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볼보 XC60을 더 완벽하게 만들어준 건 '누구'?
신형 볼보 XC60. 전동화 트렌드에 맞게 배기구를 안보이도록 디자인했다. /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자동차가 국내 소비자를 위해서만 300억원을 쏟아부었다. 티맵모빌리티와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만들면서 단점으로 지적되던 내비게이션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문제를 해결하고 커넥티드카 세상도 한걸음 앞당기게 됐다. 볼보가 출시한 신형 XC60은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배기구를 안보이게 숨긴 것이 가장 큰 외관 특징이다. 친환경차로 대체될 미래 모빌리티 디자인 화법을 적용했다는 설명. 파워트레인도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만 개발됐다. 가장 큰 변화는 '커넥티드'화다. 볼보는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를 기반으로한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XC60에 처음 도입했다. 일부 차량 제어 권한까지 부여하면서 커넥티드카로 한 단계 나아갔다는 평가다. 전방 그릴 엠블럼에 카메라가 장착됐다. /김재웅기자 특히 볼보코리아는 국내 소비자만을 위해 개발한 AI 플랫폼 '누구'를 탑재하며 완성도를 대폭 높였다. 종전까지는 구글맵을 쓰는 탓에 불만이 적지 않았던 상황, 국산 내비게이션인 티맵뿐 아니라 누구와 플로 등까지 제공하면서 소비자 요구를 완전히 해결하는데 성공했다. 계기반과 HUD까지도 누구, 티맵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함께 작동한다. 누구의 가장 큰 장점은 음성 인식이다. 누구는 이미 스마트폰과 인공지능 스피커 등을 통해 우수한 인식률을 인정받은 바 있다. 볼보는 누구를 차량에 단순 탑재하는 것뿐 아니라 마이크를 운전석 천장에 설치하는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음성인식 정확도를 극대화하는데 중점을 뒀다. 실제로 여러 환경에서 주행 중 '아리아' 호출을 듣지 못하는 경우는 드물었고, 오작동 하는 경우도 많지 않았다. 누구 플랫폼은 음성인식으로 내비게이션 뿐 아니라 차량 조작, 스마트홈까지도 가능케 한다. /볼보자동차코리아 작동할 수 있는 기능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공조기 정도다. 안전을 이유로 창문을 여닫거나 와이퍼를 작동하는 등 조작은 "이 차량에서는 지원하지 않는 기능입니다"라는 안내와 함께 불가능하게 했다. 다만 기술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만큼, 음성 인식 기능 신뢰도가 높아지면 추후 지원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누구 플랫폼을 사용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으로 누구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활용이 가능하다. 플로에서 기분에 따른 음악을 추천받을 수도 있고, 날씨나 뉴스 등을 음성으로 안내받는 것도 된다. 누구 플랫폼에 IoT 기기를 연결해서 사용하면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차에서도 제어할 수 있다. 마치 차량용 스마트폰을 트립까지 연동해서 쓰는 것과 같다. 드디어 볼보온콜도 지원한다. 원격으로 차문을 열거나 시동을 걸고, 사고시에는 자동으로 사고접수까지 해주는 텔레매틱스 서비스다. 1열 천장에 모듈이 설치됐으며, 버튼을 3초 이상 눌러 긴급 서비스센터와 연결할 수 있다. 아직 기능이 제한적이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통합되지도 않았는데, 앞으로 안정적인 성능을 확인하며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는 게 볼보 관계자 설명이다. 볼보 관계자는 오디오 시스템인 바워스&윌킨스 성능을 강조했다. 저작권 때문에 성능이 제대로 소개되기 어려웠다며 시승 행사에 문제를 해결한 음악까지 제공했다. 그 밖에도 다양한 음악과 라디오를 재생해봤는데, 맑고 청량하면서도 정확한 소리 재생 능력을 발휘했다. 마이크는 1열 양쪽 상단에, 볼보온콜 모듈은 중앙에 위치했다. 인텔리세이프 박스는 종전과 같은 자리에 있지만, 카메라 등 일부 기능을 전방 그릴 등으로 나눴다. /볼보자동차코리아 ADAS 정확도도 다소 개선됐다. 파일럿 어시스트 작동도 버튼만 누르면 되는 방식으로 간소화했다. 종전까지는 전면 유리 상단에 '인텔리 세이프' 모듈에 카메라와 센서 등을 모두 탑재했었지만, 카메라 등 일부 기능을 전면 그릴 등으로 따로 배치하면서 인식률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전방으로 들어오는 차량을 더 빨리 인식하고 속도를 조절할 수 있었다. 차선 유지 기능도 더 정확해진 듯 했다. 주행 성능은 아쉬움이 없지 않다. 급하게 가속페달을 밟을 때 다소 지연이 있었다. 주행 모드도 바꿀 수 없다. 연비도 10km/L 전후로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했다기엔 꽤 부족했다. 물론 이 단점들이 볼보 브랜드의 안전과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편리함 등 장점을 무력화할 이유는 못된다. 오직 한국 소비자를 위해 거액을 투자하는 정성에는 더더욱 보잘것 없는 문제다.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