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뉴스&리포트]中, 석 달새 5개 은행 예금동결…중소은행 뱅크런 '화이트스완'?
중국 허난성 정저우에 위치한 인민은행 지점 앞에 수 천 명의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 예금 동결로 몇 달째 돈을 찾지 못한 예금주들이다. 벌써 지난 석 달 사이 허난성에서만 4곳, 안후이성까지 포함하면 총 5곳의 중소은행들이 예금의 인출과 이체를 갑자기 중단시켰다. 반복되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해 이른바 '화이트스완'으로 여겨지는 중국 중소은행들의 뱅크런이 다시 시작됐다. 이미 중소은행에 대한 부실 우려가 큰 만큼 대규모 뱅크런은 물론 최악의 경우 금융위기로 확대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이다. 1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에서 올해 4월 18일 이후 5곳의 은행이 예금 인출을 중단했다. 문제가 된 은행은 허난성에서 위저우마을은행, 상차이후이민마을은행, 쩌청황화이마을은행, 카이펑신둥팡마을은행 등 4곳과 안후이성의 구전마을은행 등이다. 대부분 시중은행들보다 고금리를 제시했고, 온라인 플랫폼과 제휴해 중국 전역에서 예금자들을 끌어모았다. 피해규모만 400억 위안(한화 약 7조7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뱅크런 사태가 시위로 이어지면서 중국 당국이 예금 인출을 약속하고 나섰지만 불씨는 여전하다. 대상을 5만 위안(한화 약 970만원) 이하 예금주로 한정한 탓이다. 시위에 참여한 한 예금주는 "허난성 4개 중 3개 은행에 부모님과 함께 총 86만 위안을 맡겨놨고, 다른 이들도 대부분이 5만 위안 이상의 예금을 가지고 있다"며 "당국이 제시한 방안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중국 중소은행들의 뱅크런 사태는 최근 3년간 10차례가 넘었다. 미국과의 무역 분쟁,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잇따라 겪으면서다. 중소은행의 뱅크런은 예측 불가능한 '블랙스완'보다는 예상할 수 있지만 반복되는 위기인 '화이트스완'인 셈이다. 국제금융센터 이상원 글로벌은행부장은 "지난 2017년부터 중소은행의 부실채권(NPL)의 비율이 가파르게 상승했으며, 현재는 대형은행의 두 배 수준"이라며 "지방정부 및 현지기업과의 유착으로 은행경영이 불투명한 것도 리스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중소은행들은 자금조달 과정에서도 고금리·3자 온라인 예금에 대한 의존도가 큰 편이며, 유동성과 리스크 관리 역량도 취약하다. 중국 대표 SNS인 위챗 등에서는 은행 파산 루머가 난무하면서 예금자를 공포로 내몰고 있다. 영국 에도노 이코노믹스는 "현재로서는 중국 정부가 은행 운영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인프라 개발 등으로 경기를 부양하는 중국의 특성상 부채는 앞으로도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예상치 못한 대내외 이벤트가 발생할 경우 더 많은 은행들이 파산에 직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제금융센터 이 부장은 "중국 정부는 중소은행의 리스크를 충분히 통제 및 관리하고 있다고 자신하고 있지만 지방정부 자금조달기관(LGFV)이나 부동산 부문 등에서 신용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며 "중소은행의 부실 우려가 커질 수 있고, 최악의 경우에는 금융위기로 확대될 수 있다는 의견도 대외에서 거론된다"고 전했다.