱조브 에스비에스는 걷거나 뛸 때 발에 전해지는 충격을 흡수해 발을 편안하게 지켜주는 뉴발란스만의 고급 쿠션 기술이다. 뉴발란스 '992'는 브랜드 고유의 장인정신이 담긴 대표 모델이다. 신발 한 켤레를 만드는 데 7개 부서에서 약 90명의 직원이 참여한다. 그들은 72개의 조각을 활용해 80가지의 공정을 거쳐 신발 한 켤레를 완성한다. 총제작 시간은 약 2만 4133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꼼꼼한 제작 과정을 거친 이 운동화가 애플의 설립자 스티브잡스를 만났다. 스티브잡스가 공식 석상에서 블랙 터틀넥 셔츠와 데님 팬츠 그리고 뉴발란스 '992'를 신고 나타났다. 그렇게 이 스니커즈는 '스티브잡스의 운동화'로 불리며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갔다. 그랬던 뉴발란스가 단종 후, 2020년 2월 다시 복각돼 세상에 나왔다. 14년 만에 복각되는 뉴발란스 '992'는 발매된 지 5분 만에 온라인스토어에서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당시, 홍대, 강남 등 직영점을 비롯해 해당 상품을 발매하는 매장에서는 오픈 전부터 상품을 사기 위해 줄을 선 인파가 늘어서기도 했다. 그리고 2025년, 뉴발란스 '992'가 또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이랜드월드는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뉴발란스 '992' 팝업 스토어를 열고 해당 스니커즈를 다시 한번 추억한다. 팝업 전시는 ▲992의 아카이브 공간 ▲메이드(MADE) 제품 라인 및 '992' 제품의 전통을 조명하는 전시 공간 ▲메이드(MADE) 장인정신 체험존 등으로 구성됐다. 한편, 뉴발란스는 국내 이랜드월드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한국 시장해 진출한 뒤, 지난해 국내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단일 브랜드로서 1조 클럽에 진입한 것이다. 운동화 외에도 경쟁력 있는 패션 상품군을 선보이며 역량을 확장한 게 주효했다. 특히, 뉴발란스는 2016년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를 브랜드 모델로 발탁하며 '뉴발란스 우먼스' 라인을 새롭게 선보였다. 균형감과 곡선미를 강조한 차별화된 이미지로 국내 시장에 진입하고, 여성 고객층 확대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2016년 출시한 '연아 다운' 상품이 1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이후 여성 고객이 선호하는 두께, 기장, 핏, 컬러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겨울 다운 자켓을 매년 개선해 선보이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뉴발란스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위상을 느낄 수 있는 브랜드 철학이 담긴 스포츠 캠페인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뉴발란스는 러닝을 즐기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러닝크루 '엔비알씨(NBRC, Newbalance Run Club)'를 운영하고, '런 유어 웨이(Run Your Way)' 마라톤 행사와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러닝 문화 저변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랜드 뉴발란스 관계자는 "뉴발란스는 고객의 건강한 경험을 돕기 위한 상품을 기획 및 캠페인을 전개하며, 지난해 1조 브랜드로 거듭났다"고 말하며 "앞으로도 국내 고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상품과 콘텐츠를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뉴발란스는 오는 2027년 1월 1일부터 한국 지사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안재선기자 wotjs4187@metroseoul.co.kr

2025-04-09 15:52:11 안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