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뉴스&리포트]'금융핵폭탄' 스위프트가 뭐길래…뒤로 웃는 위안화?
러시아가 '달러 결제망'에서 사실상 퇴출되면서 위안화 위상을 높이려고 안간힘을 써왔던 중국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과 서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꺼낸 금융제재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 차단이다. 스위프트는 200여 개국, 1만1000개 이상 금융기관이 이용하는 국제 송금·결제 시스템이다. 스위프트 차단은 곧 달러 결제가 힘들단 얘기며, 수입·수출 등 각종 결제 거래는 막히고 보유한 외환은 발이 묶이게 된다. '금융핵폭탄'이라 불리는 것도 그래서다. 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7개 은행을 스위프트에서 배제하기로 합의했다. 대상은 국책은행인 VTB 방크를 비롯해 방크 로시야와 오트크리티예, 노비콤방크, 소브콤방크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각 국이 미국의 제재에 공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금융 제재 역시 빠른 시일 내에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스위프트에서 베재됐던 국가는 이란과 북한이다. 이란의 경우 제재 이후 수출은 전년 대비 30% 이상 급감하며, 경제성장률도 마이너스(-)를 면치 못했다. 러시아 역시 스위프트 배제가 본격화될 경우 대내외 충격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스위프트 제재가 논의되는 것만으로도 이미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 검토'로 하향했고, 러시아 시민들은 예금을 인출하기 위해 몰려드는 뱅크런 현상이 발생했다. 러시아가 충격을 줄이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자체 플랫폼인 SPFS와 중국 플랫폼인 CIPS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2014년 크림반도 합병 당시 SPFS를 구축했다. 그러나 SPFS에 참여한 외국 은행은 20개에 불과한 상황이다. 중국 인민은행이 지원하는 CIPS는 위안화 국제 결제를 위한 청산 및 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100개국, 1200개 이상의 글로벌 금융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20개 이상의 러시아 은행이 이미 시스템에 연결돼 있다. 있다. 국제 결제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CIPS는 여전히 SWIFT와 비교할 수 없는 상대지만 러시아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세계 정세의 양극화는 중국과 러시아를 더욱 가깝게 만들고 있다"며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는 중국이 CIPS 및 기타 프로그램을 통해 대안으로 위안화를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러시아 원자재와 곡물 등을 계속 구매할 것이며, 러시아는 중국의 공산품으로 전자기기 등 서구 수입품을 대체하는 것은 물론 금융 부문에 있어서는 중국 의존도가 높아질 것으로 봤다. 그렇다고 중국이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위안화 위상은 높아질지 모르겠지만 중국 금융과 러시아 금융과의 연계는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에 독이 될 수 있어서다. 이고르 스포타코프스키 중국법률협회 연구책임자는 "지난 월요일 러시아 루블 가치의 폭락은 국제적인 제재가 한 국가 통화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좋은 교훈이며, 중국 지도부는 이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중국 중앙은행과 러시아 은행 간의 추가 협력은 중국 경제에 큰 위협이 될 수 있으며, 중국은 러시아보다 잃을 것이 훨씬 더 많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