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뉴스&리포트]中 침체에도 '나홀로 돈풀기' 부담…사실상 기준금리 동결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극심한 경기 침체에도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동결했다. 경기부양을 위해 가능한 모든 정책을 동원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나홀로 돈풀기'는 역시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20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2월 1년, 5년 만기 LPR을 각각 3.65%, 4.30%로 고시했다. 넉 달째 동결이다. 인민은행은 매달 20일 전후에 18개 시중은행이 보고한 금리를 취합해 LPR을 고시한다. 동향을 취합한다고 하지만 인민은행이 정책 지도 등을 통해 금리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보통 LPR 1년물은 기업 대출, 5년물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된다. 당초 시장에서는 이번에 5년물 LPR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는 차원에서다. 공산당 지도부는 지난주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부동산 등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설파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이른다. 류궈창 인민은행 부총재 역시 '2022~2023 중국 경제 연차포럼'에서 "부동산이 주민 생활과 재산, 거시경제 순환, 산업사슬 안정, 정부 재정,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 산업과 비교할 수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통화완화 정책에 제동을 건 것은 미국의 금리인상 행보다. 현재 미국 기준 금리는 연 4.25~4.50%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내년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을 5.1%로 예상하면서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중국과 금리차가 역전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인민은행이 통화완화를 밀고 나가기 힘들게 됐다. 다만 내년초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중국의 부동산개발 투자금액은 전년 대비 9.8% 감소했다. 금리인하에도 가계 주택담보대출은 크게 늘지 않는 등 부동산 수요도 여전히 부진하다. 5년물 LPR은 올 들어 1, 5, 8월 세 차례에 걸쳐 총 0.35%포인트 인하됐다. 당국은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통화정책을 '정확하고 강력하게' 실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인민은행은 이달 초 지급준비율을 인하해 유동성을 공급했으며, 7500억위안 규모의 특별 국채도 발행했다. 중국 신용평가기관인 둥팡진청 왕칭 수석애널리스트는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해 주택 구매조건 완화와 주택 구매 선지급 비율 하향 조정, 주택대출금리 인하 등을 추진할 수 있다"며 "5년 만기 LPR 인하가 관건으로 내년 1월에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